손톱, 그리고 이발

 
                                          몸 이   밀 어 내 는   것 들
                                     내 가  키 워 내 는   것  들  을
                         이 젠  잘 라 내 야   한 다 곤   하 지 만
                     시  간  의   숲 에    무 성 무 성   자 란 다


              ------------------------------------------

             나 르 시 스 로     응 시 하 며    자 란 다
             이 젠  잘 라 내 야   한 다 곤   하 지 만
             바 쁨 이   키 워 내 는   것 들 을
             마 음 이   밀 려 내 는   것 들



뱀발.

손톱을 잘라낸다. 끝을 톡톡, 밀려나온 마음을 톡톡
수염을 잘라낸다. 끝을 촘촘, 웃자란 욕심들을 촘촘
이발한다.  시간의 숲에서 숨도 못쉬는 여유의 고삐를 툭~ 풀어놓다.

 

080720  그렇다. 잠깐 자전거로 내달리다. 피곤이 한웅큼 몰려왔지만.... 9k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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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는 승리할까? 승리하는가?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당신은? 진리가 승리한다고 여기시죠. 만약 그렇지 않다고 하면 어떡하죠. 진리가 승리하는 것은 뻥이라고 하면 말입니다. 그래도 진리가 승리한다구요. 아니라니까요? 마키아벨리의 운명론이 생각나는군요. 운명은 준비하는 자에게 조금 더 유리할 뿐이라는 말요. 그래요. 진리도 마찬가지예요. 진리는 승리해 본 경험이 별반 없습니다. 기껏해야 어둠에 묻혀있다가 드러날 수 있는 힘 정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거기에서 출발하고 시작하는 것이 마음도 편하고 할 꺼리들도 딱 그 선에서 나아가는 것일 뿐입니다.  그래요. 이 생각은 제 생각이 아닙니다. J.S 밀의 [자유론]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토론 잘 하시나요? 얼마나 다르게 생각하시죠? 얼마나 반대의견에 관대하시나요? 반대의견이 나오면 어쩔 줄 몰라하는 것은 아닌가요? 아니면 반대의견이 나오면 얼마나 감사하나요? 내 생각, 의견이 예리해지고 단단해지는데 대한 감사를 하시나요? 당신의 논지는 확실한가요? 논지를 지지하는 논거는 확실한가요? 논지와 아귀는 맞나요? 허술하지 않나요? 그 논거를 따지고 들어가도 괜찮은가요?  이래요. 이 생각도 물러터진 저의 생각이 아닙니다. 밀의 생각이자 의견이죠. 오히려 다른 의견 다른 논의가 진리에 다가서고 생명력을 갖게 만든다고 하는 말이죠. 정리된 명제, 반대의견이 없는 명제는 죽어있는 것이죠.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다른 것이 생명력이라고 합니다.

밀이 제일 경계한 것은 대중화, 영혼까지 판박이가 될까봐 우려했습니다. 사람들의 생각들이 표준화되고 규격화되고 꿈까지 똑같이 꾸게될 우려를 했습니다. 더 이상 토론하지 않고, 생각이 없어지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그가 우려한 것은 어쩌면 지금의 현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아마 지금일 것입니다. 꿈까지  자판기 같은 세상 말입니다.  사람을 제조하는 교육을 그는 경멸했습니다.  역으로 이런 자유의 한편에 꼭 따라붙는 것은 사회성이나 공익의 개념이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150년만에 자유주의자들은 이런 전제들은 전부 갈기갈기 찢어버린 채, 자유만 논합니다.

삶의 다양성이 없고, 성공의 조건이 규격화되는 것을 지극히 혐오한 그였습니다. 삶을 다양하게 살지 못하는 사회,  생각하고 토론하지도 못하는 개별성이 없는 사회, 분권의 분자도 모르는 현실을 개탄했습니다. 지식인도 죽고, 논의가 소멸된 사회가 왜 어이가 없느냐고 하면, 이어질 다음세대나 그 미래세대가 이어지는데 있다는 것이죠.

지난 주, 세미나에서 자유주의적 사회주의자 밀에 대해 발제를 했습니다. 그리고 극명하게 대조되는 문구들을 낮은 톤으로 낭독해드렸습니다. 가슴에 울리는 말들이 많았기도 한 연유입니다.  당신의 삶은, 생각은, 교육에 대한 생각이나 분권에 대한 생각들은 안녕한가요? 장농에 고스란히 놓아두고 보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여전히 뭍힌 보석으로만 있는 것은 아닌가요? 토론은 해보셨나요? 토론할 의향은 있으신가요?   그래요. 밀의 의중을 한번 들어보세요. 번역 논문이나 옮긴이의 말들은 듣지 마시고, 원문 그대로 보세요. 꼬옥. 원문 그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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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밭 2008-07-23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좀 어렵겠지만 읽어보고 싶네요.
요즘 이러저러한 일로 고민의 틀을 확장시키고 중심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여울 2008-07-24 13:55   좋아요 0 | URL
교과서보다는 쉽답니다. ㅎㅎ. 좋은 강독되시길 바래요.
 

지난주 강연회가 있었습니다. 세분 강사의 죽비소리는 크고 묵직합니다. 생명은 공학이 아니다. 생명이라는 것은 예측가능하지 않다. 교육이라는 것도 예측가능하다고 여기는 것은 아닌가? 더 이상 잘 살 수 있는 시대는 없다. 비정규직의 일상도 네로황제의 수준보다 높다. 네트워크 산업의 민영화가 가장 큰 문제다. 수의학 생물학을 공부하지 않을 수 없다. 말을 만드는 정권은 오래가지 못했다. 세계화나 민영화를 선진화로 만드는 것이 어이가 없을 정도다. 어느 경제학용어에도 선진화는 없다.

강연자를 모셔 듣는 것의 보다 나은 점은 무엇일까요? 문서 활자의 여기저기를 탐색하는 것보다 한번 듣는다는 것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직접 대면할 수 있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쵸. 요점과 하고자 하는 바의 울림을 정확히 느낄 수 있다는 것이겠죠. 여기저기 흩어진 느낌들이나 사실들이 아니라 응축되고, 렌즈로 한 곳에 모은 살갗이 뜨거워져 데일 듯한 느낌이죠. 잔잔하고 어눌한 말들 속에 이렇게 깊숙히 다가서는 말씨들이 있습니다.

뒤풀이에서 조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박병상선생님과 근래 읽는 책들이 유사하더군요. 마이클 데이비스의 삼종 세트를 읽고 있었고, 저도 순서만 달리할 뿐 역순으로 읽고 있습니다. 박승옥 선생님과 정태인 선생님은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는데, 크고 작고, 추상과 구체. 내공과 노력에 주춤해집니다. 그쵸. 묵묵히 달리고 가는 수밖에 없겠죠. 가다보면 어느새 거기까지 가 있는지도 모릅니다. 지치지 말고...봉우리에서 쉬다 또 가면 되는 것이겠죠. 2에 자승의 네트워크는 의외로 간단하지요. 산술의 힘이 아니라 마음의 힘이죠.


 

 

 

 



뱀발. 그날도 어김없이 새벽이 오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새벽은 어느새 순식간에 다가섭니다. 너무 어둡다고 하는 순간, 이미 날은 밝더군요. 이야기가 증폭되고, 생일잔치에, 참*의 돌맞이 의례가 그러하듯 날밤을 새었습니다. 강연자분도 이곳의 분위기가 뭔가 다른지 자리를 뜨지 않으시고 드뎌 막차시간까지 함께하시게 되었군요. ㅎㅎ. 폭우에 장소변경까지 겹쳐 내내 아쉬움이 많은 강연과 토론이었지만 끝까지 함께 한 분들에게 남다른 느낌들이 강했던 것 같습니다. 또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명함을 건네 아***로 끈을 이어놓습니다. 사진 몇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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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하나.



위 둘.

 



위 셋 -- 마지막 디자인이 고루한 듯 하면서 묘하게 끌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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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밭 2008-07-18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인문강좌 '다이나믹 핀란드' 들으러 갑니다.

여울 2008-07-18 14:48   좋아요 0 | URL
끌리는 강좌입니다. 놓치지 말아야 할텐데요. 꼭 참석하시길 바랍니다.

2008-07-19 0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23 1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제2회] 살맛나는 마을 촛불투어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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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 2008-07-16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뱀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하고픈 말들, 하고픈 아이디어들이 고픈 것은 아니었을까? 소소한 길게 조금씩 나눠야 될 이야기들이 봇물처럼 마을로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서둘지 말고 천천히 스며들고 녹아들었으면 좋겠다. 갑작스런 나눔, 교감하는 것이 아니라 토로하고 싶은 것은 그다지 오래가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보이지 않는 곳-다른 여건을 가진 분들-형편이 어려운 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하거나 열려있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밀밭 2008-07-17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동네춧불제... 저희 동네에서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여의치 않네요.
어제 야구장에서 촛불을 들고 응원할까 했었는데, 비가 와서 우산을 들었어요.ㅠㅠ

여울 2008-07-23 10:38   좋아요 0 | URL
쉬엄쉬엄. 천천히 여유갖고 오랫동안 맘도 삶도 나눌 분들 하고 함께하면 좋지 않겠나 싶네요. 여건되는대로 하면 되겠죠. 비가 많이 오거나 휴가기간이면 건너뛰어도 좋지 않겠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