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는 승리할까? 승리하는가?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당신은? 진리가 승리한다고 여기시죠. 만약 그렇지 않다고 하면 어떡하죠. 진리가 승리하는 것은 뻥이라고 하면 말입니다. 그래도 진리가 승리한다구요. 아니라니까요? 마키아벨리의 운명론이 생각나는군요. 운명은 준비하는 자에게 조금 더 유리할 뿐이라는 말요. 그래요. 진리도 마찬가지예요. 진리는 승리해 본 경험이 별반 없습니다. 기껏해야 어둠에 묻혀있다가 드러날 수 있는 힘 정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거기에서 출발하고 시작하는 것이 마음도 편하고 할 꺼리들도 딱 그 선에서 나아가는 것일 뿐입니다.  그래요. 이 생각은 제 생각이 아닙니다. J.S 밀의 [자유론]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토론 잘 하시나요? 얼마나 다르게 생각하시죠? 얼마나 반대의견에 관대하시나요? 반대의견이 나오면 어쩔 줄 몰라하는 것은 아닌가요? 아니면 반대의견이 나오면 얼마나 감사하나요? 내 생각, 의견이 예리해지고 단단해지는데 대한 감사를 하시나요? 당신의 논지는 확실한가요? 논지를 지지하는 논거는 확실한가요? 논지와 아귀는 맞나요? 허술하지 않나요? 그 논거를 따지고 들어가도 괜찮은가요?  이래요. 이 생각도 물러터진 저의 생각이 아닙니다. 밀의 생각이자 의견이죠. 오히려 다른 의견 다른 논의가 진리에 다가서고 생명력을 갖게 만든다고 하는 말이죠. 정리된 명제, 반대의견이 없는 명제는 죽어있는 것이죠.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다른 것이 생명력이라고 합니다.

밀이 제일 경계한 것은 대중화, 영혼까지 판박이가 될까봐 우려했습니다. 사람들의 생각들이 표준화되고 규격화되고 꿈까지 똑같이 꾸게될 우려를 했습니다. 더 이상 토론하지 않고, 생각이 없어지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그가 우려한 것은 어쩌면 지금의 현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아마 지금일 것입니다. 꿈까지  자판기 같은 세상 말입니다.  사람을 제조하는 교육을 그는 경멸했습니다.  역으로 이런 자유의 한편에 꼭 따라붙는 것은 사회성이나 공익의 개념이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150년만에 자유주의자들은 이런 전제들은 전부 갈기갈기 찢어버린 채, 자유만 논합니다.

삶의 다양성이 없고, 성공의 조건이 규격화되는 것을 지극히 혐오한 그였습니다. 삶을 다양하게 살지 못하는 사회,  생각하고 토론하지도 못하는 개별성이 없는 사회, 분권의 분자도 모르는 현실을 개탄했습니다. 지식인도 죽고, 논의가 소멸된 사회가 왜 어이가 없느냐고 하면, 이어질 다음세대나 그 미래세대가 이어지는데 있다는 것이죠.

지난 주, 세미나에서 자유주의적 사회주의자 밀에 대해 발제를 했습니다. 그리고 극명하게 대조되는 문구들을 낮은 톤으로 낭독해드렸습니다. 가슴에 울리는 말들이 많았기도 한 연유입니다.  당신의 삶은, 생각은, 교육에 대한 생각이나 분권에 대한 생각들은 안녕한가요? 장농에 고스란히 놓아두고 보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여전히 뭍힌 보석으로만 있는 것은 아닌가요? 토론은 해보셨나요? 토론할 의향은 있으신가요?   그래요. 밀의 의중을 한번 들어보세요. 번역 논문이나 옮긴이의 말들은 듣지 마시고, 원문 그대로 보세요. 꼬옥. 원문 그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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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밭 2008-07-23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좀 어렵겠지만 읽어보고 싶네요.
요즘 이러저러한 일로 고민의 틀을 확장시키고 중심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여울 2008-07-24 13:55   좋아요 0 | URL
교과서보다는 쉽답니다. ㅎㅎ. 좋은 강독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