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오늘은 다른 님을 만날까하여 숲길로 나선다. 여름의 정점은 말라버린 것인가? 숲길은 포르말린 주사로 그대로 멈추어선 것 같다. 색다름이란 마치 없다는 듯이 그 자리에 그 꽃들이 정지선 앞에 서 있다. 여름의 숨이 멎었다. 어떤 기괴함 사이를 거닐고 있는 느낌이 든다. 정치란 있는 것일까? 정치인들은 정치사안에 벙어리처럼 한마디 하지 않는다. 새누리정당인들도 그러하며, 지자체단체장들도 그러하며 교육감들도 역시 그러하다. 관료들도 마치 얘기를 하는 순간, 그 자리가 녹아없어질 것처럼 말도 없다. 입이 없다. 소리쳐도 들릴 그 자리 광화문이 내려다보이는 청와대는 인기척도 없다. 귀도 없다. 정치는 없다. 정치인도 없다. 반의식만큼 정치인이 움직인다고 하지만 반의식조차도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1. 옛친구가 투명한 보라색 장식이 달려있는 머리끈을 주어서 건네받는다. 같은 색상의 귀걸이나 보석모양 소품들이 주변에 반짝거린다. 많은 사람들과 행진을 하고 있는 듯, 곁에 아는 지인이 시샘을 한다. 어느 사이엔가 버스안인 듯, 다정하게 걷고 있는 것 같은데 품을 기대고 있는 듯 포근하다. 건네준 선물을 오른 팔목에 차니 밴드같이 탄력성있는 끈과 전자시계이다. 왼쪽 팔목에 보라색 장식이 달려있는 끈을 둘러묶으니 그러지 말라고 한다. 그러지 말라는 각인과 함께 어느새 버스는 내리막을 위험하지 않게 사뿐한 기분으로 달린다. 멀리 직선주로가 보이고 어스름이다. 조금이라도 꿈이 길면 좋으련만 그 꿈에서 깨어났다. 잠시 뒤 왠지 모를 불안감이 휩쓴다. 가까운 이들에게서 무슨 일이 생길 듯이 말이다.

 

2. 며칠 전 새벽, 이것이 끝이라고 생각하겠지만...자꾸 꿈속에서 문구를 고쳤다. 그래 이렇게 하고 말꼬리만 달리 표현하게 되면 이 터널은 어찌해도 지나게 되는 것이다. 라구 되새겼다. 꿈 속은 전혀 꿈속이지 않았고 현실과 그 경계에 있었다. 꿈 글을 남겨야 된다고 했지만 막상 이렇게 시간이 지나니 느낌만 남고 증발해버렸다.

 

 

3. 윤여일샘이 시간이 되어 대전에 머문다는 얘길 듣고, 아카데미에서 강독 모임을 갖게 되었다. 휴가 전날 서둘러 출발해서 늦은 시각 함께 할 수 있었다. 강독 모임과 관련된 뉴스레터 이야기가 끝나고, 루쉰과 다케우치 요시미의 차이점이 무엇이냐는 궁금증을 던진다.  루쉰의 절망이 그래도 대국의 기질과 끊임없는 자성에서 그 역할을 찾았다면, 다케우치 요시미는 좀더 각박하다고 해야할까? 답에 대한 정확한 기억은 없고, 답에 끄덕였던 느낌만 남아있다.  텍스트를 읽고 번역자, 비평가, 공작자의 시선으로 되감아 읽는다는 표현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된다. 일상을, 사람에 대해 한가지 시선이 아니라 겹시선을 가지고 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홍콩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박은석샘이 코멘트해준 중국과 한국, 일본의 차이도 다가선다. 대국의 기질을 갖는다는 것과 주변인, 섬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자각하지 못하는 우리, 그리고 또 다른 경계로서 일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을 섞는 자리가 되었다. 의도하지 않은 기분 좋은 만남. 텍스트와 독서 방법들에 대한 수다. 선질문에 대한 또 다른 바깥읽기가 곁들여진다. 기록이 되어 남았으면 하는 아쉬움도 함께 인다.


 

4. 아카데미 후원회 일로 노조위원장인 지인을 찾아간다. 선약을 해놓고 그 시간에 일어나 주섬주섬 콜을 하다니, 말복이라 점심 약속이 되었다고 한다. 부리나케 택시로 이동해서 이것저것 얘기를 나눈다. 요즘 무슨 책을 읽으시나요. 진보관련 책들을 읽고 있다고, 보관함에 넣어두고 사지 않을 수가 없다고 답한다.  점심을 같이하고 반주겸 이야기를 나눈다. 쓴소리 마왕의 저력은 잔술에 살아난다. 영업하러 왔으면 명함도 돌리고 해야지 사무국에서 이러시면 안되는 것 아니냐구 건넨다.  우리는 컨셉이 이렇다구 불쑥 회원가입서 내밀고 한다구 말을 건들여보지만 힘이 없다. 박*해보다 더 많은 책을 읽었으리라. 속도 더 깊을 것이다. 숨은 보물들은 많은데 참 방법이 마땅치 않다.

 

 


 

5. 나만봐달라고 때쓰는 어른이 태반이다. SNS에는 차고 넘쳐서 유치원은 아닐까하는 착각이 든다. 관음증과 노출증의 경계에 있는 사람들 말이다.  상처를 딛고 일어서지 못한다. 상처를 툴툴 털고 쓱쓱 다른 일을 벌이고 해나가지 못한다. 매번 그 사람들에 얽매여 제발 바라만 봐주세요를 연발한다. 상처가 아프다고 호 해달라고 한다. 순수하고 좋은 사람은 일을 벌이지도 벌이고도 수습하지 못한다. 아이이다. 순수하고 때가 묻지 않았을 뿐 아무 것도 해나가지 못한다. 몇번의 매듭과 상처를 상처로 보고 쓰라림을 부여안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모든 시선을 자신의 중심에 두거나 보게 만들거나 그 자장안에 움직이게 한다. 그 시간에 성큼성큼 일을 밟고 나아가거나 나만이 아니라 다른 너에게 붙임성있게 다가가 너를 섞거나 달라지면 좋겠다. 움직이는 동선마다 응석이 널려있어 보기 애처롭다. 나란 인간이 소중하니 이것저것 널려진 것, 잘못행해진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일을 주섬주섬 쓸어모아 합리화시키기에 여념이 없다. 단자로서 개인만 추구하니 같이 붙어있는 너는 영쓸모가 없다.  유일자인 나는 너와 함께 해놓은 일이 많은데, 그 과정도 무용하다.


 

6. ' 가끔 화가의 작품보다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전율이 느껴질 때가 많다. 작품을 위한 열정만이 아니라 작품을 위해 갖고 있는 것을 버리며 심지어 목숨까지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 걸 보면서 존중이나 껍질같은 형용어가 다 필요없음을 느낀다. 날 것으로 대하는 님들이 늘 김수영보다 더 강열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가끔 책이 싫다. 그리고 가끔 등잔 밑의 친구들이 그립다. 몹시 ᆞᆞᆞ' - 미술사 강연을 참관하고 뒤풀이 자리에서 함께 얘기를 나눈다. 참 좋아하는 작가들이 다시금 묻어나온다. 그래서 조금은 목소리도 떨리고 마음도 들떠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면회외출 - 붐비는 곳을 피해, 막걸리 한잔, 솔향기, 계곡바람 부는 인적 드문 곳에서 한숨 자고 재우고, 찾는 책들을 쥐여보낸다. 군대는 섬이다. 참 이런... ...세상같으니라구. 어쩌다 보면 늘 공범이다. 자식에게도...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울돌목(명량)

 

1. 명량 영화의 스토리와 달리 배설은 죽지 않았다. 선조는 거꾸로 배설이 이순신과 역모하는지 걱정해서 밀사를 보낸다.일 본은 조선건국이후 백년동안 전국시대를 거친다. 말미 오다 노부가나로 통합의 시초를 마련하고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명을 치러간다고 길을 내달라고 능욕하기까지 조선은 일본에 대한 정보조차 수집하지 않았다. 화승총 또한 명중률이 떨어져 쓸모없다고 팽겨쳐두었다고 한다. 그나마 수군은 대포를 비롯해 준비가 있었지만 말이다. 백년동안 왜구로 격하시키고 있는 동안 ᆞᆞᆞ

 

2. 그리고 이 전쟁의 경험이 고스란히 일본의 대동아공영권과 뿌리가 맞닿아 있다한다. 명과 일본은 임진왜란이후 양측의 전력약화로 화해국면에 접어들게 되고, 그 화해를 명의 항복 선언으로 히데요시는 오해하게 된다. 만약 전라,경상,충청,경기를 명이 일본에 인정했다면 이어지는 정유재란을 없었을 것 같다.  어쩌면 이 강토는 이후 조선도 끝나고 일본과 명의 지휘아래 나뉘어서 분리되었을 수도 있겠다.

 

3. 이 강토는 피와 울음으로 이뤄진 역사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무능과 무지, 고통을 백성이아니라 핍박받는 우수마발이 능욕을 그나마 막아섰으니 말이다. 이삼성교수는 좀더 깊이와 넓이의 시선으로 다시 여기를 보고자 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32권과 영웅 그리고 중기 역사. 전국을 통일하게 될 무렵 노부가나, 히데요시, 이에야쓰 모두 명분을 내세워 천황을 옹립하게 된다. 그리고 이 기억은 메이지유신을 거쳐 일본 엘리트들에 의해 자신의 국가가 문명국이라는 개화라는 착각 속에 국가를 움직이게 되고 그 망상은 무수한 인민들의 살육으로 이어지게 된다.

 

4. 여전히 지금에 이르기까지 '낫다'와 '따돌림'의 전쟁무의식은 권력을 유지하는 방편이 되고, 평화를 근본적으로 저해하는 인류의 악랄한 문화로 남아있다. 우월의식은 열등감의 표현이자, 한치 앞도 함께 성장하지 못하게 하는 '악'일 뿐이다. 개인이건, 사회이건 국가이건... ...  울돌목, 울면서 돌아가는 길목이다. 세상이 울어도 집권자들은 역사의 뒤안길처럼 요지부동이다.  늘...  갈데까지 가서야... ... 잘못도 모르고 용서를 받았는지도 모르고 희희락락 제 욕심을 탐하며 또 갈 것이다.  그렇게... ...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실 2014-08-06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조에게 그리 냉대를 당했어도 끝까지 애국심을 발휘한 이순신 장군...
영화 보는내내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선조 미워!!!!

여울 2014-08-11 17:02   좋아요 0 | URL

그쵸!! 미워할 틈에 백성의 아픔을 더 헤아리면 좋으련만....권세와 명예와 재물에 씌운 자들은 늘 앞을 가려 보이는 것이 없는 듯 싶어요. ㅜㅜ 세실님!! 더위 조심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