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적은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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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몇가지를 더 여쭈어본다. 몇년전에서야 말씀하신 탄광사고다. 막장채탄 일. 화전을 시작하고 0.2를 더쳐준 막장일. 15일 일하고 도망간 일흔이 넘은 사촌형님 얘길 통해서야 연결된다. 일년만 하고자 한 일이 자식들과 아내가 어른거려 그만두지 못했다고 한다. 죽기 직전 발목이 잡힌 동료를 끌고나온 일이며 정신을 잃고 팔이 부러져 혼미한 경험. 6개월의 병상경험이 아니라 그와중에 벌인 화전일 얘기를 하신다. 동생이 태어나기 전 두 살 남짓한 때 일들. 노루모산과 용각산의 기억과 헬쓱한 부친의 모습이 겹친다. 탄광으로 피신한 대학생들의 영향이 겹치는 듯하다. 강성이 가끔 어디에서 연유하는지 궁금하다. 어르신들을 만나면 자꾸 더듬게 된다. 이런저런 이력들을 ㆍㆍㆍㆍ 녀석들은 졸음에 겨워 빈한 의자에서 낮잠들이다.

발. 외가 할아버지 벌 되시는 분이 준비하면서 입법된 내용인데 부친께도 몆번 말씀이 있으신 모양이다. 진단을받고 병명을 얻고 보상을 받는 일 자체가 또 병을 얻는 일이라 언급하지 않으셨다. 그러실 것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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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지나가는 것들을 맞춰본다. 아주 작은 것들이지만, 동생을 서울변두리로 불러들이고 버스종점 팍팍한 구멍가게, 건달이었던 삼촌이 밖으로 돈 이유도. 돌아가서야 지인이 왜 그리많았던가도. 숙모가 돌아가신 지금에서야 몇몇 질문으로 모든 것이 이어진다. 어릴 때 치료하지 못한 귀로 쌈꾼이 되고 탄광까지ㆍㆍㆍ다시 서울로 형따라ㆍㆍㆍ숙모의 삶이 다 물려있단 걸. 이렇게 삶의 다른 페이지에서야 서로 맞춰진다는 걸.

스쳐지나는 것들의 팽팽한 긴장을 맛본다. 몇번의 숙연이 가슴에 스미고서야ㆍㆍㆍ

발. 17년전 삼촌은 뇌수술을 거쳐 고생하시다 돌아가셨다. 귀가 어두웠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광부일로 그런줄만 알았다. 그런데 갱도 일이 아니라 저탄장 상차일만 하셨고 서울로 와 드센 버스 구멍가게를 텃새를 물리치고 맡은 일하며. 청각장애로 가게일 어려움을 많이 겪었단 얘기. 탄광건달과 싸우다 형네집을 건달들이 포위한 얘길듣다보니 몇몇 일들이 다르게 맞춰지는 것이다.

몇몇 사실들을 잇다보니 어느 누구 하나 편을 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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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전-이면 의례처럼 동네 이발소와 목욕탕을 다녀왔다. 목욕탕은 늘 아버지와 함께다. 등을 밀어줄때면 수건을 이태리타월 속에 넣어 때가 죄를 진듯 빡빡 밀어주셨다. 허리는 결을 달리해서 겨드랑이와 팔까지 거침없이 들어왔다.

엊그제 동네 목욕탕을 다녀왔다. 아버지와 동생하고. 달반이나 넘은 머리는 어머니에게 희끗하다고 핀잔을 들었다. 괜찮은데서 이발 좀 하란 지청구를 보탰다. 목욕탕엔 칠순이 훨 넘어보이는 장인이발사는 일이 많았다. 이발사는 말한다. 이렇게 머리결 안좋은이는 많지 않다고 하더니 한땀한땀 정성을 들이고 고급지게 귓볼 귓속 면도까지 해주신다.

아버지가 챙기신다. 뒷목과 어깨. 엉덩이와 허리. 어김없이 겨드랑이와 팔까지 밀고들어오셨다. 빡빡 이 아니라 참 부드럽게 어머니손길처럼. 나오는 길 우유가 아니라 신형 쿨피스를 챙겨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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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

점점 깊이 찌르는 아픔으로
가는 길을 막아서는 건
다시 돌아올 미련마저 버리라고
다시는 오고싶지 않아
다 잊으라는게지

고통만 있어
아무 것도 생각조차할 겨를을 주지않아 이승의 꽃점을 기억조차 못하게 하려는게지

모든 연을 끊고도 남을 통증만 밀어붙이는 건
다 하찮아
편안한 길만 보이게 하려는게지

발.

1. 160206 작은 어머니 김옥자여사 잠들다. 고생 많으셨어요. 편안한 잠 드시길. 알아보시는 마지막 모습을 뵙고 돌아오는 이튿날 오늘 멀리 떠나셨다.

2. 160205 늦밤. 제주에서 오는 막내를 병원 인근에서 기다린다. 핏줄 사이사이 번진 암은 몰핀으로도 고통을 가라앉게 하질 못한다. 곤한 잠. 조금이라도 아픔을 덜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이리 힘들고 어렵다. 가시는 걸음 마주친 눈빛이 애닯다. 여전히 낯선 도시이자 날선 도시다. 480824 작은 엄마: 아픔은 덜하길 가시는 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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