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고 편하게 생각하고 참가하려 했는데,
다소 부담스럽다. 잠도 설친 것 같고.
다행히 일찍 잠을 청해 새벽에 책을 뒤적이다.
잠깐 눈이 더 붙이고 출발했다.
처음대회라 다소 생소하고, 어색하다.
대학대 교내대회 나간 경험밖에 없는데,
이렇게 많은 달림이들이 넘실대는 분위기는 처음이다.
가벼운 조깅, 몸을 풀고, 후미에서 출발한다.
비집고 나가기가 조금 벅차다. 그런데 초반부터 언덕...
그저 평이할 줄만 알았는데...5'10"를 유지키로 하고
1시간 50분 페이스메이커가 풍선을 달고 앞에 보이기 시작한다.
계속 고~ 하기로... 이크 또 언덕이다. 그런데 km이정표가 보이지
않는다. 이게 내 페이스인지, 남 페이스인지 도저히 모르겠다.
하여튼 계속 앞으로 나가는 것 같다.
앞에 65세이상 특별상 받으신 할아버지가 계신다.
청양구기자 유니폼을 입으셨는데, 정말 대단하시다. 수염이 유난히
멋져보인다. 이제 6km 29'01" 어라 이거 생각보다 빠른데...
오버...5'10"대 인데, 언덕에서 오버하는 것 아니야....쯧
조금 천천히 가자. 후반을 위해서... 8km 39'..그래 대충 이게 맞는
것 같아. 그런데 아저씨들 왜 분위기 이상하네. 다들 앞질러가잖아...
시계가 잘못되었나? 굉장들 하군. 지금부터 다들 시작인가부다...ㅎ
내 페이스대로...가자.. 페이스 메이커도 비슷한 거리로 계속있잖아..
10km 49'18" 이거 그래도 빠른데... 후반 처져 버릴까 걱정되네. 모르겠
다. 1시간 50분 p.m을 뒤로 하고 5'대로 계속 고하기로... 12km 부근
또 얕은 언덕이다. 연신 화이팅이다
재미삼아 왔는데. 일일이 화이팅하고....가자...! 허~ㄱ
12km 59'10"에 지나가 힘이 나기 시작한다. 그래 조금 힘내면서 뛰자구.
추월이다. 추월... ...
태백마라톤, 좀전에 추월당했던 군인청년, 고~ 가자~
2km정도 지났는데. 이거, 만만치 않다. 다들 이제부터 노련미로 속도를
내는가부다. 에고. 어쩠거나. 만만치 않다. 산토끼 아저씨도 앞으로가고
여성 6위의 분위기 메이커를 연신따라 간다. 놓치지 않고.
19km 1:35'06" 여성 6위의 숨소리가 제법 고르지 않게 들려, 앞으로
힘내서 나간다.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 그런데 왠일...힘이 푹
꺼진다. 얕은 오르막...어쩌거나,,,,추월을 주면 안되는데... 그런데
이건 또 뭐야... 여성 7위분이 힘차게 마지막 스퍼트를..... 도저히
안되겠다. 응원객들이 연신 응원하는데, 도대체 우리 마눌과 애새끄들
은 보이질 않는다. 이럴 때 나와주지...이그...
추월을 놓아주고. 이제 내 갈 길 간다. 순간 스퍼트도 먹지 않고... 이
렇게 후반 연습해 본 적도 없거니와, 템포런인지 뭔지...이럴 때 써 먹
으라고 있는 것 같은데. 해본적도 없고. 암튼 후반 후회 막급이다.
가보자...이제 이정표도 없고, 얼마에 뛰고 있는지...암튼 오긴 다 왔다.
뒤에서 막판 스퍼트 소리가 들린다. 태백마라톤아저씨도, 산토끼 아저씨
도 이미 저 앞으로 줄행랑을 치셨고, 막판 뒤집기에 걸리는 것 같다. 덩
달아 스퍼트, 하지만 50-60m를 못가고 내어준다.
어~ 그런데 많이 듣던 목소리, 마눌과 아이들의 홧팅소리다...(좀, 일찍
좀 해주지~...막판 20-30미터 남겨두고,,,이게 뭡니까? 암튼 반갑다..)
덩달아 홧팅하고.....마지막 피니쉬를 하는데...마눌님 이거 왠말이다.
할아버지, 아줌마,,등등 다 들어왔다고...반 핀잔~....이건 또 무슨 소립
니까??...
스톱워치를 눌렀더니 1시간 47분 04초(공식 1:46':51")를 가르키고 있
다. 어흐~ 왠떡이냐?
2시간 목표였고, 11월 목표도 벌써 앞당겼다니..흐흐. 기분좋다. 스트레
칭하고,,,아내, 아이들과 완주의 기쁨을 누리고...거의 먹지 않았고, 나오
지 않던 땀이 담뿍나온다. 좋은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