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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야다. 작업실에서 새벽을 맞아보고 싶었다. 그 새벽 봐 둔 목욕탕도 버킷리스트 가운데 하나였고 말이다. 그런 날도 있었다. 아침 해장국밥까지 챙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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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이다. 그제 철야라 졸음이 쏟아지기도 했는데, 저녁 쉬어줄 생각을 한다. 하지만 무심코 시작하다보니 열시에 가깝다. 그래도 밑작업을 해둔 곳에 손이 가는대로 놓아두었더니 제법 봐 줄만하다. 퇴청길에 마트에 들러 하이볼 두 캔에 과메기를 시식해본다. 유일한 애청프로그램을 본다. 시큰거리는 곡들이 제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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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공연(기타연주), 시낭독, '다다르다'란 시다. 내년 봄 시집 출간예정인 서진배시인의 도움이 밋밋할 수 있는 전시에 멋진 꽃한발 드리운 듯하다. 12월 2일 저녁 4시 작가와 만남 이벤트 진행중이기도 하다. 숙소들이 예약이 들어차, 결국 에비앤비까지 동원하여 주택 2층을 빌려 손님맞을 준비도 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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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팜플릿(도록) 마지막 준비작업이다. 어제 야근한 작품도 좋아해주신다. 사진찍고 작업한 내용들 추스리고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간추린다. 한 사이드에는 간택되지 못한 작품들도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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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파랑. 정작 본인을 잘 모르겠는데 여러 번 잘 어울린다 한다. 바다를 좋아해서인가. 바다를 자주 봐서인가. 바다를 그때그때 그리고 싶어서인가. 자주 그리워해서인가. 바라만바다 좋아서인가. 가끔 바닷가 카페에서 앉아 책을 마무리지으면 그렇게 울렁거리고 아득하고 좋다. 그 책을 바다와 함께 갈무리라니.
1.
석고부조 색칠과 다중시선 작품 손만 보면 된다. 또 다른 만남이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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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돌아와 <응시> 석고부조 작품을 탈형해본다. 드디어 건조완료? 조심스럽게 뜯어나간다. 손에 수분이 느껴진다. 어쩐다, 조심조심. 겨우 망가뜨리지 않고 탈형을 했지만 겉바속촉이라니. 테두리를 자르고 다시 난방패널 가동이다. 그래그래 흐르지는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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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고 작품들 채색을 해본다. 여벌로 한 작품 귀퉁이부터 시작하는데, 자꾸 색이 죽는다. 어쩐다 아무래도 조소 흙이 남아서인 듯싶다. 나머지를 과감히 치솔로 북북 씻는다. 모서리가 닳든 말든 세게 치카치카다. 비누도 묻히고 세제도 묻히고, 그런데 모서리가 툭, 에구 어쩐다. 간신히 부여잡고 테이블에 놓는다. 말라라. 붙어라. 채색은 은은하게 해야한다. 습기가 있으니 그래도 낫구나. 해나가다가 에폭시 레진 생각이 나 응급처방이다.
4.
밤새 카톡카톡이다. 도록내지, 표지, 엽서, 포스터안 오탈자와 문의까지 한밤중에도 특근작업을 하셨구나. 보내온 시간이 새벽 세시가 넘는다. 세부 내용들이 들어오지 않아, 출력을 해두면서 붙인다. 하나하나 관객의 입장에서 읽어낸다. 호흡도 수정글도 그림도 배경칼라도 마음에 든다. 그래 이 정도면 되겠다싶다. Gypsy와 귤의 도움이 크다. 그러고보니 벌써 4년 전부터 같이 작업을 했구나. 구력도 붙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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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화요일 출근길. 확인한 도록에 실수한 부분이 떠오른다. 이런. 판화를 혼합재료로 기재하다니 어떻게 이런 일이. 수제 젤라틴판으로 작업한 건데.
다행이군. 아직 시간은 기다려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