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현수막, 포스터, 도록이 도착한다. 언박싱. 궁금하면서도 설렌다. 도록. 도록. 어 그렇지 조금 큰 사이즈에 색감도 좋고 좋아좋아. 만족스럽다. 어 살짝 제본의 곁이 나가긴 했지만. ...  그러다가 한 부분이 집힌다. 엊그제 박싱을 하다보니 분명 아크릴패드 아닌 것이 있었는데, 놓쳤다. 제소보드에 사이즈까지. 


어쩐다.이걸.

우선 조금이라도 라벨링을 해야할 것 같아.




-2


오리고 오리고 오린다. 라벨지가 끝부분이 제대로 접히지 않아 떼어내기가 어렵다. 그래서 손톱깎이 지갑에서 이걸 꺼내든다. 조금씩 나아진다. 그래 수평 맞추어서 붙이자.


이건 또 야근이네. 왕두껑 하나 들고 시작할까.

사무실이 야근장이 되어버린다.


잠시 화실 배달하고 왔더니, 서각촌장님은 지금까지에서 제일 낫다고...반응들이 뜨겁다. 언제 이런 걸 다... ...


-1


오늘 멀리있는 곳들 발송분들만 대략 가늠하여 만들어둔다. 라벨지도 부족할 듯 싶어 주문 넣구. 바쁘다 바뻐. 


알라디너부터 챙긴다.


0


아침부터 부산스럽게 챙겨 우체국으로 향한다. 대봉투가 부족하다. 절반만 갖고, 문구를 들러 봉투를 사고, 우체국에서 나머지 작업을 한다. 여경비원이 쓱 다가오시더니 마무리 테이핑을 도와주신다. 앗싸. 고맙다. 진심.


등기에는 일반등기, 빠른 등기가 있는데 이번에 준등기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사람을 대면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편함까지 가는 것인데 빠른 등기 비용의 절반이다.


1.


99부. 도록이 한 부 남아 우체국 직원분께 드리면서 돌려보시라고 한다. 펼치더니 깜짝이야 한다.


2.


결국 이 시간에 눈알 붙이기는 쪽집게에서 손맛으로 바뀐 뒤 마무리된다. 익숙해진다는 건 정밀해지는 것이다. 눈감고 할 수 있을까. 아무렴 어림없다. 그래서 라벨기에 기념으로 하나 남겨둔다. 눈이 침침...


3.


기대들 하시라.





 볕뉘


치킨집. 단골집에 주인이 바뀌다. 오랜만에 들렀더니 왠 변고인가. 어

떡한다. 해장국집에 들르니 마감 십분전이라 한다. 어쩐다. 한참 헤매다 마늘치킨집에 들어 짬독한다. 세부사항으로 들어오니 더 멋지다. 아 이 양반 장난 아닌데...마늘은 왜 이리 아린가....맥주 진도는 나가지 못하고 귀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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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로시난데를 타고 다있소에 들르다. 오늘을 라이팅과 폴데다. 마지막 작품의 불빛과 글을 드리울 것이 필요하다. 있던 캔들은 불빛이 약해서 불안하다. 따듯한 불빛이면 좋을텐데, 크기가 맞지않고, 불빛이 마음에 들면 크기가 맞지 않는다. 커튼에는 무게별로 세팅이 되어 있다. 적당한 크기와 무게의 것을 싣고 온다. 낮에 찾아온 부조액자와 모아두니 한 꾸러미다.


-2


일 보는 사이 사이 짬독을 한다. 식상한 주제인데, 대체 무엇이 다르다는 것인지 궁금한 것이 묵혀진지 며칠 째이다. 


-1


사고한다. 주의를 기울인다. 사실형사고, 참여형 사고, 유보, 역설에 대한 대응, 비개인적 유대감, 중립적 호기심 들이 키워드이다.


0


며칠 전 생돼지찌개가 생각나 들른 식당 주인아주머니. 티브이조선 팬이신가보다. 정말 봐주지를 못하겠던데. 내색은 하지 못했지만, 어찌 동의까지 구하는 제스처를 취하시기까지 한다. 


1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떻게 응대하는가가 아니다. 사실들을 끼워 맞추어 놓은 기획이 아니다. 닫힌 결말을 요구하는 소통은 더 더구나 대화가 아니다.  그것은 기획된 주입에 가깝다. 그 가게 사장님은 마음 속에 채워진 단어들의 조합을 기계처럼 원한다. 듣고 또 듣고, 선동적인 앵커에게 넘어가고, 또 어떤 가십(기사꺼리가 아니다.)거리를 던져주면 패널들은 돈묻은 발언들을 한다. 


2


봄은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어쩌구저쩌구 하는 것이 아니라 친밀감이 먼저라고 한다. 유대감. 비개인적인 유대감이 제일 우선이라고 한다. 바닷가에 있다는 이유로 지인들이 머물다가기도 하는데, 밤을 지새우면서 나눈 이야기들 끝의 여운들이 좋다. 그래서 또 찾아오기도 하고, 끝을 모르는 이야기를 이어나가면 뭔가 풍성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긴 했지만 늘 부족한 2%.를 채워주려고 권한다. 이렇게 몇 시간 얘길 나눈다고 해결되는건 없어. 맘 편하게 일박할 생각들을 하란 말야. 


늘 정해진 시간은 자기 얘기만 하다만다. 


3


대면이다. 숱한 사람들은 대부분 면접을 보면 가려진다. 숱한 이력서의 비밀은 이렇게 서로 눈빛을 볼 때 감출 수 없는 것이 많다.


4


오독. 잘못된 해석.을 열어두는 것이다. 어 그게 내 말이나 의도가 아니었는데. 그것도 중요한 것이다. 짜르고 말고까지. 


5


 이 책에서는 주체, 대상, 나, 너 그리고 같은 비중으로 '주의'를 둔다. 그렇게 3축이 2축의 갇힌 회로를 열어둔다라고 한다. 봄도 이 주의를 대화의 중요요소로 본다. 사고 thought. 그 가운데 사실만 따져들며 대화를 이어가는 걸 사실형 사고라 한다. 그에 대응하는 것이 생각하듯이 참여형 사고다. 열어두는 것이다. 공통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단어처럼 공통된 것을  만들어가는 것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4


어젠 최종마무리. 겸  한 잔 데이. 국밥집에서 찰 순대. 그리고 땅콩에 가벼운 소맥도 이차. 오고가는 길. 쏜살같은 라이딩. 제 법 가을치고는 안온한 날이었다. 오늘도 아침이 맑고 따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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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법으로 나뉜 사람들 '사이'를 고민하고 '사이사이'를 파고든다. 관심을 두고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는 시선; 과 겹쳐있는 인물과 사물들의 중첩; 되고 쌓여있는 이미지, 하기; 로 설명되는 거듭'나'기의 강조.


'얼마나 달라지느냐의 문제다. 얼마나 많은 시선을 갖느냐의 문제다. 집요한 관찰과 고민의 결과를 이번 전시를 통해 풀어낸 작가. 그의 시선을 따라 함께 걸어보자. 


<EPILOGUE>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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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추위가 무르춤하다. 자전거가 아니라 잔차. 바이크, 벨로. 애마<로시난테>를 타고 난데없이 다닌다. 출근하는 책방사장님도 만나고, 초청강연을 하는 책방을 지나기도 한다. 



-2


어습관이 바뀌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라는 어제 말꼬리에 걸린다. 나 역시 주어 없음에 걸려있다. 그 숱한 이야기의 시작이 주인공이라니. 주인공은 없다. 주인공은 냉소의 시작이다. 그래서 천만관객을 숱하게 돌파하고도 사람들은 조금도 변하지 않는다. 다만 해소되었을 뿐, 또 다시 일상의 삶을 산다. 대리만족이었던 셈이다.  숱한 이야기꾼들이 삶을 갈아넣어 글을 쓴다. 글짓는 법을 배운다. 또 내 글을 쓴다. 그래도 미동도 하지 않는다. 시니컬, 냉소의 먹구름이 우리 심장에 드리우고 있기때문이다.



-1


그렇게 골목을 누비고, 햇살에 몰려 산책로에 나온 산책꾼들로 한가득하다. 오고 가며 가며 온 잔차길의 행로가 새처럼 보인다. 한 낮을 난다. 그렇게 배를 굶-줄여 저녁을 맛나게 들 요량이다. 무얼 먹을까. 삼산회관 할머니 김치돼지볶음이라니, 왕까스라니, 연포탕이라니, 스시라니... ...북적대는 저녁밤에 홀로손님은 머쓱하다. 그렇게 동선은 단골집에서 끝난다.


0


<과학과 예술, 종교>편을 읽다. 애초에 하나였으니 어떻게 세 갈래길로 갈라지게 되었는지. 신은 왜 저기에 쳐박혀 있는지, 과학은 왜 이렇게 우쭐 광인이 되었는지, 예술장이들은 왜 있지도 않은 자기 안의 골목길을 배회하다가 자학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그 앞 뒤를 추려본다. 데이비드 봄이 이 글을 쓸 때에는 정상우주론과 빅뱅이론이 교합을 하고 있던 듯하다. 아니면 정상우주론이 약간 우세하던 때 말이다. 과학광인은 심리의 황폐화, 영혼을 씻을 기회를 주지 않는다. 그래서 늘 건조하다. 습도가 부족해 늘 말라 비틀어져 있다. 


1


그 셋은 아름다움으로 만난다. 신은 저기에 있지 않았다. 늘 곁에 있었고 서로의 안에 있어, 힒듬과 이해하지 못함, 괴로움들을 그때그때 치유한다. 삶의 맥박을 짚어주고 신의 무릎을 베고 누울 수 있었다. 그 신을 저기로 모아버리고 고여버리게 만든 것은 신이 아니라 인간이다. 바로 이 인간들이다. 신을 빌미로 이것저것 여기있는 것을 저기로 버렸다. 복도 저기로 모셨다. 그러니 늘 빌고 구한다. 제 안에 있는 것도 모르는 이들. 오늘도 다른 것을, 다른 것들을 악이라 칭하고 평정을 취한다. 그 간편함으로 일상을 씻는다.


2


그 셋은 궁금함으로도 만난다. 있다고 할 수도 없다고 할 수도 없다. 예술은 정교함을 요구한다. 과학 역시 기존 틀에 만족하지 않는다. 기계론에 집착하지 않을 때, 자기-지시 구조에 맹점을 발견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수긍할 때, 좀더 색다름이 가까이 다가서는 것이다.





-4


오늘 작업은 그제 한 작업을 다시 확인한다. 재료를 옮기고 써보고 동영상을 다시 확인해서 살피지 못한 것을 살펴보는 일이다. 출근길 벚나무 수피를 빼꼼히 본다. 가로 무늬근이다. 땅과 수평을 가르키며 빙빙 섬처럼 둘러서서 올라간다. 그 끝엔 안토시아닌이 있는 낙엽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 하늘도 곱다. 잘 어울린다. 어우러지는 보색이다. 그래서 아름답다. 가을은, 늦가을로 접히는 가을엔 첫눈도 접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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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대구를 다녀오다. 수성IC 부근에 잡아둔 숙소에 조금 일찍 도착한다. 로비에서 기다리는 동안 발췌독하다. 여기서 가까운 거리 대구미술관이 있다. 한 적하기도 하고 간간이 찾는 곳이기도 해서 낯설지 않다. 잠시 뒤에는 용지봉이라는 곳에서 식사 약속이 있기도 하다.


 -2


에필로그를 읽다. 서언과 깔끔하게 연결되지 않는다 싶다. 이런 낭패인데. 양성평등 --> 성평등, 채용 ---> 영입..젠더리스.낚인 것인가? 자기계발서의 경계에 있다. 싶다. 


-1


발췌독 한 곳은 이렇다. 언어 습관이 조직의 운명을 바꾼다. 당신은 영입 대상입니까. 문제는 나이가 아니라 나다. 5분 존경사회. 개인의 유동성, 조직의 역동성. 국민교육헌장의 공허한 메아리.


0


개인이 지향하는 곳은 피라미드의 꼭지점으로 고여지는가.  우리가 바라보는 곳은 나무가지처럼 공간을 불쑥불쑥 솟아나가는가.  우리-개인은 X-Y-Z축의 시공간에서 불꽃놀이처럼 각자 자기의 색깔대로 펑펑 터질 수 있는가? 사회는 최소한 먹고살게는 해줘야 한다. 바보야. 기본소득. 아파도 살 수 있어야지.


사회가 갖는 최소한의 책무다. 엘리트들의 기괴한 변론들이 언론에 대문짝만하게 실리는 현실. 쓰레기들이 둥둥 떠다니는 바다같다. 혼자만 잘살면 무슨 재미인겨. 정치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구나.


그렇게 맴맴 마지막 3축공간에 자리 잡은 핵개인이 그래도 마음자리에 맴도는 것이다. 어른 김장하도 나온다. 시대예보도 좋은 말이다. 선책안이 머쓱해진다.


1


그래 50대 부장님들이 읽으면 좋겠다. 책 한줄 책 한권 볼 여유조차 없는 부장님들이 최소한 젊은 친구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그 이상은 아니다.



볕뉘


가족을 만나다. 포근하고 따뜻한 가족. 대구에서 식구들과 <우야지 막창> 범어동에서 식사. 맛나다. 이래서 원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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