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는 일터 심사 뒤 한 식당에서 회식. 연이틀 말술을 마시는 친구들이 애처롭기도 하다. 약간의 취기와 호기가 섞여있다. 말미 글라스잔을 마신 뒤, 택시로 들어왔으나 알딸딸하였다. 밤중 수험생을 학교까지 모실 생각에 잠을 뒤척거린다. 취기에 올린 페북글도 걸려 지울까 싶은데 이미 여러명이 좋아요를 눌러두어 어쩔 수가 없다. 요즘 독서이력 가운데 진전이 있어 잠결에 생각꼬리가 물린다. 처음이 강렬하되 그 여운이 강하게 남아 글이나 작품 속에 맴도는 구상이다. 그림도 그러하며 시도 그러하다. 글도 그러하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완결을 주장하지 않되, 화자가 나머지를 음미하게 하는 것이다. 생각보다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다. 꿈결이나 잠결에는 스케치가 비교하여 쉽겠지만 말이다. 실제 작품화하는 것에는 많은 애로사항이 있을 것이다.
간극 - 마시기 전, 마시는 중, 마시고 난 후. 입장은 다 다르다. 진심이 어디냐구. 다 진심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문제는 없지 않을까. 혹시.
2. 어제는 이동중에 라디오 대담을 잠깐 들었다. 지역 숲해설가인지 사무국장인지 나무를 설명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깊었다. 약간의 ‘쏠‘톤으로 의성어와 의태어, 순우리말로 설명하는데 한마디 한마디 귀에 쏙쏙 들어오는 것이었다. 아나운서도 그 점을 말미 한번 더 짚어주었는데 마치 숲 속을 거니는 듯한 느낌을 고스란히 받았다는 점이다. 강하지 않지만 훌륭한 수사법인 듯하였다. 물론 설명하는 일들이니 많은 연습과 노력이 필요했겠지만, 어쩜~이라는 표현이 절로 나왔다.
3. 새벽 서너시쯤 일어나 페북에 글을 하나 썼다. 오지랖이 넓은 듯하여 내리고 말았지만 우리는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잃고있는 것 같다. 비단 국회의원만이 아니라 정치가가 정치를 하지 않고 눈치만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 말이다.
이엄중한시기에국회의원이란정치인이할일-증거가확보된곳부터특별한위원회들을만들어거기에연루된자와시스템을도려내기시작하되자신도연루되었다는가정하에일을처리하여야한다정치인이한명도국회의원이몇명살아남지못한다는각오로환부를드러내지않으면정치생명은없다시간이많지않다하루가여삼추다이냉혹한시기에간보는자와행세하려는자는국회의원도정치인도아니다그들의무능의죄도함께물어야할것이다삼분의이이상물갈이가되어야국민은직성에풀릴것이다아니면사분의삼.돌아가려는자다망할것이다.
아래 - 짜장면배달. 붉은밭표지.
4. 알라딘서재를 어떻게 할까 궁리하고 있다. 백여일 쉬고 있는데 지금 지내왔던 것처럼 할 수는 없겠다. 소통이 아니라 소유되지 않는 감정들이 불쑥 불쑥 솟아오르며 짓이기도 한다. 온전히 가늠할 수 있는 감정들을 쥐었다 폈다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머무르고 싶기도 하다. 일상을 기록하지 않고 쉬어보니, 정작 찰나처럼 쥐었던 생각들이 잡히지 않는다. 증발하듯 날라가 버린다. 하기는 해야겠고 번잡하게 끌려다니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위험을 무릅쓰고 ‘마당‘이란 서재를 다시 만들고 있다. 사변보다는 주제위주의 접근이 될 것 같다. 몇차례 궁색한 궁리를 해보려고 한다. 몸도 마음도 백여일전보다는 나아진 듯싶다. 서재 마실도 천천히 다녀야할 것 같다. 글들을 너무나 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