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401 폭풍벙개를 맞고 거리의 제한을 풀어놓는다. 눈이 시리도록 꽃은 희다. 꽃의 오르가즘이다. 밤 모임. 벗은 노래 한자락에 눈물샘이 터져 마르지 않는다. 고인이 아직 마음끝에 맺혀 풀리지 않는지 말이다. 친구들을 만나 내돈, 내집, 내아이 이야기에 머무르지 않아 좋다. 아니 온통 다른 이야기들로 날이 새는 줄 몰라 좋다. 꽃이며, 음악이며, 그림이며, 철학이며, 사람의 무늬를 어루만질 수 있어 좋다. 아직 시대의 우울을 논할 수 없고, 더 좋은 방법을 나눌 수는 없지만 든든한 이들이 곁에 있어 미련이 남는다. 하룻밤을 지새고 돌아오는 길, 세상은 보란 듯이 혁명이다. 세상이 끓어넘치는 일이 이렇게 쉬운 것이라고 몸짓으로 벼린다. 목련만 진 자리 벚꽃도 개나리도 진달래도 배꽃도 복숭아꽃도 조팝나무도 같이 핀 일을 목도한다. 소통은 없다라고 한 시인의 말이 걸린다. 삶이 비슷하지 않는 이상 소통은 없다. 비슷한 삶들이 많아야 한다. 삶들의 지지대는 어쩌면 다른 삶을 살려고 하는 이들로부터 탄탄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살아내지 않으면 안된다. 삶은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