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덧붙이는 제안> 사회적 독서_ 함께 따로 읽고 나누기 _ 10월, 세권의 책
섞어읽기-대중,군중 그리고 열외자-제8의 인간(酌)
시한편_계약직_ 그리고 시월 함께 나눌 책들
0. 서울을 다녀오다. 지금 막 도착했으니, 열몇시간이 넘는 여정이다.
토론회<김순천,조정환,조한혜정>님이 토론자, 사회 고병권, <김순천>님은 부서진미래 주저자이다. 사실 이름때문에 남자라고 여겼고, 문체나 표현에서는 시인이라고 느꼈는데 역시나 울림이 남다르고 잔잔하지만 마음이 흔들리도록 하는 톤이, 책의 행간을 닮았다 싶다.
토론자의 새로운 관점 보태기도 신선하고 재미있었고, 이백여명이 훨씬 더 되는 듯 보였는데, 질문도 나름의 솔솔한 관점 제시도 토론자와 격이 없어 보인다.
대전 독서클럽에서 대거 이동하신 듯, 나름 부러웠으며, 공간을 보고 살펴볼 수 있는 기회도 나름 의미가 있었다. 늦게 간 김에, 아직 소개가 되지 않은 단체가 있냐기에 넙죽 맨 꽁무니에서 책거수하고 날름 소개했더니, 중간 사회자는 여울마당이냐구 쑥스러운 소개를 남들에게 해주신다.
전남대 <환대> 경필학생, 갈무리 출판사-다중네트워크 우공님과 따로 이야기나눌 수 있고, 공감 폭을 넓힐 수 있어 좋았다. 환대학생에게서 전남대 윤샘 냄새가 났다. 물어보진 않았지만... ...토론회에 이어진 주제별 모임에서도 미진한 이야기를 더 나누고 세밀한 의견들을 접할 수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수면 뒤, 전해야 될 듯 싶다. <호모쿵푸스>는 글쓰는 법을 참조해야될 듯 하지만, 저자의 지나친? 자신감이 외려 호소력을 줄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밥'에 대한 고민도 이어지는데 '밥' 책을 읽은지 얼마되지 않은지라 식단에 대한 문제제기는 공감하지만 전적인 채식보다 우리문화의 채식과 육식의 비율이 8:2 였고, 성장기엔 육식의 적절한 비율이 필요하다는 것이 공감하는 터라, 좀 과하지 않나 싶다. 물론 다른 부분도 그러하다. 다녀오니 비판의 수위가 낮춰진 듯한 것은 아닐까? 싶다. 가고 오는 길 아래 책 주요부분을 보다.
아래 중간보고를 벌써 했군요. 대전에서 올라왔다는 사람이 접니다. 말 많이 했습니다. 처음부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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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
수유에 오면 수유만의 별미를 맛볼 수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냐... 바로 식빵(쿠오오~!!). 수유의 식빵은 특별합니다. 단순한 식빵이 아니기 때문이죠. 식빵 하나에 큰 뜻이 담겨있습니다. 밥을 다 먹고 남은 음식물들을 식빵에 발라먹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남기지 않음과 동시에 음식 하나하나의 고귀함을 알자는 의미라고 합니다. 매번 양념이 바뀌어 그 맛도 매번 다릅니다. 오늘 양념은 오징어볶음과 잡채 기름, 샐러드 드레싱이었습니다. 오묘한 맛이었죠. 수유의 식빵 녀석은 매번 흡수력이 뛰어납니다. 가끔은 이 녀석이 스펀지가 아닐까 착각하기도 합니다. 본 식사 이외에 뛰어난 별미입니다. 궁금하신 분은 직접 오세요^^
식사가 끝났습니다. 공간플러스의 바글바글했던 사람들도 썰물같이 빠져나갔습니다. 지금 그 자리엔 어둠과 빛과 소리가 있습니다. 지난 10월 13일 열렸던 지식네트워크 열림행사 네트워크 그림 그리기 '뉴런(New run)3의 기억'을 상영중입니다. 경쾌한 음악소리에 뉴런을 그린 스크린 속에선 지난 13일 행사의 모습이 있습니다. 흩어진 사람들은 각각 세미나 실로 향합니다. 간담회를 하기 위함입니다. 이 사람들은 다시 모여 간담회에서 했던 얘기를 모을 것입니다. 식사가 끝난 식당은 한적하지만 분주합니다. 뒷정리를 하는 수유 식구들의 손이 잽니다.
세미나A 실에선 고 추장님의 사회로 '비정규직과 불안한 삶' 간담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눈길을 끄는 분이 있습니다. 한 외국인 분인데요. 성함이 '존'이라고 합니다. '조나단'의 줄임말로 그렇게 불린다고 하네요. 이 분 한국말이 장난 아닙니다. 자기 소개를 할 때 깜짝 놀랐습니다. 대전에서 오셨다는 분도 계십니다. 갈무리 출판사에서 근무하신다는 '우공'이라는 분은 "불안정한 삶은 비정규직만 해당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민사회활동을 하시는 주변 친구분들의 사례를 소개해 주셨습니다. 자리를 함께하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겼습니다. 고 추장님의 전공의 관한 것인데요. 혹시 추장님도 사회학과가 아니신지. 어느 자리에서나 사회를 보시는 것 같습니다^^ 쓰신 책을 훑어 봐야겠습니다.
세미나 B실에선 '아이들에게 무엇을 말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천안 성정중학교 정행복 선생님과 수유의 이희경 연구원님이 사회를 맡으셨습니다. 전단지를 보니 사회를 일러 '판돌이'라고 적었습니다. 판돌이. 무슨 의미인가요? 재밌는 이름입니다. 이 간담회는 주로 교육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모이셨습니다. 선생님, 주부, 동화작가, 기업체 회사원.. 직종도 다양합니다. 한가지 재밌는 것은 이 모임의 인적 구성입니다. 여자분들만 계신 가운데 남자 분이 단 한 분 계셨습니다. 무척이나 머쓱하시리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이 분, 거침없으십니다. 세미나 B실의 분위기는 조곤조곤합니다. 서로 간의 낯섦이 풀리며 얘기가 수월하게 돌고 있습니다.
미술실은 지금 젊습니다. 이름하여 '세대공감'. 젊은 친구들이 주로 모였습니다. 20대 대학생부터, 이우학교, 하자센터의 고등학교 친구들까지. 이 간담회의 '판돌이'는 대학생 인문학회의 박세라씨와 수유의 김현식 연구원님입니다. 우석훈 박사의 『88만원 세대』를 중심으로 운을 떼기 시작했습니다. 박세라씨가 어려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에 대해 말을 할때 좌중은 그 얘기에 집중합니다. 박세라씨는 돌이켜보니 아마도 그게 '착취'였던 것 같다고 합니다. 시급이 많고 적은 것에 대한 개념도 없었고, 최저임금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고 합니다. 이번에 책『88만원 세대』를 읽으며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김현식 연구원님은 세대 간 갈등을 얘기 하셨습니다. 이 갈등을 푸는 하나의 방법으로서 '공감'이라는 낱말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젊은 친구들의 모임이 보기에 기껍습니다. 한참 듣다 나왔습니다.
지금 수유는 한창 얘기 중입니다. 사람이 모여 사람의 현실과 불행과 절망, 역경에 관해 얘기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일 터입니다. 지금 수유는 아름답습니다. 이 아름다움이 세상에 널리 전파되기를 바랍니다. 세상이 곤고해 보입니다. 그 곤고함을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을 듯합니다. 그러나 얘기가 돌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책 속에 길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책 속엔 행간과 활자만 있습니다. 길은 '책 읽기'와 '책 읽기'에 수반되는 고민에 있을 것이었고, 그 고민을 나누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관계 속에 있을 것이었습니다. 지금 수유에선 또 하나의 길이 생성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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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 토론자의 색깔이 선명해보였는데, 김순천님은 감성에, 조정환님은 덩치를 크게해서 논리적인 부분, 조한혜정님은 88만세대의 직접적인 반응과 독서의 접근법으로 감성과 논리가 절충된 형태는 아니었을까 싶다.
2. <김순천>님은 르뽀문학을 시작하는 접근법에서 우리 서적이 오히려 장애로 다가왔다고 한다. 오히려 좋은 준거틀이 된 것은 부르디외의 <세계의 비참>1,2,3, <저낮은 중국>,<제7의 인간>,<침묵의 뿌리>가 훌륭한 참고자료가 되었다고 한다. 설명도중, 묘사법에 대해 기존 재미만 충만한 현실과 반대로 불편하게 있는 그대로 묘사를 해야한다, 권터그라스의 유머도입은 오히려 희화화하는 것이다라는 주장이 있었는데, 이는 두고두고 질문자들에게 지적이자 관점의 수정요구가 이어진 것 같다. 비정규직이란 틀엔 시간이 멈춰져 있거나 고여있다고 한다. 아버지가 어머니가 자식이 연쇄고리를 물어 동반침몰하는 구조는 들여다볼수록 비참하였다 한다.
하지만 더욱 더 안타까운 것은 비정규직에 사회적 도정에 대한 무지와 공포, 정작 당사자는 비정규직인 것만으로도 감사한다는 현실이었다 한다. 이렇게 인간이 파괴되어 가는 것을 막기위해서 무지와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지적인 장벽>이 필요하고 두터운 층을 꿰둟는 <참신한 시선>의 유통, 일사의 재발명이 가능토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으로 마무리르 하였다.
3. <조정환>님은 <비정규직>이라는 개념자체가 정규직을 대상화하며, 건강한 임금노동을 상정하기때문에, 그 외 다른 접근이나 상상을 막아버리는 오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관여되는 모든 것은 생산에 기여하며, 보장소득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정규직의 문제, 직업의 선택,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을 요구하였고, 여러 문답이 있었다.
4. <조한혜정>님은 <88만원 세대>를 세미나와 토론을 한 결과, 386세대는 이책이 대단할 것이라고 예단하지만, 정작 20대는 괜찮은 녀석이라고 느꼈지만 이런 것을 왜 읽히느냐? 딴 세상 만들자는 것이냐? 대안이 있느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란 반응이었다고 한다. 냉소적이거나 아미면 이미 물이 들어, 지혜롭고자 한 것을 포기한 것은 아닌가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조정화님의 발제에 덧보태어 비정규직의 비참만이 아니라 오히려 <정규직의 비참>을 연구해야한다고 한다. 그것이 과연 나은 삶인지?
짱돌을 들기전 마을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적절한 준비나 진지가 병행되지 않고서야 다안성(다양성과 안전성)은 꿈에 불과하지 않을까하는 지적말이다. 시골도 집만 있고 마을이 없어지는 시대, 20대는 마을은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또 한꼭지는 책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여유있는 사람이고,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더구나 더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다. 책도 읽을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 이미 현실은 영화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현실에서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있어야 되지 않을까 이런 코멘트가 있었던 것 같다. 목소리를 튕겨내는 사회에서 목소리 없는자, 귀없는자의 문제도 어떻게 할 것인지 묘책은 없지만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5. 너무 제도밖, 대안만 이야기되거나 장기적인 것만 다뤄지는 듯하다, 자본주의안의 변화에 대한 논의가 없어, 주제별 토론에 먼저 이 이야기를 던졌다. 사회적 기업일 수도 있고, 좋은 기업일 수도 있고, 제도안, 곁, 밖의 변화가 동시에 뿌리내리는 것이 필요한데, 지금, 현실에 대한 논의가 부족한 것 같아 중언부언하고, 많은 이야기 가능성 들을 들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