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지식 네트워크를 위한 독서 프로젝트,

<우리의 불안정한 삶, 비정규직을 읽는다>를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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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우리 삶의 불안정을 상징하는 ‘비정규직’을 읽읍시다.




저희가 제안하는 프로젝트는 ‘독서문화진흥’이 어쩌고저쩌고 하는 그런 전시용 캠페인이 아닙니다. 저희는 ‘무슨 책을 왜,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 없이 그냥 좋은 책을 모두가 읽자는 식의 캠페인에 반대합니다. 독서란 정신적 쾌감을 제공하는 상품의 소비가 아닙니다. 저희는 과거 정신의 만족이 아니라 새로 시작하는 정신의 탄생을 위해서 책을 읽습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처해있는 현실을 이해하고 그것에 대해 우리 모두의 주의를 환기하고,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으기 위해 책을 읽습니다.




시민들의 독서네트워크를 제안하면서 저희는 어떤 책을 읽을까를 고민했습니다. 사실 어떤 책을 읽을까보다 우리가 지금 어떤 문제와 대면하고 있는가를 고민했습니다. 고민 끝에 저희가 뽑은 열쇳말은 ‘불안’이었습니다. 불안 속에 내던져진 삶. 이것이 현재 한국 사회의 단면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1997년 IMF 사태 이래 많은 사람들이 한국 사회가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회 전체가 구조조정을 경험하고 있지요.

하지만 저희 생각에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불안은 단순히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치러야 하는 전환기의 비용이 아닙니다. 우리는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해 일시적으로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조정이 영속화된 사회, 영속적인 불안정을 겪어내야 하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올해 우리 사회의 최대 현안 중의 하나인 비정규직 사태는 이런 변화의 상징일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 중 상당수가 비정규직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나아가는 모습이 비정규직 속에서 상징화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이 일부 사람들이 처한 ‘예외적’ 곤경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정상 상태’라는 점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KTX’와 ‘이랜드’라는 고유명사에 가려져 우리의 삶 전체가 비정규화되고 있는 현실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들과 진솔하게 우리 삶의 불안, 우리 삶의 불안정성에 대해서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책을 읽는 시민들 모두가 함께 동료들과 단 한 번이라도 말할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감히 저희 연구자들이 동료 시민들께 ‘우리의 불안정한 삶, 비정규직을 읽자’고 제안 드립니다. 전국 곳곳에 있는 독서 클럽들, 여러 지역 도서관들, 그리고 출판사들, 연구자 단체들, 그 어느 모임이어도 좋습니다. 책이 갈 수 있는 그 어떤 곳, 책을 좋아하는 그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이 가을, 하나의 사건을 만들어 봅시다. 지금 내가 있는 클럽에서 우리 모두가 읽을 책을 읽어봅시다. 그리고 며칠 간 그 문제로 여기저기 떠들어봅시다. 생각이 다르면 어떻습니까. 해법이 다르면 어떻습니까. 우리 시민들의 소통이 우리 시민들의 권리이고 우리 시민들의 무기 아니겠습니까. 우리의 독서가 우리를 바꾸듯 세상을 더 나은 모습으로 바꾸길 기대합니다.




<구체적 진행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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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무엇을 읽을까

일단 저희가 ‘불안’이라는 열쇳말로 선정한 책들은 다음 세 권입니다. KTX 여성무원들의 수기집인 󰡔그대들을 희망의 이름으로 기억하리라󰡕와 20대 비정규직의 삶을 경제학적으로 분석한 󰡔88만원 세대󰡕, 여러 분야 비정규직의 삶을 진솔하게 기록한 󰡔부서진 미래󰡕 입니다. 이 셋을 추천한 것은 문체와 내용이 여러 시민들이 읽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각 책마다 고유한 장점이 있고, 각기 다른 느낌을 전해줍니다. 그래서 세 권을 함께 읽는 게 어떤가 싶기도 합니다.(읽을 거리는 각 모임에서 조정하는 게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4. 어떻게 진행할까

본격적인 활동 기간은 10월 한 달이 될 것입니다.

우선 저희 연구실에서는 10월 2일(화, 오후 7시)에 지식네트워크 선포식을 하고자 합니다. 저희 연구실에서 선정한 책들을 중심으로 간담회나 영상 상영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하고, 함께 공부하는 의미를 되새겨보고자 합니다.

10월 한 달 동안 각 독서 모임에서 책이 결정되면 함께 읽고 토론을 벌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자기 주변에 적극 알립니다. 지역 신문도 좋고, 각자의 홈페이지나 블로그도 좋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KTX 여승무원들이나 이랜드 노조와 함께 독서 모임을 열 수도 있고, 필요한 경우에는 전문가들이나 정책 담당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삶, 우리 사회에 대해 함께 성찰하고 토론하는 시간 자체를 내실있게 가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식네트워크 홈페이지에도 접속, 링크해 주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의 독서 모임을 소개해주십시오. 이후 독후 활동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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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민독서프로젝트를 제안합니다.
    from 시민독서프로젝트 2007-10-02 02:19 
    1. 시민 독서프로젝트의 제안 "동일한 주제로 모두 함께 책을 읽어봅시다." 우 리는 책을 좋아하는 시민들의 모임입니다. 우리는 책을 통해서 세상을 배우고, 책을 통해서 세상과 소통하며, 책을 통해서 세상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동료 시민들께 올 가을 하나의 독서 프로젝트를 제안합니다. 책을 통해서 지금 우리 시대, 우리 사회가 나아가는 길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모두가 동일한 주제로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교환해 봅시다...
  2. 071028 시민독서프로젝트(作)
    from 木筆 2007-10-29 11:15 
      서울을 다녀오다. 지금 막 도착했으니, 열몇시간이 넘는 여정이다. 토론회<김순천,조정환,조한혜정>님이 토론자, 사회 고병권,  <김순천>님은 부서진미래 주저자이다. 사실 이름때문에 남자라고 여겼고, 문체나 표현에서는 시인이라고 느꼈는데 역시나 울림이 남다르고 잔잔하지만 마음이 흔들리도록 하는 톤이, 책의 행간을 닮았다 싶다. 토론자의 새로운 관점 보태기도 신선하고 재미있었고, 이백여명이 훨씬 더 되는
 
 
여울 2007-09-07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찮은 제안인 것 같아 소개합니다. 어디서 행하건, 주관을 하는 것은 별 문제가 아닌 듯합니다. 알라디너분들께 속생각을 가끔 하고 있었는데, 같은 주제의 책을 읽고 함께 나누고, 오프모임도 격이 없이 해보면 좋을 것 같더군요. 이 참에 비정규직이란 테마도 괜찮고, 오는 시월에 함께 나누거나, 비슷한 아이디어를 품어보는 일도 의미있는 듯해서 소개해드립니다. 더불어 운동으로 물결이 잔잔하게 오래동안 일었으면 하는 소망도 덧보탭니다.

마늘빵 2007-09-07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이거 좋군요. 아 논문만 끝나면 하고픈게 정말 많아요. 저도 오프모임 예전부터 염두에 두고 있답니다. 졸업과 취직의 문제를 얼른 해결하고, 여러활동에 동참하고 싶습니다.

시민독서프로젝트 2007-10-02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희 운동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
새로운 재안서가 나와서 트랙백을 걸었습니다.
홈페이지도 열었으니 참고해 주세요 http://jisiknet.com

여울 2007-10-02 13:32   좋아요 0 | URL
별 말씀을... 요. 많은 분들이 함께 하고 나누면 좋을 것 같아요. 좋은 출발,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합니다. 수고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