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파시스트, 부활한 히틀러들의 세상(作)
(앞 줄임)
양선경 씨(가명)도 "주변 사람들에게도 내 아이들에게도 앞으로 절대 아이 낳지 말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차피 이 땅에서 태어나더라도 이렇게 비참하게 살게 될 텐데 아이는 낳아서 뭐하냐"고 덧붙였다.
마흔이 넘어 난생 처음 받아보는 '진술 교육'
농성장 안의 조합원들은 겨우 100명도 되지 않았다. 밤 10시 20분 쯤 됐을까. 그 조합원들을 앞에 두고 김경욱 이랜드일반노조 위원장이 공권력 투입에 대비한 '진술 교육'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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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10시 20분 쯤 됐을까. 100명이 채 못되는 조합원들을 앞에 두고 김경욱 이랜드일반노조 위원장이 공권력 투입에 대비한 '진술 교육'을 시작했다.ⓒ프레시안 |
'투쟁'이라는 말도 처음 들어 본 아줌마들이 농성장에서 강제로 끌려 나간 가슴 떨림으로 경찰 앞에서 불리한 진술을 하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웠던 지도부가 준비한 '마지막 교육'이었다. 20일 동안 농성을 하는 동안 노래도 많이 배우고, 여러 사람들의 강연도 들었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영화도 봤다. 이렇게 이어진 교육의 끝은 '조서 쓰는 법'이다.
김경욱 위원장 : "여기서 여러분은 뭐하셨죠?"
조합원들 : "먹고 자고 노래 불렀어요."
김경욱 위원장 : "그렇죠. 회사 기물도 하나도 안 건드렸고 아침에 일어나서 여기 청소도 하셨죠? 그렇게만 얘기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여기 왜 들어온 거죠?"
조합원들 : "위원장님이 시켜서요."
김경욱 위원장 : "그렇죠. 여러분은 이 점거농성을 결정할 수 있는 지도부가 아니니까 제가 들어가자고 해서 시작한 거죠. 그런데 그 대답을 너무 자연스럽게 하시니까 마음이 상하네요."
김 위원장의 농담에 아줌마 조합원들은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는 모든 쟁의조정절차를 다 거쳤으니 합법 파업 중인 거다", "조서를 다 쓴 다음에는 도장을 찍으라고 할 텐데 그 때는 단어 하나 하나 꼼꼼하게 읽어봐야 한다"는 등의 교육이 이어졌다.
"언제 다시 보게 될지 모르겠다"는 위원장 말에 떨궈진 고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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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병력이 들어오면 언제 다시 볼지 모르겠다"는 김경욱 위원장의 말에 조합원들이 곳곳에서 훌쩍이기 시작했다. 나이 40이 넘어 처음으로 '진술 교육'이라는 것을 받으면서 작은 농담에도 크게 웃던 그들이었다. ⓒ프레시안 |
교육을 마친 김 위원장은 20일 동안 믿고 따라 와 준 조합원들에게 마지막 말을 시작했다.
"이곳에 공권력이 들어오는 것은 우리의 패배가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의 패배입니다. 자신들이 만든 비정규직법의 폐해가 이미 다 알려졌는데 그것을 무력으로 덮는다고 본질이 달라질까요?"
(아래 줄임, 이상 프레시안 07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