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국사기 (전3권)
이덕일 지음 / 김영사 / 2002년 3월
평점 :
절판


제목을 보면 알겠지만 이 책은 흔히 삼국사기라고 말하는 사료의 확장판이라고 보면 된다. 고구려, 백제, 신라 뿐만 아니라 수-당과 일본까지 포함하여 동아시아사 전체를 파악하려는 저자의 의도가 제목에서부터 스며있다고 할 수 있다. 이덕일의 책은 송시열 관련 서적을 보면서 처음 접하게 되었고 그 이후부터 계속 읽어 어느새 팬이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을 보고 나면서 적잖이 실망한 것도 없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주인장이 이덕일의 책을 좋아했던 이유는 조선사에 대해서 굉장히 해박하면서도 대담한 필체로 역사를 그려냈기 때문이다. 주인장 스스로가 조선사를 좋아하지 않아서 전문서적을 잘 접할 기회도 적은데 이덕일의 책은 그런 주인장에게 가뭄의 단비마냥 좋은 자료들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덕일이 이 책을 통해서 전문분야가 아닌 삼국사를 언급했다는 점, 그러다보니 당연히 학술적으로 많이 뒤쳐졌다는 점이 주인장에게는 안타까울 뿐이었다.

내용은 전체적으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삼국시대에 대해서 잘 서술해놓고 있었다. 삼국사기를 비롯해 주변 사료들을 읽고 객관적으로 서술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러다보니 사료를 비판적으로 해석하지 못하는 오류를 낳게 된 것이다. 즉, 전문분야가 아닌 고대사에 대한 책을, 그것도 3권이나 내놓다보니 하나하나의 기록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이 들어가지 못하게 된 것이다. 단순히 오국사기라고 해서 역사를 알기쉽게 풀어쓴 것으로 그쳤으면 주인장은 이 책을 잘 만든 책이라고 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책에서도 역시 이덕일 특유의 대담하고 시원시원하면서도 알기 쉽게 풀어쓴 점이 돋보였기 때문에 삼국 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인 당과 일본에 대해서도 총괄적으로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저자가 이 책의 부제로 정한 것이 바로 '이덕일 역사해석'이라는 점이다.

즉, 이덕일은 이 책을 쓰면서 한국 고대사를 새롭게 해석하려는 시도를 했던 듯 한데 주인장이 보기에는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주인장이 보기에 이덕일은 사료를 비판적으로 해석하지 못해서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우(愚)를 범하기까지 했다. 삼국사기에 우리 자체 전승된 기록도 남아있지만 중국측 사료 또한 폭넓게 인용하고 있는 점을 상기한다면 그 기록을 수용하는데 있어 비판적으로 당시 상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는데 그런 점에 있어서 있는 기록 그대로 받아들인 부분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고구려 말기에 대해 언급한 부분은 최근 나온 김용만의 연개소문 관련 저서와 비교했을때 그 차이를 많이 보이고 있는데 이는 같은 사료를 인용하는데도 얼마나 비판적으로 수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물이 천차만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주인장이 이런 말을 해서 이 책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부제가 빠졌으면 더 좋았을 껄, 이라는 생각을 할 뿐이며 책의 내용 자체는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보면 누구나 알기 쉽게 역사를 정리했다고 생각한다. 주인장은 평소 국사책만큼 그 장구한 역사를 함축적으로 서술한 책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그런 국사책의 고대사 부분 확장판이라고 생각하면 될듯 싶다. 하지만 그 이상은 아니다. 솔직히 말해서 주인장은 이 책에서 한문으로 된 여러 사료를 있는 그대로 서술한 것 이상으로 더 큰 의미는 찾지 못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총괄적으로 역사를 볼 수 있게끔 정리한 것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 수가 없다.

역사는 어느 하나에 국한된 것도 아니며 어느 일부분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어떤 역사를 공부하든 그 주변의 역사를 같이 공부해야 한다는 뜻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했을때 이 책이 주는 교훈이라면 삼국사기든 오국사기든 그 명칭에 상관없이 폭넓은 공부를 해야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폭넓은 공부를 한 사람이 또 깊이있게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국사기는 삼국사의 영역을 공식적으로 주변국까지 확대한 첫번째 역사책이다. 앞으로도 이를 시작으로 비단 삼국사 뿐만 아니라 상고사나 고려, 조선사에 대한 서적도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며 이만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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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5-09-14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덕일 책들을 재밌게 읽었는데 어느 순간 이 사람, 너무 자의적인 해석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그 다음부터는 자제하고 있어요 이 책도 읽을까 말까 고민 중이었는데 그래도 보긴 봐야겠군요 혹시 임용한이나 이희진이 쓴 책 보셨어요? 검색해서 이 두 저자들이 쓴 역사책 꼭 보시길 권합니다 정말 성실하게 잘 썼고, 분석력이 탁월하거든요

麗輝 2005-10-02 0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임용한의 책은 '전쟁의 역사'를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2권 다 소장하고 있습니다. 우선 1권을 보고는 굉장히 실망했었습니다. 역사적인 정황 서술이 너무 자의적이더라고요. 하지만 2권은 그나마 1권보다 나았던 것 같습니다. 이희진의 책은 못 봤는데 차후에 책 제목을 써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암튼 좋은 충고 감사합니다. ^^

marine 2005-10-05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정말요? 하긴 사료 해석의 폭이 좀 넓긴 하죠 그렇다면 "조선 국왕 이야기" 도 실망하실 수도 있겠네요 전 고대 전쟁에 대한 기본 개념이 서는 것 같아 정말 좋았는데... 님이 워낙 책을 많이 읽으셔서 그런지도 모르죠 ^^

麗輝 2006-01-27 0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을 그다지 많이 읽지는 않았습니다. ^^;; 암튼 님이 추천해주신 책을 읽어보고 나중에 리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때 다시 토론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고구려 - 전7권
정수인 지음 / 새움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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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안녕하십니까? 새움출판사입니다.

대하소설 고구려 출간을 맞아 벌였던 이벤트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보내주신 소중한 의견은 잘 받아보았습니다.

이번 행사의 당선작은 <다물제국>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동일한 수식어를 보내주신 고승희(서울 아현동), 정재용(경기 의정부시)님께 축하를 드립니다.
다물은 '되찾은 땅'이라는 고어로 본래는 만주지역은 물론 중국 대륙까지,
우리 조상인 배달민족, 한민족의 영향력이 미쳤지만 버려졌다가 다시 찾은 땅이었다는
한단고기의 기록에 따른 것입니다.
그러한 다물국들을 수없이 거느렸던 대제국 고구려의 원대하고 웅혼한 기상이 느껴지는
값진 수석어라는 데 심사위원들이 의견의 합치를 보았습니다.

귀한 시간을 투자하여 독서를 하고 값진 의견을 보내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2005. 6. 15.
새움출판사 편집부 드림 --

주인장이 이 책을 보고 고구려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수식어 공모전에 엽서를 보냈더니 이런 편지와 함께 5,000원짜리 상품권이 날아왔다. 주인장이 이 책을 처음 접했던 때는 지난 4월 국립중앙과학관에서 백산학회 주최로 고구려 국제 학술대회를 개최했을 때였다. 그때 이 책을 홍보하는 전단지를 봤을때는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았는데 이 책의 감수자였던 정영호 선생님이 이 책을 두고 소설뿐 아니라 사료로서의 가치도 뛰어나다, 라고 했던 표현이 기억나서 결국은 읽게 되었다. 그리고 책을 읽어본 결과 서로 상반된 반반의 의견을 갖게 됐다.

일단,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저자가 장기간 각종 사료를 수집해서 내놓은만큼 기존의 고구려 관련 소설에 비교했을때 분명히 다른 점이 있었다는 것이다. 시중에 나와있는 고구려 관련 소설의 시대적 배경이 대부분 고구려 말기, 연개소문 집권기와 맞물린만큼 이 책 역시 시대적인 환경은 같았다. 하지만 고-수, 고-당 전쟁을 언급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확실히 기존 소설책들과는 다른 입장에 서 있었다.

우선은 고구려인의 입장에서 고구려사를 보려는 시도가 돋보일만큼 고구려를 천하의 중심에 두고 서술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지나친 자민족 중심주의에 빠져 어느샌가 환단고기의 내용을 소설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용이 흘러가버린 점이 아쉬웠다. 고구려가 동방의 패자(覇者)로서 백제, 신라 등을 아우르며 종주국으로서 행세하는 것을 묘사한 것은 좋았지만 단군조선을 환국과 연결시켜 해석하면서 고구려 태왕이 수 문제나 당 고조를 다물국왕으로 임명했다는 대목은 조금 지나친 감이 없지 않았나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또 하나는 연개소문의 일생을 역사적 고증없이 묘사했다는 점이다. 이는 유현종의 연개소문이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쓰여진 수많은 고구려 관련 소설들이 모두 답습하고 있는 악습 중의 하나인데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최근 나온 연구성과에 의하면 연개소문은 663년 10월이라는 견해가 있는데 그런 연개소문이 정말로 수 양제가 고구려를 침입했던 611~614년 사이에 장성한 청년이었다면 그는 그는 수문제의 침입 이전에 이미 태어났다는 얘기가 된다. 실제 유현종의 소설에서 연개소문은 중국 대륙을 넘나들면서 수많은 영웅호걸들을 만나고 이미 권력의 정점에 서기 전부터 전쟁에 대비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리고 그 설정을 그 뒤의 모든 역사소설들이 답습하고 있는데 이 책 역시 그 길을 따르고 있어서 저자의 10여년간의 공부에 의심이 가는 것이 조금 아쉽다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 외의 내용적인 면에 있어서는 참신한 부분도 많이 있었고 재밌는 부분도 많이 있었다. 특히 1권에 광개토호태왕이 유성을 점령해서 그 곳에 다물왕을 두고 고구려의 영토로 편입했다고 쓴 부분은 기존 소설가들이 함부로 언급하지 못 했던 내용이었다. 더군다가 살수대첩을 단순히 큰 물이 병사들을 휩쓸고 간 것으로 묘사하지 않고 살수를 건너는 병사들에게 갑작스레 물길을 터놓아서 병사들을 각각 고립시켜 각개격파하는 식으로 묘사한 부분, 안시성에서 당군이 쌓았던 토산이 우연히 무너진게 아니라 고구려군의 작전에 의해서 무너졌다고 묘사한 부분, 당나라에서 경관을 허물라고 요청해서 고구려가 허문게 아니라 당군의 기습작전에 의해서 경관이 불탔다고 묘사한 부분 등은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였었다.

우리가 흔히 삼국지라고 말하면서 정사 삼국지와 삼국지연의를 헤깔려하는 경우가 많다. 주인장 역시 어렸을때는 삼국지연의가 소설인줄 모르고 그것이 곧 실제 역사인줄 알았었다. 그럼 왜 그와 같은 경우가 생겨난 것일까? 그건 바로 역사소설이 철저하게 실증자료를 바탕으로 재미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인장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삼국지연의같은 소설을 보지 못했다. 실증자료와 재미를 동시에 갖추기는 쉽지 않지만 이왕 재미를 추구하려면 어설픈 것보다는 이 책처럼 아예 새로운 해석과 재미를 구비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책은 7권이라서 많지만 정작 읽다보면 활자도 크고 분량도 많지 않기 때문에 금방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이 안에서 역사적인 부분을 찾기는 힘들지만 어차피 역사소설이라는 것이 역사에서 소재를 찾아 소설적 상상력을 가미해 완성된 작품이 아니겠는가. 그렇다고 본다면 이 책을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처럼 철저한 민족주의적 시각에 입각해서 쓰여진 역사소설책은 아직까지 없었으며 아마 앞으로도 좋은 선례로 남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구려에 대해 무한한 상상의 세계로 들어오고 싶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라~

참고로 주인장은 이 이벤트에 참여할때 출판사와 저자의 의도에 맞는 수식어를 쓰고자 했다. 하지만 주인장의 여자친구가 굳이 '천손'이라는 단어를 고집했고 역시나 출판사의 의도는 주인장에게 보낸 편지에 쓰여진 것처럼 다물제국이라는 소위 재야사학계측의 약간은 과장된 의도가 담긴 단어와는 맞지 않았기 때문에 탈락한 듯 하다. 하지만 5,000원짜리 도서상품권은 여자친구가 좋은 책을 구입하는데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이래저래 괜찮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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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고고학
정한덕 지음 / 학연문화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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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고고학. 제목을 일단 보면 얼마나 딱딱하고 재미없는 책일지 기대가 간다.
주인장 역시 고고학을 전공하고 있지만 고구려를 중심으로 한 역사고고학을 전공하는 입장이다 보니 일본이나 중국 고고학까지 공부할 여력을 내지 못했던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일본에서 오셔서 부산대에서 백제사를 전공하고 계시는 야마모토 타카후미 선생님이라는 분이 이번 학기에 '동아시아 고고학'이라는 이름의 수업을 개설해서 그 수업을 듣다보니 자연스레 이 책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 말고는 우리나라에서 일본의 고고학에 대해 쓴 책이 없다는 사실도 자연스레 알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 고고학이 어디에서 전해졌는지는 흔히들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오늘날 배우고 있는 근대 학문들은 대부분 서양에서 직접 받아들인 것보다는 일본을 거쳐 들어온 것이 대부분인데 그 중에서도 역사학과 고고학이라는 학문은 정치, 역사, 사회, 문화적인 면에서 일본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역사학과 달리 고고학은 자연과학이나 계통학 등 기타 학문과 연계되어 발전되었기 때문에 역사학과 또 다른 길을 걸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고고학계의 발전도를 가늠해보자면 솔직히 말해서 아직도 유아기 수준이며 그러다보니 학문적 발전을 위해서 계속 다른 나라의 학문적 영향을 받게 되는게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곳이 바로 일본의 고고학계라고 할 수 있다.

흔히 고고학적인 시기구분을 나눌때 석기-청동기-철기시대로 구분하는 것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지역적, 문화적인 구분을 하지 않은 일부 특수한 경우를 보편화시킨 것이기 때문에 문제점이 많고 실제 요즘에는 그런 시기 구분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이 늘었다. 하지만 일본과 한국의 경우는 아직도 이런 시기 구분을 하고 있으며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는 적합한 시기구분법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해봤을때 한국과 일본 고고학계의 연관성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또 일본 고고학계가 대중성, 전문성 등에 있어서 한국의 경우보다 앞서는 점이 있기 때문에 고고학을 공부하는데 있어서 일본 고고학을 공부하는 것 또한 대단히 중요하고 큰 의이가 있다 하겠다.

하지만 주인장은 지금까지 일본 고고학에 대해서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며 이번 학기에 동아시아 고고학이라는 수업을 들으면서 중국이나 일본, 한국 고고학에 대해서 공부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이 책을 읽은 것이었기 때문에 아직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한다. 더군다나 일본의 고고학 중에서 그나마 주인장이 이전부터 관심을 갖고 본 부분이라면 고분시대에 등장하는 거대한 전방후원분 정도였는데 그것마저도 모르고 있던 부분이 너무나 많았다는 생각에 공부는 정말로 끝이 없구나~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 책에는 일본의 고고학을 시기적으로 구분하고, 개략적인 내용을 소개하면서도 동시에 전문적인 학계의 의견까지 세세하게 정리해놓고 있었다. 물론 이 책 말고는 한국에서 일본 고고학을 소개한 개설서가 없기 때문에 이 책이 그만큼 대단하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번에 동아시아 고고학이라는 수업을 들으며 이것저것 공부를 해봤는데 역시 이 책에 들어있는 내용만으로도 상당한 수준의 정보들을 얻을 수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거기다가 우리가 흔하게 접할 수 없는 각종 유구, 유물들에 대한 사진과 도판 자료들이 330페이지 중 1/5 정도에 달할만큼 많은 양이 실려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설명만 주욱 나열된 학술서적보다는 훨씬 입체감있게 공부할 수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주인장같은 경우는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한번 보여주고 지나갔던 PPT 자료를 책에서 다시 확인하면서 공부할 수 있었던 부분이 좋았던 것 같다.

물론 이 책이 3년전에 출간되었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들었던 최신 정보나 학설 등이 소개되지 않은 부분도 있긴 했다. 특히나 역사학과 달리 고고학은 발굴 1건을 통해서 기존의 학설이 뒤집어질수도 있는데, 더더구나 개발이 계속 진행되어 구제발굴이 외국에 비해 극히 많은 한국이나 일본 같은 경우는 고고학이 짧은 기간에 많은 발전을 이루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고 김원룡 선생님의 어떤 서적이 90년대부터 여러판쇄를 거듭하며 대학 교재로 활용되었던 점을 상기해본다면 이 책을 통해서 일본 고고학을 공부하는데 있어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이 주인장의 생각이다.

아직, 한국에서 고고학이라는 학문은 일반인들에게 대중성을 얻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역사학이라는 것보다 더 이질감있게 다가서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고고학이 갖고 있는 의미는 문헌사학이 갖고 있는 의미나 가치보다 결코 모자라지 않고 오히려 더했으며 더할 것이라고 주인장은 생각하고 있다. 그런만큼 한국의 고고학이 더욱더 학문적 발전을 이뤘으면 하는 바램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 고고학의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과 일본의 고고학자들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더 학문적인 교류를 많이 하고 있고, 주목할만한 학문적 결과 역시 많이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주인장 역시 대학원에 들어가기 전에 일본어 공부를 어떻게 할까 고민 중이기도 하다.

아직 한국 고고학에도 관심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일본의 고고학까지 관심갖기란 힘들 것이다. 그렇지만 고고학에 뜻이 있거나, 아니면 일본의 역사나 문화를 공부하기 위해서 무엇인가 도움이 될만한 책을 고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정말로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며 적극 추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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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과 해독 - 고대 최강대국 히타이트, 100년 동안의 발견 이야기
C. W. 세람 지음, 오흥식 옮김 / 푸른역사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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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타이트(Hittite)'하면 당장 뭐가 떠오르는가?

아마 주인장은 학교에서 철기문명을 최초로 일으킨 유목민으로 배웠던 것 같다. 그게 전부이다. 그리고 대학교 3학년이 될때까지 그 어디에서도 이 히타이트에 대해서 배웠던 기억이 없다. 심지어는 히타이트에 대한 개설서는 커녕, 이들의 군사적인 활동이나 왕계, 문화에 대한 내용이 담긴 책도 군대에서 처음으로 접했으니 그야말로 학계에서 히타이트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였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물론 주인장이 게으르고 정보를 접하는데 있어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그에 대해 늦게 알 수도 있었겠지만 분명한건, 적어도 우리나라에 히타히트학을 전공하는 사람의 연구 논문이나 개설서 하나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주인장에게 있어 이 책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군대에 있을때 고고학 관련 서적을 찾으려고 인터넷 서점을 검색하다가 찾은 책인데, 처음에는 고고학 관련 서적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히타이트에 대한 고고학 발굴 성과를 적은 책이었다. 물론 이 책 이후로 몇권의 책이 더 출간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 책은 히타이트 발굴 100년사를 그대로 싣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역사적인 부분 이외에, 히타이트를 발견해내는 생동감 넘치는 과정을 알 수 있어 개인적으로는 몇권의 히타이트 서적 중에서 이 책을 가장 추천해주고 싶다. 또한 내용 자체도 학술적인 내용보다는 대중서적으로서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고, 재밌기까지 하다.

특히 히타이트 같은 경우는 그야말로 수수께끼의 민족으로서 히타이트학 발전 100년사는 그야말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제국적 요소를 강하게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다민족 다언어를 갖고 있었던 히타이트였기 때문에 제국과 민족의 표준어를 찾는 것조차 힘들었으며, 그러다보니 발견되는 수많은 점토판의 해석을 두고 판독이 불가해졌고 히타이트에 대해서 전혀 알길이 없었던 것이다. 성경에도 나오고, 이집트의 기록에도 나오는 히타이트였지만 그들 고유의 기록을 판독하지 못하다보니 자연스레 그 형태를 어렴풋이나마 추정할 수 없었고 그렇게 히타이트는 첫단추부터 잘못 끼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히타이트의 수도인 '하투사스'가 위치했던 보가즈쾨이를 발굴하면서 소아시아 메마른 땅 밑에 흙더미를 쓰고 누워있던 문명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그 곳에서 당대 오리엔트 최강의 권력을 유지했던 이집트 파라오와 히타이트 군주가 나눴던 협정 조약을 새긴 점토판이 출토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크게 집중되었던 것이다. 이후 카라테페 탐사때는 히타이트학의 '로제타 비석'이 발견되면서 히타이트학이 급속도로 활기를 띄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히타이트에서 다양한 언어(8개)를 사용했으며 그들이 쓰던 언어가 인도-유럽어족의 하나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들의 역사에 대해 하나둘씩 밝혀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신비와 베일에 쌓인 히타이트 제국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했고, 그 안에 담겨진 사실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기원전 1,700년에서 1,200년 사이, 지중해에 연한 아나톨리아 반도에 자리잡고 있던 히타이트. 전성기에는 소아시아 전역과 유프라테스 강 근교까지 진출하고 주변 수많은 소국들을 지배하면서 당대 최강의 군주였던 이집트 파라오까지 전투에서 도망가게 했던 나라가 바로 히타이트 제국이었다. 특히 저자는 B.C 1,296년, 이집트 파라오였던 람세스 2세와 히타이트 군주 히타이트 왕 무와탈리스가 각각 2만여명에 달한 대군을 동원해 맞붙은 '카데쉬 전투'를 생동감있게 묘사했다. 이 글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폴 C.도허티가 쓴 '알렉산드로스의 음모(A Mistery of Alexander the Great)' 마지막 장면, 마케도니아군과 페르시아군이 그라니코스강에서 격돌하는 장면을 묘사한 것 이상으로 생동감 넘치는 그런 묘사였다. 하지만 카데쉬 전투는 그라니코스강 전투보다 약 10세기나 앞선 전투일 뿐더러 그 기록이 이집트측만이 남긴 일방적으로 왜곡된 기록이라는 점, 남겨진 기록이 거의 없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분명히 저자의 필력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다.

저자는 카데쉬 전투를 고대에 역사를 가른 결정적인 전투로 비정짓는다. 이 전투에서 오리엔트 최강의 군주, 당시까지-그리고 지금 우리가 알기에도-그 누구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권력을 자랑하던 이집트의 파라오가 이끄는 2만에 다다른 대군은 히타이트군에게 격파되어 대부분이 전멸하는 대패를 당하고 파라오는 겨우 구사일생으로 도망가게 된 것이다. 이후 람세스 2세의 영향력은 히타이트의 영향력 밖에서만 머물게 되었고 오리엔트 천하의 주도권은 바로 히타이트가 쥐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집트 기록에는 마치 람세스 2세가 대승을 거둔 것처럼 나와있어서 지금까지 왜곡된 역사가 전해졌던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을 보고 있으면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상식이 철저히 깨지면서 전혀 새로운 사실이 소아시아 일대에 그 형태를 남기며 생겨나고 있음을 은연 중에 느낄 것이다. 이후 저자는 히타이트 제국의 군주가 그 딸을 직접 데리고 람세스 2세의 궁궐을 방문하였으며 람세스 2세가 히타이트 군주의 사위가 됨으로써 오리엔트 천하관이 완성되는 과정까지 자세히 묘사하고 있어 그 시대 사회를 이해하는데 굉장히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그리고 이런 히타이트 제국은 단지 군사력만 월등히 강해서 주변 국가들을 지배했던 제국이 아니었다. 물론 당대의 다른 제국들보다 훨씬 앞선 시대에 철기 문화를 받아들이고 경쾌한 2륜전차(二輪戰車)로 구성된 전차 군단을 육성함으로써 빠르게 세력을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이와 덧붙여 또 하나의 성문법을 남기기도 하였는데 이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바빌로니아의 명군 '함무라비'가 남긴 성문법에 비해 조금도 모자람이 없는 것이었다. 이는 히타이트가 문화적으로나 법제적으로도 여타 소아시아의 문명권들에 비해 모자람이 없음을 반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지 시기만 이른 것이 아니다. 그 안에 담긴 내용은 오히려 함무라비 법전보다 훨씬 뛰어난 것이었다. 사형제도 철폐에 대한 혁신적인 내용, 남녀 평등에 대한 부분을 다룬 점, 처벌 대신 보상을 중심으로 시행되던 형벌 원칙(이것이 특히 함무라비 법전과 극히 다른 점인데 당시 대단히 뛰어난 법률이었다고 보여진다), 다신교를 표방하는 종교적 관용의 자세 등, 오늘날 우리의 시각으로 봐도 전혀 모자람이 없는 문명을 이룬 나라가 바로 히타이트였던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과정을 저자와 함께 하면서 주인장은 한시도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우선은 히타이트라고 하는 미지의 문명과 함께 한다는 것이 첫째 이유요, 다음은 기존에 갖고 있던 상식이 철저히 깨져나가는 내용들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주인장이 주의깊게 봤던 부분은 히타이트 군주가 전염병이 나라에 퍼지자 신에게 기도를 드리는 내용이 점토판에 실려있는 것이었다. 흔히 우리는 유리명태왕의 황조가를 두고 그 시대상을 파악하고 유리명태왕의 심리적 상태에 대해서 분석할 수 있는데 이것이 1세기대의 작품이라고 한다면 히타이트 군주의 것은 그보다 십수세기 이전의 작품이었다. 신에 대한 고뇌와 제국을 다스리는 군주로서의 고뇌가 실려있는 이런 작품은 아마 히타이트가 아니고서는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을 것이다.

중동, 특히 메소포타미아의 문명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는 말을 남기며 이만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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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라진 문명 히타이트
    from to be immortal 2008-01-14 02:00 
    기원 전 13세기, 이집트 람세스 II 와 '영원한 동맹과 평화'를 약속했던 히타이트 왕조. 구약에도 그 이름이 남아 있고 이집트나  바빌론의  기록에도 등장하는 히타이트는 언젠가 사라져 그리이스 ,로마인들도 그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1834년 터어키에서의 첫 유물 발굴 이후 문자 해독에 이르기 까지 히타이트 문명 탐사기록을 독일 제2 TV (ZDF)가 2007년 7월 방영했다. http
 
 
marine 2005-09-14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동 지방 역사는 기껏해야 나라 이름 정도 밖에 몰라서 늘 아쉬웠는데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저도 히타이트 하면 철기 문명, 이렇게 밖에 몰랐어요

麗輝 2005-10-02 0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타이트학은 이제 막 태동된 새로운 고고학 분야입니다. 그에 따라 이것 말고도 히타이트 관련 서적들이 2~3권 정도 더 나왔는데 내용은 거의 대동소이합니다. 아마 이 책이 그 중에서 가장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히타이트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다면 성서고고학 관련 서적들을 살펴봐도 좋을 듯 합니다.

쿠자누스 2007-09-29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5년엔가 독일에서 히타이트 유물전을 했었지요. 유럽에서도 히타이트 연구는 신천지인가 봅니다.

쿠자누스 2007-09-29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www.zdf.de/ZDFde/inhalt/6/0,1872,5560102,00.html 올해 7월 1일, ZDF 제2독일 TV에서 기록영화를 방영했네요.

麗輝 2007-10-03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이런 좋은 자료를 알려주시다니. 감사합니다. ^^ 이 책을 보면서 저도 히타이트에 대해서 전혀 몰랐던 것들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 유럽에서도 관련 전공자들이 드문만큼 신천지에 속하는 연구분야인 것 같고요. 어쨌든, 좋은 자료 정말 감사합니다. ^^
 
위대한 황제
라인하르트 라팔트 / 찬섬 / 1999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로마 황제들에 대한 쓴 간단한 개설서이다.

로마에 대해서는 이미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라는 책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로마사에 대해 어느정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주인장도 이번에 13권이 나온 기념으로 12권 전집을 20% 할인해서 판다길래 살까 하다가 아직은 보류 중이다. 어쨌든 로마인 이야기가 저자 개인적인 생각(물론 역사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한)을 통해 재미있게 로마사를 볼수 있다면 이 책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었던 로마 황제들의 비사(秘史)를 담고 있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흥미를 유발한다고 생각한다.

주인장이 서양사에 대해서는 거의 무지한데 그 중에서 조금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부분이 있다면 로마사일 것이다. 1,00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서양사의 중심에서 꿋꿋하게 지켜온 로마에 대해 왠만한 사람들은 다 관심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가끔 로마를 가만히 떠올려보면 강력한 중장보병과 광대한 영토, 그리고 그 정점에 서있는 로마 황제에 대해 떠올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기원전 7세기 무렵 로물루스에 의해 건국되었다는 로마, 그런데 황제가 등극한 시기는 기원전 1세기 중반이다. 즉, 지난 600년이 넘는 시간동안 로마는 황제나 제국이라는 것과는 동떨어진 나라였던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우리는 로마하면 황제를 떠올리는가? 마도 흔히 배우는 로마사가 황제 통치기간 이후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통사도, 생활사도 아닌 로마 황제들에 대한 인물평전적인 책임을 앞서 잠깐 언급했었다. 기원전 59년부터 395년까지 등장한 46명의 황제들 중에서 저자는 카이사르부터 아우구스투스, 티베리우스, 네로, 도미티아누스, 하드리아누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헬리오가발루스, 디오클레티아누스, 콘스탄티누스 1세, 율리아누스까지 총 11명의 황제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황제 개개인의 출생부터 성장기, 즉위, 치적, 죽음에 이르는 부분을 마치 짧은 위인전처럼 쓰고 있어 일단 보는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로마사를 접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명한 황제들 말고도 처음 들어보는 황제(헬리오가발루스를 주인장은 처음 이 책에서 봤다)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어 새로운 지식 습득에도 유용한 것이 사실이다.

예전에 김용만 선생님이 쓰신 '새로 쓰는 연개소문전'을 보고 왜 연개소문 당대에 대한 부분은 오히려 적냐고 했을때 그건 연개소문을 통해 그 시대사를 조망하다보니 연개소문 본인에 대한 부분은 오히려 적었다라는 대답을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로마 황제들을 중점적으로 우선 서술하고 당대 시대사에 대해서는 간략하게 언급하고 있어 뭐랄까, 황제 치세하의 로마사를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싱거운 책일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흥미 위주로 로마사에 관심을 갖고 다가가는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즐거운 시간을 제공할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 주인장 역시 그런 기분으로 서점에서 이 책을 샀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즘같이 책볼 시간이 없는 이때, 차를 타고 오고가며 보던가 쉬는 시간에 잠깐씩 읽기에는 더없이 좋았던 책이었다.

물론, 기존 로마사 연구서적들과 다소 상치되어 저자의 생각이 강하게 반영된 부분들도 있지만 로마사를 이해하는데 있어 무리가 없을 듯 하다. 단, 이 책이 마냥 동화책처럼 쉽다고만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저자가 로마사의 대가로 불리는만큼 이 책 역시 저자가 개설서처럼 쉽게 썼지만 다양한 자료를 통해 고증한 내용이기 때문에 보는 이들로 하여금 다소 벅차다는 느낌을 줄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주인장이 앞에서 여러번 얘기했듯이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가볍게 읽을수 있을만큼 전체적인 구성이 짜여있기 때문에 로마 황제에 대해서 간단하게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에게는 상당히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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