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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드디어 <최종병기 활>에 대한 감상평을 남기는 것 같다. 

<최종병기 활>이 조금 있으면 700만 고지를 돌파하려는 이 찰나(클릭)에 감상평을 남기는 것은 너무 늦은 감이 있지 않나~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최근까지 본 한국 영화 중 가장 재밌었다고 말하고 싶어서 몇자 적도록 하겠다. 

영화의 내용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 왜? 단순하니깐? 최고의 추격 액션영화로 꼽고 싶은 <테이큰>, 한국판 테이큰으로 꼽는 <아저씨>, 테이큰, 고대 중미 버전인 <아포칼립토> 등등과 내용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그냥 테이큰이 워낙 잘 알려진 영화고, 감명깊게 봤기 때문에 위와 같은 수식어를 쓴 것이지, 어느 영화가 먼저 개봉됐냐, 마냐를 따지고 싶진 않다. 참고하시길. ^^;). 

줄거리를 보자면~ 누군가 주인공의 주변 인물을 납치해간다. 이를 구출하러 주인공이 떠난다. 이때 주인공은 남들과 뭔가 다른 졸라 뛰어난 스킬을 갖고 있다. 당연히 나쁜 놈들을 하나둘씩 제거해가고 납치된 인물을 구해온다. 이게 기본 스토리 라인이다. <테이큰>에서는 친딸이, <아저씨>에서는 옆집에 사는 친한 소녀가, <아포칼립토>는 본인이 납치(?)되었다가 탈출해서 가족을 지키는 내용이며, <최종병기 활>에서는 그 대상이 친동생이다. <테이큰>과 <아저씨>의 주인공이 전직 특수요원 출신이고, <아포칼립토>의 주인공이 굉장히 뛰어난 능력을 지닌 사냥꾼이라면 <최종병기 활>의 주인공은 曲射가 가능한 조선 최고의 신궁이다(늘 이런걸 볼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내 주변 사람을 지킬라면 나도 뭔가 대단한 스킬을 배워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음냥...-.-;). 더불어 <테이큰>에서는 유럽에 상주하고 있는 국제적인 인신매매단, <아저씨>에서는 국내에 상주하고 있는 마약밀매, 장기매매 등을 하고 있는 조직폭력단, <아포칼립토>에서는 마얀지, 잉칸지 뚜렷하게 안 나왔지만 암튼, 중앙정부(?)에 희생용 포로를 제공하는 전문 인간사냥꾼 집단이 主敵으로 나온 반면, <최종병기 활>에서는 역사상 최강이라 불리는 군사집단 중 하나인 청나라 팔기군(클릭)을 상대하고 있다. 

일단...이 영화에 대한 본격적인 감상을 작성하기 전,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을 한번 다뤄보겠다. 

그건 바로 <최종병기 활>과 <아포칼립토>의 표절 논란 부분이다.  

조선일보 - 8월 27일자 기사 '최종병기 활', 영화 '아포칼립토' 표절 논란 

이데일리 스타in - 9월 9일자 기사 '최종병기 활' vs '아포칼립토', 얼마나 비슷하기에 

이밖에도 이와 관련한 많은 블로거들의 포스팅도 있고, 관련 기사도 더 있지만 네이버에서 검색된 최근 기사 2개만 소개하도록 하겠다. 이것만 읽어봐도 전체적으로 어떤 부분들이 논란이 되고 있는지 정도는 쉽게 알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에 대해 김한민 감독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인터뷰 내용이 기사화되기도 했다. 

무비위크 - 9월 9일자 기사 '최종병기 활' 김한민 감독, "내 영화가 표절이라고?" 

감독은 <라스트 모히칸>과 <10,000 B.C>도 <아포칼립토>와 흡사하다고 한다. 그래서 생각해보니 그랬다. 굳이 따지자면 <라스트 모히칸>에는 검치호라든가, 재규어라든가, 호랑이가 안 나왔다는 것 정도? 추격씬도 비슷했고,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도 비슷했다. 특히 절벽에서 뛰어내리지 않고, 건너편으로 건너가는 설정이 진일보한 것이다~라는 감독의 말에는 적극 공감하는 바다(영화의 압권이라고 한다면, 절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 싸우는 장면을 꼽고 싶다). 암튼, 전체적으로 기존의 표절 논란에 대한 부분에서 필자는 감독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혹자는 '아포칼립토가 있었기에, 최종병기 활이 가능했다~'라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필자는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근력시대의 전투방식을 '한국'과 '중미'라는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어떻게 잘 표현했는지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양자가 비슷한 부분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관객들 개별의 몫이 아닐까 싶다. 만약 <최종병기 활>이 <아포칼립토>의 한국 버전이라고 한다면, 이렇게까지 관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을까 싶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필자의 얘기를 좀 더 해보도록 하겠다. 

   
 

1. 무기의 참신함 

'최종병기'라는 말이 어떻게 보면 딱 들어맞지는 않지만 어감에서 주는 강렬함이 영화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특히 '활'은 근력시대 최고의 원사무기로서, 우리나라의 활솜씨는 동아시아에서 널리 인정받을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까지 시대극을 다룬 드라마나 영화에서 '활'이 주인공으로서 활약했던 적은 많지 않았다. 과거 <무사>에서 안성기가 활을 쏴대며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으나, 어디까지나 영화 전체를 지배하지는 못 했으며(어디까지나 장창을 휘두르는 정우성이 주인공이었으니깐), 요즘 나오는 사극들을 봐도 '활'의 리얼리티를 제대로 살려내는 것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 판국에 이처럼 활이라는 무기 하나에 집중해서 스토리를 끌어낸다는 것이 필자에게는 굉장히 신선했다. 

더군다나 주인공인 남이의 주특기는 '어디서 날아오는지 모르는' 혹은 '도저히 날아올 수 없는' 각도에서 쏴대는 곡사가 아닌가. 마치 <원티드>에서 안젤리나 졸리와 제임스 맥어보이가 팔을 안쪽으로 휘면서 총을 쏴 총알이 말도 안 되게 휘어 날아가는 그런 장면이 떠올랐다. 이 영화로 인해 정말 기존의 총격 액션과는 차별화된 신선한 영화가 나왔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그게 딱 떠올랐다(근데 따지고보면 똑같이 곡사인데, 아무도 <최종병기 활>에 대해서는 <원티드>를 표절했다고는 안 하는 것 같다. ^^;;). 즉, 기존에 '활'만 갖고 만들어낸 영화가 없어 그것만으로도 참신한데, 아예 프로토 타입이 아니라 '곡사'라는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떡! 하니 세상에 등장했기 때문에 일단 소재면에서 별 5개 만점을 줘도 아깝지 않다는 것이 필자 개인적인 생각이다. 

2. 긴장감과 속도감 

활은 근력이 최대점에 달할 때까지 당겨서,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과녁을 조준하고, 뒤이어 가볍게 활시위를 놓음으로써 다음 이야기가 전개된다(명중인지, 불발인지). 이는 분명 총과는 다른 방식이다. 스나이퍼들이 적을 조준하고 과녁을 맞추는 과정에서 활시위를 당기는 그런 푹풍전야와 같은 분위기는 나지 않는다. 숨을 죽이고 과녁을 바라보는 그 이전에 활시위를 당기는 장면 하나가 더 추가됨으로써 극 전개의 완급 조절이 됨과 동시에 긴장감이 더해지고, 뒤이어 속도감이 배가되는 효과를 얻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봤을때 영화에서 그런 장면이 잘 연출된 것 같다. 

무조건 속사를 하는 것으로도 '우와! 멋있다!'가 나올 수 있지만(예전에 드라마 <주몽>에서 송일국이 눈을 가리고 화살을 땅에 꽂은 채 보지 않고 속사를 해서 과녁 정중앙을 관통하는 장면은 개인적으로 명장면으로 꼽고 싶은 것이다), '끼기긱~' 하면서 힘겹게 활시위를 당겨, 화살 끝을 과녁에 조준한 뒤 1~2초간 정적이 흐르고 이내 화살이 날아가는 연출이 한결 더 관객들로 하여금 긴장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로빈후드>도 괜찮게 표현했다고 볼 수 있지만(영화 속에서 굳이 따지자면 두 장면 정도 나올 듯 싶다. 로빈이 고프리 경을 향해 화살을 쏴 한번은 얼굴을 스치고, 영화 막판에는 목을 관통하게 했던 것 정도랄까?), 긴장감과 뒤이은 속도감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최종병기 활>이 더 잘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3. 현실감 

우리나라 사극극이라 하면 필자가 늘 지적하는 것이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ROME> 시즌 1~2를 요새 다시 보고 있는데, 그 현실감은 절대로 우리나라 사극이 따라갈 수 없다는 생각을 여러번 하게 된다.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는 그러한 현실감도 잘 살린 것 같아서 좋았다. 백두산 호랑이를 보고 겁에 질려하는 청나라 전사(실제 호랑이가 눈앞에 떡 버티고 서 있으면 오금이 저리다는 걸 잘 표현했다)도 그렇고, 무거운 갑주(물론 경량화했다곤 하지만)를 입고 계속 달리다가 헐레벌떡 낙오된 청나라 전사도 그렇고, 남이가 중간에 대나무를 잘라 급하게 애기살을 만드는 모습이라든가, 청군의 화살을 집어 재활용하는 모습도 그랬다(물론 함경도 일대에 대나무가 없어서 그렇게 애기살을 만드는 설정에 무리가 있긴 하지만). 

또한, 만주족 전사들이 만주어를 쓰는 모습이 필자에게는 굉장히 신선했다. '오호라~' 이거 정말 현실감있네~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필자가 만주어를 모르기 때문에, 배우들의 만주어 실력이 얼마나 자연스러운지는 모른다. 하지만 영화 안에서 저런 시도를 하면서까지 현실감을 배가시키려고 했다는 것 자체가 필자에게는 굉장히 신선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사극에서도 중국과 한국, 일본 사신들이 만나면 이렇게 통역을 하거나, 외국어를 쓰는 모습들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한국 사극에서는 그런 모습이 전혀 없지 않은가? 암튼, 이런 것들이 다 기존에는 세세하게 묘사되지 않았던 모습들이었기 때문에 더욱더 반갑게(?) 와 닿았다.

 
   

올해 <최종병기 활>이 어디까지 고공행진을 계속 할지 모르겠지만, 여러가지 측면에서 성공한 이 영화가 이후 등장할 한국 영화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상이다. 물론 이후 청나라의 기둥(?)이 될 도르곤을 호색한에, 불에 타 허무하게 죽는 것으로 그린 것은 좀 심했지만, 어차피 팩션인데 어찌하랴. 그냥 극중 긴장감을 최고조로 높이기 위한 장치(그래야만 쥬신타가 완전 눈이 뒤집혀 남이를 쫓아올 테니깐)로 선택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설정을 했다고 볼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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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괴수 영화! 필자의 결론부터 말하면 이렇다. 

이미 한국 영화계는 2006년,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라는 영화를 통해 '한국형 괴수영화'가 무엇인지 경험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에 나온 <7광구>는 <괴물>의 뒤를 잇는 기대작이자, 보다 큰 스케일, 보다 화려한 CG로 무장한 새로운 괴수영화로서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아래 기사는 개봉 직전 기사인데, 대부분의 기사들과 내용은 비슷하다). 

8월 3일 - 파이낸셜뉴스 기사 '7광구' 예매율 압도적 1위, 블록버스터 최강자 탄생! 

그런데...갈수록 흥행과 평가에서 엇갈린 반응을 엇더니만 결국에는 일찌감치 영화를 내리고 말았다. 

8월 5일 - 뉴스엔 기사 '7광구' 첫날 흥행스코오, '해운대'보다 높아..천만 되나 

8월 8일 - 뉴스엔 기사 애증의 '7광구' 폭풍흥행, 볼까 말까..'너 때문에 미치겠다' 

8월 11일 - 미디어다음 기사 '7광구' 혹평 입소문에 흥행 내려앉나 

8월 13일 - 뉴스엔 기사 '블라인드' 스크린수, '7광구'보다 적은데..순위는 앞서 

8월 26일 - 스타뉴스 기사 '7광구' 스크린수 733개→7개..사실상 종영 

8월 29일 - 뉴시스 기사 '7광구' 폐쇄 초읽기, 어쩌다 이 지경 됐나 

100억 이상이 들어간 대작에다가, 화려한 CG와 출연진으로 큰 관심을 모았는데도, 왜 망했을까? 

그에 대해서 필자가 몇자 적어보도록 하겠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필자 개인적인 기준에 의거한 것임을 참고하시길. ^^ 

1. 뚜렷하지 않은 캐릭터 

하지원은 여전사로서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굳혀 '한국의 안젤리나 졸리'가 되려 했지만, 뭔가 부족했다. 그것보다는 그냥 드라마 <씨크릿 가든>에서의 스턴트우먼의 이미지가 더 강했던 느낌이 난다. 그만큼 액션이 뭔가 부족했다는 것! 안성기는 늘 그렇듯이 정신적 지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간간히 활약했는데 마치 영화 <무사>에서의 분위기와 흡사했다. 그밖에 오지호, 이한위, 박철민, 송새벽은 기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이미지를 그대로 갖고 이 영화에서 활약(?)했는데, 그게 정말 NG였다는 생각이 든다. 기존의 모든 영화 혹은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박철민의 캐릭터, 그리고 앞선 영화들에서 보여준 송새벽의 캐릭터는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이 영화와 맞지 않을 정도였다. 

앞서 <고지전>의 경우에는, 오히려 캐릭터들 사이의 극중 대립이 돋보여서 좋았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런 면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나마 꼽는다면, 안성기 이후 이클립스호(시추선)의 캡틴을 맡은 황인혁 역할의 박정학과 하지원과의 대립인데 이마저도 중심을 잃고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다(개인적으로 박정학이 영화 초반에 보여준 침착하고 다소 이기적인 모습은, 영화 후반에서 전혀 다르게 묘사되어 의아할 정도였다. 뭔가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처럼 하더니만 그것도 아니고). 영화 후반부에는 전대 캡틴이었던 안성기의 비밀이 드러나면서 하지원과 약간 트러블이 생기는가 싶더니 그것도 결국 안성기가 살신성인의 자세로 괴물과 싸우면서 흐트러지고. 캐릭터끼리의 관계가 명확하지 않고, 단순히 하지원이라고 하는 여주인공의 캐릭터만 돋보이다 보니 어설픈 영웅물이 되어버린 셈이다. 그런데 어쩌랴. 영웅물이 제대로 되려면 제대로 된 스토리와, 주변 캐릭터들의 확실한 희생 및 보조 등이 뒤따라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전혀 없었다(특히 하지원의 연인으로 나오는 오지호의 역할은 그야말로 안습! T.T). 

2. 어설픈 CG 

깜짝 놀랐다. 영화 중간중간 계속 나오는 배경이 마치 합성한 것과 같은 어설픈 느낌이랄까? 좋게 말하면 영화 <씬시티>에나 나올법한 이질적인 화면처리 같았고, 나쁘게 말하면 드라마 <연개소문>에서 여러번 지적된 어설프기 짝이없는 배경 및 CG를 보는 것 같았다. 대체 100억은 어디에 다 들어갔단 말인가? 어떤 기사 보니깐 98% 이상이 다 CG 처리되었다는데. 솔직히 영화를 보기 전 예고편만 보고서는 오오~CG 괜찮은데~라는 생각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예고편에 나온 것들은 영화 전체 중에서 CG가 가장 잘 표현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찍는 내내 배우들이 얼마나 고생했고, 얼마나 힘들게 촬영했는지는 충분히 이해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에 대한 평가까지 잘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특히 시추선을 멀리서 찍은 전경 등이 굉장히 어설펐는데, 종이배경을 합성시킨 것 같은 느낌이 아주 강하게 났다. 예전에 <괴물>에서는 정작 주인공(?)인 괴물이 어설펐다는 네티즌들의 평가가 많았고, 그에 대해 제작진들은 일부러 그런 느낌의 괴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라는 얘기를 했었던 기사를 봤다. 그런데 정작 이 작품에서는 괴물은 상당히 잘 표현됐다는 생각이 든다(봉준호 감독의 <괴물>보다도 더!). 그런데 주변 배경이라든가, 기타 CG들이 어설퍼서 괴물의 생생함이 많이 감퇴했다는 느낌이다. 

특히, 영화 후반부 오지호가 죽고, 하지원과 단독으로 싸우는 괴물 그 자체만 놓고 본다면 CG는 수준급이었다고 생각한다. 단, 아직까지 헐리웃 영화 속에서 나오는 3D, 혹은 일반 영상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 두가지 정도만 얘기하도록 하겠다. 

솔직히 괴물 나오는 SF 영화에서 배우들의 조합에 문제가 있고, CG가 엉성하면 뭐 볼게 있나 싶다. 그밖에 이 영화에 대해 스토리를 언급하는 분들도 많이 있는데, 필자는 개인적으로 스토리에 대해서는 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어차피 괴수 영화라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인 것이니만큼, 비현실적인 설정에 기인해 스토리를 짜야 하는데 거기에서 얼마나 합리적이고, 설득력있는 현실적인 꺼리들이 나오겠나 싶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은 미군부대의 악성폐기물 무단 방류에 따른 괴물 탄생으로 이야기가 시작했지만 정작 왜 괴물이 달랑 한마리만 생겨났는지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 그 정도로 생물체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면, 수질오염이라든가, 다른 환경적인 오염도 엄청났을텐데 그런 것도 없고. 그리고 이번 영화 <7광구>에서는 원래 심해에 존재했던 괴생물체를 인간의 욕심으로 크게 부풀려서(?) 아구와 물개를 뒤섞어놓은 그런 괴물을 만들어낸 것인데, 어떻게 보면 일반적인 괴수 영화의 스토리로 큰 문제는 없지 않나 싶다. 

영화 <고질라>도 그렇고, <용가리>도 그렇고, 왜 그런 괴수가 태어나게 됬는지는 따지지 않는다. 그냥 갑자기 등장하는 것 뿐이다. 그렇게 봤을때 개인적으로 원래 있었던 괴물인데 사람이 외계로 가는 바람에 만나게 되는 '에일리언'이나, 원래 있었던 괴물인데 사람이 약간의 조작을 가해 크게 만들어낸 '7광구의 괴물'은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을 한다. 뭐 굳이 따지자면 좀비 영화의 신기원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28일 후><28주 후>, 베트맨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내린 <베트맨 비긴즈><다크나이트>, 혹은 최근에 개봉한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처럼 영화 속 이야기가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진행됐는지 분명하게 얘기해주는 영화들이 있긴 하다. 그렇지만 <7광구>는 기본적으로 괴수와 싸우는 인간의 혈투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영화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것만도 시간이 부족할테고, 이처럼 친절한(?) 사전 설명은 생략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마치 <에일리언 1>에서 일단 괴물이랑 미친듯이 싸우고 보는 것처럼 말이다. 

이 영화가 한국 영화 중 괴수를 다룬 최초의 영화였다면, 분명 평가는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 봉준호 감독이 수년전에 영화 <괴물>로 이미 그런 시도를 한 바 있고, 그 영화는 전반적으로 흥행도 성공하고 평가에서도 호평을 받았었다. 그리고 수년 후 더 나아진 기술력과 연출력을 갖고 과감하게 같은 분야에 도전했음에도 이처럼 실망스러운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은 분명 혹평을 받을만 하다고 생각한다. 영화 <괴물>에 나오는 괴물과 기본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은 괴물의 설정은 신선함보다는 익숙함을 선사했고, 그러한 익숙함은 배우들의 캐릭터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아마 그 점이 하지원 혼자 고군분투해도 이 영화를 제대로 이끌어가지 못 하는 마이너스로 작용했던 것은 아니었나 싶다. 

그래도 끊임없이 이러한 괴수 영화가 나온다는 것은 한국 영화계에 분명히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하리라는 생각은 한다. 솔직히 이렇게 앉아서 인터넷에 몇자 끄적거리는 필자가 뭐라고 함부로 할 수는 없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것이므로 그점 다시 한번 밝히고, 마지막으로 영화를 만드느라 고생한 모든 배우들과 제작진들에게 고생하셨다는 한마디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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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전'. 제목만 봐도 전쟁영화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포스터를 보면 한국전쟁에 대한 영화라는 것도 쉽게 알 수 있다. 

휴전선을 따라 지겹게 지도에서 한줌 정도 되는 땅뙤기를 빼앗기 위해 싸우는 고지전. 한국전쟁을 통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 것이 바로 고지전이다. 우리나라에서 한국전쟁을 다룬 몇몇 영화가 있지만(최근에 개봉한 영화로는 <포화 속으로>나 <적과의 동침>이 있겠다), 영화 속에서 고지전에 대해 묘사한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일단 소재부터 독특했다. 

거기다가 전쟁의 시간적 배경 또한 아주 독특하다. 

전쟁 초반을 다룬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쟁이 한창 벌어지고 있는 시점을 다룬 것도 아니다. 

이 영화는 전쟁이 끝나가는 시점, 그것도 휴전협정에 조인이 된 다음부터 치열한 고지전을 그리고 있다. 

영화에 대한 대략의 줄거리는 다음에서 검색한 것을 그대로 옮겨본다(클릭).내용은 대강 이러하다. 애록고지는 가상의 공간인데(감독이 Korea를 뒤집어서 aero-K라고 했단다. 머리 좋은데? ^^), 일단 동부전선의 실제 상황과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뭐 전쟁 중이기에 나이 어린 청년이 대위가 되고, 이등병에서 중위로 특진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금 과장된 측면도 있다. 암튼, 그런 특진 과정이 중요한 것은 아니니깐 생략하도록 하겠다. 일단 영화를 보면서 필자가 감상 포인트로 삼았던 몇 군데를 언급하도록 하겠다. 

   
 

1953년 2월, 휴전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는 가운데 교착전이 한창인 동부전선 최전방 애록고지에서 전사한 중대장의 시신에서 아군의 총알이 발견된다. 상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적과의 내통과 관련되어 있다고 의심하고 방첩대 중위 ‘강은표’(신하균)에게 동부전선으로 가 조사하라는 임무를 내린다. 애록고지로 향한 은표는 그 곳에서 죽은 줄 알았던 친구 ‘김수혁’(고수)을 만나게 된다. 유약한 학생이었던 ‘수혁’은 2년 사이에 이등병에서 중위로 특진해 악어중대의 실질적 리더가 되어 있고, 그가 함께하는 악어중대는 명성과 달리 춥다고 북한 군복을 덧입는 모습을 보이고 갓 스무 살이 된 어린 청년이 대위로 부대를 이끄는 등 뭔가 미심쩍다. 

살아 돌아온 친구, 의심스러운 악어중대. 이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은표와 수혁은 고지 탈환 작전에 투입된다. 그러나 신임 중대장의 무리한 작전으로 엄청난 위기에 처하게 되고 악어중대의 어리지만 베테랑인 대위 신일영(이제훈)과 중위 수혁의 단독 작전으로 위기를 모면한 채 후퇴한다. 사사건건 자신의 의견에 반기를 들고 단독 행동을 하는 악어중대원들을 못 마땅해 하던 중대장은 중화군과의 함화공작 전투를 벌이던 중 자신의 명령에 불복종하는 중사 오기영(류승수)에게 사살위협을 가하고 그 순간, 수혁은 망설임 없이 중대장을 쏴 버린다. 눈 앞에서 벌어진 상관의 죽음, 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은폐하는 그들과 무표정한 수혁. 순식간에 하나가 된 중대 전체에 은표는 당혹감을 느낀다. 

사라진 지난 2년, 그에게... 그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1. 전쟁의 본질을 그려냄 

영화 초반부 북한군에게 사로잡힌 강은표는 북한군 장교 현정윤에게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너네들이 왜 지는지 알아? 너네들은 왜 싸우는지를 모르고 보기 때문이야~" 라고. 

그렇게 영화는 초반부에 한국전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의문점을 던진다. 이후 풀려난 강은표는 인간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빨리 휴전이 되길 바라는 베테랑 군인으로 거듭난다. 그리고 강은표는 거기에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절친 김수혁을 만나는데, 수혁의 계급은 사병이 아닌 중위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또한 김수혁은 더 이상 전쟁에 두려워하며 벌벌 떨던 이등병이 아니었으며, 애록고지 전투를 담당하는 악어중대의 실질적인 리더가 된 상태였다. 그런데 알고보니 악어중대 간부와 몇몇 군인이 북한군과 내통(?)하고 있음이 밝혀지게 된다. 실상은 이렇다. 악어중대 부대원들은 어차피 고지를 서로서로 점령하는 마당에 보급품이나 각종 물자를 다 옮길 필요가 뭐 있냐? 싶어서 놔두고 갔다가 북한군이 이를 몽땅 가져간 사실을 알게 되었고, 훗날 그 구덩이를 통해 서로 먹을 것도 놓고, 편지도 전해주고 했던 것이다. <공동경비구역 JSA>의 시공간적 배경을 좀 옮겨왔다고나 할까? 

암튼 이를 두고 강은표 대위는 딜레마에 빠진다. 알고 봤더니 어리바리한 중대장이 오면 악어중대는 알아서 그를 제거하고,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투쟁해왔던 것이다. 오직 삶. 삶에 집착하는 악어중대에게 국가에 대한 충성심, 상관에 대한 절대적인 상명하복 등은 일반 부대와는 조금 다르게 느껴지고 있었다. 필자는 어떻게 보면 이게 전쟁의 본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강은표 대위처럼, 국가를 위해, 휴전을 위해, 무의미한 죽음을 방지하기 위해, 大意를 지키기 위해 전쟁을 수행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개중에는 전쟁이 끝나갈 시점, 자신의 전공과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전쟁터로 왔다가 김수혁 중위에게 머리에 총 맞고 죽는 어리바리한 유재호 대위같은 사람도 있었을테고. 그렇지만 대다수의 군인들은 악어중대원들과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전쟁이 다 무에 소용이냐? 그냥 죽지 않고 살아가고, 맡은 바 임무만 수행하면 돼지. 거기에서 북한군 옷을 입든, 북한군이 주고 간 술을 마시든, 북한군과 편지 및 사진을 주고 받든 그게 무슨 소용인가? 

<웰 컴 투 동막골>이나 <꿈은 이루어진다>에서는 남한군과 북한군과의 만남이 다소 코믹스러운 소재로 그려지고 있지만, 여기에서는 충분히 가능성있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어 더욱더 현실성이 부각되었다. 안 그래도 얼마전 공동경비구역 JSA와 같은 일이 실제 전방에서 벌어졌음을 확인한 기사(클릭)가 나기도 하지 않았는가. 단순히 <태극기 휘날리며> 혹은 <포화 속으로>에서처럼 영웅적인 주인공의 활약상만을 강조하지도 않고, 앞서 언급한 영화에서처럼 한국전쟁 및 그 이후의 분단상황을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지만도 않아서 그 점이 깊게 와닿았다. 

 2. 현실감있는 전장과 캐릭터 묘사 

솔직히 이 영화 전체 분량에서 실제 전투씬은 그리 비중이 높지 않다(실제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실 것이다. 고지전이라 하면 말 그대로 구릉 정상부를 향해 미친듯이 돌격해서 적의 진지를 빼앗는 장면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장면이 그리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고지전'이라는 제목에 걸맞는 분위기가 많이 나는 것이 사실이다. 

사면부에 늘어서 있는 군막사들, 참호 속의 모습, 나이는 어린데 대위 계급장을 달고 있고 약(무슨 약인지 까먹었다)을 무절제하게 복용하면서 고통을 느끼지 못 하는 악어중대장. 평소에는 철없이 웃고 놀다가 전투에 돌입하면 진지하게 작전에 임하는 부대원들. '2초'가 여자라는 것을 알고 죽이지 못하는 강은표 대위. 전장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싸우는 부대원들. 정전협정 후 12시간동안 한뼘이라도 더 차지해야 한다고 하면서 다그치는 연대장.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작전을 고집하는 펜대 굴려 진급한 중대장. '2초'라고 하는 스나이퍼의 존재(그간 한국전쟁 영화에서 스나이퍼에 대한 묘사는 너무 없었다) 등등. 

군사훈련과 실제 전투가 영화의 태반을 차지하는 <실미도>라든가, 형제의 헤어짐과 상봉을 내내 대규모 전쟁과 함께 그려낸 <태극기 휘날리며> 등과는 많이 다른 스타일의 영화였다. 특히 전장 속의 인물 심리 묘사(개인적으로는 신임 중대장의 말도 안 되는 작전지시에 흥분하며 반박하는 신일영 대위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가 뛰어났는데, 이는 각 배우들이 그만큼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충실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신하균과 고수의 극 중 대립(?)은 마치 <유령>에서 최민수와 정우성이 보여준 대립과 비슷한 느낌이 나기도 했다(물론 그보다는 긴장감이 덜 했지만. 그렇기에 여기에서는 결국 둘이 화해한다). 다양한 캐릭터의 배우와 적절한 대립구도는 각 배우들의 열연과 맞물려 영화 전체를 이끌어가는 큰 힘으로 작용했다(그리고 그런 면에서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7광구>는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이상 두가지 관전 포인트로 인해 필자는 영화를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소재의 특이성부터 시작해서, 현실감있는 묘사, 기존 영화와는 많이 다른 시각으로 한국전쟁을 바라본 영화, 고지전. 관객수는 필자의 기대나 생각만큼 많이 모이지 않았지만 분명 잘 만들어진 멋진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쯤 더 보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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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들어 극장가에 크게 홍보가 된 블록버스터급 영화는 총 네편이다. 

솔직히 이 네편의 영화게 대한 글을 쓰려다가 어떻게 하다보니 '쓰는 김에 최근에 본 한국 영화 다 써 볼까?' 하게 됐고, 이제서야 원래 쓰고자 했던 글의 본론을 쓰는 것 같다. 암튼 그 네편의 영화가 무엇인고 하니 바로 이 영화와 <고지전>, <7광구>, <최종병기 활>이다. 그리고 현재 이중 극장가에서 내린 영화도 있고, 아직 연일 흥행매진 돌풍을 일으키겨 계속 상영 중인 녀석도 있다. 암튼, 그 네편의 블록버스터 중에서 가장 먼저 본 퀵에 대해서 몇자 적어보려고 한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뭐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 그래도 간략하게 몇자 적어보겠다. 

한때 완전 잘 나가던 폭주족이었던 한기수는 개과천선해서 아주아주 유명한 퀵서비스맨이 된다. 그리고 어느날 방송국에서 가수를 옮겨주라는 접수를 받는데, 이 가수가 알고보니 어릴때 서로 사랑하던 아롬이였던 것이다. 그렇게 오랜만에 다시 만난 그 둘은 회포를 풀 시간도 없이, 출발하려는 찰나 아롬이 기수의 헬멧을 쓰고 이내 타이머가 작동한다. 시간 내에 물건을 배달하라는 것인데, 그 물건이 폭탄이니깐 제때 알아서 보내주라는 것이었다. 이게 왠 날벼락? 하지만 그 둘은 이내 심각한 상황임을 알고 냅다 즈려 밟아 달리기 시작한다. 

알고 보니 감독은 <뚝방전설>을 연출한 바 있었다. 그냥 평범하게 봤던 영화였는데, 이번에 찍은 영화를 보니 장족의 발전을 거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그래도 연신 최고의 제작비(130억이었나?)를 쏟아부은 대작이라고 광고를 때렸는데, 영화를 보니 실제로 여기저기 돈 쓴 티가 팍팍 났다. 일단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아주 스피디하게 전개된다. 속도감을 강조하기 위한 카메라 앵글부터, 음향, 각종 CG까지 모두 만족스러울 정도다. 외국에서는 제이슨 스태덤 주연의 <트랜스포터> 시리즈라든가, 빈 디젤 주연의 <분노의 질주> 시리즈 등 과감하고 시원시원한 자동차 액션 영화들이 많이 있기에 왜 우리나라에는 그런게 없나? 했었는데, 그럴 타임에 딱 등장한 영화가 바로 이 <퀵>이다. 또한, 영화 <해운대>에서 호흡을 맞춘 이민기와 강예원이 여기에서도 호흡을 맞춰 더욱 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었다. 앞서 언급한 영화처럼 화려하고 멋진 액션이 들어가 있진 않지만, 코믹스러움이 들어간 내용 전개도 나름 신선하고 재밌었기 때문이다. 

위에서 보는 것처럼 쾅쾅! 하고 도심 속에서 시원하게 터져주시는 폭파장면 또한 스피디한 도로질주 씬과 맞물려 빼놓지 말고 봐야할 장면이 아닌가 싶다. 특히 영화 중하반부 도로 한가운데에서 펼쳐지는 추격씬과 자동차 폭파씬 등은 단연 압권이었는데, 어색함없이 제대로 연출되어 보는 내내 '우와!'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했다. '아아!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제대로 부수고 박살내는 영화가 나오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트랜스포머 3>의 그것과 비교해봐도 크게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아닌가? -.-;).  

암튼, 이 영화에 대한 필자의 감성평을 정리하자면... 

첫째. 개성있는 캐릭터들의 적절한 연기와 환상 호흡이 돋보였다. 해운대에서 사고뭉치로 나온 김인권이 여기에서도 감초 역할을 제대로 해줘서 더욱더 영화가 빛을 발했다고 생각한다. 남우조연상감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둘째. 영화 초반 '왜 하필 나한테 이러는데!?'라고 외치는 주인공과 나쁜 놈으로 나오는 정인혁과의 관계가 영화 막바지 밝혀지면서 스토리 라인도 극 초반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진행된 것 같다는 느낌이 난다. 정인혁과 한기수와의 개인적인 원한 관계에다가 정인혁이 폭탄기술로 떼돈을 벌기 위해 벌이는 음모까지, 2개의 스토리 라인이 잘 버무러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셋째. 엄청나게 돈을 많이 들인 티가 팍팍 나면서 크게 어설프지 않은 CG 및 도심 속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추격씬이나 폭발씬 모두 시원하게 잘 그려졌다. 거기에다가 격투나 살인으로 점철된 액션이 아닌, 코믹이 버무러진 액션인지라 독특한 스타일의 한국형 액션영화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고 본다. 예전에 <흡혈형사 나도열>이 개봉하면서, 새로운 한국형 히어로를 만들려고 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그건 실패한 반면(그나저나 이거 2탄이 2007년에 나왔다는데 극장 개봉한건 아닌 것 같고, 뭐지?? 클릭 처음 알았다, 이 영화가 2탄까지 나왔는지...호오~), 이 영화는 시리즈로 나온다고 하면 크게 호응을 얻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넷째. 무더운 여름에 시기적절하게 잘 개봉한 것 같다. 아마 봄이나 가을, 겨울쯤에 개봉했다면 덜 와닿았을 것만 같다. ^^; ㅎ 

암튼, 지금껏 평한 영화 중 가장 여름에 걸맞고, 가장 시원하게 봤던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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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한국 공포영화는 그저 그랬다. 이 영화 말고도 <화이트 : 저주의 멜로디>와 <기생령> 역시 기존 영화에는 없던 소재였기 때문에 연신 방송에서 떠들고 홍보도 많이 하고 했지만, 대부분 성적은 초라했다. 그나마 이 영화가 조금 나았다고 해서 봤지만 이 역시도 뭐 그냥 그저 그런 영화일 뿐이었다(관련 기사를 보니 초반에만 반짝하고 전체 흥행성적은 화이트가 가장 높은 것도 같다. 클릭). 

간단하게 줄거리를 읊어보자면, 주인공 소연은 어릴적 충격으로 폐쇄공포증을 앓고 있는 아가씨로 펫숍에서 미용사로 일하고 있다. 고양이를 사랑하고 아끼는 역할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내용 전개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 극 초반에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그리고 이야기는 소연에게 고양이를 맡긴 아줌마(부잣집)가 엘레베이터에서 죽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후 이야기는 예상한대로 흘러간다. 소연 주변의 고양이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죽게 되고(소연이 다시는 펫숍 주인이라든가, 고양이를 괴롭히는 소연 친구 보희, 고양이 안락사시키는 남자 등), 소연은 그것이 고양이 '비단이'(처음에 죽은 아줌마가 기르던 고양이)와 관련있는 일이라고 짐작하게 된다(아래 사진의 고양이가 비단이다). 경찰의 부탁으로 비단이를 집에서 기르는데, 그때부터 어린 소녀를 보기 시작한다(이때 어린 소녀는 거의 주온의 그 아이처럼 숑숑 등장한다). 

뭐 다음의 영화 소개를 보니, 세 사건 모두 밀폐된 공간에서 목격자 없이 죽었으며, 사체 발견시 현장에서 고양이가 발견되었다는 공통점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는데...그게 무슨 큰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것만 갖고 이야기 전체를 이끌어가고 있어 연결고리가 상당히 취약하기 때문이었다. 대개 저런 식의 스토리가 이어지려면, 세 사건에서 죽은 사람이 고양이를 괴롭히던 존재라는 것만 갖고는 안 되며, 서로 어떠한 상관성이 있어야만 하는게 아닌가 싶다. 예를 들어 엄정화가 열정적(?)인 엄마로 분한 <오로라 공주>에서처럼, 서로 관련없는 듯한 여러 사람들이 갑자기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결국에는 그 죽은 사람들이 모두 하나의 사건으로 귀결되는 그런 스토리가 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그런 연결고리가 취약하다. 그래서 내용 전개에 있어서 어설픈 부분들이 있다. 

내용을 좀 더 스포하자면... 

저 사진 위의 소녀(위에서 갑자기 슝슝 나타난다는 아이)가 이 모든 살겁(?)의 원흉이다. 저 아이는 고양이를 너무 좋아해서 살던 아파트 지하실에서 버려진 고양이들과 함께 매일 즐겁게 노닌다. 하지만, 아파트에 사는 아줌마들은 집값 떨어진다고 지하실을 완전 메워 버리라고 경비 아저씨를 닥달하게 되고, 마침 소녀가 지하의 정수조에 사고로 빠지게 된 그 찰나에 지하실을 완전히 메워버린다. 그리고 소녀는 고양이를 괴롭힌 사람들에게 복수를 하고, 그나마 박민영은 고양이를 잘 대해줬기에 죽음을 당하지 않고, 결국 소녀의 안타까운 죽음을 발견하고 진실을 파헤치게 된다는 것이다. 

일단...내용은 이게 전부인데, 상당히 진부하다. 뭐 방송에서는 고양이가 단순히 가해자측의 상징처럼 묘사되지 않고, 사건을 보고, 뭔가 비밀을 안고 있는 그런 존재로 그려냈다고 이 영화가 신선하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신선하지 않다. 우리가 흔히 靈物이라고 부르는 고양이(개에 비해서도 상당히 신비한 느낌이 나긴 한다)의 이미지대로라면 이 정도의 설정은 지극히 자연스러우며, 너무나 익숙해서 별게 없다고 봐야하지 않나 싶다. <캣 우먼>과 같이 고양이가 9개의 심장을 갖고 있다는 설정에 따라 만들어진 히로인이 등장하는 헐리웃 영화처럼 만들었다면 당연히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호응을 얻지 못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설정이 익숙하기에 그나마 이 정도로 관객을 끌어모은 것이 아닐까 싶다. 즉, 전체적인 내용이 그만큼 익숙하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진부하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하물며 진부한 소재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내용 전개가 어설프기 때문에 솔직히 보는 내내 '저게 뭐야?'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소녀는 그저 고양이랑 놀다가 자신의 실수로 정수조에 떨어져 다쳤고, 그 사이에 지하실이 메워진 것인데 왜 애꿎은 고양이를 괴롭히는 사람들만 죽어나는가? (솔직히 그 사람들은 그 소녀의 죽음에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전혀 관여하지 않은 사람인데) 더군다나 아이가 실종됐음에도 이를 제대로 처리앉는 그녀의 아버지와 손녀가 죽어 정신이 나간 할머니를 등장시키는 것은 좋은데 그것이 극의 긴장감을 살리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었다. 즉, 결론은 소녀가 자신의 억울한(?) 죽음을 누가 알아줬으면 했고 그 메세지를 고양이를 통해 전달하려고 했다는 것인데 각 부분의 연결고리가 미약하다 보니 내용이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했던 것 같다.





예고편 동영상이 있으니 이건 참고하시고~ 

솔직히 박민영이 이 작품으로 <폰>의 하지원, <장화, 홍련>의 임수정 뒤를 이을 수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만큼의 퀄리티가 있는 작품도 아니었고 말이다. 매 여름마다 그래도 한편씩은 공포영화를 봤었는데, 이번에는 망한 것 같다. 

나중에 기회되면 한번 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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