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 풀지 못한 인류 문명의 비밀 - 세계 미스터리 속 고고학 상식 세계 미스터리 속 사회.과학 상식 시리즈 3
왕옌밍.짜오용펑 지음, 김수현 옮김 / 파라주니어(=파라북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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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조금 쉽게 고고학을 접할 수 있는 책을 하나 소개하려고 한다. 제목은 조금 거창한 듯 하지만 이 책의 소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전반적으로 고고학과 관련된 신기한(흥미 위주의) 이야기들을 소개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고고학자가 아닌 출판사 편집장들인데 그런만큼 독자가 흥미를 느낄 수 있을만한 이야기들을 잘 선별했으며, 책의 구성이나 디자인 또한 깔끔하고 산뜻했다. 처음에는 나이 어린 독자들을 위한 책인 줄 모르고 구입했는데, 읽다 보니 어린이뿐만 아니라 학생이나 어른들에게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책의 목차를 보면 크게 고고학의 미스터리, 민족과 종교, 풍습과 전통이라는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장은 다시 5~6개의 챕터로 나눠져 있었다. 그리고 몇개의 챕터에는 말미에 '뉴스 속 고고학'이라는 Tip을 따로 마련해서 현재 그 문화재나 유적이 어떻게 이슈화되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어 독자들에게 친근감을 더해주고 있었다. 어찌 보면 이러한 구성은 어린이책의 전형적인 스타일인데, 이는 그만큼 독자들에게 가장 잘 어필할 수 있는 스타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거기다가 '옮긴이의 글' 부분의 배경에는 세계 지도가 그려져 있었으며, 각 장의 첫부분에는 선사시대 암각화가 그려져 있었는데 그런 디자인 하나하나가 이 책과 상당히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장을 넘기면서 전체적으로 책의 구성과 디자인, 색감 등은 상당히 뛰어나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장을 하나씩 넘겼다.

일단 본론으로 들어가면 전체적으로 어려운 내용은 거의 없다. 오히려 다른 책에서 여러번 다룬 내용들도 더러 보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1장의 'Chapter 01. 고대 트로이 전쟁의 유적은 어디 있을까?' 나 'Chapter 02. 로제타석에 담긴 상형문자의 뜻은 무엇일까?', 'Chapter 09. 신비한 스톤헨지에 담긴 뜻은 무엇일까' 등이 그러했다. 이런 내용들은 이미 고고학 관련된 서적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접하는 내용인데다가 이제는 어느 정도 일관된 견해들이 나온 부분이기도 해서 주인장의 눈에 크게 들어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Chapter 03. 남아메리카 피라미드는 이집트 피라미드의 모방일까?'나 'Chapter 05. 미케네 문명은 어떻게 멸망했을까?', 'Chapter 07. 아마존 여인국은 정말로 존재했을까?'와 같은 부분은 상당히 볼만했다. 일단 이런 주제들은 고고학 관련된 서적에서 쉽게 나오지 않은 부분인데다가, 고고학적으로 상당히 오래전부터 연구가 진행된 내용이어서 어떻게 보면 대중적이라기보다는 학문적인 내용이기 때문이었다. 실제 전세계의 피라미드를 두고 이집트에서 전파되어 나간 것이라는 학설이 한때 지배적이었는데 이러한 전파론은 오늘날 수많은 비판을 받고 그 설 자리를 잃은 것이 사실이다. 고구려만 봐도 '동방의 피라미드'라고 불리는 장군총과 같은 거대한 적석총을 수없이 많이 만들었는데 그러한 것들을 하나의 단일한 루트를 통한 전파론적 시각에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겠다. 또한 미케네 문명은 오늘날 해상민족에 의해 멸망했다고 알려져 있는데(물론 다른 견해도 있으며, 이 책에서는 그러한 여러 견해들을 소개하고 있다) '슐리만=트로이 유적'이라는 공식에 가려져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내용이어서 더욱 눈에 띄었다. 마지막으로 아마존 여인국을 고고학적으로 다룬 책은 이 책이 처음인 것 같았다. 우리나라에도 안동에 여인왕국의 왕궁터로 전해지는 유적지가 있으며, 동방에 여인국이 있었다는 기록이 여럿 보이고 있는데 그것과 연계해서 생각하니 재미있었다. 특히 미국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카자흐스탄의 러시아 남부 초원에서 발견한 여성이 묻힌 무덤들에 대한 내용은 처음 접하는 것인데, 더 자세히 알아보면 재밌는 내용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Chapter 04. 파라오는 어떻게 사람을 죽일 수 있었을까?'와 같이 내용을 쉽게 짐작하기 어려운 제목(그 유명한 투탕카멘의 저주를 언급한 챕터다)은 조금 아쉬운 감이 있었고, 'Chapter 08. 이스터 섬의 거대한 석상은 누가 만들었을까'에서는 환경 변화와 인류 문명의 발전양상에 대한 내용이 조금 더 언급됐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장을 읽고 난 주인장의 소감은 '굉장히 잘 쓰인 책이다.'라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이 책의 두 저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쓴 책임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주제에 대해 서술할때 반드시 학계의 여러 견해들을 언급하고 있었다. 물론 두 저자가 각 주제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내용에 대해 하나의 일관된 견해를 피력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그 주제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곁들이고, 그 주제에 대한 학자들의 상반된 견해, 혹은 변화된 견해 등을 소개한 뒤 오늘날 이 주제들이 어떻게 이슈화되고 있는지 언급하고 있는데, 그러한 구성들은 이 책이 전문성과 대중성을 겸비했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한 내용은 'Chapter 09. 신비한 스톤헨지에 담긴 뜻은 무엇일까?'에 가장 잘 드러나 있었다. 특히 솔즈베리 스톤헨지 복원도 및 우드헨지와 시헨지의 사진을 첨부하는 등 최근의 연구동향까지 잘 소개하고 있었는데 이는 독자로 하여금 상당한 수준의 고고학적 지식을 쌓게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2장의 제목은 '민족과 종교'인데 앞선 내용보다는 덜 유명(?)한 내용들이 실려 있었다. 주인장이 눈여겨 본 부분은 'Chapter 03. 네안데르탈 인은 정말로 멸종했을까?'와 'Chapter 04. 인류는 어디에서 기원한 것일까?', 'Chapter 05. 북경원인의 화석은 어디로 사라졌을까?'였다. 일단 챕터 3과 4의 경우, 인류학과 고고학 등지에서 아직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남아있는 부분으로서 지극히 학문적인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이를 재밌게 풀어서 서술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전문적인 내용을 대중성있게 적절히 소화해서 풀어내고 있었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읽는데도 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북경원인의 화석에 대한 내용(전쟁 중에 사라졌다는 내용)은 주인장도 얼마전『고고학의 모든 것』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처음 접했는데 이 책에서도 소개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물론 주인장이 공부가 짧아 최근에야 이 사실을 알았을 수도 있지만 어린이용 책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고고학적 지식들을 전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신선했다.

3장은 이 책에서 가장 덜 고고학적인 내용이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또 그만큼 재밌는 내용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었다. 'Chapter 02. 로물루스의 약탈혼 전설은 지어낸 것일까?'만 봐도 주인장이 다른 책에서 접하지 못 했던 내용인데, 이러한 전설에 부합할만한 고고학적 증거가 발견되었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그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은). 물론 이에 대해서 학자들마다 다른 견해들을 내놓았지만 로마의 시조 및 혼인풍습과 관련된 내용이 있다는 것 자체로도 볼만했다. 또한 'Chapter 03. 누가 스핑크스를 만들었을까?'의 내용도 처음 보는 내용들이 많아서 신선했으며, 'Chapter 04. 코코스 섬의 보물은 어디에 묻혀 있을까?'  의 내용은 오늘날까지 고고학이라는 학문이 보물탐사와 어느 정도 결부되어 이해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이상이다. 주인장이 앞서 여러번 밝혔듯이 이 책은 상당히 잘 쓰인 고고학 대중서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것도 단순히 삽화와 도판 등으로 화려하게 치장하여 독자들에게 시각적인 효과만 극대화한 그런 책이 아니라 어느 정도 전문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책이다. 어린이 책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전문적인 내용과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게끔 소개된 여러 학설들을 담고 있는 것은 물론이요, 관련 전공자가 아니면 고고학도라도 쉽게 접하기 힘든 최신의 자료들과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어 어른들도 읽는데 전혀 모자람이 없을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최신의 내용을 담고 있다는 사실이 주인장에게는 상당히 큰 매력으로 다가왔는데, 요즘같이 인터넷의 발달로 어린이들도 클릭 몇번으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점에 이렇게 최신 내용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눈에 띄지 못 하리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앞서 고고학을 조금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라고 소개했지만 그렇다고 결코 쉽게 읽고 잊어버릴만한 책이 아니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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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9-09-07 0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재밌다고 하시니까 저도 읽어봐야겠네요. 늘 좋은 책 추천 감사드립니다.^^

麗輝 2009-09-07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부담없이 읽는데는 아주 적절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번 읽고 소감 얘기해 주세요. 이거 제가 괜히 오바해서 소개한 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