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나와 비슷한 시기에 아기를 낳은 친구가 미니홈피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누군가 말하기를, 아기 낳기 전에는 흑백으로 보였던 TV가 아기를 낳은 후 컬러로 보이는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고. 엄마가 되었으니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내게 아마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정신이 없어질 거라고도 했다. 맞는 말이다.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오늘이 며칠인지, 어떤 새로운 뉴스가 있는지, 누가 일부러 말을 안 해주면 신경조차 쓸 겨를이 없다.

 

  한 가지 또 다른 변화는 나 자신에 관한 것. 오해였을까. 나는 내가 꽤 엄한 엄마가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전혀, 전혀 아니다. 나처럼 관대하고, 무한 허용적인 엄마가 또 있을까 싶다. 아기가 울려고 찡긋할 때쯤이면 반짝반짝 안아드는 내게 친정엄마는 그렇게 우는 것을 못 봐서 나중에 어떻게 할 거냐고 하신다. 나도 그랬듯 아이는 커가는 과정에서 시위하느라 밥을 안 먹을 수도 있고, 학교에 안 간다고 떼를 쓸 수도 있고, 며칠씩 울며불며 원하는 것을 해내라고 할 수도 있을 텐데. 그때마다 나는 아이와의 신경전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그래야만 할 텐데 지금 같아서는 채 한 나절도 되기 전에 기권을 해버릴 것 같다. 자고 일어나서 조금만 핼쑥해진 것 같아도 걱정이고, 목욕시킬 때 우는 것도 안쓰러워 미칠 지경이니 이런 나를 어떡하면 좋을까. 

  돌아보면 엄마는 나를 키우면서 참 여러 번 이를 깨물고 숱하게 참으셨던 것 같다. 절대 안 되는 몇 가지에 관해서, 인생의 굵직굵직한 결정에 관해서, 내가 한사코 고집을 부려도 끝까지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였다. 그때는 엄마가 원망스러웠지만 지금은 참 고맙다. 그런데 나는 결코 엄마처럼은 못할 것 같다. 교사 입장에서 매사 아이한테 질질 끌려 다니는 엄마들에 대해 고운 눈을 뜨고 쳐다보기 힘들었는데 나 역시 그런 엄마가 될 날이 머지않았다. 
 

  끝까지 뱃속에 똑바로 서 있던 우리 딸은 근래의 행동으로 보건데 고집이면 고집, 성질이면 성질, 나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 할 것 같지는 않다. 신생아답지 않은 체력과 활기를 보여주고 있는 그녀에게 엄마는 원래 이름을 놔두고 ‘영달이’라는 별칭을 지어주셨다. 내가 봐도 우리 딸은 발길질하며, 울음소리하며, 고상하고 여성스러운 이름을 갖기에는 지나칠 정도로 씩씩한 것 같다. 그래도 오늘은 아바의 I have a dream을 들려주었더니 무릎 위에서 우아하게 잠이 들었다. 마음 약한 엄마를 오늘 하루도 쥐락펴락하는 재미에 사는 우리 딸, 나는 끝까지 만만한 엄마로 살테니 너는 만만한 사람이 되지 말거라.

 

태어난 지 한 달을 채워갈 무렵 즈음. 제 아빠를 많이 닮았다.  

성격을 닮으랬더니 외모만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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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0-05-06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똘망똘망한 영달이~~ 축하해요~~
끝까지 똑바로 서있고 태어나서도 잠 안자고 하루종일 설치며
엄마를 괴롭히던 큰딸, 지금은 고2가 된 우리집 그녀가 생각나는 페이퍼에요.
무한 안아주기해도 나쁘지 않겠지요. 힘들어도 즐거우신거죠^^

깐따삐야 2010-05-06 16:58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의 그 의젓한 따님이 우리 영달이 같았다구요?
듣던 중 반가운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프레이야님 같은 훌륭한 엄마가 될 수 없으니 어쩌나요.ㅠ
무한 안아주기 때문에 손목과 무릎이 정상이 아닌데 그래도 즐거우니 제가 지금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요.^^

조선인 2010-05-06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달이란 영특한 달아이란 뜻이겠지요?
그러나 부디 조금만 더 마음 강하게 먹으시길.
지금 고집 싸움에서 이겨두지 않으면, 휴가 복귀가 어려워요.

깐따삐야 2010-05-08 09:27   좋아요 0 | URL
영달이에게 그렇게 깊은 뜻이.^^
저는 이미 우리 아기에게 여러 번 졌답니다. 나중이 더 문제인데 요즘 반은 넋이 나간 상태라 아기를 이길 힘이 없네요. 어쩜 좋을지요.ㅠ

무해한모리군 2010-05-06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정말 똘망하네요 ^^
아가와 온전히 둘이 있는 소중한 시간을 마음껏 즐기시를 바래봅니다.

깐따삐야 2010-05-08 09:50   좋아요 0 | URL
고집부릴 때의 눈빛은 삼십대인 저보다 더 영악하다는.^^
언제쯤 마음껏 '즐길' 수 있을까요.

비로그인 2010-05-06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러나 저러나 엄마가 행복해야 아기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관계는 변해요. 나도 변하죠. 변하지 않으면 오히려 계속 함께 살아갈 수 없어요.

깐따삐야 2010-05-08 09:52   좋아요 0 | URL
Jude님 말씀처럼 저부터 행복해야 아기도 행복한 것일텐데. 아기를 보면 예쁘고 즐겁다가도 문득문득 기분이 이상해집니다. 호르몬 탓일까요.ㅠ

웽스북스 2010-05-06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달 모양 눈에 눈썹 자리도 아주 예쁜데요. 코도 반듯하고, 앙다문 입도 야무지고.
영달이 짱이에요~

깐따삐야 2010-05-08 09:55   좋아요 0 | URL
웬디 이모의 칭찬을 전해야겠군요.
속도 야무진 아이로 자라야 할텐데 말이죠.^^

L.SHIN 2010-05-06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핫, 아기 표정, 뭐랄까 아기 공룡같은.^^
'오옹~ 왜에~?' 하고 말하는 듯 합니다.(웃음) 귀여워요.

그나저나 깐따님, 오랜만입니다! 육아 때문에 힘들겠지만, 이렇게 가끔은 얼굴 좀 비춰..;
그런데 정말, '만만한 엄마' 되면 안 됩니다. 요즘 아이들 버릇 없는게 다 그런 탓..;;
아이를 위해서는 모질게 되야 합니다.

깐따삐야 2010-05-08 09:58   좋아요 0 | URL
공룡처럼 포악할 때도 많답니다.ㅠ

그러게요. 버릇 없는 아이들 옆엔 항상 몰상식한 부모가 있기 마련인데 저도 한걱정이에요. 독하게 마음 먹어야 하는데 말이죠.

Alicia 2010-05-06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정말 이뻐요! 태어난지 한달밖에 안된 아기가 이렇게 똘망똘망할 수 있나요? ㅎㅎ
녀석 나중에 크면 제법 야무질 것 같아요. 나중에 딸 낳으면 제 딸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얼굴은 아빨 많이 닮았나봐요 그래도 계속 얼굴은 변하고 스무살 넘으면 엄마 얼굴도 나오고 하더라구요~
페이퍼에는 사랑이 담뿍 묻어나 있네요. 꼭 엄마가 딸한테 쓰는 연애편지 같잖아요. 이렇게 흐뭇한 연애편지는 첨 읽어봅니다 ㅎㅎㅎ 아기 덕분에 하루하루 즐거운 시간 보내시는 것 같아 저도 기분이 좋아요. ^^

깐따삐야 2010-05-08 10:04   좋아요 0 | URL
태동이 심상찮더라니 뱃속에서 이미 많은 걸 궁리하고 나온 아기 같아요. 알리샤님의 아기도 언젠가 알라딘에서 만날 수 있겠죠? ^^
저는 그저 어떻게 할 줄을 몰라 아기의 비위만 맞춰주는 엄마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원래 계획은 이게 아니었는데 말예요.ㅠ

레와 2010-05-06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쩜어쩜어쩜!!! +_+ !!!

저, 계속 느낌표만 찍고 있어요! 혹시 눈치채셨어요??
대체 어떤 말을 해야 한단 말입니까!! ㅎ

모쪼록 몸조리 잘 하시고, 엄마가 건강해야 아기도 건강합니다.
^^

깐따삐야 2010-05-08 10:08   좋아요 0 | URL
레와님처럼 솜씨와 감각이 있으면 아기 사진도 더 예쁘게 찍어줄 수 있을텐데 아기 낳고 보니 그 점이 아쉬워요.

안그래도 지난 한달을 너무 고되게 보내서 심신이 정상이 아니긴 합니다. 이제부터라도 몸조리 좀 해야겠어요.^^

비연 2010-05-07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 이뻐요. 이 얼굴을 보고 어떻게 엄해질 수 있을런지요..ㅜㅜ

깐따삐야 2010-05-08 10:10   좋아요 0 | URL
땀을 삐질삐질 흘리다가도 생긋, 한번 웃어주면 없던 기운도 생긴다죠. 어떨 땐 희롱당하는 느낌이에요.
 

  임신 기간이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하면 그래도 뱃속에 있을 때가 편하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하지만 무엇이든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대개 흘려듣게 마련인 법. 나는 어서 아기와 만나고 싶었다.

  어허, 아직도 안 돌아왔네. 39주째 초음파를 보던 중 의사 선생님의 반응. 당연히 자연분만을 생각하고 있던 내게 우리 아기는 자신이 얼마나 고집 있는 성품인지 시위라도 하듯 머리를 내 갈빗대 밑에 단단히 받치고 똑바로 서 있었다. 의사 선생님은 수술 날짜를 잡아놓고도 도는 아기도 있다면서 여러 번 나를 안심시켰지만 예정일이 코앞으로 닥치니 수술을 권해왔다. 아기가 왜 이러고 있는 건가요? 어쩌면 어리석은 내 질문에 의사 선생님은 아기는 지금 그 자세가 편한 거에요, 라고 말했다. 네 마음이 그렇다니 우리 편하게 마음먹자.

  날짜를 잡았는데 며칠 더 일찍 진진통인지 가진통인지 허리 부근에 뻐근한 통증이 시작되었다. 병원에 전화를 해서 상태를 고하니 당장 오란다. 가는 비가 보슬보슬 내리던 오후, 분만대기실에서 아기의 심장박동을 들으며 졸다 깨다를 반복했다. 이상하리만치 평온했다. 그때는 난생 처음 수술대에 오른다는 두려움보다는 드디어 우리 아기를 만난다는 설렘이 더 컸던 것 같다.

  시간이 되었고 수술대에 오르자 긴장을 풀어주려는 듯 간호사 몇몇이 말을 걸고 농담을 했다. 나도 이 병원은 얼굴을 보고 간호사를 뽑는 것 같다고 그들을 추켜세우며 너스레를 떨었다. 잠시 후 의사 선생님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고 왼팔이 뻣뻣해지는 통증이 밀려왔다. 그렇게 스르르 잠이 들었다.

  눈을 떴을 때, 운 기억이 없는데 내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 꺼진 배 부근에 쓰린 통증이 느껴졌고 엄마, 남편, 간호사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기는 건강한가요? 손가락, 발가락은요? 아주 건강하고 예쁜 공주님이에요. 얘, 3.53kg이나 나간단다. 자기야, 고생했어. 그런데도 나는 안심이 되지 않아 다시 물었다. 목에서 그르렁 거리는 소리와 함께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다. 우리 아기가 거꾸로 있었는데 머리는 안 찌그러지고 동그란가요? 건강해. 걱정하지 마. 많이 아프지? 남편의 대답이 들려왔다.

  곧 회복실로 이동했고 빨간 옷을 입은 분만실 간호사가 산모님, 우리 아기 보셔야죠, 라며 안고 있던 아기를 내게 보여주었다. 급작스럽게 눈물이 왈칵하는 것을 꼭 참았다. 울어도 되는 건데 왜 참았을까. 신생아들은 다 못생긴 줄 알았는데 어머, 우리 아기 예쁘네. 나는 팔불출 엄마처럼 감격에 겨워했다. 이미 뱃속에서 많이 자란 덕분인지 뽀얗고 눈동자가 또랑또랑한 아기였다.

  저녁이 되자 서서히 마취가 풀리면서 고통이 시작되었고 무통주사를 맞아도, 아마 맞았으니 그 정도였겠지만, 끙끙 소리가 절로 나는 통증이 밤새 계속되었다. 그래도 아무 탈 없이 건강한 아기를 낳았다는 기쁨에, 내가 무슨 몹쓸 병을 고치려고 이 통증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아기를 얻었다는 위안에, 견딜만한 밤이었다.

  한편, 시간이 흐르면 괜찮아지거나 잊혀지는 고통은 고통도 아니다. 그러니까 나는 앞서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더 서툰 엄마였던 것이다. 세상엔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것을 사무치게 알려주려고 이 아기가 세상에 나온 건 아닐까 싶을 만큼.

  정말 아기를 안는 것부터 시작해서 젖을 물리고 달래주는 일까지 모든 것이 힘들고 어설펐던 한 달이었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아기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하는 엄마, 아기를 울리는 엄마라는 자책감과 괴로움으로 지난 한 달을 보냈다. 밤마다 가위에 눌렸고 입맛이 돌지 않았다. 아기가 신생아실에 있을 때나, 내 곁에 있을 때나 불안하긴 매한가지. 전문가들의 손에 맡기자니 왠지 건성일 것 같고, 내 곁에 두자니 나 자신이 너무 서툴러서 잘해줄 수 없음에 미안했다. 그런 상황에서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고 몸조리는 뒷전이었다. 오죽하면 조리원 실장님이 하루 동안은 아기한테 신경 쓰지 말고 잠만 자라고 나한테서 아기를 떼어 갔을까. 

  그렇게 우왕좌왕 순식간에 한 달이 흘렀고 요즘은 친정집에서 지내고 있다. 노련하고 부지런한 친정엄마 덕분에 아기는 점점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나 스스로가 짜증나고 이런 엄마를 둔 우리 아기가 안타까워서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다. 모자란 엄마 때문에 평화롭지 못하고 극성스런 아기로 클까봐 노심초사 하면서. 친정엄마는 우리 아기가 보통내기가 아니라면서 엄마가 아기 머리 꼭대기에 있어야지 그렇게 여리기만 해가지고 어떻게 하냐고 꾸지람을 하신다. 그런데 나는 아기 울음소리만 들리면 마음이 한없이 약해져서 그저 우리 아기가 하자는 대로 하고 싶을 뿐이다. 우리 아기가 이따금 배냇짓을 하면서 씩, 하고 웃는 것은 이런 바보 같은 엄마를 눈치 챘기 때문일까.

  내일은 두 번째 예방접종을 하러 가는 날. 무엇을 원하는지도 잘 모르고 스트레스만 주는 엄마 품에서도 우리 딸은 쑥쑥 자라 그새 4kg이 넘었다. 신생아실 간호사 이모가 수유일지에 우리 아기 얼굴 보며 소원 빌어도 되겠다고 써놓았지. 엄마가 아직 부족하고 서툴러서 미안해. 우리 아기 울리지 않으려고 애쓰는데도 늘 안절부절 하는구나. 너는 엄마에겐 생애 가장 큰 선물. 엄마가 앞으로 더 노력할게. 우리 아기는 그저 잘 먹고 잘 자며 잘 크는 일이 효도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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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4-30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

무해한모리군 2010-04-30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축하드려요. 얼마나 예쁠까.
아가야 세상에 나온거 축하한다.

다락방 2010-04-30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

Alicia 2010-04-30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깐따님 벌써 한달이나 됐군요. 글에서 엄마냄새가 많이 묻어나요.
축하드려요♡

비연 2010-04-30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좋은 엄마가 되실거에요. 깐따삐야님을 엄마로 두다니, 행복한 아기죠^^

2010-04-30 2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잘코군 2010-05-01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깐따삐야님!

BRINY 2010-05-01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아기랑 행복하게 지내셔요~

세실 2010-05-01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생 많으셨습니다. 짠 하네요...
예쁜 공주님 탄생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무스탕 2010-05-01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아웅~~ 얼마나 이쁠까요 ^^*

paviana 2010-05-01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예쁜 공주님도 안녕 !!

근데요. 아이가 누워 자기만 할 때가 양반이라고 하면 너무 좌절하실까요? ㅎㅎ

조선인 2010-05-01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앞으로 아이 때문에 웃을 일이 더 많을 거니 걱정마세요.
갓난아기일 때 충분히 울어봐야 커서 흘릴 눈물이 없대요. 그리고 너무 울어 잘못 되는 경우는 없답니다. 그러니 릴렉스~릴렉스~
벌써부터 마음을 그렇게 여리게 가져서 출산휴가 끝나면 어쩌시려고. 지금 우울하신 것도 다 모유 잘 나오라고 하는 호르몬의 심술이니 편히 받아들이세요.

순오기 2010-05-02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 깐따삐야님이 드디어 엄마가 되었~ 고생했어요, 축하해요~~~~!!
아기를 낳는 것보다 엄마로 살아가는 게 훨씬 더 힘들지 모르지만,
그래도 행복에 겨워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날도 많답니다.^^
애들은 울면서 커야 된다고 해서, 난 첫아이가 울어도 금방 안 안아주고 수를 헤아리며 기다렸어요.ㅋㅋ 지금 생각하면 그게 얼마나 잔인한 짓인지...하지만 엄마는 일부러 독하게 해야 될때도 많아요.
한 달 지나 4킬로면 잘 자라고 있네요~ 깐따님 힘내세요!!

웽스북스 2010-05-05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깐따삐야님. 안그래도 아기 낳으실 때 됐는데, 됐는데 하고 있었어요.
이 글은 미리 봤었는데, 축하 댓글 미처 못남기고 이제서야 남겨요.

정말 축하드려요. 예쁜 아기. 얼굴도 궁금하고, 이름을 뭐라고 지어주셨는지도 궁금해요.

레와 2010-05-06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깐따삐야님, 진심으로 축하해요!!!

깐따삐야 2010-05-06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겨주신 축하인사와 조언들, 정말 감사합니다.
몸도 점점 회복하고 있고 아기도 하루가 다르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잘 키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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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 임영태 - 아홉 번째 집 두 번째 대문 (오랜만에 욕심 없고 사심 없는 소설을 만난 것 같아 즐거운 독서가 되었다. 큰 목소리를 내지 않고도 독자로 하여금 사랑이 무엇인지, 그리움이 무엇인지 절절하게 느끼게 해주었던 좋은 작품이었다.)

*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 한낮의 시선, 창비세계문학세트(독일편-어느 사랑의 실험), 아홉 번째 집 두 번째 대문, 테헤란의 지붕, 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 맞추다

* 신간평가단 도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마음은 슬픈데 쓸쓸하지가 않다. 그 새벽의 마지막 풍경들이 따뜻하게 가슴으로 들어온다. 그날, 모든 것이 좋았다. 꿈결 같기만 한 그날 새벽 거리. 바람도, 가로수도, 불 꺼진 창들도, 모든 것이 정갈했었다. 그래서 기억은 쓸쓸하지 않다.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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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안녕이어도 저녁 일을 모른다는 나라에서 살고 있지만 이번 사태 역시 참담하다. 오열하는 실종자 가족들을 보고 있자니 예전 철원 물난리 때 생각이 났다. 오빠가 그곳에서 군복무 중이었고 뉴스가 나오자마자 여기저기서 오빠의 안부를 묻는 전화가 왔다. 군대와는 연락이 되지 않았고 무서운 소식들만 연일 들려왔다. 가족들은 거의 초죽음 상태였다.

  그런데 얼마 후 웬 낯선 사람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오빠가 직접 연락을 할 수 없어 밖으로 나가는 누군가에게 집으로 대신 연락해줄 것을 부탁한 것이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산사태가 휩쓸고 가기 단 몇 분 전에 기지를 철수해서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오빠는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살아났고 엄마는 그 잠깐 사이 얼마나 속을 태웠는지 정수리가 하얗게 새었다. 군대에서의 죽음은 개죽음이란 말이 헛말이 아니라는 걸 실감했던 때였다.

  학부 때 여성학 시간에 강사가 예비역 학생들에게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당장 3억을 준다면 군대에 다시 가겠는가? 웅성거리던 강의실. 그렇다고 말한 예비역은 한 명도 없었다. 남자들이 꾸는 악몽 중의 악몽이 다시 훈련소로 끌려가는 꿈이라던가. 실종자들 나이를 보니 88년생, 89년생, 참 아까운 나이다. 학구열, 체력, 패기 등 청춘이 다다를 수 있는 최고조의 순간에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으로 무작정 끌려간다는 건 참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같은 과 후배의 남동생은 한참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군대 총기 난사 사건으로 희생되었다. 내 주변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다니 놀랍고도 안타까웠다. 물론 옳은 일은 아니지만 힘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든 아들 군대 안 보내려고 용쓰는 것도 부모 입장에서 생각하면 전혀 이해 못할 일도 아닌 것이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매번 지지부진한 변명과 유언비어만 난무하고 뚜렷한 원인 규명이나 대책이 없으니 실종자 가족이나 지켜보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얼마나 화가 나고 안타깝겠는가. 오빠 소식을 기다리던 그때, 뼈와 살이 타들어가는 것 같던 그 심정은 말로 다 못한다. 가족과 똑같은 마음이기를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항상 반복되는 늑장 대처와 책임 회피로 빈축을 사는 일이 좀 없었으면 좋겠다.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군과 정부의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들로서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이 없기에 답답하고 불안해지는 것이다. 깜깜한 망망대해일지라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붙들고 싶은 가족의 마음을 이해한다. 간간히 특보가 들려오는 지금, 반가운 기적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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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맞추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 맞추다
김용택 지음, 김세현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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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발령을 받아 담임을 맡았던 아이들이 올해 스무 살이 되었다. 이제는 성인이 된 아이들이 미니홈피 방명록에 흔적들을 남기고 갔다. 대학에 간 아이도 있고 취직을 한 아이도 있다. 아이들은 하나같이 자기 이름을 기억하냐고 물었고 발령 첫해 만났던 특별한 아이들이라 그런지 얼굴과 이름이 고스란히 매치되어 새록새록 기억이 났다. 당시의 나는 노하우는커녕 정열만 넘치는 어리석은 교사였고 아이들은 젊고 어설펐던 내게 매 순간 희비가 엇갈리는 다이나믹한 하루를 선물하곤 했다.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와 어지럼증까지 있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다시는 그 마음, 그 시간으로 돌이키기 힘든 추억이다. 

  이 책은 교단을 떠난 김용택 시인이 아이들을 그리워하며 엮은 에세이집이자 작가 자신의 인생론과 시론을 담은 명상록이기도 하다. 특히 섬진강 아이들과의 추억이 강물처럼 반짝인다. 출산을 이유로 벌써 몇 개월째 교단을 떠나 있지만 나 역시 교복 입은 아이들을 보면 저절로 시선이 가곤 한다. 말쑥한 교복을 입고 재잘거리며 지나가는 아이들을 보면 이 정신 못 차리는 계절과는 별도로 싱그러운 기분이 들곤 한다. 그들은 때로 온갖 악행과 거짓말로 교사를 절망시키기도 하지만 나 역시 그런 시절을 지나왔고, 굳이 언론에서 콕 짚어주지 않더라도 어른들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한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더 크다. 그나마 김용택 시인의 아이들은 아름다운 섬진강에서, 소수정예로, 훌륭한 시인 선생님까지 두었으니 축복받은 셈이다. 똑같은 한부모가정, 조손가정이라 하더라도 시골 아이들에 비하여 도시 아이들은 가난과 결핍감을 더 크게, 더 직접적으로 느끼게 된다. 자연은 공평하지만 사회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책에는 짤막한 단상부터 날카로운 교육론, 시인으로 살게 된 운명 등 다양한 글이 실려 있는데 함께 실린 삽화 또한 눈길을 끈다. 글을 돋보이게 하면서도 나름의 메시지와 여운을 남기는 좋은 그림들이다. 박수근이나 이철수의 작품처럼 단순하고 친근한 그림들이 호젓하고도 정감 어린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사느라 눈빛에 날이 서고 마음은 퍽퍽해질 때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글 한 줄 읽고, 그림 한 편 보고 그러면 좋을 것 같다.

꽃 핀 운동장에 햇살이 좋다.
살 내놓은 아이들이 튀는 햇살을 차며 뛰논다. 눈부시다.
아름다우면 배고프다. 피는 꽃 보면 배고프다.
지는 꽃 보면 더 그런다.
내 오래된 허기다.
아이들이 바람에 날리는 꽃잎을 따라다닌다. 가벼이 떠서 나는 나비떼 같다.
저 오래된 인류의 희망, 꽃 이파리들이 하얗게 굴러가는,
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 맞추다. -p.203

  머잖아 운동장에 화사한 봄볕이 내리고 나비떼 같은 아이들이 하얀 꽃잎 사이를 날아다니겠다. 험한 일들이 많은 요즘, 시인의 눈빛과 마음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어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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