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본색 : 은밀하게 위험하게 - 미사일방어체제를 해부한다
정욱식 지음 / 서해문집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MD란 Missile Defense, 미사일방어를 말하며, 단순히 적의 날아오는 미사일을 미사일로 요격한다는 개념을 가지고 있다. 본서는 그런 MD가 가지는 역사적이고 정치적 전략적인 차원을 한반도와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강국들의 입장에 따라 풀어나가고 있다.  저자가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MD환원론,  음모론으로 치부될 수 있는 약점이 있긴 하지만(그래서 별 두개를 주어야 할까 망설였다.) 그래도 납득이 가능한 수준이다.

 

 1년 정도 전에 논란이 되었던 사드도 MD다. 왜 논란이 되었을까?  미국과 한미동맹은 북핵을 이유로 MD편입을 서두르는 것으로 변명하나 이 책에 따르면 MD란 것 자체가 한반도 지형상 크게 효과를 발휘 못하기도 하며, MD 자체의 성능도 여전히 의심스럽다는 면에서 그러하며, 거기다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주변 강대국들이 반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아시아로의 귀환을 외치며 군사전략적으로 괌을 전진기지로 운용하고  미일동맹을 기축으로 한국을 하위파트너로 삼아 군사정보공유를 통해 하나의 전선을 구축하여 중국의 지역패권을 위협하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무지한 나로서도 이해 못할 전략적 구상이라고 할까. 북한의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주변국의(그것도 상당히 경제적 의존도가 높은 큰 나라에게!) 반발을 감수하며  전범국이며 반성 없이  정상국가, 군사대국화 꿈꾸는 일본과 군사정보를 공유하고자 진행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미국은 중국의 지역적 패권을 견제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파트너를 일본으로 정하고 그게 걸맞게 군사대국화를 지원하는 모양새로 보이는데 그게 과연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건가?  미국 입장에서야 그렇겠지만 우리에겐 글쎄... 

 

 그 외에도 MD 자체는 확실히 군비증강을 일으키는 주요원인이 된다.  절대안보라는 개념은 상대방에게는 절대불안을 일으켜 그에 따른 군비증강을 압박한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그런 경쟁으로 미소 당시 핵무기 보유고가 7만개에 달했다고 한다. 이게 다 터지면 지구가 완전 리셋되어 버리는 걸까.  미국과 소련이 언듯 이해가 되지 않는 ABM조약을 맺은 이유도 여기에(급격한 군비경쟁을 사전에 차단)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핵의 세계사 - 스탈린 대 트루먼, 박정희 대 김일성, 아이슈타인에서 김정은까지
정욱식 지음 / 아카이브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과 같이 '핵'을 둘러싼 세계사의 진행과정을 내용으로 한다.  그런데 한반도 문제가 관련하여  북'핵'을 빼놓을 수 없는 것처럼 핵 자체를 이야기하면서 미국을 빼놓을 수는 없다.  핵무기를 먼저 개발한 것도 미국, 그것을 직접 최초로 쓴 것도 미국이기 때문에 결국 내용도 미국의 '핵'을 둘러싼 이야기다. 

 

 다 읽고 나니 드는 생각이 다른 것을 차치하고  정말 과연 희망찬 한반도의 봄날이 올것인가? 하는 것이다. 오늘 남북간에 생긴 예기치 못한 일을 보고 그런 것은 아니다.  북한에 있어서  핵무기란 것이 족쇄이기도 하면서 불안감에 대비한 최후의 보장책이라고도 할 수 있을텐데  일견 그림의 떡일 수도 있는  체제를 보장하는 것을 약속한 것으로 과연 포기 할 수 있을까?  만약 정말 그럴 의향이라면  김정은 본인 입장에서는 엄청난 도박을 하는 것일 수 있겠다 싶다.  한국전쟁이후 지속적으로  미국의 핵위협을 받아온 입장으로서는.  한미중을 비롯한 주변 동북아 국가들로서는 결국 그러한 믿음을 보장 못한 책임도 없지는 않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북핵을 키운 주범이 북한 본인들이라도 하더라도 결국 '북핵' 개발 원인을 제거하지 못하고 더욱더 키워버린 책임이 있을 수 있단 것이다.   

 

 그리고, 북핵 폐기만 아니라 종국에는 핵무기 없는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 핵 에너지도 포함하여.  체르노빌 및 후쿠시마라는 사례를 통하여  핵 에너지란 것의 허구성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값싼 에너지라고 한들  많은 사람들의 생명보다 중하지는 않다.  물론 국익 계산을 살벌하게 하는 국제 무대에서 그런 공감을 이루어 낼 수 있는가는 별개이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반도의 전쟁과 평화 - 핵무장국가 북한과 세계의 선택
이삼성 지음 / 한길사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전 남북정삼회담이 있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제 한반도에 다시 한 번 전쟁이라는 참화를 겪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고 북한과 미국의 설왕설래에서 비롯한 안보불감증 가운데서도 두려운 감이 있었는데, 불과 몇 개월 만에 상황이 180도 달려진 것이 사실 믿기지 않는다. 그래서 비록 개인으로는 영향을 전혀 미칠 수 없는 영역이긴 하나, 이 공동체의 운명이 나의 운명과 직결됨을 생각하면 그냥 이런저런 자극적인 뉴스에 대하여 피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닌 최소한에 공부로 나의 견해를 가질 수 있다면 가지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 급하게 이삼성 교수의 <한반도의 전쟁과 평화>가 나와 읽었다.

 

 

우선 저자는 선제타격과 참수작전에 대한 허구성을 지적한다. 일단 단순하게 생각해도 한반도인의 운명을 도외시한 주장이다. 북한의 지도자들의 핵에 대한 집착은 한국과 미국, 한미동맹의 재래식 무기에 대한 비대칭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핵무장을 완성했더라도 역시 핵전력에서 미국과 비교는 되지 않는다. 그래서 미국 본토에 대한 공격이나 상대국의 핵무기 시설에 대한 공격은 언감생심이며, 그 북한 핵의 용도는 선제공격을 받을 시에는 대량보복의 역할만 수행할 수 있다. 한미동맹의 이상한 움직임이 포착된다면 김정은이 가만히 있을까? 북한의 보복을 받은 곳은 서울일 것이다. 서울에는 950여만 명이 거주한다. 그리고, 이런 선제타격은 중국은 물론이고 미국의 중요한 파트너인 일본의 반대로도 쉽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선제타격의 가능성을 보았을 때도 포기했던 이유는 동맹국들의 안전을 보장 할 수 없어서였다. 물론 미국은 직접 참화를 겪을 수 있는 한반도인과 다르게 감수할만한 불이익일 수 있기에 실제 선제타격에 나설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한국과 일본는 북한의 보복행위에 안전할 수 없을 것이며 그에 대한 경제 질서를 비롯하여 미일동맹으로 아시아-태평양의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계획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미국의 선제타격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스텔스 전폭기등의 첨단무기체계들이 군사적 합리성을 과시한 것처럼 보인 경우들은 공격 대상 국가들이 1990~91년의 이라크, 199년의 유고슬바이아, 2001년의 아프가니스탄, 2003년 이라크 그리고 2014년 2017년 4월의 시리아와 같이 군사적 보복능력에서의 미국과 상대가 되지 않는 이를테면 '좀비국가들'이었다. 북한은 전혀 다른 상대라는 사실이 미국의 현란한 무기체계를 앞세운 대북 선제타격 논의에서는 잘 떠오르지 않을 수 있다. 북한은 적어도 두 가지 점에서 전혀 다른 상대다. 첫째, 북한은 군사적 좀비가 아니라 엄청난 보복능력을 지닌 국가다. 둘째, 이라크,유고 아프가니스탄, 시리아와 달리 북한은 보복공격하기 용이한 치명적인 인질이 가깝고 거대하게 존재한다. 그 공격하기 좋은 앉아 있는 오리는 물론 대한민국 수도권이다."(p.114) 

 

결국 선제타격론은 그들의 판타지라는 것이다. 삼척동자도 안다. 쉽게 팰 수 있으면 팼겠지 지금까지 가만히 있었던 이유가 무언데? 그리고 참수작전이란 것도 웃긴 것이 정말 할 거면 왜 떠벌리고 다니냐는 것이다.

 

 

"사마천은 사기열전에서 한비자를 논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대체로 모든 일은 은밀히 진행하면 이루어지고 말이 새어나가면 실패한다' 한국정부가 참수작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이유는 상대방에게 겁을 주어 미사일을 쏘지 않게 하자는 뜻이 있을 테고 또 실제 그런 뜻으로 한 일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남한에서 떠드는 참수작전으로 김정은 등 지도부의 동선에 보안을 강화한다면 서살 참수작전이 진행된다 해도 성공하기는 더 어려워 질 것이다. 그런 가운데 참수작전 운운으로 더 악화되는 건 적대감일 것이며,. 그 결과 북한 핵미사일 팽창을 더 재촉한 따름이다."(p.122)

 

 

그리고, 참수작전이 성공한다 하더라도 그 결과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불안정한 태세 가운데 정상적인 판단을 못하고 핵 버튼을 누르는 순간이 될지. 그리고 저자가 재인용한 것을 보면 : "이런 참수작전 독트린은 북한 지도부로 하여금 유사시 보복공격을 위한 지휘통제 구조의 분산과 복수화를 촉진할 것이다. 즉 핵무기 발사 권한이 최고지도자 이하 여러 군 장성에게 사전에게 위임되는 것이다"(p.129)

 

 

우리들의 생존이 걸려있는 일에 전쟁을 쉽게 입에 담는다는 것이 정말 가능한가 하는 의문이 든다. 아마 저자가 말한 것처럼 우리의 동맹국인 미국의 스마트 무기로 완벽하게 북한에게 타격을 가하고 우리는 보호를 받아 안전할 것이라는 판타지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냥 판타지일 뿐이다. 핵무장 북한에게 쉽게 시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리고 미사일방어란 것도 생각보다 한심하다. 미국의 레이건행정부때 본격적으로 이야기 되었다고 하는데 그때 당시에도 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의심이 제기되었다고 한다.

 

일단 MD체계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없어 다른 책을 살펴보며 더 알아보려고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얻은 바에 의하면 미사일방어란 개념은 말 그대로 적국으로 부터 날아온 미사일을 미사일로 요격한다는 것인데, 어려운 점은 여러 개의 핵탄두가 떨어지는데 얼마나 요격이 될 수 있을 것이며, 최근에는 MD가 미사일로 인식 못하게 하는 것들도 있다고 한다. 순간적으로 냉각해서 날아오는 미사일로 인식을 못하게 한다는 것 같다. 결국 적국 무기의 고도화를 낳을 뿐 크게 실효성은 있어 보이지 않는다. 뭐 그에 따른 MD 자체의 고도화도 얼마나 이루어졌는지 모르나 MD가 절대반지는 아니란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적국에 대한 공격에 대한 100% 방어가 가능한 게 아니란 점이다.

 

이어 저자는 북한이 선제타격으로 무너지거나 스스로 붕괴되는 사태가 오면 어떻게 될 것인지 살펴보았는데, 일부 인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북한의 붕괴=대한민국 주도의 북한에 대한 흡수통일이란 것이 얼마나 순진한 생각인지를 잘 보여준다.

 

우선 북한 붕괴시 개입할만한 국가를 생각해보자. 답은 뻔히 나온다 한국, 미국, 중국이다. 일본도 한 몫 챙기려 올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본서에서 별도로 다루지 않아 모르겠다.

 

중국은 이전에 북한에 대한 제재 협조에도 불구하고 미온적이었다. 왜 그럴까? 뉴스나 시사프로그램의 여러 패널들이 되풀이 한 것처럼 일종의 한미동맹에 대한 완충지 역할을 했다. 그런데 북한 붕괴시 순진하게 한미동맹이 한반도의 북쪽지역으로 핵무기를 포함하여 접수를 하는 것을 보고만 있을까? 아니다. 그리고 북한 붕괴 시 가장 발 빠르게 개입할 수 있는 것도 중국이다. 북한에 대한 내밀한 정보를 중국이 더 잘 알고 있다고 가정하였을 때 붕괴조짐을 북한이 보일시 준비하고 있다 실제로 붕괴사태에 직면할 시에는 바로 진입하여 접수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렇다고 하여도 한반도 북쪽의 완전 접수는 어려운 것이 미국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서로 전면전을 원하지 않을 것이고 이에 따라 저자는 한반도 재분단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다. 거기다 북한 지역의 접수를 위해서는(핵무기 시설을 포함하여) 기존의 북한의 지도부들의 협조가 필요할 텐데 그런 사람들이 친중적이지 친한이나 친미적일 것 같지 않다는 점에서도 북한의 붕괴에 대해 낙관해서는 안 된다. 미국과 중국이 어릴 때 하나하나 밥 떠먹여주는 부모님도 아니고 철저하게 국익을 계산하여 움직이는 나라임을 잊으면 안 된다.

 

이런 안이한 인식이 바탕이 되어서 지난 10년을 허무하게 보낸 것이다....

 

그 외에 북한의 핵개발을 둘러싼 역사(제네바 합의등) 살펴보고, 핵을 둘러싼 핵보유국이 신생 핵보유국 혹은 개발하고자 했던 국가에 보였던 행동들의 지정학학적 함의를 살펴보고 있다. 명분으로는 자유와 인권 운운하지만 결국 엄혹한 정치 현실이 이면에 존재함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이런 엄혹한 국제환경 속에서 비로소 호기를 맞이한 지금을 놓치지 않고 본서의 저자가 바라는 바와 같이 한반도 평화협정 나아가 동아시아의 평화지대화까지 이룰 수 있는 초석을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닦아주기를 바란다.

 

최소한 나는 전쟁이 아닌 평화를 원한다. 물론 거짓평화는 싫다. 누구나 그렇다. 하지만 전쟁은 더 싫다! 전쟁은 어느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 것이기에...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ttp://www.imhc.mil.kr/user/imhc/upload/pblictn/PBLICTNEBOOK_201306250438003770.pdf

 

  민족전란사라는 총서명 하에 출간된(비매품이다.) 것이다. 관련 서적을 읽을때 자주 인용이 되기에 읽어보았다. 책 자체는 교과서 같다.  한마디로 좀 재미가 없다. 아마 저자의 특성이기 보다는 책을 낸 곳의 특성에 따른 것일 것 같다. 대충 읽어보시면 알게 될 것이고...  크게 눈여겨 볼만한 건 없는 것 같다. 특정한 연구에 따라 주장이 있다기 보다는 신라가 삼국통일 할 수 있었던 이유, 나당전쟁의 원인 경과 나당전쟁의 당사국을 포함한 주변 정세등을 정리하고 있다.

 

 이전부터 계속 떠오르는 의문점인데...   신라의 문무왕은 신라군이 전투에서 패하거나 하면 어김 없이 사죄사를 보냈는데 그를 계속 받아준 당의 연유는 무엇일까?  현재 떠오르는 궁금중 제일 큰 것이다.  이상훈의 <나당전쟁 연구>에서는 주에서 추측으로  당 조정 내부에 어떤 세력에 대하여 힘이 되는 어떤 역할을 하지 않았겠느냐고 하였다.  그런데 사실 사죄사를 보낸 것은 신라군이 패배를 당하여 보낸 것인데 당시 당 조정은 그러한 사죄사를 여러번 받을 필요가 있는가? 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며칠 전에 읽은 이상훈의 <나당전쟁 연구?와는 다르게  670년 4월 설오유,고연무 연합군이 맞이한 말갈군을  670년 3월에 편성한 이근행의 말갈군이라 받아 들이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상훈의 설명이 더 설득력이 있는 듯 하다(설오유 고연무 연합군과 대적한 말갈군은  이근행 휘하의 이들이 아니라는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나당전쟁 연구
이상훈 지음 / 주류성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며칠전에 서영교<나당전쟁사 연구>를 읽고 이어서 읽었다. 개인적으로 훨씬 균형감 있는 서술이 좋았다. 서영교의 저서는 너무 나당전쟁의 개전 이유부터 전개과정,  종전까지 외부적 요인에 치중하고 있어서 납득하기 어려웠다.  크게 나당전쟁에 대한 연구에서는 국내학계는 신라에 비중을 크게 두어 신라를 전쟁의 승리자로 강조하는 한편 국외학계에서는 한반도 방기론. 즉, 당시 서역의 토번의 발호로 방기했다는 것으로 당시 국제정세를 강조한다.  기존에 국내학계는 민족주의적 방향으로 지나치게 신라의 승리를 부각하는 바,  서영교는 그에 대해 반작용으로 국제정셀르 강조한 것이기도 하겠지만, 지나치게 신라의 역할을 축소하고 나당전쟁기간 동안 벌어진 전투상황 그와 관련된 각 국 수뇌부의 입장을 도외시 한면이 없다고 할 수 없다. 결국 당시 토번의 강성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나당전쟁 기간 동안 있었던 전투의 면면을 살피지 못했던 것이다.   그와는 달리  본서는 나당전쟁의 전개과정과 그에 대한 의미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나당전쟁은 670년 3월 설오유,고연무의 연합군이 요동의 오골성을 선제공격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다고 보지만, 실제 나당전쟁의 개전은 신라가 백제고지의 일부 성을 공략하는 669년을 보아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 한다.

 

 개전했다는 의미는 분명히 상대국과의 전면전을 각오하고 여러가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수행한다는 것인데 669년 4월~5월에 백제고지의 공략은 그 일환으로 볼 수 있어 보인다. 신라는 나당연합군으로 백제와 고구려에 대한 군사작전을 수행하면서 상당한 군사주권의 침해를 받은바 있고(지휘통솔권 부터 하여 장군임명, 병력증발 군사작전권등의 침해가 있었다고 한다)  연합군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신라와의 정보공유가 전혀 되지 않아 심지어 신라왕이 직접 가는 경우에도 당의 군사들이 물러났다는 소리를 뒤늦게 듣고서야 돌아갔다는 삼국사기의 기사가 상당 인용된다.

 

 다른것은 차치하고서라도 이와 같은 당의 처사는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이어져 앞서 당과 연합하여 멸망시킨 고구려와 백제의 마지막 모습이 보였을지 모른다. 이에 신라는 당과의 개전을 결심하고 전쟁준비를 하여 요동에 선제공격을 가한다.  그런데 이 군의 구성은 사찬 설오유 1만의 군대와 고구려부흥군인 고연무 1만의 연합이다.  사실 이렇게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연합군까지 편성했다는 것은 최소 3,4개월 이상은 협의가 진행되었을 것인데, 이 점에서도 670년 이전을 나당전쟁의 시작점으로 잡는 것은 일리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재미있는 것은 설오유의 신분이다.  보통은 진골귀족이 장군을 맡는데 설오유는 진골귀족이 아니며 6두품으로 짐작이 된다. 왜 이런 예외가 있었고, 이들 연합군의 역할은 무엇인가?  669년에 전쟁준비의 조처로 이루어진 오역죄를 지은 자를 제외한 범법자를 사면한바가 있는데,  사면으로 풀린 이들 가운데서 삼국항쟁 당시 포로로 잡힌 백제와 고구려의 장정들도 있었을 것으로 보고 이들이  저자는 설오유가 이끈 1만 군의 주요 구성원이 되었으리라고 본다.  일리가 있긴 해도 단순히 저자의 추측에 지나지 않을 것 같은 느낌도 든다. 하지만 저자가 이렇게 추측한것에는 당시 설오유 고연무 연합군이 가지는 목적을 생각하면 그렇게 유추할 수도 있지 않나 싶다.  저자는 이 연합군을 목적을 당의 시선을 백제고지에서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구려부흥세력에 대한 지원도 마찬가지의 이유에서 였을 것이다(물론 고구려부흥군의 소모시키련느 부분도 있을 것이고.). 상당 부분 그 부대에 부여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  백제고지의 83개의 성을 획득하였고 671년에는 소부리주를 설치하여 도독을 임명하기에 이르렀다. 그 가운데 당의 웅진도독부의 구원군을 보내나,  백제고지에서의 판도를 바꾸기에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런 나당전쟁 과정 가운데  한반도 방기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토번의 강성에 따라 한반도에 휴지기가 있었고 최종적으로 한반도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지만, 본서의 저자에 따르면 676년 윤3월 이전까지는 토번과 신라의두 전선을 유지하는 것이 당시 당의 전략이었다 한다.

 

 일례로 670년 4월 나사도행군을 편성하여 설인귀에게 맡기면서도  670년 3월 고간과 이근행에게 따로 행군을 편성하여 고구려부흥군을 진압하러 보낸 것으로도 증명된다.  고간과 이근행등의 당장이 당 내부의 중요도, 무게감등이 낮다고 하더라도 결코 당 내부에서 한반도를 방기한 것은 아니란 것이다. 거기다 674년에 유인궤가 계림도총관으로 임명되어 대규모 원정군을 편성하는 등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당이 서역로 회복을 집중하는 와중에서도 대규모 군을 편성하는 등 한반도에 야욕을 꺽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이런 당이 군사전략을 전격수정하는 것은  토번이 직접적으로 당의 장안으로 진격해올 수 있는 위험에 처해서였다.  물론 저자는 그 시기도  나당전쟁에서 신라가 승기를 잡는 매초성 이후의 일로 보고 있다.(676년 윤3월) 이와 같은 예증이 아니라도 신라의 승리로 정리할 수 있다는 점은 나당전쟁이 끝난 이후의 당 조정의 여러 처사를 보아도 짐작할 수 있다.  나당전쟁을 끝낸 이들에 대한 포상도 보이지 않으며, 반군부 세력인 이경현을 중서령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그리고 개원과 사면, 나당전쟁에 주요 군사 자원을 징발당한 지역인 하북도,하남도,강남도에  순무사를 보내는 등 사람들의 민심을 달래는데 노력을 했다는 것에도 증명된다.

 

하나는 원하던 것(백제 고지와 고구려의 일부 영토)를 얻었으며 하나는 원하는 것(한반도)를 얻지 못했다.  그러면 누구를 승리자로 보아야 하는가?

 

 '...결국 신라는 8년에 걸친 당과의 장기전을 치루면서 한반도를 굳건히 지켜내었다. 이러한 나당전쟁의 개전과 종전은 국제정세의 영향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신라의 역량과 주도하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나당전쟁에서 만약 신라가 당의 전략이 토번을 중시으로 전환되기 이전에 당에게 패배하였다면, 당은 한반도의 내지화를 강화하고 만주에 대한 장악력도 높혀 나갔을 것이다. 그렇게 되었을 경우 만주지역에서 발해의 건국이나 티베트지역에서 토번의 발호도 그리 쉽게 이루어지지는 못했을 것이다. 토번의 발호 때문에 나당전쟁이 종전되었다기 보다는 오히려 당군의 신라 원정 실패로 인해, 토번이 강성해질 수 있는 여유과 기회가 생기게 되었던 것은 아닐까. 백제와 고구려의 패망을 목도한 신라의 목표는 대의명분이 아니라 생존 그 자체였으며,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최강대국에 맞서 그것을 성취하였던 것이다.(p.322)'   

 

  저자의 마지막 말처럼 토번의 강성으로 신라가 숨통이 트이게 된 것이라 할수도 있지만 반면에 토번 또한 신라를 비롯한 고구려,백제로의 원정으로 강성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지나치게 당시 국제정세를 강조하는 것도,  신라 내부의 역량만으로 이루어낸 승리라고도 볼 수 없다. 당 고종이 678년에 신라의 재침을 시도하려고 했던 것처럼 토번이 쉽게 제압이 되었거나 한반도에 원정하는 가운데도 당을 둘러싼 제부족, 제국등이 안정이 되어 있었더라면?  신라의 승리를 장담 하지 못했을 것이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꼴이 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고구려가 멸망한 것도 나당연합에 의해서이나, 당이 산발적으로 고구려의 체질을 허약하게 하여 내부 분열을 일어나게 하는 등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처럼  힘들었을 것이다. 동원할 수 있는 인적 물적자원에서 차이가 나지 않는가. 

 

여하튼 본서는 그런 양극단의 주장사이에서 균형감있게 나당전쟁의 실체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좋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arine 2018-04-18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척 잘 쓰신 리뷰네요. 읽기만 해도 흥미가 생겨요.

가넷 2018-04-18 22:3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서영교의 나당전쟁사 연구보다는 훨씬 균형감이 있어 좋네요.그래도 두 권다 읽어보시면 더 재미있으실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