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랄까?
참, 가슴이 먹먹해 지는 기분이 든다. 사람과 사람사이가 얼마나 어렵고 힘든 관계인지 난 정말 잘 알고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 중에는 그 간격에 대해서, 관계에 대해서 그다지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다. 그것이 잘 아는 사람과의 관계이든, 혹은 잘 모르는 사람이나 생면부지의 남과의 관계이든 간에. 요 며칠사에 나에게는 참 많은 일이 있었다.(별로 많은 일은 아니었지만 나에게는 너무나 많은 일처럼 느껴지는 몇일이었다.)
나는 내가 얼마나 일을 잘 못하는지 알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내 적성과는 전혀 거리가 멀며 내가 지금 전공하는 과목과도 거리가 아주 멀다. 일은 별것 없는 것 같으면서도 알고보면 너무나 많은 그런 자리이며 아무리 일해도 테가 나지 않는 자리이다.
나에게는 직속상관이 있으며(언젠가 페이퍼에 올린 적이 있다. 그녀에 관해서.) 그분은 이제 40대의 유부녀이다. 내가 유일하게 치가 떨리도록 싫어하지만 웃어줄수밖에 없는 사람인데(나는 대부분 싫어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혹은 실망하게된 사람이라던가 하면 냉정히 관계를 끊어버리지만. 생계를 위해서...) 내가 업무착오를 일으킨 일에 관해서 이틀에 걸쳐 째지는 듯한 고음으로 별별소리를 다 들었다. 나는 내가 잘못한 것을 알기에 참고 들으면서 내가 먼저 잘못한 것이고 업무를 잘못처리한 것이다. 라고 속으로 되뇌이면서 들었다. 어제는 시말서까지 썼으며 사표쓰라는 소리도 들었다. 알고보니 그녀는 3층에 내려가서 부장님에게 나를 잘라야겠다는 말을 했다는 것도 친구를 통해 들었다. '너 자꾸 이런식으로 할거면 그만둬!'라는 말을 듣고 아무렇지도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남에게 전해들은 그 소식에 토할것만 같아서 화장실에 가기도 했고 갑자기 찾아온 두통으로 약까지 먹어야했다. 내가 잘못한 것은 나도 인정한다. 내가 잘못해서 업무착오를 일으킨 것이고 그것은 내 잘못이니까.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그런말까지 듣는다는게 자존심이 상하고 가슴이 아프다. 그렇다고 내가 지금 당장 회사를 그만두겠는냐면 그것은 또 아니다. 난 그만두거나 하지 않을 것이다. 애초에 내가 계획(?)한 대로 난 이 회사를 적어도 내년 2월말까지는 다닐것이고 그후에 그만둘 것이다.
오늘도 회사에 가서 하루종일 그 얼굴을 마주하고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 고통이었지만 나는 잘 견뎌냈고 앞으로도 잘 견뎌낼 것이다. 속이 뒤틀리고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도 참아내고 내년까지만 버틸것이고 그후엔 그만둘것이다. 나는 내자신의 이중성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오히려 싫어하기에 그녀의 그 이중성을 싫어한다. 어찌되었든, 나는 그녀의 부하직원이고 그녀는 나의 직속상관이다. 어쩔수없는 관계이므로 당분간은 참아야 한다.
어제 술을 마셨다. 속상해서 술을 마시고 싶어졌다.(물론 누군가 먼저 얘기를 꺼냈고 그랬기에 내가 따라간 것이긴 하지만) 막상 마시려니 술이 써서 많이 마시진 못했지만...
그래도 난 그자리에서 내 직속상관에 대해서, 혹은 그날과 그 전날에 얽힌 일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았다. 이날 술자리를 한 사람들은 그저 대학 친구들일 뿐이며 나와는 크게 친한 사람들이 아니다. 내가 진심으로 모든 것을 터 놓는 사람들은 아직까지 없지만 그래도 나에대해 어느정도 잘 아는 친구들이 아닌이상 내 치부에 가까운 것들을 털어 놓을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간만에 페이퍼에 글을 남기는데 우울한 내용이다. 이런 것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하긴, 언제 내 페이퍼가 제대로 이쁜 글이 있었겠느냐마는... 나는 잘해낼 것이다. 다시는 내 실수로 인해 그렇게까지 자존심에 타격입어가면서 살아가고 싶지는 않다. 나는 잘난 것은 전혀 없는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타격입어가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P.S 인생사 세옹지마라고 좋은 일도 있을것이라고 믿는 일만 남았다. 시험이나 잘보자!
'제목없음'이란 것은 플라시보님이 잘쓰시는 말이지만 할수없다. 정말이지 제목붙이기 애매하다. 내 능력부족이므로. 님이 이해해주실것이다.^^ (굳게 믿는다.라고 쓰면서 어물쩍 넘어가려는 수작이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