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세상이 일방적으로 나눈 구획들이 선명하게 보일 때면 , 우리가 속한 팀과 거기서 하고 있는 취미 활동이 그 영역을 어지럽히고 경계를 흐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걸 자각하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운동이 ‘운동’이 되는 순간이다. 일상에서 개인이 편견에 맞서 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건 결국 편견의 가짓수를 줄여 나가는 싸움 아닐까. “여자가 ○○를(을) 한다고?”라는 문장에서 ○○에 들어갈 단어의 숫자를 줄이는 것 같은. 나와 우리 팀과 수많은 여자 축구팀 동료들은 저기서 ‘축구’라는 단어 하나를 빼는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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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나가고 아이 돌보는 시간을 쪼개고 쪼개 어떻게든 일상에 축구를 밀어 넣는 이 여정 자체가 어떻게든 골대 안으로 골을 밀어 넣어야 하는 하나의 축구 경기다. 기울어진 축구장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여자들에게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라는 걸 잘 알기에 모두들 최대한 모두의 일상에 축구가 들어갈 수 있도록 패스를 몰아주고 공간을 터 주고 리듬을 맞춰 준다. 여기서 우리는 한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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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15번 선수와 자꾸 부딪혀서 급기야는 그녀의 팔꿈치에 배 언저리를 가격당해(그녀가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다.) 잠시 쓰러져 누웠다가(나는 일부러 그런 것도 있다.) 다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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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 독감에 걸려 이번 주 경기에 불참하게 되었습니다.” 라고 첫 문장을 써놓고 잠시 고민했다. 살다 보면 미안하다는 말을 안 해서 미안한 경우도 있지만 ,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것이 미안한 경우도 있다. 인생이 참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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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나의 첫 경기는 굴욕적으로 끝났다. 축구도 뭣도 아닌 “시늉은 질색”이라고 단언했던 게 무색하게 시늉조차도 아니었고 , 따라서 ‘광의의 시뮬레이션 액션’은 더더구나 아닌 ,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시늉레이션 액션’ 따위가 어울리는 엉망진창 플레이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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