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해요. 경품 염장 페이퍼는 당분간 쓰는 일이 없지 싶었어요.
알라딘 투명우산은 처음에 받아봤을 때,
페이퍼를 쓰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이전 페이퍼에 슬쩍 언급하고 지나갔죠)
그런데, 어제, 비내리던 날,
엄마집에 가려고 반바지를 입고, 조리를 신고, 무심결에 집을 나서
우산을 탁, 펴는 순간, 그만 헤벌쭉. 기분이 좋아져버렸어요.
꺄아. 이렇게 깜찍할 수가. 발랄한 무늬도 무늬지만,
그 위로 맺힌 물방울 동그라미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그만 탄성을 지르고 맙니다.
타닥, 타닥, 탄탄한 우산 비닐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참 예쁩니다.
우산이 빗물과 만나 만드는 동그라미들을 숑, 아래로 떨어뜨려보면,
매끈한 우산 표면 위를 참 기분 좋게 타고 내려가는 빗물 동그라미.
비오는 날, 월드컵 전이라 도로가 꽉 막혀,
차를 정말 오래 기다렸는데, 덕분에 기분 좋게 기다렸어요.
예쁜 우산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비닐 우산에 특별히 애정을 갖게 되는 이유는,
정말 비와 만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이기도 하고
비맺힌 유리창 밖을 보는 기분으로
하늘을 만날 수 있어서이기도 하지요.
원래, 아무것도 없는 투명 비닐 우산을 좋아했는데,
이렇게 깜찍한 무늬가 있는 비닐 우산도 참 좋네요.
아무래도, 서른 넘은 아가씨 취향은 아닌 것 같지만 말이죠.
그나저나, 어린이 경품으로 주는 락앤락 물통도 갖고싶던데 ㅜㅜ
간염에 걸리기 전 장바구니에 담아뒀다가, 결국 주문을 못하고 무한정 미뤄두었던
크베타파코브스카의 책을 주문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아요.
색깔놀이를 지인의 집에서 보고 마음을 뺏겼었는데, 이 책은 품절
그리고 머뭇거리던 새 숫자놀이도 품절이 되었더라고요. ㅜㅜ
늦기전에 책도 사고, 물통도 받아야겠어요. 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