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드쑥의 결혼을 앞두고 조금 이른 축하회식을 했다. 만두집에서 삼겹살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그만 과식을. ㅜㅜ 아. 그러니까, 변명을 하자면 그 전 24시간을 생식과 커피로 연명하는 잔인한 행각을 스스로에게 했었다는. -_- 물론 중간에 빵도 먹었고 감자도 먹었지만 ; 그래서 삼겹살을 먹고 나서는 괜히 배도 콕콕 아프고 ㅜㅜ  

삼겹살을 다 먹은 후에는 근처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어찌어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브라이드쑥이 나에게 딸기가 몇월 과일인 지 아느냐고 묻는다. 아마 어제 팀장님과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 딸기? 3월 아니야?

라는 나의 말에 다들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웃는다.

- 야, 3월은 너무한다, 대부분 1,2월 과일이라고 생각하는데
- 무슨~ 딸기는 봄과일이잖아. 나는 딸기가 나오면 봄이 왔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그렇다. 나는 파리바게트에서 딸기빵을 보며 향긋한 봄내음을 느끼곤 하는데, 왠 1,2월. 나는 딸기는 3월 과일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는데. 3월만 되면 딸기 생각이 나는데.

- 딸기는 5-6월 과일이야.

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시는 팀장님께 내가 보일 수 있는 반응은,

- 헉, 정말요?  

하우스 딸기 때문에 대부분 1-2월로 착각하긴 하지만 딸기는 5-6월 과일이란다. 1-2월에 나오는 딸기가 하우스 딸기인 건 알았지. 하지만 나는 3월에 나오는 딸기는 밭에서 나는 제철과일인 줄로만 알았지. 여기서 멈추지 않는 팀장님.

- 그럼 포도는 몇월 과일인 줄 알아?
- (당당하게 웬디) 7월 아니에요?
- (당당하게 브라이드 쑥) 8월 아닌가?
- 포도는 가을 과일이야 -_-

허거덩. 여기에 굴하지 않는 브라이드 쑥

- 그럼 청포도 시는 뭐에요?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 
- 그건 청포도고!

아하하하. 그렇구나. 잔인한 팀장님. 멈추지 않으며.

- 그럼 감자는 무슨 계절 과일이게?
- (다시 당당하게 웬디) 여름이요
- 가을이지!!!

아, 도무지 제대로 맞히는 게 없구나.

- 이상하다. 감자는 여름에 강원도 피서가서 옥수수랑 같이 쪄먹는 건데.



라는 나의 말에서 그만 모두 기절. 이런 걸 도시 촌것들이라 하는 거지.
우리 팀장님은 그만, 난 이럴 때마다 너를 어떻게 대해야될지 모르겠다며 매우 난감해하시고
브라이드 쑥은 모자라보이는 조선아 론을 다시 한 번 펼치기 시작한다.



음. 그래도, 참외랑 수박은 여름에 원두막에서 먹는 과일 맞지요? ㅜㅜ
사과랑 배는 가을에 나는 과일 맞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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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9-03-12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팀장님께 한표 꾸우욱!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뭔지, 원.
팀장님은 시골태생이란 것을 은근 느끼게 되네요.
그러고 보니 들녘의 꽃과 풀, 밭의 곡식과 과일 등을 친구삼아 어린 시절을 살았던 적이 있었네요. 한달 한달 새로운 자연친구들과 생면하면서 살다보면 그들의 태생이 언제고 언제쯤 풍성한 선물을 결실이라는 열매로 가져다 주는 줄을 스스로 알게 되지요, 알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들은 우리들의 친구였으니까요.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씁쓸하고 아쉬운 부분입니다. 부모님 밭일 나가시면 그 옆에서 흙장난하며 자연친구들과 함께 했는 데 요즘은 그리하기 쉽지 않고 스스로 깨우칠 수 있었던 것을 책에 그려진 것을 보면서 가르쳐야 하니 말입니다. 요즘 친구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말로만 강조해서 이해시키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겠군요.ㅠㅠ
제철에 나는 과일이 맛과 영양가가 가장 뛰어나다는 것쯤은 잘 알고 계시겠죠?

웽스북스 2009-03-17 00:21   좋아요 0 | URL
아 아래도 써있듯 저희 팀장님은 서울 답십리 출생이시랍니다. ㅎㅎ
전호인님은 들녘을 뛰어다닌 어린 시절이 있어서 마음이 맑으신 것 같아요.
아무리 좋은 자연도감이 나와도 자연도감이 없던 시절만은 못하겠지요

Alicia 2009-03-12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몰랐는뎅뎅ㅋ
으아 너무귀여워요 웬디언니^^

웽스북스 2009-03-17 00:21   좋아요 0 | URL
흐흐 알리샤님 우리 함께 공부라도 ㅋㅋ

바람돌이 2009-03-12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요즘 아이들은 과일이 나는 계절도 외워야 하잖아요. 하도 사시사철 나니... 우리땐 그냥 자연스럽게 알게되는거였는데 말이죠.
근데 강원도 감자는 대관령쪽에서는 고랭지농업 일환으로 여름에 수확하지 않나요? 아래쪽 평지동네는 가을이지만....

웽스북스 2009-03-17 00:22   좋아요 0 | URL
ㅎㅎ 아래 하지감자 얘기해주시네요. 저는 하지감자가 뭔지도 몰랐어요. 물론 그런 게 있었는지도. ㅎㅎ 고랭지농업. 아 이것도 사회시간에 배웠던 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03-12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제철엔 제철과일이 끝물인 아주 이상한 세상에 살아가고 있어요.

웽스북스 2009-03-17 00:2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정말. 뭐든 빨리빨리 과일도 빨리빨리

Mephistopheles 2009-03-12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월에 '익어가는' 이잖아요. 7월에 '수확하는'이 아니라.=3=3=3=3=3

웽스북스 2009-03-17 00:2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메피님 미워요
(노지포도는 8월에 끝물이라잖아요)

보석 2009-03-12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는 저도 3월이라고 생각했습니다..봄과일이니 자연스럽게 3월이 연상되는;; 웬디님이랑 패턴이 똑같네요. 그리고 포도도 여름과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도 아는 게 없군요. 이런..OTL

웽스북스 2009-03-17 00:23   좋아요 0 | URL
그죠그죠. 3월은 딸기. 음. 역시 경험에 의한 학습도 무시 못한다는 ㅋ

사과나무 2009-03-12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리고개가 있던 시절엔
하지감자라고 해서 유월이면 수확해서 먹었습니다.
보통, 감자는 유월이면 꽃이 핀다는데
먹을 게 없었던 사람들은 일찍 심어 일찍 캐 먹었던 거죠.

팀장님은 보리고개를 겪어 보셨을까 안 겪어보셨을까...

웽스북스 2009-03-17 00:24   좋아요 0 | URL
ㅋㅋㅋ 당연히 안겪어보셨겠지요
아 사과나무님 사과는 언제 열리나요?

사과나무 2009-03-17 11:10   좋아요 0 | URL
아오리, 홍옥, 후지
8, 9, 10

그팀장님 2009-03-12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서울 답십리에서 태어났습니다.

웽스북스 2009-03-17 00:2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사과나무 2009-03-13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도는 잘 모르겠지만, 머루는 가을 과일이 맞습니다.

웽스북스 2009-03-17 00:26   좋아요 0 | URL
머루. 흣. 한번도 안먹어봤는데.

니나 2009-03-13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할, 재밌다 여기

웽스북스 2009-03-17 00:26   좋아요 0 | URL
ㅋㅋ 그치그치

메르헨 2009-03-15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이 글 올려주셨네요.^^네...그건 바로 하지 감자라고 하는거에욤.ㅎㅎㅎ
아효...그외 것은 저도 잘 모르것네요.
웬디님 넘 오랫만이어요.^^일욜...현재 삼실입니다요.

웽스북스 2009-03-17 00:26   좋아요 0 | URL
옷 메르헨님도. 으흐. ㅋㅋ

아 그나저나 일요일날 삼실이라뇨. ㅜㅜ

2009-03-16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17 0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비돌이 2009-03-24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철과일은 포항이나, 광양에서 나는 과일인가요?

웽스북스 2009-03-25 00:27   좋아요 0 | URL
아 포항이나 광양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죠
(제철과 일 하는 사람들)

시비돌이 2009-03-25 08:37   좋아요 0 | URL
제철과 일. 무슨 사보 이름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