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런 내가 가끔 우습다는 걸 안다. 도대체. 새해에는 사람들을 좀 덜 만나고 새로운 사람들과의 그 무엇은 벌이지 말아야겠다는 결심을 한 지 얼마나 됐다고. 이렇게 다시 새로운 무언가를 도모하고 있단 말인지. 도모가 될지, 숟가락 하나 더 얹기가 될지는 일단 봐야 알 것 같지만, 조금 두렵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또 설레기도 하고. ^-^
진보적 색채의 모 기독교잡지를 지난주에 읽고 거기에 필진으로 학교 선배 K언니가 있는 걸 보고 반가워 글을 남겼더니 언니 역시 매우 반가워하며 내게 전화번호를 물어왔다. 정신없이 한주를 보내고 어제 신나는 금요일을 맞아 다시 글을 남기고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언니는 내게 현재 기획중인 웹진을 함께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를 했고, 나는 고민 끝에 70% 가량의 수락을 한 셈이다. 내가 쓸 줄 아는 글이라고는 일기와 반성문 뿐인데. 이를 어째야하나. 고민이 되긴 하지만... 요즘 스스로에 대해 느꼈던 한계(움직이지 않는 것)와 맞닿아있는 지점에서의 제안이라, 일단 몸을 던져보고 걱정은 나중에 하기로 했다. 내가 글을 쓰게 될수도 있지만, 또 알고 있는 다른 좋은 사람들과 연대를 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웹진도 웹진이지만, 아무래도 NGO의 형태를 띠면서 여러가지 사회 및 기독교내의 변화들을 도모해나가는 것도 병행해나갈 것 같다. 기독 청년 중심으로. 나로서는 발을 뺄 이유가 없다. 신학적 색채가 맞는 사람들과 어떤 변화를 도모하는 것들, 혹은 그들을 지원하고 응원하는 것들, 이건 나 역시 오래도록 바라고 있었던 것이기도 하니까.
나중에 하기로했지만, 그래도 걱정이 아예 안되는 건 아니지. 새해 맞아 회사에서 투입된 TF에도 많이 치중해야 하고. 이젠 나이가 서른이니 체력도 떨어지고 있고 -_-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기대된다. 하하하. 내가 그냥 이렇게 생겨먹은 사람이라는 걸 이제 좀 스스로 인정할 때도 된 것 같아. 아무것도 없는 내게 사람들이 무엇을 기대하며 이런 제안들을 자꾸만 해주는 건지. 참 고맙기도 하고, 의아하기도 하지만 일단은 즐거워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