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배가 고파서 (아니 밥먹고 또 왜 금방?) 회사 창고로 가서 오예스 하나를 슬쩍 훔쳐왔다. 그리고 (분명히) 배가 고픈 게 확실한 C에게 창고에 가면 과자가 있다고, 같이 훔치러 가지 않을래? 라고 꼬셨다. C는 눈을 반짝이며 따라왔다. 그녀가 좋아하는 몽쉘 하나를 들고 우리는 휴게실로 왔다. 야, 너 휴대폰 고지서왔다. C가 우편함에서 휴대폰 고지서를 꺼내 내게 건네준다. 응? 요금 얼마 나왔지? 고지서를 펼쳐본 내 눈을 휘둥글. 2만 4천원???
이상하다, 디게 조금 나왔네, 하고 구체적인 내역을 살펴보니, 국내 통화료 966원. 이건 뭥미. 세상에 백수 때도 이 요금 나온 적 없는데. 도대체 나 어떻게 살았길래 휴대폰 국내 통화료가 966원이 나오니. 무료통화에 수신자 부담으로 받았던 요금 합해도, 음. 2200원? 아, 아무래도 이건 너무한거야 정말. 문자보다, 부가 서비스 이용료보다 적게 나온 통화요금이라니.
C는 뭐가 잘못된게 분명하다고, 알아보라고 얘기를 했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솔직히 좀 궁금하긴 하다. 통화내역 조회 서비스 신청해놓을 걸. 꼭 이런 때 후회를 한다.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반응은 C와 H뿐이고 (고맙다, 니들이 그래도 내 친구구나 막이러고 ㅋㅋ) E언니는 비웃음 작렬, 미국에서 간만에 전화를 걸어온 M언니는 소식을 듣더니 안타까움 작렬. (저 멀리 수화기 바깥에서 언니가 눈물을 글썽거리는 것만 같았다. ㅋㅋ) 라모 대리님은 자기보다 많이 나왔다며 -_- 그럴 수도 있다는 반응이시고 (대단하십니다)
E언니는 본인이 휴대폰 요금이 적게 나오면, 그래도 내가 꿋꿋하게 외로워하지 않고, 열심히 잘 살았구나, 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해가 가는 말이긴 하지만, 그래도 언니는 966원은 안나와봤을 거야. 그렇죠 언니. ㅜㅜ 그러니까 나는 언니 맘을 알아도 언니는 내 맘을 모를 거에요. 흑.
퇴근길에 C에게 전화를 했다. 응. 나 이제 전화좀 걸고 살려고. ㅎㅎ. 그리고 전화를 끊고, 지하철 역으로 들어간 나는.... 전화비도 아꼈으니까......라며....쇼핑...을.......
(뭥미, 그래봐야 평소보다 만원 이하로 덜 나왔잖아 -_- ) 시끄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