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실은 워크샵을 가도 그냥 시큰둥했던 건 굳이 내가 거기서 하고 싶은 것도 없고, 굳이 가고싶어하던 곳도 아니었던 거였기 때문이다. 책이나 좀 읽다가 와야지, 라고 생각하고 소설 세권에 시집 하나를 넣었는데 뭔가 균형이 맞지 않는 것 같은 느낌. 그러다가 오늘 아침에 김연수의 여행의 권리를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급 신나졌다. 알라딘을 보니 내일 출발 전까지 도착이 안될 것 같길래 점심을 먹고 회사 근처에 있는 리브로에 가서 직접 사야겠다고 결심

오랜만에 점심시간에 서점에 왔다며, 나는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여유 있게 이 책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혼자 서점 한바퀴를 돌았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는 거다. 어쩔 수 없이 물어보자, 라고 마음을 바꾼다. (점심시간이 짧은 직장인의 비애랄까)  서점 직원은 무성의하게 검색을 하더니 재고가 7권이 있다며 찾아보라고 이야기한다 -_- 나는 다시 찾아보겠다며 서점을 돌았다. 이런 개념없는 리브로같으니, 무려 김연수의 신간을 매대에 진열해놓지도 않다니. 말도 안돼. 나는 이 책을 사면서 저기요, 이 책 벌써 서고에 들어갈 그런 책 아니거든요. 다시 매대로 내려놓으세요. 라고 말할 작정이었다. 그런데 서고를 아무리 뒤져도 없다. 어쩔 수 없이 다시 갔다. 저기요, 제가 정말 못찾겠어서요.

그녀들은 표지를 봐야겠다며 책을 검색해본다. 그런데 검색 페이지는 두둥! 교보였다매? -_- 리브로도 엄연히 온라인 서점이 존재하거늘 교보가 왠말이냐. 표지를 확인한 그녀는 다시 한 번 서점을 돌며 뒤진다. 그러나, 여전히 책은 나오지 않고 ㅜㅜ 그러다가 검색대로 가, 내가 검색했던 결과를 본 그녀들은, 어머! 어제 들어온 책이네? 라고 이야기하더니 풀지도 않은 책 쌓인 곳에 가서 이 책을 찾아온다. 아, 고집부리고 끝까지 혼자 찾았으면 시간 맞춰 못들어갔을거야 -_-

나는 계산하면서 괜히 막 진열 잘해주세요 라는 말을 하고 싶지만, 내가 출판사 직원도 아니고, 꾹 참는다. 그래도 난 이 서점에서 제일 먼저 이 책을 사겠다고 찾은 사람이구나, 라는 괜한 (그리고 별 쓸데는 없는) 팬심 발동 ㅋㅋㅋ


2

그리고 나의 로망은 바로 여기. 헤헤헷
여기를 보는 순간 좀 더 신나졌다
그냥 즐겁게 잘 다녀와야지 흐흣


>> 접힌 부분 펼치기 >>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블리 2008-05-23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는 이 글의 첫 댓글 기록자~! (이것도 팬심인가? ㅋㅋ)
잘 다녀와~~ 저 해먹에서 뒹굴며 책을 읽고 있을 웬디양이 마구 상상되네~^^

웽스북스 2008-05-23 11:03   좋아요 0 | URL
우후후 언니
열씸히 뒹굴어 언니의 팬심에 보답할게요 ㅋㅋ

Jade 2008-05-23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웬디님 몸 건강히(?) 잘 다녀오셔요 ㅎㅎ

웽스북스 2008-05-23 11:04   좋아요 0 | URL
ㅋㅋ 네 제이드님
갔다와서 봐요 ~

Mephistopheles 2008-05-23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먹은 저의 로망이기도 하지만......
로망의 성취를 위해서는 감량이 필수에요..
지금 상태로 냅다 드러눕다간 추욱 처지면서 엉덩이가 땅에 땋을지도
몰라요 흑흑..

웽스북스 2008-05-23 11:05   좋아요 0 | URL
제가 일단 누워보고 말씀드릴게요~

마늘빵 2008-05-23 0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점이 장사하기 싫은 모양입니다. -_- 새 책을 풀지도 않다니.

웽스북스 2008-05-23 11:05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게다가 교봉에서 서치하는 것도 너무 웃겨요 ㅋㅋ

무스탕 2008-05-23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먹이 어째 1인용 같아보이지 않습니다?
2명이 누워도 충분할것 같은 크기로 보입니다만?
그렇다면 메피님이 혼자 누워도 아무 걱정 없다는 이야기?
=3=3=3=3

잘 다녀오세요~~ ^^*

웽스북스 2008-05-23 11:05   좋아요 0 | URL
그죠그죠
저도 그럴 것 같아요

아 근데 나도 땅에 끌리면 어쩌지? ㅜㅜ

세실 2008-05-23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제 로망입니다. 아웅. 부럽다. 잘 다녀오세요.
그 서점 직원 불친절하네요. 홈페이지에 올리세요. 히~~~ (아는 사람이 더 무섭죠?)

웽스북스 2008-05-27 22:07   좋아요 0 | URL
후후후 홈페이지라... (귀찮아요!ㅜㅜ)
잘 다녀왔답니다
해먹에서 책은 못읽었어요

L.SHIN 2008-05-23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도대체 어떤 서점이길래 그렇게 불친절해요?
보통 직원이 다들 책을 알아서 찾아주지 않습니까? 안산의 대동서적 직원들은 그러던데.

웽스북스 2008-05-27 22:08   좋아요 0 | URL
대부분 그런데
저기는 좀 그렇더라고요

힘없는 제가 참아야지요 ㅋㅋ

개인주의 2008-05-25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금니 꽉 깨물고 그윽하게 '멍충아' 라고 해주지 그러셨어요..신기하네..자기들서점 책을 그렇게 못찾냐..손님한테 찾아보라니..;;

웽스북스 2008-05-27 22:08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 어금니 꽉 깨물고도 그윽할 수 있는 비법을 알려주시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