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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교육이 끝나자마자 예전 팀장님이신 H과장님께 쪼르르 달려갔다
과장님, 제가 오늘 과장님이랑 커피를 한잔 마시고 싶거든요

과장님의 팔짱을 끼고, 엘레베이터 앞에서 속삭인다
제가 오늘 입사한지 꼭 3년째 되는 날이라서, 꼭 과장님께 커피를 사드리고 싶었어요

팀이 바뀌고, 나는 다시 새로운 팀에서 하하호호 지내고 있긴 하지만
이 모습을 과장님이 보실 땐 좀 서운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었다
예전만큼 나에게 신경을 써주시지 못하는 과장님을 보며 나도 가끔은 서운했고 말이다

그래서, 오늘처럼 특별한 날
과장님께 한잔의 커피데이트를 신청하는 건
'저 아직도 과장님 디게 좋아하거든요' 라고 살짜쿵 속삭여주는 의미였다

과장님께서 나의 속삭임을 알아차리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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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점심은 스킵이다
J선생님이 소분해준 홍차를 마시다보니 너무 애플파이(제일좋아하는빵)가 먹고싶었던 것이지

샌드위치를 먹는다는 E대리님과 함께 파리바게트로 가서
E대리님은 샌드위치를 사고, 나는 애플파이를 찾는데,
이게 아직 안나왔단다 ㅜㅜ

혼자 책이라도 들고갔다면 기다렸겠지만, 어쩐지 분주하고 미안한 마음에
여러 대체물을 찾아 들고 왔으니

애플데니쉬와 딸기빵 (이름을 모르겠다 ㅋ 딸기빵이라니, 어쩐지 정겹다)


점심시간이라, 전력을 아낀다고 꺼놓은 사무실 창가에 슬쩍슬쩍 스며드는 봄볕과
입에 상큼상큼 달라붙는 사과와 딸기
그리고 달콤한 향내 풍기는 홍차를 마시니

봄이구나, 봄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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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8-04-04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글을 읽으니 저는 마구마구 웬디양님의 과장님이 되고싶어져요. 후훗 :)

L.SHIN 2008-04-04 13:57   좋아요 0 | URL
와~ 정말 나도. 특히, '팔짱을 끼고' 라니. 쿠후훗 (>_<)

웽스북스 2008-04-05 01:17   좋아요 0 | URL
제가 저희 과장님들을 쫌 좋아해요 옛날 과장님도 지금 과장님도요 흐흣
물론 둘다 여자분이시거든요 ㅋㅋㅋ

옛날 팀장님은 2년동안이나 같이 있어서
저 막 커피마시러 갈 때마다 팔짱끼고 그러잖아요 ㅋㅋ
그런데 제가 덩치가 커서 제가봐도 좀 징그러워요 그런건 ㅋㅋㅋㅋ

비로그인 2008-04-04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플파이를 좋아하시는구나.
언제 기회가 되면 저는 님에게 애플파이를 만들어드리고 싶어요.(될까?)

웽스북스 2008-04-05 01:18   좋아요 0 | URL
우와, 승연님 정말요? ^_^
언제, 어떻게 기회가 닿을지 모르겠지만
무지 기대되는데요? 흐흐흣

애플파이를 만들어먹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한번도 안해봤어요
아흥 맛있겠다 ㅋㅋㅋ

무스탕 2008-04-04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과장님이 남자분이셨음 좋겠어요. ㅎㅎ

웽스북스 2008-04-05 01:18   좋아요 0 | URL
흐흐흐 잘생긴 여자분이세요 ㅎㅎㅎ

마노아 2008-04-04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사랑스러운 직원을 어찌 총애하지 않겠어요! 멋진 직장인 웬디님!

웽스북스 2008-04-05 01:19   좋아요 0 | URL
아이쿠 근데 어쩌죠 마노아님
제가 별로 총애받는 직원은 되지 못해요 ㅜㅜ

Mephistopheles 2008-04-04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여우.
2. 너구리.

연상되는 포유류..

웽스북스 2008-04-05 01:19   좋아요 0 | URL
난....사람이었네.....ㅜㅜ

저 진짜 여우과 아니고, 오히려 곰과인데 ;;;;
그리고 너구리는 또 왜요 ㅜㅜ

Mephistopheles 2008-04-05 03:35   좋아요 0 | URL
곰은 절대 1번과 같은 행동이 불가능합니다. (무지막지한 곰 앞발로 사람 팔짱 끼는 걸 상상해보세요...그 팔이 남아나겠나..)
너구리는....흠..글쎄요......굳이 상세하게 설명하자면...너구라라기보단 보노보노에 나오는 너부리..? =3=3=3=3

순오기 2008-04-04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점심시간에 과장님 아닌 누군가의 팔짱을 기고 거니는 웬디양을 상상하다.^6^

웽스북스 2008-04-05 01:20   좋아요 0 | URL
후후후 점심시간에는 우리 E대리님 팔짱끼고
빵집 갔다왔지요

도넛공주 2008-04-05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제 특기가 애플파이랑 호두파이인데...(약올리는 건가요)

웽스북스 2008-04-06 23:38   좋아요 0 | URL
우왕 부러워요 ㅠㅠ 도넛님은 못하는게 없으시군요
만들줄 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부러워요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