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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교육이 끝나자마자 예전 팀장님이신 H과장님께 쪼르르 달려갔다
과장님, 제가 오늘 과장님이랑 커피를 한잔 마시고 싶거든요
과장님의 팔짱을 끼고, 엘레베이터 앞에서 속삭인다
제가 오늘 입사한지 꼭 3년째 되는 날이라서, 꼭 과장님께 커피를 사드리고 싶었어요
팀이 바뀌고, 나는 다시 새로운 팀에서 하하호호 지내고 있긴 하지만
이 모습을 과장님이 보실 땐 좀 서운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었다
예전만큼 나에게 신경을 써주시지 못하는 과장님을 보며 나도 가끔은 서운했고 말이다
그래서, 오늘처럼 특별한 날
과장님께 한잔의 커피데이트를 신청하는 건
'저 아직도 과장님 디게 좋아하거든요' 라고 살짜쿵 속삭여주는 의미였다
과장님께서 나의 속삭임을 알아차리셨겠지
2
그리고 오늘 점심은 스킵이다
J선생님이 소분해준 홍차를 마시다보니 너무 애플파이(제일좋아하는빵)가 먹고싶었던 것이지
샌드위치를 먹는다는 E대리님과 함께 파리바게트로 가서
E대리님은 샌드위치를 사고, 나는 애플파이를 찾는데,
이게 아직 안나왔단다 ㅜㅜ
혼자 책이라도 들고갔다면 기다렸겠지만, 어쩐지 분주하고 미안한 마음에
여러 대체물을 찾아 들고 왔으니
애플데니쉬와 딸기빵 (이름을 모르겠다 ㅋ 딸기빵이라니, 어쩐지 정겹다)
점심시간이라, 전력을 아낀다고 꺼놓은 사무실 창가에 슬쩍슬쩍 스며드는 봄볕과
입에 상큼상큼 달라붙는 사과와 딸기
그리고 달콤한 향내 풍기는 홍차를 마시니
봄이구나, 봄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