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학로에서 지하철을 타는데 지하철역에서 프리지아를 한단에 1000원에 판다. 보라색 아이리스는 한단에 2000원. 3000원으로 프리지아와 아이리스를 각각 한단씩 사들고 지하철을 탔다. 이거 받은 꽃 아니고 산 꽃인 거 너무 티나긴 하지만, 꽃을 들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내내 신난다. 꽃을 보자마자 엄마의 얼굴은 환해진다. 노란색의 발랄함과 보라색의 화사함이 은근히 조화가 괜찮다. 나이가 들수록, 꽃이 가진 부드러운 힘을 인정할 수 밖에 없고, 꽃값이 아깝다는 생각을 갈수록 덜하게 되는 듯하다. 굳이, 길에서 싸게 팔지 않아도, 가끔은 꽃한단을 사는 여유, 늘 갖자, 갖자, 생각하면서도 쉽지 않은 마음.

올봄에는 수선화 화분을 살까보다. 재작년에 꽃시장에 가서 사온 세개의 화분을 두고, 당시 같이 살던 친구와 침대에 누워 밤새 얘들 이름을 뭐라고 지어줄까 고민하다가 봄, 꿈, 맘이라고 이름 지어주고 나서, 바로 물도 안주고 말려 죽여버린 뼈아픈 추억이 있기에, -_- 그 이후로 화분은 미안해서 잘 사지 않았었다. 특히 수선화는 너무 예뻐서 더 사올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 아이, 은근히 강하다고 한다. 물도 그렇게 자주 줄 필요 없고, 무엇보다, 엄마가 잘 키우지 않을까? ㅋㅋㅋ


2

오늘 약속의 컨셉은? 파마 구경모임이었다. ㅋㅋㅋ 물론 나의 파마는 핑계다. 보고싶으니 만난 거지. 지난 번에 '겁나' 맛있게 먹었던 청국장 집에서 밥 한그릇을 뚝딱 먹고 수다, 라는 커피집으로 가서 거의 쓰러질 정도로 웃다가 나왔나보다. 아무래도 좀 시끄러웠을 거야.

이 커피집은 양모펠트로 만든 제품을 파는데, 와 너무 예쁘다. 그 색감들하며, 디자인하며, 정말이지 가격만 빼고 전부 마음에 든다. (가격은 너무 비싸 -_- 므로 살 수 없었다) 배워보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으나, 시간도 비용도 감당할 자신은 없었으므로 패스 ;;

http://blog.naver.com/jubong323/100044947652  누군가의 블로그에 소개된 수다
난 귀찮아서 사진기도 안들고 다닌다 ;; 그래도 찾아보면 누군가 꼭 이렇게 올려놨더라. 그러니, 정보의 홍수 시대에, 뭐 내 사진까지 보탤 필요 있겠어. ㅋㅋ


3

한주가 또 가는데, 아, 이번주도 보고서는 제대로 시작도 못했다. 2주 안에 끝내야 하는데 할 수 있을까, 덜덜. (실은 너무 하기 싫다 ;;;)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순오기 2008-03-07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꽃을 살 수 있는 마음의 여유, 좋아요!
꽃처럼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도 드물다 싶어요.
이제 봄꽃들의 찬란한 축제가 시작되겠죠. 흠~ 기대된다!

웽스북스 2008-03-07 02:35   좋아요 0 | URL
네, 꽃시장엘 좀 나가보고 싶은데... 흠... 과연 귀찮아서 ㅋㅋㅋ
봄꽃들의 축제 저도 기대돼요

Mephistopheles 2008-03-07 0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웬디양님은 행동반경이 꽤 넓은 것 같아요. 대학로까지 성큼 성큼...난 일단 멀면 만사가 귀찮아지던데..
2. 커피집 주인이 가게 이름에 어울리는 손님이 오늘 드디어 나타났다..라고 일기를 썼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3. 그래도 할거라는 것 다 알고 있습니다. 100원 걸었습니다.

웽스북스 2008-03-07 02:37   좋아요 0 | URL
1. 음 그래도 가는 데는 거의 정해져있긴 해요. 대학로는 꽤 자주 가는 곳 중에 하나에요. 일단 버스타면 30분밖에 안걸리는데요 뭘. 제가 집이 경기도권이다보니 오히려 행동반경에는 관대해지는 것 같아요
2. 수다, 보다는 웃다, 혹은 (목소리가) 크다, 가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싶어요 ㅋㅋㅋㅋ
3. 흠. 하기야 해야겠죠. 근데 아마 익스큐즈를 구해서 기한을 미루지 않을까 싶어요. 내부문서거든요. 실은 좀 막막하기도 해요. 일요일에 회사 나가야하나 고민중.

다락방 2008-03-07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덜덜. (실은 너무 하기 싫다 ;;;)

-->남의 일 같지가 않아요. 흐흐흐

웽스북스 2008-03-08 16:49   좋아요 0 | URL
덜덜 어제 결국 종일 일 안하고 빈둥빈둥 놀았어요
이건 남의일같은가요? ㅎㅎㅎ

무스탕 2008-03-07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덜덜...

--> 아들래미 졸업식날 후리지아 꽃다발을 거금 18,000원 주고 산 기억에 덜덜...

웽스북스 2008-03-08 16:49   좋아요 0 | URL
저도 작년 졸업식 즈음에 프리지아 샀다가 비싸서 기절했었어요
졸업도 끝나고 입학도 끝나니, 남은 꽃들 땡처리하는 거겠죠 뭐 ㅋㅋ

L.SHIN 2008-03-07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화사하고 부드러운 프리지아 노란색 꽃.
저도 주말에 화분 하나 살까 합니다. 환해지겠죠.
하지만 꽃으로는 안살거에요. 나의 기쁨을 위해 그들의 생명을 가위로 싹둥 잘라
'시한부 며칠 인생'으로 만들 수는 없으니까. ^^

아! 바야흐로 아름다운 꽃의 계절이군요.(웃음)

웽스북스 2008-03-08 16:50   좋아요 0 | URL
네 엄마도 화분으로 사오지 그러지, 라고 하더군요
죽어서 버리는 거 아깝다구

꽃시장 가고싶다 으흥

실비 2008-03-08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꽃을 보기만해도 기분이 좋아져요~
가끔 꽃도 사시는 센스 멋져요^^
전 그냥 보기만하는데..

웽스북스 2008-03-08 16:51   좋아요 0 | URL
사실 그냥보기만 하는 게 꽃을 위해 가장 좋은 건지도 모르죠 ^^

프레이야 2008-03-09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란 후리지아는 제가 참 좋아하는 꽃이기도 해요.
며칠전 옆지기가 한 단에 천원하는 후리지아 두 단을 사서 딸편에 제게 보냈어요.
거실에 꽂아두었는데 향기도 색깔도 참 예뻐요.
아이리스랑 후리지아, 같이 꽂아두면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노랑과 보라..
엄마가 얼마나 좋아하셨을까나.. 웬디양님이 더 기뻤겠죠^^

웽스북스 2008-03-09 22:34   좋아요 0 | URL
그동네도 한단에 천원이군요,
정말 향기도 색깔도 참 예뻤답니다.
좋으면서도 쫌 반성되기도 하구 그랬지요
좀 자주 사드려야 하는데 말입니다...

털짱 2008-03-09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향기로운 프리지아 꽃 냄새가 여기까지 납니가.^0^

웽스북스 2008-03-09 22:35   좋아요 0 | URL
거기는 어디인가요 털짱님? ^^
제가 좀 곳곳에 애들을 풀어놓긴 했습니다 ㅎㅎ

세실 2008-03-10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잊고 있던 프리지아 향기와 보랏빛 아이리스의 유혹으로 저두 봄을 맞이해야 겠습니다.
웬디야양님 헤어스타일 궁금해요~~

웽스북스 2008-03-10 13:06   좋아요 0 | URL
흐흐흐 조만간 사진을 한번 더 찍어야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