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송구영신 예배를 위해 2시간 넘게 피아노 연습을 하고 약 여섯곡의 반주를 했다. 반응은 당연히 폭발적이었다. 사람들이 내가 피아노를 칠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기 때문에, 의외성이 준 상대적 과대평가였다. 그래도 일단 나도 치면서 즐겁고 기뻤다. 더구나 드럼, 베이스, 일렉, 첼로에 잘 오지도 않던 바이올린까지 온 덕에 오랜만에 멤버 풀가동. 사람들은 찬양단이 풍성하다며 좋아했지만 나는 피아노 소리 묻힌다며 매우 좋아했다. ㅋㅋ 이참에 반주자로 나서라는 분위기다. 안된다. 그 여섯곡이 내가 칠 줄 아는 전부다. 삼순이가 오버더레인보우 한곡만 칠 줄 아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2

그러고보니 2년 연속, 새해 첫날부터 외박이다. 작년은 왜목마을에 해돋이를 보러 갔고, 이번엔 H언니 집에서 잤다. 왠지 그 밤은 마음과 생각을 정리하고, 한 해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은 마음에, 또 새해 첫날부터 남의 집에서 눈뜨고 싶지는 않았던 마음에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욱! 하는 마음으로 미리 해놓은 약속이어서 그냥 언니 집으로 가게 됐다. (하여튼 욱!이 문제야 늘)새벽 4시까지 TV를 보며 수다를 떨고, 12시에 일어나 수다를 떨다 TV를 보고. ㅋㅋ 최근 1년간 본 TV보다 더 많은 TV를 언니 집에서 본 것 같다. ㅋㅋ 또 그리 놀다 보니 재밌는 거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맞이하는 새해 첫날 아침(낮?)도 괜찮지, 암 ^^

3

실컷 뒹굴뒹굴 놀다가 오후에 집에 오니, 밀린 알라딘이 장난아니다. 읽고 덧글달고 돌아다니는 데만 꽤 시간이 걸린다. 알라딘생활에도 노력이 필요한 것이야. 물론 즐거운 노력 ^^

4

야심차게 정했던 2007 마지막 책과 영화는 지키지 못했다. 삼십세,는 의외로 책장이 안넘어가 꽤 오래 붙들고 있었음에도 결국 끝까지 다 못읽었고, 어제 마지막 영화를 보려고 남겨둔 시간은 결국 피아노 연습에 할애해 버렸다. 사는 거란 뭐 그런 거 아니겠어. (라며 애써 스믈스믈 넘어간다)

2007 마지막 책 - 설렁설렁 읽었던 고속도로 통행권에 복권을 붙이면 정말 좋겠네
2007 마지막 영화 - 오기가와 나오코 '안경'

다들 결산도 내고 그러는데, 난 올해는 포기 ;;
영화랑 책이랑 합해서 2007년에는 150이 목표였는데, 영화를 50편도 못본 관계로 실패. 그리고 내년에 재도전이다. 멜기님께서 소원들어주기 빵 책 100 내기를 하자고 지나가듯 말씀하셨는데, 문고본이라도 좀 무더기로 구입해야 하나 ㅋㅋㅋ

5

다이어리, 결국 몰스킨을 버리고- 가볍고 싸고 심플한 녀석으로 어제 교보에 나가 직접 골랐다. 다이어리는 쓸 때보다 고를 때 더 신난다. 2008년에는 잘 쓸 수 있을까?

------------------------------- 2008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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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1-01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제가 다니는 교회는 올해 유난히 송구영신예배가 길었다는....
2.전 아직까지 새해 첫날..현관문 밖으로조차 안가나고 있습니다..ㅋㅋㅋ
3.그래도 서재체계가 2.0으로 바뀌고 적림금제도가 없어진 후 페이퍼 수가 많이 줄었어요.
서재개편은 모르겠지만 적립금제도만큼은 정말정말 잘 없앴다고 생각됩니다.
4.마지막 책은 스페인 너는 자유다. 였고. 마지막 영화는 글쎄..데스센텐스.??였나..?
5.전 그냥저냥 여러 업체에서 뿌리는 다이어리로 1년 기재한다는 그런데 결국 야근 철야 반복되는 일상이 되면 어느 순간 기록이 멈춰버리더군요.

웽스북스 2008-01-01 19:21   좋아요 0 | URL
1. 페이퍼 읽었어요 ^^ 근데 저희도 그정도로 길긴 했답니다. ㅎㅎㅎ
2. 저도 아마 외박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리 했을 것이라는. 그래도 주니어와 함께 계시잖아요 ^^
3. 적립금 제도가 있을 땐 전 알라딘을 알지 못했었지요 ㅋㅋ
4. 크크크 데스센텐스는 못봤어요- 폭력의 역사는 봤구요 ^^ 메피님 언제 영화는 그렇게 다 챙겨 보시는 건지 정말 궁금해요, 대단하시구요 ^^
5. 저도저도 그래서 결국 다이어리는 끝까지 못써요- 저도 회사에서는 그냥 딱딱한 다이어리 써요 ㅋㅋ (뭐 새로 산 쟤도 딱딱하지만 ㅋㅋ)

마노아 2008-01-01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볍고 심플한 디자인! 제가 원하는 거였어요. 그치만 올해는 무겁고 두툼한 박희정 다이어리로 낙찰. 팬심으로 버텨보렵니다. ^^

웽스북스 2008-01-01 21:41   좋아요 0 | URL
네네 딱 들었을 때 일단 무게가 엄청 가볍길래 통과! 였지요
박희정 좋아하시는군요 ㅎㅎ 저도 좋은데- 그녀의 작품을 워낙 많이 못봐서 감히 좋아한다고는 막 못해요 ㅋㅋㅋ 이승환 다이어리는 없었나봐요 나얼은 이번에 한정판 다이어리 냈던데

마노아 2008-01-02 00:48   좋아요 0 | URL
300개 한정으로 드림팩토리 다이어리가 제작되었지만 공개방송 따라다닌 몇몇 선택받은 츠자들만 받은 것으로 알아요. 예전에 팬들이 직접 제작한 다이어리는 일년 써본 적이 있지요^^;;;

웽스북스 2008-01-02 00:56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참, 팬이 몇인데, 그래도 팬클럽한테 돌아갈 정도는 줘야되는거 아니랍니까 쳇쳇쳇

마늘빵 2008-01-01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저는 영화로만 웬디양님의 목표수치를 가볍게 넘겨버렸군요. -_- 내년엔 영화를 자제해야지.

웽스북스 2008-01-01 21:41   좋아요 0 | URL
아니아니 영화를 왜 자제하십니까. 열심히 보고 많이 감동하는 게 좋죠 ^^
150 목표는 올해로 다시 넘어왔어요 ㅋㅋ

깐따삐야 2008-01-01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아웅~ 웬디양님 반주하는 거 나두 보고싶으다. 이쁠 것 같음. 흐흐.
2 내 허락도 없이 외박을 하다뉘!
3 맞어맞어. 하루 지나면 좌라락 페이퍼 올라오더만요. 그치만 댓글청산은 즐거워요.^^
4 난 책이나 영화는 한해 목표량을 잘 안 정해놔서 올해도 또 미지수라는. 그냥 끌리는대로 읽고 보고 하니깐. 계획이 참 중요한 건데 말이죠.
5 깔끔한데요. 난 왠지 알라딘이 다이어리가 될 것 같어요.-_-

웽스북스 2008-01-01 22:07   좋아요 0 | URL
1. 아 제가 다리가 짧고 앉은 키가 커서 -_- 피아노가 상대적으로 낮아가지구요 악보 놓치지 않으려고 좀 집중해서 봤더니 친구 말이 구부정해서 악보로 빨려들어갈 거 같았다고 그러더라구요- 엄마 눈에만 이뻤던 사건 ㅋㅋㅋ
2. 그러게말이에요- 어제 외박 안하고 알라딘 마을에서 정말 놀고 싶었는데 말이죵 ㅋㅋ
3. 맞아요 댓글 청산 재밌어요- 깐따삐야님은 어디갔다온거에욧~ (은근 기다렸잖아요 ㅋㅋㅋ)
4. 저는 목표는 잘 세우는데 그걸 잘 적어놓거나 세거나를 못해요 ㅎㅎㅎ
5. 깐따삐야님의 알라딘 다이어리화는 듣던 중 반가운 소리! 저도 그래서 올해 다이어리는 일기쓰는 부분이 없어요- ㅋㅋㅋ

Hani 2008-01-01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저도 피아노 배우긴 했는데, 피아노 앞에서 서면 항상 작아집니다.
2. 전 어제 혼자 청소하다가 뻗어서 오늘 늦잠 잤다는 ㅋㅋ
3. 게으른 알라디너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데, 어려워요.
4. 이제껏 목표없이 그저 보고 읽었는데, 올해는 목표 세워봐야겠어요.
5. 작년 선물받은 다이어리 손도 안대서 그냥 재활용하기로 했어요.

웽스북스 2008-01-01 23:01   좋아요 0 | URL
1. 저도 그래요- 어린 시절 엄마의 로망으로 피아노를 배운 어린이였던 우리 세대 중 많은 사람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죠 ㅋㅋ
2. 청소 그게 또 하다 보면 은근 빡세죠 ㅋㅋ
3. ㅋㅋ 새해엔 더 부지런해지세요 ^^ 그래야 하니님의 글을 많이 보죠
4. ㅋㅋㅋ 제 목표도 실은 뭐 거의 목표라고도 할 수 없어요- 사실 목표를 세우는 것들의 맹점도 있어요- 목표 달성을 위해 권수 채우기에 급급한 독서를 하게 된다던가 뭐 그런 거요
5. 그래도 새해가 되면 전 꼭 새 다이어리를 하나 사고 싶던데 ㅋㅋ

Jade 2008-01-01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요즘 피아노 배우는데...ㅎㅎ

웽스북스 2008-01-01 23:03   좋아요 0 | URL
꺄아아아아 어울려어울려 너무 어울려요 (꼭 흰모자 쓰고 쳐줘요)

춤추는인생. 2008-01-01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한참 피아노 배우다가. 피아노선생님이 미리짐작하신 `애인에게 점수따기 위해 ` 라는 목적에 제 목표가 어긋나서 때려치워버렸어요.
올해도 다시할까 하는데. 아무래도 올해는 학교문제로 해야할듯도 해요.(제발 안하길 바라지만요.^^) 새해는 무튼 혼자서든 여럿이든 집에서. 보내야 한다는 고정관념덕에. 전 어제도 집안에 콩박혀있었답니다.!

웽스북스 2008-01-01 23:33   좋아요 0 | URL
춤추는 인생,님의 실루엣과 피아노가 상당히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ㅋㅋ 그런데 학교 문제로 해야 한다는 게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 새해는 무릇 집에서 보내야 제맛이죠- 저도 여지껏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ㅋㅋ 그래서 쉬는 거 아닌가요? ㅎㅎㅎㅎ

비로그인 2008-01-02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이어리는 저도 심플한게 좋고 몰스킨도 맘에드는데,07년부터 업무쪽으로 지향하고자 플랭클린CEO 버전을 쓰고 있습니다.
일 안까먹는데는 확실히 좋더라구요~

웽스북스 2008-01-02 00:34   좋아요 0 | URL
아 저도 업무용으로는 08년부터 프랭클린을 쓰게 됐어요 실장님께 선물 받아서요 ^^ 근데 워낙 무거워서 가지고 다닐 수는 없으니까, 개인용으로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닐 스케줄 적는 용도, 정도의 다이어리를 찾은 거거든요 그래서 가벼운 게 일단 최고!

CEO 버전이라니. 저는 어떻게 생겨먹었는지도 모른답니다. ^^ 워낙 거기에 도달하기까지 멀어서요 ㅋㅋㅋㅋ 그래도 프랭클린 플래너 구성이 또 괜찮더라고요 그건 정말 99% 업무용으로만 쓸 생각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