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배가 고파 샌드위치 가게에 들렀다. 회사동네 조샌드위치는 샌드위치맛은 솔직히 좀 별론데, 라떼가 맛있는 편이다. 늘 그렇듯 별로 맛없는 샌드위치를 맛나게 먹으며 소금꽃나무를 읽고 있는데 어떤 대목을 읽는 순간 갑자기 마음이 울컥한다. 샌드위치맛이 뚝 떨어진다. 지금 여기서 여유롭게 샌드위치나 뜯고 있는 내가 한심하게 여겨진다. 샌드위치를 그만 먹고 나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일어서려는데 또 이내 우스워진다. 유난스럽다, 참. 내가 여기서 샌드위치를 그만 먹는다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이건 어쩐지 스스로에게 오기를 부리는 짓인 것만 같다. 그래서 남은 샌드위치를 우걱 우걱 다 먹었다. 더 이상 맛있지 않은 샌드위치지만 그걸 남기는 게 오히려 더 우스운 짓인 것 같았다.

소금꽃나무를 그만 읽어야겠다며, 지하철 가판대에서 시사인을 샀다. 지하철에서는 시사인을 읽었고, 나는 그만 더 속상해진다. 우습지만 그랬다. 곳곳에 우울한 소식들 뿐이다. 늘 그렇지만, 이번 주 시사인은 유난히 더 그렇게 느껴진다. 덕분에 샌드위치는 아직도 소화가 안됐고, 속인지 맘인지 모를 것이 그냥 아주 답답하다.


------------------------------- 소금꽃나무---------------------------------


------------------------------- 시사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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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따삐야 2007-12-17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히 펼쳐봤어욧. 짠하고 난리네 그냥.ㅡㅜ

웽스북스 2007-12-18 00:10   좋아요 0 | URL
아이구, 우리 우울하고 맘여린 깐따삐야님을 위해
경고문을 적어놨어야 했는데

마늘빵 2007-12-17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잇...

웽스북스 2007-12-18 00:10   좋아요 0 | URL
곧 배달되올 시사인
미리 눈물 예방주사 한방 맞았다고 생각하세요 ^^

Jeanne 2007-12-17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크랩해가요..

웽스북스 2007-12-18 00:10   좋아요 0 | URL
넵~ ^^ (근데 스크랩 기능도?)

Jeanne 2007-12-18 00:25   좋아요 0 | URL
제가 그냥 긁어갔어요. ㅋㅋ (내 방에 없음)

웽스북스 2007-12-18 00:46   좋아요 0 | URL
아~ 그러셨군요 ^^ 흐흐흐흐

가시장미 2007-12-18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도 오늘 도너츠먹고서 아직도 소화가 안 된 것 같아요.
뉴스를 괜히 봤드래요.
그냥 신문만 볼껄.. 그 목소리와 그 얼굴을 보니,
속이 뒤집힐뻔 했어요.
정말 대단한 사람이구나 했죠.
정말 우울한 연말입니다. ㅠ_ㅠ

웽스북스 2007-12-18 00:47   좋아요 0 | URL
헤헤헤 지금은 술한잔 마셨어요 음주댓글 ㅋㅋ
그러니까 좀 소화가 되는 것 같아요

Mephistopheles 2007-12-18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저냥...요즘 세상은 귀머거리, 벙어리, 장님...으로 사는게 건강에 좋은 것 같습니다.

웽스북스 2007-12-18 00:5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아니면 무뇌아

Hani 2007-12-18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 사서 보게될 시사인 미리보고 씁쓸해지네요. 안전하고 따뜻하게 쉴 수 있는 보금자리가 있음이 감사하게 느껴지는 밤이네요.

웽스북스 2007-12-18 00:53   좋아요 0 | URL
네 우리나라에 비닐하우스가 그렇게 많은 줄은 미처 몰랐어요
비닐하우스와 옥탑이 11만가구라고 하더라고요

순오기 2007-12-18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난 어제부터 얹힌것 같아 계속 약 먹고 있는데도 안 내려가요.
요새 맘이 뒤숭숭하니 먹은 것도 걸리나봐요!
소금꽃나무가 어떤 책인지도 몰랐는데... 필히 봐야할 것 같아요!

웽스북스 2007-12-18 00:54   좋아요 0 | URL
네 순오기님
마케팅 하나 안하고 입에서 입으로 많이들 보는 책인듯 합니다
전 술한잔 마시니 정신은 알딸딸하고 속은 내려갔어요

라주미힌 2007-12-18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쉽게 읽을 수 없는 책이죠.

웽스북스 2007-12-18 01:5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정말 그렇더라구요
소금꽃나무는 내용을 더 옮기고 싶었어요 정말

비로그인 2007-12-18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저 님께서 드셨던 샌드위치보다 조금 맛있는 샌드위치를 먹고 싶을 뿐...

웽스북스 2007-12-18 12:14   좋아요 0 | URL
강남교보 뒤쪽에 맛있는 샌드위치가게 있는데 ㅋㅋ
이름이 기억 안나는 사건 -_-

마노아 2007-12-18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오늘 눈내리는 것 보고 잠시 울컥했어요. 저 눈을 낭만으로 볼 수 없고 비참하게 바라보아야 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있는 것을요.

웽스북스 2007-12-19 10:18   좋아요 0 | URL
앙 마노아님 여기 댓글이 있는 줄 몰랐어요
마땅히 예쁘고 기쁜 것을 보며, 예뻐하고 기뻐하지 못하는 현실만큼 슬픈 게 또 있을까 싶어요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