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2 - 태조.정종실록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2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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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런 대목에서 나는 푸하하하 웃는다.
장과 장이 넘어가는 막간의 한페이지에

2인자에게 가장 필요한것은?'
요런 제목으로 여러 2인자가 한마디씩 한다.
JP - 줄타기 실력이 9단쯤은 돼야 혀.
전두환 시절의 장세동 - 2인자에게 머리가 무슨 필요가 있겠어? 충성심! 이거 하나면 돼!
총리전문 행정가 고건 -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그게 필요해.

요 세명의 캐리커쳐 밑으로 그들을 외면하며 묵묵히 갈길을 가는 정도전의 입맛이 쓰다.
역성혁명이라고 하지만 세련된 기획으로 쿠데타를 이끌고 새나라를 건설하는 지도자
정도전의 철학과 실력과 헌신에 비할바가 아닌
비루하고 탐욕적이고 무식한 현실의 2인자들이다.

그 2인자들이 모시는 대장또한 그만그만 인품이 다를터.

옛것에 빗대어 오늘을 말하는 박시백의 해학에는 핵심을 찌르는 눈이 있다.

사실관계조차 무시하고 시청률만 쫒는 사극 드라마와 비할것이 아니고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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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양미술 순례 창비교양문고 20
서경식 지음, 박이엽 옮김 / 창비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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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0대의 서경식은 유럽 이곳저곳을 몽유병자처럼 떠돌며 그림을 본다.
허겁지겁 그림을 마시고, 갈증을 느낀다.

재일 조선인으로 태어나 차별받으며 살다 모국으로 유학온후
간첩으로 몰려 독재의 감옥안에서 고문당하고 고통받는 서승, 서준식
두 형의 동생 서경식, 그가 가는 어딘들 감옥이 아니었을까.
국경을 넘어 어딜 간들 노예처럼 사는 형들이 집요하게 짐짝처럼 그의 발밑에 무겁다.


2.
무엇을 보아도 고통으로 보인다.
투명한 햇살을 보아도 뜨거운 태양을 보아도 한낮의 열망도, 소박한 제비꽃으로 저녁놀을 보아도
무엇을 보아도 그는 고통을 본다.
최근의 작품들보다 형들의 무게가 훨씬 무겁다.
아직 형들은 감옥에 있을때이고, 그는 젊었다.

그림이 아니라 형들을 보고
그림이 아니라 일본에서 한국으로 형들을 옥바라지 다니던 어머니와 누이의 슬픔을 본다.
그림을 본다.
국경을 넘어 흔적없이 돌아다니며 두고두고 본다.

하여 매우 주관적인 그림읽기는 독재정치가 서경식 가족들에게 남긴 고통의 순례이다.
그의 걸음이 휘청휘청한다.


3.
한국의 남과 북에 모두 전쟁에 협력하는 전쟁화는 있어도 반전화가 없다면
화가들은 도대체 뭘하고 살았다는 건가.
살육과 살상에 동조하며 그 그늘에서 잘먹고 잘살았을 뿐이라면
천박하다.


4.
갈증나는 계절. 누워버렸다.
어딘가 섬으로 가서 한 석달쯤 잠만자면 좀 살만해지려나 그래도 안되려나.
알게머야. 누워버렸다.
누워 서경식의 고통과 그림을 보며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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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의 심리학 - 인간은 어떻게 서로에게 매혹되는가 마인드 북스 1
파트릭 르무안 지음, 이세진 옮김 / 북폴리오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1.
이런 형편없는 추천사를 뭐하러 앞머리에 붙여놓았을까.
읽으나 마나.

2.
재미없다. 맥락도 없고 의미도 없다.
유혹의 심리학이라는 제목이 흥미로울뿐,
그래도 많이 팔린걸 보면, 참, 제목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재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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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 - 개국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1.
고려사는 왕씨를 폐하고 이씨가 왕이되는 역성혁명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편찬한 책이고, 말하자면 직계할아버지들에 대한 칭송이랄수 있겠는데.
조선왕조실록은 사관들이 하루종일 왕, 왕실, 왕의정책, 신하들의 말들을 옆에서 기록했다가
당대의 왕이 죽으면 자료들을 모아 후대에 다시 편찬하는 조선공식왕실기록이다.
엄청방대하고 나름 공정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고 볼수 있다. 
박시백은 이 기록들을 기본적으로 따라간다.


2. 
그러나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박시백의 시각으로 시대의 배경과 쟁점을 보다 넓은 시야로 뒷받침하고 재해석한다. 
때로는 실록의 편향된 시각을 넘어서고, 때로는 실록의 행간을 읽는다. 
시대를 뛰어넘어 사람의 마음을 읽는 힘이 박시백에게 있다.

또한 인물들에 대한 해석은 현대적이고 개성적이다.
요 해석들이 매우 재밌고 감칠맛 난다.
그리하여 독자로 하여금 그림의 인물들을보며 정말그랬을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역사를 무겁지 않고 편안하게 다뤘으나, 또한 가볍지 않다.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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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입니다 삶과 전설 1
부사령관 마르코스 지음, 주제 사라마구 서문, 후아나 폰세 데 레온 엮음, 윤길순 옮김 / 해냄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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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
주제 사마라구의 머리말이 인상적이다.
짧고 언어를 꾸미지 않지만 단정하게 할말을 다하네.


2.
첫번째 글이 12년된 열두명의 여성에 대한 이야기다.
마르코스가 아니라 여성들을 보여주며 사파티스타 반군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들은 12명이 아니라 얼굴을 가린 사파티스타 모든 여성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12명의 구체적인 이름을 부른다. 그것의 의미를 안다. 이런 배치는 의도된 철학이다.
남성, 힘있는 자의 역사가 아리나 공동체의 역사, 저항하는 역사, 소수자의역사를 여성을 호명함으로
온전히 인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런 철학의 동의함


3.
마르코스는 뛰어난 선동가로군.
쉽게 말하고 적절하게 반복한다.
반복은 운율을 맞추어 강조하고 이미지를 생생하게 재생한다. 증폭시킨다.
그의 선동의 핵심은 구체적인 원주민들의 비참한 삶을 잘 아는 것이고
모든 인간의 영혼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자긍심이다.
비인간적인 야수들, 인간을 모르는 야만적인 것들에게 마땅히 분노하고 날카롭게 씹는다.
의연하고 냉정하고 뜨겁다. 반항하는 자가 우월하다는 자부심이 넘친다.
후련하다.

민주주의 자유 정의를 위해 목숨을 포함하여 다 내놓고 싸우는 전사들, 총들고 싸우는
이상, 꿈, 현실에서 민주주의와 자유를 실현하기 위해
인생과 삶을 다 내놓은 사람들, 의 비장함이 있다.
비굴하지 않고 지혜롭다.

언제든 한번은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무거울것 같아서 미루었었다.
생각보다 더 좋다.

모든 사람을 위해 모든것을, 우리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신자유주의 이제 그만!
사파티스타의 슬로건
멕시코 밀림에서 싸우는 투사들의 선동문

목숨걸고 투쟁하는 것의 의미를 잘알아
비굴하지 않게 당당하고 분노한다.
누구든 목숨이라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물건이 아니니까
온몸과 마음을 다 하는자의 침착함이 있다.


딱정벌레 두리토 멋지다, 마르코스!


4.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은 과거 우리나라의 빨치산이 생각나게 한다.
빨갱이라고 표현된 자기땅에서 살지 못하고 쫓겨난 사람들,
굶주리고 고통당하고 교육받지 못하여 비천한 사람들이 산으로 가서 반란군이 되었다.
대한민국 땅은 북한과 단절되는 순간 탈출구없는 섬이다.
독안에든 쥐같은 신세가 되어 군인에게 토벌되었다.

사파티스타에게 멕시코의 산악지대는 광활하고 넒은 야생의 휴식처였겠지.
10년을 전쟁준비했다는 그 산이 보고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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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2010-01-16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이런 책이 있었는지 몰랐을까요. 안토니오 할아버지도 재미나게 읽었는데.. 덕분에 좋은 책 소개받아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