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1,000이라는 숫자보다 999라는 숫자가 더 완전한 듯하여

999편의 마이리뷰를 알라딘 서재에 올린것을 자측 하기로 한다 헤헤.

 

2003년 8월 처음 시작했고, 2006년까지는 일년에 몇개 안올리다가

말할것 없이 이 시기는 정신없이 달리던 시기, 책을 읽기는 했으나  갈무리할 여유가 없었다. 

 

1.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알라딘 서재에 리뷰를 올렸구나.

1) 알라딘 서재 시스템은 책에 대한 글을 써서 올리기에 참 편리한 공간이었다.

2) 공부 많이 한 평론가들의 책에대한 글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던 나는 

알라딘에 서재를 운영하며 글을 올리는 수많은 아마추어들의 편안한 책 사랑이 참 좋았다.

내 생각과 같은 글은 지인을 만났것 같아서 좋고, 내 생각과 다른 글은 다른 눈의 새로움이 좋았지.  

무엇보다 나처럼 책을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참 많구나, 확인한 것이 좋았다.

 

2. 내 서재의 사용 방식은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2007년 이후 거의 바뀌지 않았다.

1) 주로 리뷰만 올렸다.

서재를 운영하는 것이 일처럼 나를 압박하기 않기를 바랬고, 그래서 너무 재미에 몰두하지 않기로 했다.

이런저런 리스트를 만들어 올리고 싶은 유혹을 10년째 뿌리치고 있다.

학문이란 카테고리를 만들어 분류하며 총화하여 계보를 만드는 것.

리스트를 만들다보면 그 즐거움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고, 

더 고급진 리스트를 만들기 위해 컴 앞을 떠나지 못할 것이 불을 보듯 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하드보일드 여성탐정의 계보, 시보다 아름다운 소설, 슬프고 매혹적인 캐릭터, 예수와 붓다 그리고 평등한 세상의 꿈.....

십수개의 리스트 제목이 머리속에서 맴돌지만, 새로운 일을 만들지 않기로 한다.

 

2) 다 읽은 책만 올린다.

내가 평론가들의 서평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이사람이 이 책을 읽기는 하고 쓴건가, 싶을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냥, 예의라고 생각한다.

작가와 출판사 그리고 알라딘의 다른 블로거들에게 읽지도 않은 책을 올리는 것은 스스로 부끄러운 일이다.

또한 경제적이기도 하다.

다 읽지도 않은 책을 올리는 수고를 할 이유가 없고,

다 읽지도 않은 책의 리뷰를 올려서 내 서재의 질을 떨어뜨리기도 싫으니까.  

 

3) 최대한 간략하게 올린다.

그러나 잘 안된다. 재밌는 책일수록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지기도 하고 ^^;

 

4) 특별한 형식없이, 그냥 책을 읽고 내 생각과 느낌을 솔직하게 올린다.

 

3. 10년 넘게 알라딘에 서재를 운영하며 생각나는 몇가지

1) 비정규직 노동자를 해고 한 알라딘 / 불매운동

생각하면 참 어처구니 없었던 것이, 실제 불매운동을 할려면 서재 문을 닫고 알라딘을 나가야 하는대, 그러지 못했다.

그냥 알라딘이라는 서재 시스템이 유용할 뿐,

알라딘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잘 알아서 장사를 잘 할 뿐 착한기업은 아니라는 판단을 하기로 했지.

뭐, 당연하기도 하고. 자본주의 사회에 착한기업이 어딨니.  

 

2) 최근의 헤닝 만켈을 비롯해 국내외 작가들의 죽음을 알고 추모할 수 있는 것도 좋았고

 

3) 알라딘 초반에 추리소설을 사랑하는 내가 늘 리뷰를 읽었던 물만두는 잊을 수 없네. 추리소설과 함께 편히 쉬시길.

 

4) 중간에 잠깐 책소개 창을 각자 개인이 편집할 수 있었는대, 나는 그때가 좋았다.

책소개와 리뷰를 가장 위로 올려놨었지.

 

 

4. 축하해. 팥쥐!

내 책상위에는 지금도 다 읽고 아직 리뷰를 올리지 못한 메모가 쌓여있다.

1000번째 리뷰를 뭘로 올릴까, 생각하며 즐겁다.

이러나 저러나 책읽은 느낌을 올리고 공유할 수 있는 편리한 시스템이 있는것은 알라딘에게 고마운 일이다.

책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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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헨닝 망켈의 죽음 소식을 접하고 가슴이 아프다. 

군사독재 시절에 10대를 보낸 나에게 경찰은 늘 적이었으므로 
영혼이라도 교감이 될 것같은 발란더 형사는 캐릭터 자체가 충격이었다. 

망켈 스스로 꿈꾸던 세상에서 따듯한 글을 쓰며 부디 편안하시길. 
지구의 한 모퉁이. 
망켈을 보며 스스로 삶이 풍요로워졌다 생각한 독자들이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추모인사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알라딘에게 고맙습니다. 
다만 추모 페이지에 현재 판매 중인 책 뿐 아니라 절판되었더라도 한때 출판되어, 
국내 독자들에게 알려진 책들은 모두 올려주셨으면 좋겠네요. 
 조만간 전작이 모두 다시 출판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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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내몸의 흐름에 따라 쉬어야 할때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쉴때는 투쟁의 현장에서 열심히 오늘도 싸우고 있는 동지들에게 굳이 미안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깨닫는데 또 한참의 시간이 필요했다. 혁명적 사회주의 운동을 한다는 사람이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쉼을 배우는 것조차 이렇게 어려우니, 나도 참 미련맞은 사람이다.

 

쉬면서 수영을 배우고 있다. 물에 몸을 띄우는 것은 힘을 빼는일, 물에 나를 맞기는 일, 이것이 참 어렵다. 머리끝부터 손끝, 발끝까지 저마다 마지막 순간까지 힘을 주어 놓지 않으려 애쓰는 것이 집요하여 재밌다. 내몸이 힘을 주고 사는구나, 생각하며 천천히 배운다.

 

강습이 끝나고 오늘따라 수영장이 한가하여 좀더 놀려고 남았는데 딱 봐도 일흔은 넘어뵈는 할아버지 한분이 기를 쓰고 가슴높이 물에서 걷기 운동을 한다. 참 열심이시네, 감탄하며 발차기 연습하고 있는데 뒤에서 발 끝에 사람이 부딪힌다. 피하려는대 그사이 다시 부딪힌다. 서투르게 허우적 거리다 돌아보니 그 노인네가 나를 밀어내고 고집스럽게 걸어가며 비웃는다.

 

자기 가는 앞길에 걸리적거리지 말라는 눈빛에서 ‘니가 어쩔건데’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 비웃음속에 저는 남성이고 나는 여성이라는 몸에 대한 우월 또한 넘친다.

 

아, 성적수치심을 느끼지 전에 그 욕망이 징그러웠다. 여러사람 함께 쓰는 수영장에서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일흔이 넘어서도 배우지 못한자의 걸음이 어찌나 기세등등한지. 게다가 저보다 나이어린 여성의 몸을 함부로 밀치고 당당하게 비웃을 수 있는 힘이 일흔이 넘은 ‘그’의 ‘나이’에서 나온다.

 

올바르지 않은 너의 힘에 맞서 싸워야 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죽을 날짜 받아놓은 나이에도 저하나 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천박한 눈빛이 더럽다는 생각을 하며 돌아오는 길에 햇살이 간지럽다. 어제 불던 찬바람이 하루 밤새 봄날로 바뀌는 이 향긋함을 나는 몇 번이나 더 경험하며 살게될까.

 

그래, 나이 많이 먹은 사람은 삶의 우여곡절을 알아 누구나 더 겸손하고 더 비워진 삶을 살거라는 기대는 맞지 않다. 미리미리 연습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오히려 더 오래살고 싶은 욕망에 쫓겨 허겁지겁 손가락, 발가락 끝까지 힘주어 무례하다.

 

어디 수영장에서만의 일일까. 더 힘을 빼고 살라고, 마흔이나 일흔이나 내 사는 꼴이 담백하지 못해도 천박해서야 되겠냐고, 그것은 온전히 내 몫이니 아직 늦지는 않았다고, 봄날 햇살이 미련맞은 내 등을 두드려 격려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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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정 동지! 


성군때나 독재자 때나 지랄하는 놈들이 민초들의 삶을 농락하는 우라질놈의 세상은 덜컹거리며 계속되고 있습니다. 

뿌리깊은 나무를  하는걸 보니 또 한주가 지났습니다. 

안양에서는 까치, 비둘기 한테 땅콩도 주면서 말벗을 하곤 했었는데 이곳은 참새 한마리도 보기 힘듭니다. 

적절한 마음을 어찌 아시고 큰 스승인 책까지 보내주시어 잘 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저야 국가가 일신을 꼼꼼하게 살펴주니 세번째 겨울을 무탈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노동자답게 살겠다는 영혼과 신념마져도 지우고 꺽어 버리겠다는 험한 세상을 동지들만 보게해서 죄송합니다. 


이 땅에는 이미 방법만 다를뿐 혁명이 진행괴고 있는것이 아닐까요. 

아직은 부족하여 노동자가 정치를 견인하고 분노가 진보의 토양이 되는 못하고 있지만요. 

옛날같으면 벌써 폭발할 임계점인대 모두들 분노를 삭이고만 있는것 같습니다. 

전체 노동자가 그래 한번 해보자 까짓것, 하는 날은 언제 일까요. 

흑룡이네 백룡이네 떠들지만 지난 역사에서는 기쁜일을 찾을수 없는 해 입니다. 

우리네 일상은 어제와 다를 것 없으니 천지신명께 기도하며 실아가야할 이유가 수만가지나 있는 생목숨을 더이상 잡아가지 말라고 말입니다. 


삼한사온의 일상에 젖어있는 나를 돌아보면서 TV 신문도 없는 옛징역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속물의 세상을 다 긁어내고 나를 찾아서 마지막 가는길에 노동자로 살다가서 행복했다는 한마디는 남길수 있을 것인지

생각의 심해에 빠져보게 말입니다. 

분에 넘치는 격려를 받기만 해서 어찌 합니까. 

출소후에는 곡차한잔들고 동지가를 부를수 있겠지만 

이곳에서는 삭풍을 회초리삼아 동지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더 크게 키우겠습니다. 

웃어야 즐거워진다고 합니다. 

설명절 웃어서 즐겁게 보내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십시오. 


2012. 1. 15  

화성옥에서 상균書


(경기도 화성시 남양우체국 사서함 3-110. 한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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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지부장의 단식이 오늘로 22일째다. 

어제 천인동조단식에 참가했다. 봄볕이 좋았다.  

여러 인디밴드가 와서 투쟁연대하는 공연을 했다. 젊은 친구들이 씩씩하고 예쁘더라. 재주도 좋고.  

부러운것이 노래하고 춤추는 끼와 재주인지, 젊음인지, 둘다였다. ㅎㅎㅎ  

그중 야마가타 트윅스터라는 친구는 음----, 멋지더군.  

'돈만하는 저질' 이라는 곡을 온몸으로 참으로 저질스럽게 불러재껴서 감탄을 하며 봤다.  

함께 춤추는건 못하겠더라.  

오랜만에 만난 상욱이가 기획하는 독립영화의 아티스트라며 야마가타 자랑을 한다.  

홍보 멜 보냈는데 아직 확인안했다 하니 금욜까지 꼭 회원가입하라고 당부를 한다.  

뉴타운컬쳐파티에 가봤다. 요런 포스터가 있어서, 상욱이에게 뭐, 내가 도와줄것은 없고.  

애정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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