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산문 산책 - 조선의 문장을 만나다
안대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
소장하면 좋을 책.
천천히 아끼면서 두고두고 읽으면 좋을


2.  
혁명적 지식인 허균으로부터 시작한다.
통곡헌이라고 자기서재 이름을 짓는 패기가 좋다.

조선후기 아웃사이더 지식인들의 문장
소외되어 소품을 썼는가, 소품을 썼기에 소외되었는가.
어느쪽이든 시간을 뛰어넘어 솔직하고 담백한 표현들이 마음을 움직인다.

일상에 대한 표현들이 가난해도 여유있고 벗을 위한 마음이 풍요롭다.
허균, 이용휴, 심익운, 박제가, 박지원, 정약용, 심로숭, 김려, 이덕무....
이 자들과 뒤섞여 소주한잔 나누면 넉넉히 낄낄대며 호탕하게 취할수 있으리.


3.
소품을 쓰고 즐긴 사람들은 문장에대한 격식과 모방을 조롱하였다.
사람의 마음을 개성있게 진솔하게 나누는 것으로 벗과 세상을 만났다.
그중 전이 많은데 기인들, 장인들의 이야기를 보면 생생하다.
내가 태어나기 수백년, 아니 수천년전부터 사람들은 이렇게 웃고 울고 즐기고 한탄하며 살다가 죽었다.
내가 죽어 세상에 없을때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살겠지.
고전문학을 산책하다 문득, 세월이 무상하다.

이름을 남길것도 아니고 부를 누릴것도 아니라면
더불어 나누어 좋을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한세상 살아 부족할 것도 없다.
오늘 내일 끝장날 세상이 아닌걸 움켜뒤고 이둥바둥 기를 쓴다고 한꺼번에 닥질 혁명도 아닌게다.

없이 살아도 비루하지 말고 소외된 한숨이 억울하다고 어깨를 떨구지 말자.
울적한 마음에 혁명은 오지 않는다오.
옛사람들의 삶의 우여곡절이 어찌 이리도 오늘의 현실과 비슷한지
그리하여 까잇거, 힘내 당당하라고 큰소리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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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매미처럼 향기로운 귤처럼 - 이덕무 선집 돌베개 우리고전 100선 9
이덕무 지음, 강국주 편역 / 돌베개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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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덕무는 바보다.
책을 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줄 모른다.
돈을 벌줄도 모르고 손재주가 좋아 집을 고칠줄도 모른다.
서얼이라 관직에 나가는것도 한계가 있는걸 알아 더욱
책을 보는 것 말고는
돈을 벌기 싫고, 집을 고치고 싶지도 않다.

한세상. 
좋은 책을 읽으며 가난하게 자연을 벗하여 담백하게 살 뿐이다.
그렇다는 자긍심이 높다.
가난에 굴하지 않고 시류에 눈치보지도 않고 재주를 뽐내지도 않으며
가난한 동지들과 형제들이 먼저가면 곡을 하며 시를 짓고
마음아는 벗이 오면 술마시며 책을 논하고

오로지 책으로만 몰두하여 스스로를 달래고 격려하며 때묻지않고 담백하게 산다.


2.
간서치, 당신은 책을통고 세상을 읽으며 살았지
가난하게 살아 부족한것이 가슴을 쳐도 웃어버리는 영혼이 풍요로왔지
나는 운동을 하며 세상을 바꾼다고 기를 쓰며 살아 운동말고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참을수 없이 피곤하여 돌아보니 쉬지 않았구나, 쉰다는 것은 나를 돌아본다는 것이구나
내 몸을 쉬게하고 지친 영혼을 쉬게 한다.
그리고 나서야 바꾸어야 할 세상 뿐 아니라 기꺼이 행복한 나도 보인다.
노동운동 하며 사는것은 심장뛰는 일이란다. 그걸 잊은건, 팥쥐야 
세상일이란 또한 억지로는 안되는 법이란다.

이덕무 내가 조선시대로 가면 미천한 여인으로 당신과 나눌수 없으니
당신이 여기로 와 가을밤 바보끼리 술한잔 나누고 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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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뱅이의 역습 - 무일푼 하류인생의 통쾌한 반란!
마쓰모토 하지메 지음, 김경원 옮김, 최규석 삽화 / 이루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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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런책이 나온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태수가 잠깐 구속되었다가 출소하며 들고 나왔다.
태수의 의리있는 친구들도 태수 스런가부다 했다.


2.
일본은 의외로 아나키즘 전통이 깊어서 이런 재미있는 발상의 삶이 있다.
마쓰모토 하지메같은 사람이 생기려면 우선 그의 부모가 있어야 하는법이다.
콩심은데 콩난다는 말은 이런때 쓰는 말이다.
물론 아나키스트라고 말하면 하지메가 심술부릴거다.
"뭐시라. 내가 겨우 그깟 아니키스트로 보여. 흥."
머, 이럴것 같다.
그래도 내가 보기에는 그런걸. 머.


3.
첫머리부터 구구절절이 명언.
죽도록 일해서 아파트 대출 상환금 다 갚으면 마지막으로 퇴직금 탈탈 털어서 자기가 들어갈 무덤을 사는
결국 죽을때가져갈 땡전 한푼 없이 써버리는 것이 전부인 강제수용소를 탈출하라고 한다.
왜냐구?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면서 공짜로 살아갈수 있는 기술이 있으니까.
멋지다!

가난이 부끄럽지도 불편하지도 않고
오히려 선택해서 씩씩하게 재미있게 살자한다.
하고 싶은일을 하며.
별열게. 120% 동의함.

요렇게, 가난하게 사는 것에도 철학이 있다.
남에게 폐끼치는 구두쇠가 아니라 주로 부자들의 것을 공짜로 즐기고
더 어려운 사람에게는 언제든 나누라는 것,
요것이 가난을 즐기는 것 중 핵심이다.



4.
일상생활, 하루하루의 사는 일에 대한 관찰과 집중의 밝은 눈
가난한것, 소박한것, 낡은 것, 나누는것 에 대한 존중과 예찬
이것은 자본주의 상품사회의 새것, 비싼것, 더 많이 갖는것의 예찬에 대한 반란이다.
자본주의 질서를 조롱하며 살짝 비켜난 삶이 즐겁다고
사는게 뭐 별거 있나, 우리끼리 재밌게 살면되지.
그래, 정말, 그래.

세상을 바꾸는 것이 나에게는 늘 왜 그다지도 무거운 주제이던지 
세상을 바꾸는 것에대한 유쾌상쾌, 흥미진진한 전략.
재밌다.

 
5.
최규석, 요친구의 습지생태보고서 등장인물들이 삽화로 들어가 있다.
아! 반가와라.
군침삼키며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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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09-09-13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고 있어요. ㅋ 한국에도 이런 사람이 언제 나올려나 모르겄네요., ㅎ

팥쥐만세 2009-09-14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에서는 그의 부모같은 부모가 나오기가 쉽지 않죠.
입시전쟁에서 비껴나는 모험을 하는 부모가 있어야 하는데... 흠--- 쉽지않아보여요.ㅎ

다이조부 2009-09-14 0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우울한 진단이네요. 뭐 이 작가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이런 사람이 많아지면 조금 더 세상이 유쾌해 질것 같은데 말이죠.

정말 님 말 처럼 입시가 전쟁인게 비극이네요. 그 상황에서는 공부를 잘 하든 못 하든

힘드니까요 ㄷㄷㄷ..

팥쥐만세 2009-09-17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책은 재밌어요. 시원하고 유쾌하고, 불필요하게 길지 않고 ^^*
 
아시아의 오늘을 걷다 : 민주화 속의 난민화, 그 현장을 가다 유재현 온더로드 4
유재현 지음 / 그린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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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깃발처럼 펄럭이는 표지사진이 좋다.
화려한 사진, 시원한 편집, 단단한 문장, 진지한 눈빛


2.
2차대전 종전후 식민지시대에서 벗어난 아시아 나라들의 오늘
도토리 키재기처럼 독재와 폭력이 판을치고 있는사이
도토리 키재기처럼 인민의 삶은 피폐하다.

그리고, 역사는 무쟈게 복잡하다. 우와!

한국에서는 위정자들이 정치적으로 열세일때마다, 시민들이 더많은 민주주의를 원할때마다
북한의 간첩이 등장해 주시는데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에서는 그럴때마다 '인종분규' 혹은 그 가능성을 근거로
반정부 인사들을 학살하고 옥에가두며 탄압하는군.
거, 참. 여기나 거기나 저기나 한심하다. 권력잡은 것들의 수준이 천박해.

필리핀의 철거민이나 한국의 철거민이나 어쩌면 이렇게 똑같을까.

"매립 후에 개발한다더군요. 주택단지나 골프장 따위를 짓겠지요. 그 작자들은 또 돈을 벌겠죠. 하지만 우린 1만 9천 페소로는 어디에도 갈 수 없어요. 그리고 여긴 할아버지 때부터 살아오던 곳입니다. 어디로 갑니까?"

필리핀 철거민 로드리고의 말이다.
국경에 상관없이 철거민에 대한 자본의 폭력은 잔인하네.

다만 이제 그 아시아 여러나라의 노동자들이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한국에와서 당하는 차별과 억압에 대한 책임을 우리는 분명히 해야 한다.


3.
아시아의 오늘을 걷다보니 미국의 파렴치한 전쟁놀음이 보인다.

필리핀에서 1900년 미국의 무력토벌, 전쟁을 했다.
한국에서 미국은 전쟁을 했다. 한국의 수하르토라는 박정희의 5.16쿠데타를 사주했다.
베트남에서 미국은 전쟁을 했다.
이란에서 1953년 CIA사주한 최초의 쿠데타가 있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수하르토의 1964년 쿠데타이후 독재를 CIA가 지원했다. 수하르토는 집권10년만에 100만명을 학살했다. CIA는 '20세기 최고의 대량학살'이라고 평했다.
캄보디아에서 1970년 존놀의 쿠네타를 CIA가 사주했다.

미국만세! 세계의 경찰국가. 민주주의의 수호자. 참~~ 잘났다.
미국이야 말로 진정한 악의 축이고, 악의 핵심이다.

이보다 더 많겠지. 언제고 한번 미국이 일으킨 전쟁을 표로 정리해 봐야 겠다.


4.
더디게 확대대어 속타는 민주의 희망을 유재현은 일관되게 묵묵히 일하는 인민에게서 본다.
아시아의 과거 역사현장, 도시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 그 이곳저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을 본다.
유재현이 아시아의 오늘을 보는 방식이 타당하다.


5.
아시아의 가장 오래된 공산당중 하나에 몸을 담고 평생을 바친
필리핀의 60대 신인민군 최고 정치위원의 인터뷰중 내가 놀란것은

"1997년 이후로 당원들에게 음주가 금지되었죠. 그 뒤론 모두들 술을 먹지 않아요. 그래도 흡연은 금지되지 않았답니다."

저런! 벌써 10년째 당원들은 금주를 하고 있다.
음---, 당원되기 쉽지 않군.
나는 당원못하겠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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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재기이 - 18세기 조선의 기인 열전
조수삼 지음, 허경진 옮김 / 서해문집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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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8세기, 200년쯤 전에 살았던 조수삼의 머리말이 인상적이다.
스스로 나면서부터 슬기로워 어릴적부터 경전과 사서를 외웠다고 자랑한다.
어려서부터 이야기를 좋아했다고 여든이 넘은 노인이 되어 회상한다.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과 유머와 재치가 있는 노인이다.


2.
세상의 온갖 사람들을 다 넣어놓았다.
물긷는 사람, 술잘먹는 사람, 가난한 사람, 과부, 한량, 효자, 노인, 도둑, 거지, 종, 기생.....  
그런데 높은 벼슬을 한 양반이나, 왕족은 없다. ㅎㅎㅎㅎ  
멋져요. 추재. 

잘난것들이 쓰는 잘난것들의 역사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 
그 삶의 가치를 알아본 조수삼의 눈이 밝다. 
날때부터의 신분이 분명한 사회에서 살면서도
남길 가치가 있는 사람에 대한 통찰이 이미 200년을 앞섰던 거다.  

200년을 앞서 살며 신분사회가 얼마나 답답하고 분통이 터졌을까.
모든것을 알고 있으나,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하지만 개성적이고 기이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며
자기 삶을 위로했는지 모르지.

사람이란 다 똑같다고, 고관대작만 사람이 아니라고,
우리가 살고 있다고. 
남겨줘서 고맙다.


더불어 취하고 싶은
신선이 되어 여전히 호기심갖고 웃으며 세상을 보고 있을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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