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재기이 - 18세기 조선의 기인 열전
조수삼 지음, 허경진 옮김 / 서해문집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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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8세기, 200년쯤 전에 살았던 조수삼의 머리말이 인상적이다.
스스로 나면서부터 슬기로워 어릴적부터 경전과 사서를 외웠다고 자랑한다.
어려서부터 이야기를 좋아했다고 여든이 넘은 노인이 되어 회상한다.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과 유머와 재치가 있는 노인이다.


2.
세상의 온갖 사람들을 다 넣어놓았다.
물긷는 사람, 술잘먹는 사람, 가난한 사람, 과부, 한량, 효자, 노인, 도둑, 거지, 종, 기생.....  
그런데 높은 벼슬을 한 양반이나, 왕족은 없다. ㅎㅎㅎㅎ  
멋져요. 추재. 

잘난것들이 쓰는 잘난것들의 역사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 
그 삶의 가치를 알아본 조수삼의 눈이 밝다. 
날때부터의 신분이 분명한 사회에서 살면서도
남길 가치가 있는 사람에 대한 통찰이 이미 200년을 앞섰던 거다.  

200년을 앞서 살며 신분사회가 얼마나 답답하고 분통이 터졌을까.
모든것을 알고 있으나,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하지만 개성적이고 기이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며
자기 삶을 위로했는지 모르지.

사람이란 다 똑같다고, 고관대작만 사람이 아니라고,
우리가 살고 있다고. 
남겨줘서 고맙다.


더불어 취하고 싶은
신선이 되어 여전히 호기심갖고 웃으며 세상을 보고 있을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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