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원주민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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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속깊은 이 청년이 기특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방식으로 가족의 역사를 그려내는 막내를 둔 이집식구들은 좋겄네 ^^*


2.  
가난하고 누추한 것들을 예쁘고 소중하게 그렸다.
기억이란 그런 것이다.
그때는 힘들다고 말할 틈도 없이, 힘든줄도 모르고 남들다 그렇게 사는 줄 알고 살았으니까.
구질구질하거나 거칠거나 메마르지 않게
상처와 고통스런 삶에 대한 기억을 갖고 살아내는 이웃들에 대한 애정과 성찰이 깊다.
최규석의 마음이 예쁘다.
동시대를 함께 살아 좋은 사람. 고맙다.
여러대목에서 가슴아프고 여러대목에 동감한다.

사람을 울렸다, 웃겼다,
이 젊은이가 참!

스스로 비단결 같은 심성을 지녔다고 쓴 최규석.
없이살아 상처가 있는 사람들의 마음과 없이살뿐 씩씩한 사람들의 삶을 보는 밝은 눈으로
세상을 조금 더 풍요롭게 해줘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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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낯선 희망들 - 끊이지 않는 분쟁, 그 현장을 가다
이유경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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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정문태의 후배로구나! 왜 내가 이렇게 반가울까? ㅎㅎㅎ

섬라나 남한땅에서 성장한 G형피의 이유경.
정문태의 외신기사를 보고 좁은 섬나라를 떠나 대륙의딸이 되는 것을 선택한.
일단, 용기가 좋다.

젊어 그런가 감각이 발랄하고 가볍다. 그것도 힘이겠지.
깊이가 적다는 것은 경험이 적다는 것일테고, 늘 그렇듯
연륜과 직관이란 젊은시절 푸른 패기로 막다른 길까지 가볼 용기가 있어야
그 후에 생기는 것이겠지.
오히려 이유경을 보니 정문태가 더욱 훌륭해보인다.


2.
그녀가 찾아갔을때 버마의 학생민주전선은
4,5개월 할줄알고 총들고 시작한 반독재 싸움을 16년을 하고 있었다.

4,5일 하면 끝날줄 알고 시작한 파업투쟁이 4,5 개월을 가도 피로가 쌓이고 지치며
투쟁의 평가, 성과와 한계를 정리한 행간에 눈물과 고통이 흐르는데....


3.
전선기자가 된다는 것은 분쟁지역, 학살에 희생된 도시와 사람들의 역사를 바로아는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단지 총알이 날아다니는 지역을 용기를 갖고 들어가서 취재한다는 뜻이 아니다.
들어갈수 있는 자격 또한 쉬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런의미에서 이유경의 글들은 아직 전선기자라고 할 만한 어떠한 것도 없다.
아직까지는 분쟁지역 답사. 문제의식 있는 기행문 수준이다.

분쟁지역, 그 모순덩어리인 땅을 중심에 놓고 쓴것이 아니라
그곳을 보고다니는 나를 중심으로 썼다.
가끔이지만 그것은 마치 전쟁지역 구경하고 다니는 듯이 느껴지기도 한다.
자기가 격은 에피소드 중심으로 쓰니까, 그 지역의 역사나 분쟁의 맥락이 잘 읽히지 않는다.

전선기자는 자신을 보여주는 사람이 아니라 전선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4.
이유경이 그것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음.
생생한 현장에서 느낀것을 그대로 쓴 것은 이책의 장점이고
현실을 정확하게 보려는 노력은 약자, 소수자의 시점이어야 한다는 관점에 동의함.

지금처럼 씩씩하게, 발랄하고 진지하게, 옳바른 눈으로 오래오래 전선에서 살아
부디 소외되고 고립되어 힘들게 싸우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는 전선기자가 되어주라.
비록 지금 어설퍼도 당신을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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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1916-1956 편지와 그림들 다빈치 art 18
이중섭 지음, 박재삼 옮김 / 다빈치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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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중섭은 1916년 태어나 1956년 41세의 나이로 병들어 죽었다.
일제시대 원산의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교육받았으며 일본유학중
아내 마사코와 연애를 시작한것이 1938년. 23살때.
1945년 원산에서 결혼
전쟁후 남쪽으로 와서 거듭되는 가난에 아내와 아이들을 일본의 친정으로 보내고
1953년부터 1955년까지 쓴 편지와 그림들을 편집해 놓은것이 이 책이다.


2.
매우 잘 만들어졌다. 그림의 낙관적인 희망을 답답하게 막지 않는 시원한 편집
그림의 화사하고 예쁜 색감을 드러내주는 질 좋은 종이 ^^*


3.
쉬지않고 끊임없이 남덕이 보고싶다고 중섭은 말한다.
가난에 굴하지 않고 빛나는 그림들을 그리겠다고 큰소리치고
자신의 사랑이 얼마나 뜨거운지 말한다.
아무리 보아도 좋은 아버지는 아니다.
생계를 책임지지 못하는 무능함과 철없는 객기가 넘치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렇게 천진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는지 모르지
아이들에게 예쁜, 너무나 따듯하고 밝은 그림엽서를 보내주는 아버지는 그러나
돈을 보내주지는 못한다.
가난속에 헤어져 이렇게 그리워하고 그리워하다 끝내 병으로 죽었다.
후대에 찬사받는 예술이 다 뭐란 말인가.
처자식과 껴안고 그가 그렇게 열망해 마지 않던 발가락군에 입맞추며 살지.
그랬으면, 그래서 이중섭의 그림들을 우리가 모른다해도 그랬으면 좋았을걸.
남덕과 태현과 태성과 중섭에게.

다른 그무엇보다 그림을 그리고 싶은 열정이 넘쳤기 때문에 그는 천재였던지
그모든것을 바치며 그림을 그릴줄 알았기 때문에 천재였던지

그래도 남덕은 후회하지는 않았을것 같다.
천재를 사랑한것을. 그와 나눈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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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에게 보낸 편지 - 어느 사랑의 역사
앙드레 고르 지음, 임희근 옮김 / 학고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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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앙드레 고르는 오스트리아의 유대인인데 프랑스에서 주로 활동한다.
고르는 참으로 프랑스 사상가 답다.
현학적인 난해함. 해명해야 하는 단어들이 꼬리를 물어 거슬림.
매우 솔직하고 진지한데도
프랑스 지식인들의 이런 말투에 나는 질린다. 그리고 궁금하다.
어떻게 이렇게 일상적이고 평범한 단어들을 조합해
아무것도 아닌것을 난해하게 하는 재주가 뛰어날까?

예를들면  
"모든 것을 다 말하고 난 뒤에도 여전히 모든 것은 아직 말해져야 하는 상태로 남아있다. 언제나 모든 것은 아직 말해져야 하는 상태로 남을 것이다."

이런말을 왜쓸까? 글쟁이의 존재에 대한 탐구인듯할뿐.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돌아보는 솔직한 말투는 좋다.


2.
사려깊은 학자가 아내와 보낸 60여년에 대한 고백과 회고.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자서전. 삶과 사랑의 역사.

이렇게 첫눈에 반해 관계에 대해 고민하면서 평생을 사랑하는구나.
그럴수도 있구나!
평생을 더할수없이 사랑하며 결핍이 아니라 풍요롭게 서로 아끼고 존중하는 사랑이 있구나!

3.
굳이 거짓을 말할 이유도 허세부리며 어깨에 힘 줄 이유도 없는
여든이 넘는 노학자의 오십년을 넘게 함께 산 아내에 대한 사랑고백이
마지막 책장을 넘길때까지 감동적이다.

무엇보다도 삶의 역사와 사랑의 역사가 일치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럽다.  
두사람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이 둘이 서로 사랑하게 된 것이고 그렇게 살다가

우리는 둘다 한사람이 죽고나서 혼자남아 살아가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없다면 의미없어지는 나의 삶이라니.
하루이틀 아는 사이도 아니고 60년가까이 함께 살고서 내린 결론이 이렇다니.
어쩌면 이렇게 지극히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았을까.

꼭, 굳이 내가 그러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아니지만
늘 모든 사람들이 반복해서 열망하는 영원한 사랑의 한 샘플이 서로 할퀴고 아픈것이아니라
나누고 존중하고 아끼는 모양으로 아름다와서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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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사람들 - 20세기를 온몸으로 살아간 49인의 초상
서경식 지음, 이목 옮김 / 돌베개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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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1990년대초 서경식은 정말 열심히 공부했구나.
그의 깊은 사색과 속깊은 눈빛은 우연이 아니었다.
온힘을 다해 그들을 이해한다.
빛나는 사람들, 독재와 폭력의 세기를 실패와 좌절속에서도 열심히 살다간 사람들
그들을 그자체로 이해하려는 서경식의 노력이 행간에 읽힌다.

2.
인물에 대한 짧은 평전이라 몰입하기 어렵고 매우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
흐름으로 세계 근현대사이고 주제로 독재와 폭력에 저항한 사람들
혹은 고통속에서도 꾿꾿이 살아내야 했거나, 죽어야 했던 사람들의
흑백으로된 단체사진 같다.

3.
과거로만 읽지 않는다. 끊임없이 현재를 반추한다.
현제를 위한 거울로서 과거이다. 그래서
노스탤지어라고 그는 말한다.
저항하며 살아가는 힘이 되는 꿈이다.

4.
슬프다.
서경식의 사유는 늘 슬프다.
폭력과 독재와 전쟁과 억압과 차별에 저항하는 인간에 대한
탐구, 존중, 예의, 연민이 깊다.
그 깊은 사유속에 반복되어도 무감해지지 않는 소박한 사람의 심장이 펄떡이며
이렇게 이름없이 저항하며 모순에 찢기며 살다 죽어간 사람들을
악착같이 기억해야 한다고, 그것이 희망이라고
그는 고통스럽게 기억하고 기억한다.

5.
사라지지 않는 49인중 마지막이 오기순이다.
서승과 서준식의 어머니라고 말한다.
서경식은 서승과 서준식이 아니라 어머니 오기순을 기억한다.
마지막까지 사람을 긴장시키고 눈물나게 한다.
어머니에게 바치는 헌사로
'뜻하지 않은 때에 예측을 뛰어넘어 빛을 발하는 저 민중들의 강인함과 지혜는
오기순의 것이고도 하다.' 고 했다.
두 형, 서준식은 17년 서승이 19년을 감옥에 갇혀 사는 동안
서경식 또한 미쳐날뛰는 야만적인 폭력을, 눈감고 싶은 현실을
묵묵히 자기것으로 체화하며 응시하며 살아낸다.
그가 어머지에게 바치는 헌사는 자기 존재에 대한 고백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렇게 기억하며 쓴다고.

6.
서경식은 사건의 기승전결이나 연대기 순으로 역사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한인물이 시대를 만나 어떻게 고민하고 사는지
그의 고통과 눈물과 웃음을 이해하는 것으로 온전히 기록한다.
역사의 기록이 결국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성찰이며 그럴때에만 의미있다고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말하는 듯 하다.

20세기를 온몸으로 살아간 49인의 사람들,
더욱이 기록되지 못한 수많은 사람이 '사라지지 않아야' 하는 이유 또한
인간이 만들어내는 현재와 미래가 과거에 대한 반성위에
정의롭고 따뜻하길 바라는 마음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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