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조정래 감독, 강하나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야. 짐승 너무 좋아하지 말라 켔다.

 

처음 검사를 받았을 때 '암 걸릴 수 있으니...' 몸 함부로 굴리지 말라는 듯한 의사의 꾸중에 울었고,
전 남자친구에게 전화해서 그 사실을 알리다가 그 녀석의 대답에 또 한번 더 울었다.
무슨 말을 들었는지는 상상에 맡긴다.

영화 리뷰를 쓰다가 뜬금없이 왠 자궁경부암 검진 이야기냐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매우 당연한 이야기지만) 여자가 살다가 제일 잘 걸릴 수 있는 위험이 있는 질환이 자궁경부암 검진이고, 부인과 검진으로서는 처음으로 값을 감해주는 제도이다보니 홍보를 안 할 수가 없었다. 영화에서 보면 위안부 할머니도 부인과 검진을 받는다. 대사에서는 '제가 얼마나 살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했지만, 나는 그 질문이 (부인과 안에서 하는 질문이기 때문에 더더욱) 얼마나 용기를 내야 하고 수치심을 감수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 과정'을 겪어본 모든 여성들이 그 장면을 보고 같은 생각을 하리라 생각한다. 단순히 이 영화가 위안부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하면서 엉엉 울었다면 크나큰 착각이다. 이것은 '모든' 여성들의 수치스러운 과거이다. 혹시 아직 겪어보지 않았다면 앞으로 좀 더 나이가 든 후에 여성들이 겪을 수 있는 미래의 일이다. 남자들에게는 미래의 여친과 부인과 딸들이 겪을 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제국의 위안부' 같은 웃기지도 않는 책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는 여성차별적 정부에서는 말이다.

일단 자궁경부암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일단 남자는 부인 혹은 여친 혹은 딸을 이끌고 같이 검사를 받으러 가보라. 아니, 여성 혼자 가보는 것도 좋겠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대접을 받고 있다고? 그 산부인과에서 어떤 '대접'을 받는지 몸으로 한 번 느껴봐라. 검진을 받은 후 검진을 받았다고 남자여자 가릴 것 없이 주변에 다 말하고 다니면, 친구 관리에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의사들의 말은 절대로 믿지 마라. 이는 마치 정부의 '안전한' 방사능 피폭 수치와 같다. 이들은 아무리 봐도 심각하게 높은 방사능 피폭 수치는 안전하다 하면서, 살다가 생길 수도 있는 작은 혹덩어리 같은 것은 호들갑을 떨면서 당장 치료받아야 한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는 자궁경부암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가 딱히 성관계가 문란해서 생기는 것도 아닌 듯하다. 이유는 저 위 그림에 있는 설명을 참조하라.

영화를 보다가 중반에 어떤 여자가 울면서 달려나갔다. 그 뒤를 어떤 남자가 따라잡기 위해 열심히 뛰어가고 있었다. 난 그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보고 싶었다. 어째서 그 여자는 이 영화를 조용히 보지 못하고 뛰쳐나갔는가? 그저 슬퍼서 그러했는가, 아니면 무슨 다른 사정이 있는가?

 

P.S 1 필자가 레즈비언이라는 데에 문제있는 분들에 대해서. 동성애자는 에이즈 문제가 없다. 짐승과 교미한 인간들이 문제라는 사실은 이미 옛날에 밝혀졌다. 이성과 교미하면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사실이 최근에 밝혀졌다. 요새 세상은 그래도 어느 정도는 적당히 평등해졌나 보다.

P.S 2 주역 여자애가 일본인이라는 데 문제있는 분들에 대해서. 신민의식도 문제가 있지만 난 일단 우리나라의 그 과한 나라사랑에 구역질이 치민다. 어느 팟캐스트에서 우리나라 평론가가 우리나라 소설가에게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서 소설을 쓰지 않는다며 아주 고귀한 잔소리를 해대는데 기가 막혀서 말도 안 나온다. 어차피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말해봤자 다들 강간당하거나 죽어나가는 얘기인데 뭐하러 애를 주역으로 내보내겠는가? 애가 정권에 찍힐까봐 두려우면 그 일본애는 극우한테 찍히는 게 안 두려울까? 뭐, 그런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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