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식동물의 딜레마
마이클 폴란 지음, 조윤정 옮김 / 다른세상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돼지가 나 사랑한대.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엔 고기가 들어가게 되어있다. 고기가 들어있지 않은 무언가를 먹었다고 생각해도 자세히 보면 동물성 지방 정도는 항상 들어간다. 사실 우리는 '좀 과도하게 기름진' 식생활을 하는 셈이다. 나도 당장 내일 삼겹살 회식이 있다.

1. 애한테 육식의 선택을 강조하려면 돼지를 키워서 도축하는 장면까지 보여줬어야 했다. 인간은 '나와 친한', '내가 관심이 있는' 무언가에게 특별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서 선택을 종용했어야 했다. 실제로 일본의 초등학교에서는 그런 사례가 있다고 한다. 애들도 알 건 다 안다. 그래도 고기를 먹으면 그건 어쩔 수 없지.

2. 채식이 개인의 선택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우리가 잡식인 게 완전히 우리의 개인적 선택은 아닌 이상(ex/ 이유식 안 소고기) 채식 또한 완전한 선택은 아니다. 예를 들어 가족 중 하나가 채식주의자라던가.

3. 사람이던 동물이던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또한 모든 암컷은 불쌍하다...

4. 타협이란 무엇일까. 나는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음에도 고기를 먹으며 또한 맛있어서 좋아한다. 내가 기르는 개 앞에서 보신탕을 먹지 않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 우리 모두는 이 가축들의 아수라장 속에서 각자 어떻게 타협하면서 살아가는지 한 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5. 유태인들이 독일군에 의해 학살당하는 것은 끔찍하다 여기면서 왜 동물들이 살처분 당하는 건 끔찍하다 여기지 않는지에 대해선, 그게 이데올로기와 정치의 무서움이라 말하고 싶다. 스트레스에 이어 트라우마까지 오는데도, 그것을 견뎌내는 건 무엇 때문인가. 군인에 대한 찬양은 어렸을 적 총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병역거부 또한 크리스천, 즉 공동체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다.

6. 동물을 살릴 것인가 사람을 살릴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해서 나는 역으로 물어보고 싶다. 그 질문한 사람이 사람을 살리고 싶다면 그건 동족이라서 동족 편을 들기 위해 살리고 싶은 것인가, 아님 사람에게 만물의 영장이라는 힘이 있으니 힘 있는 쪽을 살리고 싶은 것인가.

7. "돼지가 나 사랑한대." 라고 할 때 사실 우리는 정말로 돼지가 사랑한다 직접적으로 말하는 걸 듣진 못했다. 하지만 그들은 몸짓으로 자신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다. 동물에게 감정이 있는지에 대해 책 한권 쓰는 대신 직접 그들을 보고 만지고 말을 거는 게 훨씬 낫다. 그러면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동물을 일종의 기계라고 생각하는 어느 철학자가 있다면 그야말로 그에겐 비극적인 일이다. 동물이, 자연이 말을 거는데도 못 알아듣는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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