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 일반판 (2disc)
이준익 감독, 박정민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부끄러움을 아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부끄러움을 모르는 게 부끄러운 거야.

 

맨 오른쪽에 있는 분이 통일이 없으면 민주주의도 없다고 하신 문익환 목사님이다,

 북한이 무려 우리나라도 못 만드는 인공위성을 쏘아올리고 우리나라가 멋대로 싸드를 설치하겠다고 해서 온 국가가 뒤집어지고 군대에 비상이 난 이 시점에서 동주란 이 영화는 참으로 정치적인 메시지를 많이도 숨겨놓고 있다. 예를 들어 동주가 '서구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있는 이따위 나라에 눌려 있는 이 시대의 이 나라에서 문학을 하겠다고 나서는 내가 참 부끄럽다'라고 마지막에 말하고 있는 대사는 운동권에서 글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는 고민일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서 정지용 역으로 나와서 저런 인상적인 대사를 날리시는 분이 문익환 목사의 아들 문성근이다. 이 분도 사연이 참 많은 전 정치인.

 한명숙 건에 대해선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정치를 그만두고 한 3년 지나고 영화 3편 출연하시니 연기가 더욱 사는 느낌이다. 정지용에 대해선 시로만 접해봤지만, 그분을 만난다면 정말 가난하고 시인으로서 데뷔할 운도 지지리 없는 동주를 안타까워하는 눈으로 들여다보시면서도 아무 말씀도 안 하시고 곡주를 권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는데 너무 딱 들어맞았다 ㅋㅋㅋ 더불어민주당이 이런 인재를 놓쳤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야 5당을 합친다는 방안이 어디 그렇게 쉬웠겠는가? 하지만 나로서는 좋은 노릇이다. 우리나라엔 이런 부드러운 남자 연기를 할 수 있는 인물이 많지 않다.

 

 왜 인간은 다른 인간을 못살게 굴까?
 왜 괴롭힘당하는 인간이 항상 부끄러워해야 하는 걸까?
 왜 우리는 모든 걸 희생하면서도 모든 걸 다 해보지 못했다고 후회해야 할까?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가 진정 부끄러워해야 하거늘, 열등감을 느끼는 자가 열등감 느끼지 않은 척하며 떳떳하게 고개를 쳐들고 다니지 못해야 하거늘...
 엔딩 크레디트가 너무 교과서에 나오는 연표 정리 같아서 부담 간다는 사람들이 있던데, 해방되기 6개월 전 나와 같은 29살에 옥중에서 사망한 윤동주의 생애를 강조하고 싶어서 그랬다고 생각하라. 부담 가는 건 그냥 참아라. 시국이 그렇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게 아니겠는가. 사실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친일파들 다 국회의원이라는 벼슬자리에 앉혀놓고 뭘 잘했다고 그런 걸 가지고 멀쩡한 영화에 비평질이세요. (아주 약간 지루했던 건 사실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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