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메아쿨파님도 길게 쓰니까 이제 저는 짧게 써도 될 것 같군요 ㅋㅋ

일단 조사장님의 글을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한발짝 앞으로 나섰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게 토론의 시작일지 아니면 그저 또 하나의 “입장표명”에 그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어쨌든 이 정도만 해도 희망은 보이는군요. 애초에 제가 알라딘에 바랬던 것에는 근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알라딘의 입장과 강경파(?)의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립니다. 김종호님 본인 의사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심지어 정규직 채용 주장까지 나왔으니 쉽지 않은 토론이 될 것으로 보이네요. 개인적으로는 이 문제는 김종호님이 다시 답글을 올려주고 조사장님이 다시 답하는 방식으로 서로간의 이견을 가늠해 보는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알라디너가 알라딘에 요구하는 것과 김종호씨가 알라딘에 요구하는게 같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헛, 짧게 쓴댔는데 또 말이 길어집니다. 이 놈의 만연체... 그냥 1, 2, 3 으로 정리하렵니다.

1) 조사장님은 도급을 중단하겠다고 했는데, 이게 어떤 의미인지가 좀 모호하긴 하네요.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건지, 아니면 알라딘이 비정규직을 직접 채용하겠다는건지 모르겠습니다. 후자라면.. 잠재적인 문제를 또 안고 가는 거겠지요. 무조건 정규직으로 가라고는 못하겠지만, 이번 불매운동에 깔린 근본적 문제의식은 공유하고 가시길 빕니다.

2) 뜬금없겠지만, “비정규직이 뭐가 문젠가?”를 다시 생각해 봅니다. 열악한 노동환경, 저임금 등 여러 문제가 많겠지만, 이건 정규직이라고 해서 꼭 자유로운 문제는 아닙니다. 제 짧은 생각으로는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고용 불안에서 오는 “삶의 불확실성”이 아닐까 싶네요. 장기 적금도 들 수 없고, 한 지역에 붙박고 사는 것도 불가능하고, 그래서 최소한의 삶의 계획조차도 어렵게 만드는 일상적 불안의 세계. 한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직접적인 물리적 고통보다 불확실성에서 더 큰 공포를 느낀다더군요. 그러한 공포의 일상화가 개개인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안길지는 솔직히 문학적 상상력에 기댈 수밖에 없군요 -_-

3) 성수기 단기채용이 불가피하다는 데는 동의합니다. 기업이 자선단체가 아닌데, 유휴 인력들을 계속 먹여살리라고는 못하겠습니다. 그리고 단기채용을 명시하면, 최소한 고용기간에 대한 알라딘의 기대와 노동자의 기대가 어긋나지 않아 앞서의 불확실성을 조금이나마 줄여주긴 할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단기채용을 명시했을 때, 인력 수급이 원활할지는 의문이군요. 알라딘이 성수기면 다른 업체도 성수기 아닙니까. 사실 이번 사태도 알라딘의 단기채용을 위해 인트잡이 무리수(..라기보다 그냥 편한대로 행동한거지만) 를 둔거라고 생각되는데, 무리수를 두지 않아도 잘 돌아갈거란 장담은 좀 힘들군요.

4) 성수기가 성수기인데는 이유가 있을텐데(왜일까요? 아마도 학기 초?), 그게 어떤 외부 요인에 의해 완화될 수 있다면 상근직을 늘리고 성수기 야근(물론 야근 수당은 주셔야죠 ㅋ) + 알바 정도로 대체 가능할까요? 어느 정도 파급력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알라디너들이 의식적으로 성수기를 피해 주문을 한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고통(?)을 분담하는 것도 가능은 하리라 봅니다. 물론 어느 정도로 그게 성수기 수요를 완화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예측 불가능하지만, 다음 성수기 때 시도해서 알라딘과 함께 그 결과를 확인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최소한 이런 운동(?)이 책을 구매하는 이들의 죄의식을 경감시켜 주는 당의정은 되겠다는 생각도 잠깐 듭니다만.. ㅋㅋ)

5) 어쨌든, 상상력의 나래를 펼쳐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미래는 꿈꾸는 자들의 것이라고 하지 않잖습니까 ㅎㅎ 개인적으로는 논쟁보다는 이런 몽상이 더 좋아요.

6) 짧다더니 길잖아! 라는 댓글이 달리겠군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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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9-12-18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짧다더니 길잖아!

^^*

turnleft 2009-12-18 12:45   좋아요 0 | URL
ㅋㅋ 기대에 부응해 주시는군요.

비로그인 2009-12-18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제가 언제부터 '심지어'가 됐답니까? -..- ㅎㅎ

turnleft 2009-12-18 12:45   좋아요 0 | URL
원래 평판이라는게 아차 하는 순간에 결정됩니다 @_@

마노아 2009-12-18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혹은 현실적인 몽상가라고 부를까봐요.^^

turnleft 2009-12-18 12:46   좋아요 0 | URL
현실적인 쪽이 좀 더 듣기 좋은데요. 아름다운건 저랑 원체 거리가 멀어서;;
 



새..새벽..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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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12-17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뒷면은 빨강바탕이 어울릴 것 같아요! 아름답고 미끈한 화투장이 생각났다면 화내실 거 아니죵??

turnleft 2009-12-17 11:28   좋아요 0 | URL
고도리 패인가요? 2 하고 좀 비슷하긴 하군요 ^^;

2009-12-17 0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7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Forgettable. 2009-12-17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도 이런 사진 한 번 찍어보고 싶어서 나무만 보면 찍어대는데 마음대로 잘 안나오더라구요.
새벽이 아니여서 그런가..ㅠ_ㅠ (내공이 안되니까 그렇지)

turnleft 2009-12-17 11:30   좋아요 0 | URL
일단 새벽이야 해요! 그리고 꽃단장도 해야 하구요.(마음가짐이 중요하거든요) 새벽 3시쯤 일어나서 곱게 단장하고 나가서 정성스런 마음으로 기다리다가 해뜨기 30분 정도 전에 찍으면 저렇게 나옵니다.

그랬는데 안 나온다고 저한테 뭐라고 하진 마시고.. ==3=3=3
 
제안 - 알라딘 조유식 사장에게 편지보내기 카페를 엽니다.

막상 편지글의 형식을 쓰려니까 어떻게 말을 시작해야 할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알라딘을 이용하면서 실제 알라딘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머리 속에 그려본 적은 한번도 없더군요. 온라인 상점이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구매가 완료되고, 실제 대화는 알라딘을 이용하는 다른 알라디너와만 나누었으니까요.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새삼 깨닫게 되는건, 제 아무리 온라인 서점이라고해도 결국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고 사람이 결정해서 움직이는 곳이라는 당연한 사실입니다. 그 알라딘에서 누군가는 비정규직으로 일하다가 해고를 당하고, 누군가는 "고객의 불만"에 답변을 하고, 또 이렇게 누군가 얽힌 끈을 풀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있어 그에게 편지를 쓰게까지 되었습니다. 좋은 의미에서건 나쁜 의미에서건 이 곳도 사람 사는 세상인게지요.

사건의 경과를 자세히 지켜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 글을 드리는 시점에도 다소 애매한 위치에 서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불매 자체에 어깃장을 놓기도 하고, 다른 한 편으로 불매 운동을 하시는 분들과 함께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건 제가 다른 분들과 다소 다른 관점에서 이 사태를 접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불매 운동 참여와 불참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짜 차이는 무관심과 관심 사이에 있을 뿐이지요. 구체적인 행동은 다르더라도 이 사안에 관심을 가지고 토론을 통해 저마다의 정치적, 윤리적 판단들을 내려 가는 과정에서 모두가 이 사건의 당사자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알라딘이야말로 이 토론의 가장 핵심적인 참가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어진 질문에 대한 답변에 머무는 대신,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여러 한계들를 토로하고, 가능한 해법을 위해 머리를 모으는 적극적인 행위자가 되기를 부탁하고 싶습니다.

이 시점에서 조사장님은 아마 내가 왜? 혹은 당신들이 뭔데? 라고 반문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기업-소비자 관계에 지나친 요구를 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저는 알라딘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알라딘은 제가 생산한 컨텐츠를 알라딘 상품 DB 의 한 항목으로 사용합니다. 저는 알라딘에 돈을 지불하고, 알라딘은 다른 곳보다 (때론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책을 공급합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합리적인 계약관계라고 할 수 있겠죠. 그리고 이 계약관계 안에서는 알라딘 이용자들이 경영과 관련된 부분까지 간섭하고 드는 것은 월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의 알라딘의 대응은 이 계약관계에 충실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고객의 불만에 고객팀장이 답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하지만 저는 그 계약관계 이전에 더 근본적인 관계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알라딘이나 우리 모두 같은 시민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사실 말입니다.

여기서 잠깐 제가 살고 있는 동네 이야기를 하겠습니다.(저는 미국에 살고 있습니다) 저희 집은 도심 근처에 있는지라 주변에 수십년 이상 된 오래된 건물들이 꽤 많습니다. 대개는 여전히 잘 사용되고 있습니다만, 어떤 건물들은 허물고 그 자리에 현대식 빌딩이 들어서곤 하지요. 그런데 이런 재건축이 진행되기 전, 건물 앞에 꽤 오랫동안 공고가 붙습니다. Land Use Proposal 이라고, 이 자리에 어떤 건물을 지으려고 하며, 대략적인 설계는 어떻고, (가장 중요하게)이러한 건축을 심의하기 위한 공청회가 언제 열린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지요. 당연히 공청회 참가 자격 요건 같은건 없습니다.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석 가능하지요. 그리고 그 공청회에서 논의되는 내용 또한 다양합니다. 예컨데, 그 정도로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건물이 생기면 주변 도로에 교통 체증을 일으키지 않겠냐는 실무적인 문제제기도 나오고, 기존 세입자들과 갈등이 있다면 그 문제도 논의됩니다. 심지어 그 자리에 유서 깊은 커피숍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존할건지도 논의되곤 하지요. 공청회의 결과는 심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건물주로서도 대충 뭉개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따지고보면, 그 땅과 건물은 엄연히 사유재산입니다. 그리고 미국만큼 사유재산에 대해 강박적일 정도로 엄격한 나라도 드물겁니다.(심지어 총기 소유의 유래도 국가가 사유재산을 침해하는 것에 저항하기 위한 시민의 권리로 해석하지요) 그런데, 내 땅에 내가 건물을 짓겠다는 결정을 공공의 의견을 통해 심의를 내리도록 해 두었습니다. 건축 승인을 위해 필요한 법적인 요건들이 있을테고, 그 요건들을 충족시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지요. 제가 이러한 제도들을 통해 발견하는 것은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시민사회가 차지하는 역할과 위상입니다. 법은 최소한의 테두리와 절차를 위한 것이지, 실질적인 판단은 시민사회의 구성원들이 토론을 통해 결정하도록 해 둔 것이죠. 다른 예로 재판에서의 배심원제를 들 수 있습니다. 그것은 그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와 판단을 결정하는 최종 결정권이 시민사회에 있음을 명확히 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일겁니다. 간단히 줄여 말하자면, 그게 민주주의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업 활동은 앞서의 예와는 좀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꼭 그래야하냐는 반론도 가능하겠지만 아무튼 이래저래 비밀로 해야 할게 많은게 기업 활동이라는 것까지는 인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공공의 토론으로 결정해야 한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경영상의 판단도 기업 고유의 영역으로 남겨두어야 마땅할 겁니다. 사실, 앞서의 건축 심의 공청회에서도 건물에 대한 모든 것을 논의하는게 아니거든요. 기본적으로 사유재산에 대한 권리는 그 소유주에 있으니까요.(예,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사유재산에 대한 권리 행사 과정에서 시민사회에 어떤 영향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시민사회와 함께 논의해야 할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해보면 그러한 사유재산권 조차도 시민사회가 있기 때문에 생겨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대한민국의 기업하시는 분들은 대개 자신들의 기업이 시민사회와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심지어 (대표적으로 S 모 그룹처럼) 시민사회 위에 군림하려 들기 때문에 더 큰 문제를 야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되네요.

아시다시피,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사회 제반 이슈에 대한 시민사회의 적극적 개입이 일반적이지는 않습니다. 시민사회라 하면 일부 시민단체들에 한정해서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시민단체는 조금 더 효율적이고 조직적인 개입을 위해 생겨난 단체이지 결코 시민사회 그 자체의 대체물은 아닙니다. 근본적으로는 시민사회는 구성원인 독립적 개인(시민)들을 모두 통칭하는 말이며, 개인들의 자발적 참여와 협의를 통해 그 방향을 잡아가는 군집체로의 성격을 가집니다. 당연히 시민사회의 목소리는 하나가 아닙니다. 여러 목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지며 그 안에서 토론을 통해 결론을 도출해가는 과정 자체가 시민사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불매 운동을 소비자 운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들을 "소비자"라는 틀로 가두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불매에 참여하든 않든, 자신의 삶이 접한 곳에서 이렇게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참여하는 시민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시민사회의 미래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조사장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도, 알라딘 역시 자신이 속한 시민사회와 함께 문제를 고민하고 바람직한 결론을 함께 도출해 나가자는 겁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요청을 드리자면, 알라딘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토론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합니다. 아마 사태를 지켜보는 알라딘 임직원 중에서도 답답하신 분들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유출되어서는 안되는 영업 비밀이 있다면 내부 논의를 거쳐서 글을 남겨주셔도 됩니다. 조사장님께서 직접 토론에 참여하신다면 더 좋겠지요. 원하는 결론이 나오지 않아도 좋습니다. 적어도, 지금처럼 서로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되풀이하지 않고, 상황을 폭 넓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주장들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분명 우리는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을겁니다. 어쩌면 우리가 지닌 한계를 직시하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어쨌든, 이것은 당사자들과 시민사회가 함께 토론하고 고민해야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라는 거지요.

저는 우리에게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만한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건 시민사회에 대한 믿음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이기도 합니다. 조사장님께서도 그 믿음을 함께 해 주시길 바라면서, 글을 이만 마칠까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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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12-16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어제 읽었다면 저는 등록 버튼을 못 눌렀을 거예요. 턴님에게서 자꾸 빛이 나네요. 눈부셔요.^^

turnleft 2009-12-16 13:38   좋아요 0 | URL
별말씀을요. 이건 그저 의견 중 하나일 뿐인걸요. 각자의 목소리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빛이 나고 있습니다 ^^

비로그인 2009-12-16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나만 깡패였어... ㅠ.ㅜ

드팀전 2009-12-16 12:07   좋아요 0 | URL
토닥 토닥. 흐흐

밑에 수정으로 다시 쓰세요. 폼 안나게...ㅎㅎㅎ

간단 명료, 운율까지 좋던데요 뭘...ㅎㅎ

Mephistopheles 2009-12-16 12:29   좋아요 0 | URL
난 그래도 메아쿨파님 글이 가장 눈에 확 들어옵니다.
(다크포스의 소유자라서 그런가 봅니다..ㅋㅋ)

turnleft 2009-12-16 13:38   좋아요 0 | URL
그 얼마나 효율적인 언어랍니까. 저처럼 길게 써봤자 사실 본전도 안 남아요 ㅠ_ㅠ

마냐 2009-12-16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턴님...멋진걸요 ㅎㅎ 그리고 메아쿨파님. 전 메아쿨파님 덕분에 편지 썼어요. 아님 생각 안했을검다. ㅎ

turnleft 2009-12-16 13:40   좋아요 0 | URL
역시 짧고 굵은 글이 강하게 더 강하게 와 닿나 봅니다 ㅎㅎ

2009-12-16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6 1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9-12-16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방적인 행동과 그에 대한 또 일방적인 반발 - 이 일방통행은 이 나라 전체를 갉아먹고 있는 나쁜 병폐인데 그걸 참 적절하게 지적해주시네요. 들으면서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점까지 다시 느끼게 됩니다.

turnleft 2009-12-17 03:58   좋아요 0 | URL
그쵸.. 갈수록 민주주의의 근본에서는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ㅠ_ㅠ
 

퇴근시간은 다 되었고, 할 일도 다 끝났고, 저도 책 재고 목록이나 정리해 봅니다. 몇 년 전부터 책 목록을 온라인으로 관리하고 있었더니 이런건 편하군요 ^^; 

근데.. 안 읽은 책이 무려 30권이 넘는군요... 두둥.. 하여간 사들이기만 하고 팽겨쳐 두기는 ㅠ_ㅠ 여기에 사진집까지 합하며 50권은 가뿐히 넘어가겠네요;; 

모더니티의 수도 파리
Camera Lucida
희망의 인문학
속죄
슬럼, 지구를 뒤덮다
질투
어느 비평가의 죽음
마르크스의 유령들
그대 아직 살아 있다면
법률사무소 김앤장
소설의 이론
당신들의 천국
침묵의 봄
총 균 쇠
철의 시대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
The Things They Carried
Travels in the Scriptorium
Man in the Dark
The Selected Works of T. S. Spivet
춘천, 마음으로 찍은 풍경
주기율표
순례자의 책

고삐 풀린 자본주의, 1980년 이후
A People's History of the United States
Generation X
The Lacuna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말 도둑놀이
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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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09-12-12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에 올해 사들이고 읽은 책 정리해봤더니 안읽은 책이 서른권이 넘더군요;;
특히나 비소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재고목록-_-;

턴레프트님 요즘에 글 잘 읽고 있습니다 ^^

turnleft 2009-12-13 02:54   좋아요 0 | URL
그쵸? 아무래도 비소설은 손이 늦게 가요. 의식적으로 쉬 읽히는 책과 시간 걸리는 책을 번갈아 읽기는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남는건 역시 부담스런 책들..;;

2009-12-12 14: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turnleft 2009-12-13 02:55   좋아요 0 | URL
아, 그게요.. 이상하게 테마 카페 참여하기 눌러도 글이 그 쪽으로 등록이 안 되요. 불매 카페도 그렇고, 전혀 참여를 못 하고 있습니다 ㅠ_ㅠ

2009-12-13 1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3 1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Joule 2009-12-12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죄>, <새벽 세 시...>, <주기율표> 정도는 맘만 먹으면 순식간에 재고 정리 하실 수 있지 않을까요. 만만한 것부터 공략하는 거예요. 턴레프트 님에 비하면 저희 책방의 재고는 가게 문 닫을 수준입니다. 그래도 주먹 불끈 쥐고 있어요. 열심히 할 테야!

turnleft 2009-12-13 02:57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새벽 세시..] 읽고 있는데 책장이 정말 술술 넘어가네요. 한두시간이면 다 읽을 듯;;

근데, 만만한 것부터 공략하면 나중에 힘들어 지더군요. 맘 편한 책 하나 끝내면 다시 좀 엄한 책을 들어야 할 것 같아요.

Joule 2009-12-13 14:06   좋아요 0 | URL
<새벽 세 시...>를 읽고 계시는 중이라니! 저도요! 턴레프트 님과 제가 마치 에미와 레오가 된 것 같은 기분인데요, 이건. 저와 독서 스타일이 비슷하시네요. 말랑말랑한 것 한 권 읽고 나면 다시 좀 엄한 책 들어야 할 것 같은 기분 저도 항상 느끼거든요. 뭐랄까 단걸 너무 많으면 속이 좀 느글거리잖아요.

이상 해빙기의 루마니아 회색곰처럼 기뻐하는 쥴모 양이었습니다.

Joule 2009-12-13 14:09   좋아요 0 | URL
참, 며칠 전에 반값 세일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책 꽤 좋던데. 새벽 세 시 다 읽고 그거 사서 읽는 건 어때요? 아니면 이번에 새로 나온 도킨스의 <지상 최대의 쇼>도 같이 질러서 읽는 거예요.

참, 이거 재고 소진 목록이지. ㅡㅡ'

turnleft 2009-12-14 08:23   좋아요 0 | URL
^^; 이 기회에 쌓인 책들이나 빨리 없애야죠 뭐. 추천해 주신 책들은 일단 보관함에만넣어 둘께요~

이상 비오는 시애틀에서 겨울잠이 필요한 회색곰 TL 이었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12-12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의 이론>은 루카치 것인가요?

turnleft 2009-12-13 02:57   좋아요 0 | URL
예, 루카치 맞아요. 왠지 머리 아플 것 같아 미뤄두고 있는 책 중 하나 -_-;;

saint236 2009-12-12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더 많네요...열심히 읽었는데 도무지 줄지 않네요

turnleft 2009-12-13 02:5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saint236 님 ^^

아마 주문/결재에 필요한 손놀림은 무의식의 영역에 속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_-

다락방 2009-12-13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더니티의 수도 파리]는 저도 가지고 있은지 한참 되었어요. 이걸 ... 과연 읽기나 할런지 모르겠네요. 애초에 왜 샀는지도 모르겠고. 전 소설이 아니면 읽지 않는데 대체 왜 샀을까요? 미스테리에요 미스테리. -.-

저 위의 재고목록중 [질투]가 '알랭 로브그리예'의 것이라면 으윽, 얇은게 엄청 지루해요! 읽으면서 미치는줄 알았어요!! (갑자기 읽기 싫어지시죠? ㅎㅎ)

turnleft 2009-12-14 08:25   좋아요 0 | URL
흐흐 왠지 [모더니티..]는 님과 제가 거의 비슷한 때에 샀을 것 같은 기분이.. ^^; 일단책이 너무 커서 들고다니기 힘들어요. 기껏해야 침대 머리맡이 제 자리일텐데 쉽사리 손이 가지 않네요...

말랑말랑한 [새벽 세시..] 다음으로 [질투]를 읽어야겠군요. 그나마 [새벽 세시..]의 당분이 좀 남았을 때 읽어야지, 삭막할 때 읽으면 정말 미쳐버릴지 모르잖아요.

무해한모리군 2009-12-14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총균쇠는 한때 제가 자기전에 취침용으로 읽던 것인데..
참 지긋이 보고 있으려니 남겨진 이유가 있는 것들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ㅎㅎㅎ
(전 목록 정리 아예 할 수도 없습니다 --;; 왜 찝적거리다만게 그리많은지.. 제 사랑은 너무 빨리 식나봐용 ㅠ.ㅠ)

turnleft 2009-12-14 13:31   좋아요 0 | URL
훗, 그래도 읽은 책 리스트를 올려도 저거랑 비슷할 거라고는 자부해요. 나름 신경 써서 섞어서 읽는다니까요.. s(-_-)z

그나마 다행인건 한두권을 제외하곤 읽다 마는 경우는 없네요. 읽다 말면 정말 뭐 안 닦은 것처럼 찝찝해서..;;

다락방 2009-12-14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질투] 읽고 나면 어땠는지 꼭 말씀해주세요. 정말 궁금해요!! 알았죠, TurnLeft님?

turnleft 2009-12-14 16:10   좋아요 0 | URL
앞부분 좀 읽었는데, 겁주신 거에 비해선 양호한데요? ㅎㅎ

Arch 2009-12-14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재고들이랑 인사하실래요? 겹치는 재고가 많은데요. 아, 재고에서 다락방님을 뵌 듯도^^

turnleft 2009-12-15 03:48   좋아요 0 | URL
흥, 뭘 보든 다락방님 생각 뿐이라니까.

Arch 2009-12-15 11:57   좋아요 0 | URL
캭! 귀여워, 귀여워 ^^

turnleft 2009-12-16 03:46   좋아요 0 | URL
훗 s(-_-)v
 

저에 대한 답글이 아니라 본인의 의견을 글로 올려달라고 부탁을 드렸었는데, 이렇게 이름을 콕 찝어서 글을 올려주시니 매우 큰 부담감을 안고 답글을 쓰게 됩니다. 사실 온라인 논쟁이라는게 서로간의 메울 수 없는 간극(가치관이 다르고 경험이 다르니까요)만을 확인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기에, 특정인에 대한 반박보다는 이슈가 되는 주제 단위로 접근을 원했습니다만, 이렇게 또 답글을 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네요.

일단 볼빨간 님께서 올려주신 글이 방대한만큼, 제 나름대로 그 흐름을 추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야 논점이 좀 명쾌해질 것 같습니다.


1) 알바, 인턴 등의 문제. 

이건 그냥 제가 비정규직의 개념을 묻기 위해 넣은 말인데 상세히 답변을 해주셨네요. 네, 저도 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알바와 인턴 모두 넓은 의미에서 비정규직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인턴이 비정규직으로 남용되고 있다는 지적 역시 정확하다고 봅니다. 장기적으로 이들의 처우 및 노동환경 등도 개선되어야 할 의제가 되겠지요.


2) 도급과 파견의 문제. 

이 부분은 두 갈래로 나누어 답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업무 지시와 관련해선, 저는 님께서 평상 업무 진행 과정과 “문제가 생겼을 때의” 판단 기준을 혼동하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짜증난다는 표현을 썼다고 개인 감정의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듯 한데, 직장은 기본적으로 일이 효율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원청 쪽에서 하청 업체 직원에게 업무 지시를 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불법이 아닙니다. 다만 그러한 지시 관계가 추후에 실사용자를 가림에 있어 판단의 근거로 작용한다는 것이지요. 

님께서는 이 선후관계를 계속 뒤집어서 업무 지시를 했으니 위장도급이라는 결론으로 건너뛰고 싶어하십니다. 위장도급인지 여부는 여타 관계를 종합해서(그 중 중요한 근거 중 하나가 업무 지시이긴 합니다) 판단이 내려지는 것이지, 업무 지시 자체가 위장도급의 증거는 아니라는 말을 하고 있는겁니다. 현대차를 예로 드셨는데, 그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일한 업무를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급여 등에서 심각한 차별을 받았기 때문에 실사용주를 가릴 필요가 생겼던거고, 업무 지시 관계 등을 근거로 실사용주 판결을 내린거지요. 그 외에는 님께서 원하시는 것과 반대의 결과가 나온 판결이 무궁무진합니다. 님께서 밝히셔야 하는건 업무 지시를 했다가 아니라, 김종호씨가 위장도급(?)으로 어떤 불이익을 받았는지 입니다.

둘째, 저는 여기서 도급과 파견의 문제가 왜 이렇게 지속적으로 제기되는가를 따져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김종호씨의 해고가 인트잡과 알라딘의 관계가 도급이냐 파견이냐와 하등의 상관이 없다고 봅니다. 보통 저게 문제가 되는 경우는, 파견법의 제약을 피하기 위해 도급계약을 해지하는 방식으로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해고 자체가 부당한 것으로 인정되어 실사용자에게 원직복직 명령이 내려지겠지요. 하지만 김종호씨의 해고 과정에서 아직 부당한 일을 당했다는 증거가 없습니다. (물론 모든 노동자에게 해고는 부당합니다. 그런 뜻의 부당함을 말하고 있는게 아니란건 아시죠?) 위장도급 여부가 해고 자체에 영향을 미쳤다는 근거는 더더욱 없습니다.

근데 왜 계속 이게 논쟁이 될까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김종호 씨가 복직 시 인트잡이 아니라 알라딘으로 복직되길 원해서입니다. 이해는 갑니다. 다시 불안정한 비정규직으로 돌아가기보다 복직 투쟁을 통해 안정적인 정규직으로 채용되길 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김종호씨의 해고가 “부당한” 해고였냐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겁니다. 알라딘을 비판하는 입장에서는 좋은 껀수(니들도 불법 저질렀잖아, 자꾸 버티면 이 문제 터뜨린다)가 될 수 있겠습니다만, 현 시점에서는 이른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발생한 일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의 알라딘의 비정규직 사용 문제와 연결되어 다시 이야기가 나올 수는 있겠죠. 하지만 현재로서는 곁가지로 미뤄뒀으면 합니다. 


3) 비정규직 사용 자체가 불매의 이유가 된다?

그럼 이제 김종호 씨의 해고가 부당하냐는 논제로 넘어옵니다. 여전히 님께서는 모든 해고는 부당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십니다. 예, 부당합니다. 생계수단을 하루 아침에 잃었는데 어찌 부당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그 해고를 쉽게 만든 비정규직이라는 노동관계 자체에 반대하자는건데 뭐가 문제냐고 말씀하십니다. 사실 맞는 말입니다.

“이 말은 정규직이 많아질수록 비정규직이 줄어든다는 의미입니다. 뒤집어 석유수요가 많아진다는 것은 비정규직이 증가하고 정규직이 설 자리를 잃는다는 말이겠네요. 그래서 불매운동 하자는 건데요.”

하지만, 이 얼마나 원론적인 주장인가요. 님이 간과하고 계신 것은 오늘의 비정규직이 엄연한 “현실”이라는 점입니다.

이 “현실”의 의미는 두가지 차원에서입니다. 첫째, 비정규직 문제는 자본과 노동의 관계인 동시에 자본과 자본의 관계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길게 설명을 해주셨듯이, 자본은 이윤에 의해 추동됩니다. 문제는 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단일 자본이 아니라 수많은 자본들이 얽히고 섥힌 또 다른 경쟁관계라는 겁니다. 자본의 생리에서 적당한 수준의 이윤이란 것은 없습니다. 만약 한 회사가 매년 같은 수준의 이윤을 낸다면 자본은 다른 곳으로 이동합니다. 따라서, 비정규직 사용을 통한 이윤율 극대화가 사회적 평균이 된 시점에서, 비정규직 사용은 기업 입장에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됩니다. 12년 전에는 물론 비정규직 없이도 기업들 잘 굴러 갔습니다. 하지만 지금 한 자본이 경쟁하는 자본은 12년 전의 자본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자본임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둘째, 노동과 자본의 역학관계가 바뀌었습니다. IMF 이전에 비정규직이 없었던 것은 자본이 순진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87년 이후 비약적으로 성장한 노동계급의 힘 때문에 불가능했던 거지요. (그 이전은 자본-노동 관계 라기보다 국가-노동 관계였으니 생략합시다) 87년 이후 여러 복잡한 일이 있었지만 IMF 가 한국의 노동계급에게 결정타를 먹인 것이 비정규직 도입의 직접적 계기가 되었지요. (IMF 직전, 96년 말에도 노동법 날치기로 시도는 했는데, 그 때만 해도 총파업으로 막아냈죠) 다시 말해, 비정규직은 노동과 자본 간의 역학관계의 산물이지 도덕적 판단을 통해 하자 말자를 판단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아주 옛날 정규직이라는 개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열악한 노동 환경도 존재했었고, 전후 미국처럼 완전 고용과 경제 호황으로 노동자들의 사회적 지위 자체가 극히 높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 중 좋았던 시절을 기준으로 그게 맞다고 주장하는게 과연 현실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중요한건 지금 당장, 오늘의 계급투쟁의 현실에 맞는 주장과 투쟁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어쩔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 말은 그렇기 때문에 “비정규직 철폐”는 개별 사업장의 현안이 아닌 최소한 국가 단위의 슬로건이 된다는 겁니다. 장기적인 싸움을 통해서만 쟁취할 수 있는 이슈기도 하구요. 님께서는 개별 사업장에서 비정규직이 현안이 되지 않는 이유가 정규직들의 이기심 때문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그 이전에 개별 사업장에서 답이 나오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님께서는 그런 이슈를 끊임없이 알라딘이라는 한 회사에서의 투쟁으로 끌어오려 하시고 계신거구요. 아마 노동 현장에서도 그런 분들이 계시겠지만, 같은 편으로서도 영화에서 흔히 말하듯 “You’re not helping” 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4) 볼빨간 님께서 말씀하시는 알라딘의 문제

아마 이 부분은 볼빨간 님께서는 알라딘의 답변을 전혀 읽지 않으시거나, 아니면 전부 거짓말로 판단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성수기 임시채용을 비수기 정리해고로 뒤바꿔 버리는 것이나, 단기채용이라는 용어를 놓고 발생한 불명확함을 말바꾸기로 단정해 버리시니 말입니다. 제 판단에서는 김종호 씨의 주장과 알라딘의 답변이 서로 모순되지 않으면서도 그 경과를 추정하는게 가능한 것 같은데, 일단 그런 추정에 대해서는 아예 가능성을 닫아 놓고 계시는군요.

일단 김종호씨의 업무 기간이 1개월에 불과하고, 알라딘에서 밝힌 성수기 기간과 겹치는 점 등을 통해 알라딘 쪽의 주장이 개연성이 높다는 판단에 변함이 없다는 것만 명확히 해 두도록 하겠습니다. 중간에 인트잡이 끼어 있으면서 불명확한 일처리 등으로 개별 노동자에게 피해가 전가된 정황은 분명 존재합니다만, 님 말씀처럼 이윤 극대화를 위해 노동자를 휴지 쓰듯 한다는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봅니다. 돈 버는거 조사장 혼자 먹지 말고 노동자들을 위해 쓰라는 주장도 (그냥 감정적 발언인건 알지만) 너무 나이브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네요. 다시 말해, 구체적인 상황 판단보다는 한국 자본주의 일반에 대한 문제의식을 알라딘에 투사하고 계실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이 사태에 대한 저의 문제의식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계셔서 이걸 가지고 굳이 저와 계속 논쟁을 하실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와 별개로, 표팀장님께서 다시 답글을 올리셨는데, 그에 대한 저의 판단은 다시 글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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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9-12-12 0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추천은 제꺼에요. 쉽지 않은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알아듣기 쉽게 이야기해주시네요.

turnleft 2009-12-12 09:05   좋아요 0 | URL
의외로(?) 열심히 읽고 계시네요? ^^;

하이드 2009-12-12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길고, 딴소리 많은 글은 깝깝해서 못 읽어요. 턴레프트님 글은 길어도 딱 하실 이야기만 하시니깐 잘 읽힙니다. ^^

turnleft 2009-12-12 11:41   좋아요 0 | URL
사실 제가 아는게 딱 요만큼이기도 합니다;;

2009-12-12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2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딧불이 2009-12-12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turnleft 2009-12-12 11:45   좋아요 0 | URL
별말씀을요. 여전히 글을 올릴 때마다 빈약한 밑천이 드러날까봐 가슴이 두근거린답니다 ㅠ_ㅠ

2009-12-12 14: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3 0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Kitty 2009-12-12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구절절 동의합니다~ 요즘 턴레프트님이 멋져보입니다 >_<
(아..물론 예전부터 ^^;;)

turnleft 2009-12-13 02:51   좋아요 0 | URL
아.. 근데 저는 참 맘이 안 좋아요. 괜히 주제 넘게 많은 말을 쏟아내는 것 같기도 하고.. ㅠ_ㅠ

치니 2009-12-12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많은 부분 공감되네요. 역시 글은 쉽게 써야 읽혀요. ^-^

turnleft 2009-12-13 02:51   좋아요 0 | URL
제가 딱 이해하는 만큼만 써서 그렇숩니다 ^^;

Sati 2009-12-13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쟁이 생기면 분쟁당사자인 갑과 을의 입장이 있고, 이를 지켜보는 제3자의 입장이 있겠지요. 제3자의 한 명으로서 턴레프트님의 글에 공감합니다. 원론으로 따지자면, 해서는 안되는 일이 너무 많지요. 며칠전에 ****님이 올려주신 페이퍼에서 담배 말보로 사진이 있더군요. 전 그 사진 한 장에서도 이율배반이 느껴지던데요.

turnleft 2009-12-14 08:29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Sati 님 ^^

아닌게 아니라, 제 3자로서 담보할 수 있는 것 이상을 말하는 것 같아 마음이 계속 불편합니다. 본의 아니게 직접적 논쟁에 휘말리다보니 대립 구도의 한 편에 선 것처럼 된 경황도 있구요. 개인적으로는 저라는 한 개인과 알라딘과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좀 더 깊이들여다보고 싶거든요...

Sati 2009-12-15 22:34   좋아요 0 | URL
그 원론 맞아요. 하지만 전 원론주의자는 아니구요^^. 외람된 말이지만 바람구두님이 불매운동에서 취하신 입장이 원론주의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원론을 펴기에 알라딘은 가장 쉬운 상대가 아닌가 싶어서요. 그 점이 계속 걸렸어요...

2009-12-14 2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5 0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