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선거를 앞둔 서점가는 버락 오바마 정부에 칼날을 들이대는 책들로 홍수를 이룬다. 어느 영국의 보수논객은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을 유럽식 사회주의로 이끌 것이라며 미국인들에게 경고를 하고 있고, 경제회복의 실패를 오바마 탓으로 돌리는 책들도 눈에 많이 띈다. 티파티의 준동과 더불어 점점 보수 같지도 않은 극우들의 목소리가 유난히 큰 요즘이다. 뭐, 대부분은 중간 선거가 끝나면 사라질 책들이니 관심 둘 필요는 없겠다.

At Home
- Essay / Bill Bryson / Doubleday 

단연 눈에 띄는 신간은 빌 브라이슨의 신작 [At Home] 이다. A Short History of Private Life 라고 부제가 붙었는데, "사생활"이라기보다는 집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여러 물건들의 기원과 역사 등을 다루고 있다. 특유의 유머는 여전할 듯. 그나저나 이 아저씨, 세계를 돌아다니다가 이제는 온전히 집 안에서 머무르면서 책 한 권을 써내리는 경지에 오른 듯 싶다. 

Fall of Giants
- 소설 / Ken Follett / Fall of Giants 

요즘 한국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대지의 기둥]의 저자 켄 폴렛의 신작이다. 3부작으로 기획된 작품(The Century Trilogy)의 첫번째 책이다. 이 연작을 통해 20세기의 역사를 재조망해 보는 대서사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첫 권인 Fall of Giants 는 20세기 초반을 배경으로 다섯 가족들의 삶의 여로가 서로 겹치며 펼쳐지는 과정을 다룬다고 한다. 무려 1000 페이지가 넘는 묵직한 책이니 큰 호흡으로 도전해 봐야 할 것 같다.  

Conversations with Myself
- Memoir / Nelson Mandela / Farrar, Strauss and Giroux 

넬슨 만델라의 자서전은 많이 나와 있지만, 이번 책은 일종의 서간집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젊은 시절부터 그가 써 온 편지글, 일기, 노트 등을 집대성 했다고 한다. 회고록이 아닌 투쟁의 한 과정에 서 있는 젊은 만델라의 사유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서문을 썼다.(영악하게도 Amazon 에서는 마치 공동 저작인 것처럼 홍보를 하고 있다.)  


Origins
- Science / Annie Murphy Paul / Free Press 

인간의 성격(?)을 결정하는 것은 유전인가 환경인가? 유전론은 생물학적 요인에 많은 비중을 둔다면, 환경론은 자라나면서 겪게 되는 경험에 많은 비중을 둔다. 선천적이냐 후천적이냐. 그런데 이 책은 좀 다른 관점에서 접근을 시도한다. 배아가 형성된 후 출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의 경험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 것인지를 따져본 것. 이 기간의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결정론에 성급하게 이를 필요는 없겠지만, 태교 열풍을 다시 불러 일으킬 수도 있는 흥미로운 책임에는 분명하다. 


Dirty Life
- Essay / Kristin Kimbell / Scribner 

저자는 하버드 출신의 저널리스트다. 그런 그녀가 기업형 농업 취재에 나섰다가 만난 귀농인과 결혼하여 직접 두 손으로 땅을 일구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어려움, 보람 등과 별개로 이 책은 CSA(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 즉 우리로 치자면 생협과 같은 모델을 통해 자리를 잡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배추값 파동에도 생협을 통해 안정적인 가격에 배추 공급이 가능했다는 기사를 생각해 보면, 더더욱 관심을 가지고 읽어볼 가치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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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0-13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urnLeft님, 켄 폴렛의 신작인 Fall of Giants는 별로래요. 말씀하신 대로 삼부작이라는데 첫번째가 별로이니... -_-;; World Without End가 훨씬 좋다더라구요. 저도 대지의 기둥 끝내고 World Without End 페이퍼백으로 주문하려고 하고 있는데, 이것도 천페이지 바로 넘겨주시네요. ^^

turnleft 2010-10-14 02:38   좋아요 0 | URL
영어책은 3~400 페이지가 제 한계인 것 같아요. 차마 켄 폴렛의 책들은 도전을 못 해보겠어요 ㅠ_ㅠ

음.. 정말 Fall of Giants 는 아마존 별점이 무려 2개 밖에 안 되네요. 그나마 5개 준 사람 일부와 1개 준 대다수로 양분되는;;

양철나무꾼 2010-10-13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저도 Fall of Giants눈독 들이고 있었는데,World Without End가 훨씬 더 좋다시니 그쪽으로...?
전,Dirty Life도 관심 있어요~^^

turnleft 2010-10-14 02:39   좋아요 0 | URL
좋은 책들이 참 많은데.. 제가 소개하는 책 중에 한국에 번역되어 출간되는 책이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까요 ㅠ_ㅠ 저는 한국 들어가도 출판 쪽에서 일하면 안 될 듯 -0-

다락방 2010-10-14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빌 브라이슨의 책은 출간되지 않을까요? 저는 여기서 유일하게 관심을 가진게 빌 브라이슨인데, 나와주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는걸요. 빌 브라이슨이니까.

turnleft 2010-10-14 12:08   좋아요 0 | URL
아, 물론 이름 있는 작가들 책이야 번역되겠죠. 제가 여기 올리는 책들은 주목할만한 저자의 신간이거나, 내용이 재밌어 보이는 책인데, 후자가 좀 유별난 것 같다는 뜻이었어요 ㅋ

빌 브라이슨은 분명 나올겁니다. 지금 누군가 열심히 번역 중일껄요?

2010-10-27 0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8 0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Picture Lake, 2010.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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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0-04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사진이 죽음입니다.
대자연 앞에 좀 무섭기도 하고 작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숙연해지는 느낌이랄까요~
덕분에 눈이 호사를 누립니다~^^

turnleft 2010-10-04 14:45   좋아요 0 | URL
그쵸.. 참 인간이 작은데 크다고 착각하고 살아요...

레와 2010-10-04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과 겨울이 한공간에.. 멋쪄요! ^^

turnleft 2010-10-04 14:45   좋아요 0 | URL
가을이 오자마자 바로 겨울 같아요 ㅠ_ㅠ

루체오페르 2010-10-04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사진이 참 그림같네요! 표현이 이상하지만, 정말 멋집니다.^^

turnleft 2010-10-05 03:07   좋아요 0 | URL
호수 이름이 photo lake 이 아닌 picture lake 인데요 뭘 ㅋ

水巖 2010-10-14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잊지 않고 찾아주시니 감사합니다.

비로그인 2010-10-15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칼코마니?!ㅋㅋ
 

Literature is a source of pleasure, he said, it is one of the rare inexhaustible joys in life, but it's not only that. It must not be dissociated from reality. Everything is there. That is why I never used the word fiction. Every subtlety in life is material for a book. (...) Literature informs, instructs, it prepares you for life.  
- p.150 [The Novel Bookstore]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해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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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0-09-30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hat is why I never used the word fiction.' (완전히 이해가 안되는 문장~ 빠진 단어 없는거죠? ^^ 영어 공부 한지 너무 오래 되었나봐요.)

이 말, 잘 기억하고 있다가 소설책 읽는 저를 볼때마다 도움이 되는 책 좀 읽으라고 뭐라 하는 남편에게 점잖게 대꾸해줘야겠어요. 감사합니다~ ^^

turnleft 2010-09-30 10:49   좋아요 0 | URL
'그게 내가 결코 fiction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까닭이란다' 정도로 번역되겠죠? ^^;

그럼요, 문학이야말로 인생에 가장 도움이 되는 책이지요!!

양철나무꾼 2010-09-30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저런 심오한 얘기를 해준단 말이죠?

제 정신연령이 낮은걸까요?
제 삶의 지침으로 삼으니 딱인걸요~^^

turnleft 2010-10-01 06:03   좋아요 0 | URL
저한테도 딱이었습니다 ㅎㅎ

아이가 당장은 이해하지 못해도 커가면서 그 의미를 깊이 새기지 않았을까요. 누군가 나에게 어린 시절 저런 이야기를 해 줬다면, 조금 더 풍부한 삶을 살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White Rock Lake Park, 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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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09-27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이,바람이,나무가,나무가 만들어 내는 그림자가...
그리고 프레임 밖 어딘가에 있을 태양과,
사진 찍는 이까지,
다 평화로워 보여요~

turnleft 2010-09-28 00:15   좋아요 0 | URL
주말에 일하다가 부랴부랴 퇴근해 찾아간 곳이라 찍는 사람은 그리 여유롭지 않았습니다만;; 햇살과 바람과 공기가 참 푸근했어요. 일요일 오후라는 아쉬움까지 살짝 묻어나면서...

다락방 2010-09-27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럴때는 미친 추천폭탄 같은게 있었으면 좋겠어요. [와인미라클]인가 [미라클와인]인가 암튼 미라클 하고 와인나오는 그 영화 생각이 나네요. 아, 멋지다!

turnleft 2010-09-28 00:16   좋아요 0 | URL
제가 좀 더 setup 만 할 수 있었다면 아이들이 의자 주위를 뛰어다니는 모습까지 실루엣으로 잡혔다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죠.

무슨 영화인지 몰라서 어떤 장면을 상상하시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ㅠ_ㅠ

다락방 2010-09-28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인 미라클의 한 장면이에요. 전 정확히 이 장면이 생각났어요.

turnleft 2010-09-28 23:52   좋아요 0 | URL
오, 멋진데요. 둘이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었을라나.
풍경은 텍사스보다 워싱턴에 더 가까워 보이네요. 언제 한 번 와이너리 놀러가서 비슷한 장면을 시도해 봐야겠어요 ㅎㅎ

마노아 2010-09-28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시간이 멈추어도 억울하지 않을 것 같은 장면이에요!

turnleft 2010-09-28 23:52   좋아요 0 | URL
일요일 오후엔 항상 시간이 멈추었으면 하고 바라긴 합니다만.. ^^;

hnine 2010-09-30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사진, 바탕화면으로 모셔가도 돼요??

turnleft 2010-09-30 10:49   좋아요 0 | URL
옙, 물론입니다~~
 



Dallas, TX

퇴근 후 잠깐 나들이 중... 역시 폰카로 찍으니 화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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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0-09-26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건물이 없는데 있는 것 같아요!

turnleft 2010-09-27 00:20   좋아요 0 | URL
오, 표현이 멋져요. 없는데 있는 것 같다니!!!

stella.K 2010-09-26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지네요! 저런 건물이 있다닛!
폰카로 찍은 화질이 뭐 어땠다구? 좋기만 하네.
나두 폰카로 찍어 님만큼만 나오면 좋겠어요.ㅠ

turnleft 2010-09-27 00:20   좋아요 0 | URL
저게 크게 보면 오글오글 하다니까요.. ㅠ_ㅠ

hnine 2010-09-26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allas에 계셔요? (엉뚱질문)

turnleft 2010-09-27 00:21   좋아요 0 | URL
출장 와 있어요 ^^; 화요일에 시애틀 복귀 예정.

다락방 2010-09-26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퇴근 후 나들이에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다니!! 근사해요!

turnleft 2010-09-27 00:21   좋아요 0 | URL
서울도 피사체로는 만만치 않게 훌륭해요. 눈에 익숙해서 잘 안 들어올 뿐이죠 뭐;;

무스탕 2010-09-26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만간 발사될것 같아요!

turnleft 2010-09-27 00:21   좋아요 0 | URL
정성이가 보고 뭐라고 할지 궁금하군요 ^^;

레와 2010-09-27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눈부셔! +_+

turnleft 2010-09-27 11:07   좋아요 0 | URL
블링블링~~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