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차고 내 마음도 차고 
               이대로 담아 두기엔 너무 안타까워 
               너를 향해 가는데

               달은 내게 오라 손짓하고 
               귓속에 얘길 하네 지금 이 순간이 
               바로 그 순간이야

               제일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 
               노란 꽃 한 송이를 손에 들고
               널 바라 보다 그만 나도 모르게 웃어버렸네

               이게 아닌데 내 마음은 이게 아닌데
               널 위해 준비한 오백가지 멋진 말이 남았는데
               사랑 한다는 그 흔한 말이 아니야
               그 보단 더욱더 로맨틱하고 달콤한 말을 준비했단 말이야

               숨이 차고 밤 공기도 차고 
               두 눈을 감아야만 네 모습이 보여 
               걸을 수가 없는데

               구름 위를 걷는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란 걸 알게 됐어
               널 알게 된 후부터 나의 모든 건 다 달라졌어

               이게 아닌데 내 마음은 이게 아닌데 
               널 위해 준비한 오백가지 멋진 말이 남았는데
               사랑한다는 그 흔한 말이 아니야 
               그 보단 더욱더 로맨틱하고 달콤한 말을 준비했단 말이야
               나를 봐줘요 내 말을 들어봐 줘요
               아무리 생각을 하고 또 해도 믿어지지 않을 만큼 사랑해

- 김대원 作 「고백」-                

 

 

 

     넌 원했고 난 변했고 그 끝을 알 수는 없었고
     미안했고 또 미안해 내 생각의 끝은 항상
     생각이 생각대로 따라준다면 내가 너무 이기적인 생각인건가?

     너를 떠올리는 것은 내겐 너무나 시리도록 추운 날을 생각나게 해
     난 어디로 넌 어디로 서로 다른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는 걸 이제는 알 수 있어

     날 두고 떠나간 널 두고 떠나간 서로를 그리다가 지쳐갈 때
     눈물이 마르고 입술이 마르고 마음이 마르고 다 닳아갈 때 
     후회해도 알게돼도 미워해도 모두다 한낱 꿈에 불과한걸 이제는 알 수 있어

     사랑을 말하기엔 내가 너무나 익숙함에 길들여진 사람이었고
     미안하다 말하기엔 내가 너무나 흔해빠진 사람처럼 보일 뿐 인데
     난 어디로 넌 어디로 서로 다른 각자의 길을 가야 한다는 걸 이제는 알 수 있어
 
     날 두고 떠나간 널 두고 떠나간 서로를 그리다가 지쳐갈 때
     눈물이 마르고 입술이 마르고 마음이 마르고 다 닳아갈 때
     무지개 너머로 너 떠나 가던 날 기억을 지우다가 지쳐갈 때
     눈물이 마르고 입술이 마르고 마음이 마르고 다 닳아갈 때
     난 어디로 넌 어디로 서로 다른 각자의 길을 가야 한다는 걸 이제는 알 수 있어 

- 김대원 作 「시소」-                

 

   존재하지 않는 영화의 OST라지만, 왜이리 요즘 내 마음을 후벼놓을까? 봄바람도 다 지나갔는데.. 사랑노래인줄 알았는데, 가슴시리지만 진부한(혹은 그 반대인) 내용이 들어있어서 그런가... 인생이 진부해서 그런지, 이젠 진부한 이야기를 봐도 내 얘기 같이 가슴이 시린걸까... 

   멋진 영화에 멋진 노래, 멋진 음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WIN PEAKS〉
        시즌 2 
        에피소드 4 (12)
        타이틀 Laura's Secret Diary
        각본 Jerry Stahl, Mark Frost, Harley Peyton, Robert Engels
        감독 Todd Holland 
        방영일 1990
년 10월 20일 
 

 

   
 

        <시즌 2 지난회 보기>
        9. May the Giant Be with You
        10. Coma
        11. The Man Behind Glass

 
   

 

 

1. 이야기 

자끄 르노의 살인 혐의로 체포된 리랜드 파머는 모든 혐의를 시인한다. 리랜드 파머의 보석 심리와 리오 존슨의 재판을 위해 트윈 픽스에서 순회 법정이 열릴 예정이다. 

다나 헤이워드는 해롤드 스미스에게 로라의 일기장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매디와 함께 그것을 빼낼 계획을 세운다. 

시애틀 타임즈에 음식과 숙박에 관한 가장 영향력 있는 칼럼을 쓰는 저널리스트 M.T. 웬즈가 온다는 소문에 그레이트 노던 호텔과 더블 R 식당의 노마와 행크도 분주해진다. 

장 르노는 벤자민 혼을 찾아가 오드리 혼이 찍힌 테이프를 보여주고 몸값과 데일 쿠퍼를 요구한다. 벤자민은 데일에게 딸의 몸값을 전달해주고 딸을 안전히 데리고 와달라는 부탁을 한다. 데일은 해리 보안관과 함께 이 사건을 비밀리에 맡는다.  

시애틀에서 돌아온 조시 패커드는 해리 보안관에게 불안감을 호소한다. 조시의 사촌이라 소개한 조나단은 그레이트 노던 호텔에서 데일을 몰래 지켜보던 동양인 남자고 이들은 제재소 문제를 해결하고 홍콩에 돌아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조나단이 행크를 몰래 찾아가 물리적 협박을 한다. 그리고 그날 밤, 일본인 토지무라 씨가 그레이트 노던 호텔에 투숙한다.    

 











 

  

2. 토드 홀랜드 (Todd Holland) 

시즌 2의 4번째 에피소드를 맡은 토드 홀랜드 감독은 영화와 TV를 오가며 작업했다. 그가 <트윈 픽스>에 합류하기 전에 찍은 영화는 풋풋한 크리스찬 슬레이트를 볼 수 있는 <전자 오락의 마법사(The Wizard)>였고, 이후로 시트콤 <래리 샌더스 쇼(The Larry Sanders Show)>로 엄청난 명성을 얻는다. 우리에게 알려진 작품은 시트콤 <말콤네 좀 말려줘(Malcolm In The Middle)>와 영화 <소방서를 부탁해(Firehouse Dog)>이고 올해 방영을 시작한 <썬즈 오브 투싼(Sons of Tucson)>으로 감독과 프로듀서를 병행하고 있다. 

 

이번 에피소드는 아직 TV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이라 관습적인 화면과 장면 대신 인상적인 장면이 꽤 많은 편이다. <블루 벨벳>에서 보았던, 가장 작은 것에서 시작해 전체를 보여주는 첫 장면도 훌륭하고, 가능한 한 장소에서 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해 극을 이어가는 것도 재미있다. <트윈 픽스>는 아직까지는 원래의 의도대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3. 새끼 잃은 부모 속 냄새 (absolute loss) 

로라 파머가 죽은 이후로, 아버지 리랜드 파머는 드라마 내내 계속 불안한 모습을 보여 왔다.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통절한 울음, 나쁜 기억을 몰아내기 위한 춤과 노래, 머리색의 변색과 과도한 업무 등 그의 모습은 딸을 잃은 안타까움과 동시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안감을 같이 느끼게 했다. 이번 회에서 그는 처음으로 딸을 잃은 고통에 대해 이야기한다.   

트루먼: 리랜드... 당신이 자끄 르노를 죽였습니까?
리랜드: 그는 내 딸을 죽였어요. 그가 내 딸에게 한 짓들은... 보안관, 당신은 엄청난 상실감을 느껴본 적 있나요?
쿠퍼: 여기 있는 우리들 모두 그런 슬픔은 겪지 못했을 겁니다.
리랜드: 그건 슬픔 이상이에요. 내 안 깊숙한 곳에서, 모든 세포가 비명을 질러댑니다. 다른 소리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아요. 그래요, 내가 자끄 르노를 죽였습니다. 그래요, 그래요, 그래요....  

 

봉준호 감독 역시 <괴물>에서 희봉의 대사를 통해 강두의 상실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니들 그 냄새 맡아본 적 있어? 새끼 잃은 부모 속 냄새를 맡아본 적이 있냐 이 말이여. 부모 속이 한번 썩어 문드러지면 그 냄새가 십리 밖까지 진동하는 거여. 내 정말 니들한테 한 마디 하겠는데 니들 강두한테 최대한으로 잘해줘야 한다. 자꾸 뭐라 뭐라 그러면 안 돼야, 응?”  

 

동서를 막론하고,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이란, 상상조차 하기 힘이 드는 일이다. 드라마는 처음으로 로라를 죽인 범인 대신 ‘로라의 죽음’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준다. 하지만, 지금까지 진행한 기막힌 이야기 진행 때문에, 우리는 그녀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못한다. TV 드라마에서 윤리를 찾는 것을 우리는 바라지 않았고, 그저 답을 바랄 뿐이었다. 

 

 

4. 딜레마 

드라마는 윤리와 법에 대해서 묻는다. 자끄 르노는 리랜드의 딸 로라를 죽였(다고 리랜드는 생각한)다. 그래서 리랜드는 자끄를 죽였다. 심정적으로는 리랜드의 결정에 동의하지만, 우리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살고 있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살인자를 죽일 권리는 우리에게 있는가? 법집행과 복수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복수를 사적 복수와 공적 복수로 나눌 수 있는가? 리랜드의 살인은 여러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부검의이자 리랜드의 주치의인 윌은 리랜드의 심정을 백분 이해한다. 그는 데일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헤이워드: 당장 정신병 검사를 진행해야 해요. 이것만은 꼭 이야기하고 싶군요. 부모는 자식을 땅에 묻지 않고 가슴에 묻어요. 누구라도 리랜드 같은 상황이었다면...
쿠퍼: 그런 상황이었다면, 살인해도 괜찮다는 말을 하시는 겁니까?
헤이워드: (...) 아닙니다. 

 

리랜드의 보석 심리를 진행하기 위해 트윈 픽스에 온 클린턴 스턴우드(Clinton Sternwood) 판사 역시 이 사건에 대해 난감해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제도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는 삶의 아이러니를 해결하지 못한다. 제도는 그저 안전한 길을 제시할 뿐이다. 

 

또 다른 딜레마는 로라의 일기장이다. 해롤드가 가지고 있는 로라의 일기장은 로라가 해롤드에게 준 선물이다. 그리고 해롤드가 말했듯이 그 일기장에 특별한 비밀(같은 것)은 없기에 그는 보안관에게 신고하지 않았다. 그는 로라의 사생활이 세상에 알려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다나는 친구의 죽음을 해결하기 위해 그 일기장을 손에 넣으려 한다. 다나가 계획하는 것은 도둑질이다. 기독교에서도 금지하는 계명을 우리는 깨드리기를 바란다. 다나는 제임스와 함께 자코비의 사무실을 턴 적이 있다. 이 도둑질은 지지할 만한 도둑질인가?  



 

살인과 도둑질과 간음이 행행하고 부모의 가슴에 못을 박은 로라의 죽음으로 트윈 픽스는 소돔과 고모라가 됐다. 이곳에서 윤리를 찾기는 힘든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트윈 픽스>를 보는 우리들도 그 윤리를 잊어간다. <트윈 픽스>는 우리를 바라보는 거울이다.  

  

 

 

5. 순회 법정(circuit court) 

해리는 데일에게 리랜드와 리오 존슨에 대한 재판으로 트윈 픽스에 판사와 검사가 오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순회 법정은 지금은 미국과 중국에서나 간간히 찾아볼 수 있는 제도인데, 대도시와 떨어진 오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판사와 검사, 변호인단이 그 지역을 찾아가 재판을 하는 것을 말한다. 

순회 법정의 역사는 잉글랜드의 헨리 2세로 부터 시작됐다. 헨리 2세는 백성들이 런던으로 와 항소를 하는 것 대신 판사들이 매년 지방을 돌게 함으로써 직접 심리하는 전통을 세웠다. 이 전통이 미국으로 건너와 미국 개척시대에서는 판사 혼자 변호사, 검사들과 함께 순회를 돌았다. 아브라함 링컨 역시 일리노이 주에서 순회를 돈 변호사 중 한 명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판사가 담당할 재판이 많아지자 지방 법정이 세워지게 되었고, 대부분의 순회 법정은 지방 법정으로 대체되었지만, 아직도 작은 소읍에서는 순회 법정이 행해지기도 한다.  

 

 

6. 엠티 웬즈 (M.T. Wentz) 

벤자민 혼과 노마 제닝스는 엠티 웬즈가 온다는 소식을 듣는다. 엠티 웬즈는 시애틀 타임즈에 기고하는 저널리스트로 숙박과 식당 음식에 엄격한 기준으로 글을 쓴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작 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르는,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이번 회에만 새로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4명이고 그 중 두 명은 정체가 밝혀졌다. 엠티 웬즈의 정체가 밝혀질 때까지, 앞으로 새로 등장하는 인물들은 엠티인 동시에 다른 (미스터리를 간직한) 인물인 셈이다. 







 

 

7. 루시 

두 남자와 양다리를 걸쳐 앤디를 실의에 빠지게 한 루시가 처음으로 속내를 밝힌다. 루시가 앤디를 두고 바람을 피운 이유는 이렇다. 

루시: 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난 앤디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가기 시작했어요. 큰 문제는 아니었어요. 아주 사소한 것들이었죠. 앤디는 운동도 안하고, 세차도 안하고, 운동복조차도 가지고 있지 않았어요.
쿠퍼: 어... 그런 이유로 지금껏 계속 앤디에게 냉담하게 군건가요?
루시: TV 드라마를 본 후에, 전 결심했어요. “나”를 위한 시간을 갖자. 앤디와 만나지 않은 그 시간동안, 전 딕 트레메인을 만났어요. 혼 백화점 남성복 코너에서 일하는 사람이요. 그 사람은 운동복도 많고, 몸 관리도 잘하고 차도 멋졌어요. 딕의 행동 대부분은 한심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그는 앤디와 달랐어요.
쿠퍼: 아직도 딕하고 만나고 있나요?
루시: 아뇨.
쿠퍼: 그럼 앤디와 다시 시작하길 바라나요?
루시: 모르겠어요.
쿠퍼: 루시, 정확히 원하는 게 뭔가요?
루시: 모르겠어요. 

사랑은 사소한 작은 것에서부터 균열이 생긴다. 사랑뿐 아니라 인간관계에 관한 모든 것이 다 그렇다. 사소한 균열은 돌이키기 힘든 결과를 가져오지만, 돌이켜보면 그 돌이키기 힘든 결과조차도 사소한 것이 된다. 루시의 태도는, 사랑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노력하는 것임을 알려준다. 

 

 

8. 삽혈(歃血) 

드라마의 마지막, 조시의 사촌(으로 피트에게 소개한)인 조나단(Mak Takano)은 행크를 찾아가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한다. 조나단은 행크의 입술에 피를 묻히며 “동생, 다음번엔 자네 머리를 가져갈 줄 알아”하고 이야기한다. 조나단의 행동은 시즌 1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행크가 한 행동과 같은데, 중국에서 행해진 맹세의 의식이다. 

 

고대 중국에서는 굳은 약속의 표시로 개나 돼지, 말 따위의 피를 서로 나누어 마시거나 입술에 바르는 의식이 있었는데, 이를 삽혈(歃血)이라 한다. 피로 맺은 맹세를 뜻하며, 죽기 전까지 그 의를 깨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삽혈은 우리 역사에서도 볼 수 있는데, 백제가 망한 뒤 신라 문무왕 5년(665)에 문무왕이 중국 당나라의 사신 유인원, 전 백제 임금의 아들 융(隆)과 함께 웅진 취리산에서 한 것을 최초로 본다. 이후 조선왕조실록에서도 그 기록을 찾을 수 있다. 

감옥에서 어설프게 동양 철학에 관한 책을 읽었던 행크는 조시에게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며 피의 동맹을 맺었으나, 본토에서 온 동양인에게 제대로 당했다.  

 

 

9. 기억할만한 지나침 

루시가 임신한 아이의 아버지는 딕 트레메인으로 추정되지만, 앤디와 딕은 서로 상반된 행동을 취한다. 앤디는 다시 정자 검사를 받지만, 딕은 아이를 지우기 위해 루시를 찾아온다. 

 

bedpan은 환자용 요강을 말하고 shutin은 병으로 몸져누워 몸을 가눌 수 없는 환자를 뜻한다. 무료 급식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다 병자들뿐인데 이들과 데이트를 한다는 다나를 야유하는 말이다. 행크는 돌려 묻는 법을 알지 못한다. 

 

데일은 오드리의 몸값을 전달해 달라는 벤자민 혼의 부탁을 받는다. 해리 보안관이 연관되지 않게 하기 위해 데일은 비밀리에 일을 진행한다. 그는 해리 보안관에게 자경단원 중 가장 뛰어난 사람을 한 명 소개해달라고 부탁한다. 데일에게 위험을 느낀 해리는, 자경단원 중 가장 뛰어난 사람은 바로 자신이라며, 약속장소에 나간다. 이 멋진 남자들의 로망! 

 

시즌 2의 중반부에 등장할 토마스 에크하르트(David Warner)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벤자민 혼과 캐서린 카르텔 말고도 제재소에 관한 음모는 더 큰 범죄 조직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10. 덧붙임  

a. 대부분 사실에 기초하여 썼고, 개개의 세부사항은 사실에 부합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사실의 전후부분이 바뀐 경우도 있습니다. 

b. 컨텐츠 중 캡쳐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해당 저작권사에게 있습니다.  

c. Refenences
- 『Lynch on Lynch, Revised Edition』 크리스 로들리, Faber & Faber
- 『데이빗 린치의 빨간방』 데이빗 린치, 곽한주 옮김, 그책
- 『TWIN PEAKS #2.004』 스크립트, 2nd Revisions
- 〈Twin Peaks: Definite Gold Box Edition〉 Lynch/Frost Productions, CBS DVD, Paramount Home Entertainment
- 〈괴물〉 청어람
-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
- IMDB http://www.imdb.co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5월 3주

<13일의 금요일>시리즈와 함께 1980년대 공포영화를 양분해온 <나이트메어> 시리즈는 B무비인 동시에 평론가들의 사랑을 받아온 영화입니다. 그 이유는 이 영화가 ‘꿈’이라는 소재를 다루었기 때문이었죠. 현대 과학으로도 철인들의 사상으로도 도저히 해석할 수 없는 꿈은 당연히 예술가들의 단골 소재가 되었습니다. 특히 영화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는데, 데이빗 린치같이 무의식의 불안한 세계로 침잠한 경우도 있었고, 홍상수같이 이야기의 구조와 방향을 완전히 틀어버리게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나이트메어> 시리즈는 예술 영화가 아닙니다. 이 영화들이 프랜차이즈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영화의 매력적인 살인마 프레디 크루거 때문입니다.  

이번에 리메이크해서 개봉한 <나이트메어>는 원작과는 다른 노선을 택했습니다. 하지만 원작의 스토리는 그대로 가져와 이벤트 무비와 리메이크 사이에서 길을 잃은 경우입니다. 원작의 팬으로서도 아쉽고, 장르영화의 팬으로서도 아쉬운 결과물입니다.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지금까지 나온 나이트메어 시리즈를 한 번 훑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나이트메어>는 언제 봐도 질리지 않는 오리지널의 아우라가 있습니다. 소재주의로 끝날 수 있었던 이 영화가 9편씩이나 만들어진 것을 보면 사람들의 무의식적이고 원초적인 감성을 건드리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해더 랑겐켐프의 신선함, 조니 뎁의 풋풋함, 그리고 존 색슨의 인상적인 모습, 그리고 잊지 못할 로버트 잉글런드. 악몽은 이제 고전과 추억이 된 듯합니다.   

 

잭 숄더 감독의 <나이트메어 2: 프레디의 복수>는 원작의 설정에서 비껴간 작품입니다. 원작에서 프레디는 꿈에서 살인을 자행하는 인물이었지만, 2편에서 그는 세상으로 나오려합니다. 게다가 전편 주인공 낸시가 살던 집 엘름 가 1428번지는 프레디라는 귀신들린 집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미티빌> 시리즈를 관통하고 퀴어 정서와 프레디 크루거까지 아우르려는 감독의 야심은 존경할 만합니다. 물론 안타까움과 애틋함이 섞인 존경이었지만요...^^ 이 영화의 희생자들은 모두 남자들이며, 특히 체육 교사인 슈나이더의 죽음은 정말 충격적입니다(프레디의 분노의 볼기짝! 물에 적신 수건으로 맞아보신 분들은 그 고통을 이해하실 듯...). 특히 영화의 엔드 크레디트에 흘러나오는 빙 크로스비의 「Did You Ever See A Dream Walking?」을 듣고 있으면, 이 영화가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에 도달했던 경지에 오르길 원했던 영화임을 깨닫게 되어 숙연함을 느끼게 합니다. 이 영화에서 매혹적이었던 장면은, 프레디가 불에 타 죽었던 공장이 등장한다는 점과 파티중인 10대 아이들 앞에서 서 있는 장면입니다. 프레디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서 있던 장면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습니다.  

 

<나이트메어 3>은 잠시 옆길로 빠진 시리즈를 다시 원래 자리로 데려온 영화입니다. 장르적인 쾌감은 많이 줄었지만, 후속편이면서 시리즈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은 놀랍습니다. 프레디는 다시 꿈의 세계로 돌아갔고, 그의 목표는 엘름 가의 아이들입니다. 그리고 영화는 엘름 가의 마지막 아이들과 프레디의 싸움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눈에 익은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패트리샤 아퀘트와 로렌스 피시번이 그들입니다. 그리고 헤더 랑켄캠프와 존 색슨이 다시 등장해 1편과의 연관성을 강조했습니다. 음악은 안젤로 바달라멘티가 맡았으나, 그렇게 인상적인 스코어는 아닙니다. 이 영화에서부터 프레디는 꿈으로 아이들을 유혹하기 시작합니다. 꿈을 꾸지 않는 약, 힙노실의 등장과 프레디의 출생의 비밀도 등장합니다. 게다가 크리스틴은 자신의 꿈속으로 다른 이들을 불러들이는 능력이 있습니다. 여러모로 흥미진진한 작품입니다.  

 

레니 할린이 감독한 <나이트메어 4>는 공포보다는 액션에 치중한 영화입니다. 프레디의 등장은 거의 액션 영화의 악당이 등장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무서움보다는, 드디어 싸움이 벌어진다는 흥분을 불러일으키는 묘한 영화입니다. 3편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은 부활한 프레디에게 죽고, 크리스틴은 자신의 능력을 새 친구 앨리스에게 전해주고(!) 죽습니다. 앨리스는 독특한 능력이 있었는데, 그녀는 꿈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가까운 친구들이 죽으면서 그녀는 친구들의 능력을 하나씩 흡수합니다. 드디어 무림의 고수가 된 앨리스는 프레디 크루거의 이상한 나라로 들어가 결투를 벌입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극장에서 스크린으로 빨려 들어가는 앨리스의 모습입니다. 영화보다 잠들지 말라는 감독의 메시지일까요? ^.^; 참고로 이 영화에 대해 가장 잊히지 않는 평이 있는데 바로 이렇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레니 할린의 네 번째 악몽은 시리즈 중의 최고이며, 공포영화에 관한 정신분석학과 이데올로기 비평의 격전지이다. 그래서 이 네 번째 이야기를 보면서 왼손에 알뛰세를 오른손에는 라깡을, 그리고 보들리야르를 머리에 베고 누워 구경하는 것은 흥미진진할 것이다.『키노(No. 17)』" 이것 참...  

 

스티븐 홉킨스 감독의 <나이트메어 5>는 싱글맘의 공포를 다루는 수작입니다. 전편의 앨리스는 마찬가지로 전편에서 살아남은 댄과 사랑에 빠져 댄의 아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활한 프레디가 태아의 꿈을 이용해 댄을 죽이고 다른 친구들도 죽이기 시작합니다. 죽은 아들의 핏줄이라는 이유로 댄의 부모는 앨리스에게 아이를 빼앗으려고 하고, 프레디 역시 살인 욕구를 위해 앨리스의 아이를 필요로 합니다. 태아에 대한 '욕망'을 이렇게 무시무시하게 다룬 장르 영화가 있을까요? 아이들만 살해한 프레디가 태아에게 접근하는 설정도 으스스하지만 무엇보다 프레디의 살해 장면이 기발합니다. 댄은 마블 코믹스의 고스트 라이더로 분하게 해서 죽이더니, 코믹스에 빠져 있는 친구에게는 DC코믹스의 ‘슈퍼맨’으로 분해 살해합니다. 프레디의 인용은 갈수록 풍부해지고 유머까지 늘어납니다.  

 

레이첼 탈라레이 감독의 <나이트메어 6>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영화입니다. 프레디의 성장담이라니요. 무슨 <프레디 라이징>도 아니고... 게다가 그는 가정도 있는 착실한 가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딸은 왜 그리 패륜적인지... 이 영화는 정말로 시리즈 마지막 편으로 기획됐을 것입니다. 스프링우드의 아이들이 다 죽은 프레디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 아이들을 살해할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절반은 성공하지만, 절반은 실패하지요. 프레디는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그는 이제 예술가가 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의 살해방식은 고딕 미술을 넘어 팝 아트와 아방가르드까지 가까이 왔습니다. 살인을 예술로 승화시키다니! 하지만, 그것만으로 이 시리즈를 상쇄할 수는 없습니다. 매력적인 3-D 씨퀀스도 존재하지만, 이미 시리즈는 힘이 다 빠진 상태입니다. 마지막 엔드 크레디트에 올라오는 프레디의 활약상을 보고 있노라면 만감이 교차합니다.  

 

<뉴 나이트메어>는 시리즈를 탄생시킨 웨스 크레이븐의 진정한 속편이자 마지막 편입니다. 그는 시리즈가 다 막을 내리고 나서야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물론 그는 <영혼의 목걸이>로 (조금 더 현실적인) 프레디 크루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이번에 그는 자신이 창조해낸 프레디 크루거를 확실히 끝장냅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명으로 등장하고 영화와 현실을 뒤섞는 방식으로 말이죠. 때문에 이 영화는 시리즈 중 가장 지루한 영화가 됐습니다. 1시간 30분 동안 영화는 별다른 사건이 벌어지지 않습니다. 대신 영화라는 예술이 어떻게 현실을 잠식하는지 천천히 보여줍니다. 말 그대로 공포라는 장르영화가 예술이 된 순간입니다. 이 영화는 웨스 크레이븐의 명성을 높여주기는 했지만, 장르 영화의 팬들에게서는 정말 악몽 같은 영화로 남아있습니다.  

 

우인태 감독의 <프레디 vs. 제이슨>은 <나이트메어>시리즈를 사랑하는 저로서도 솔직히 당황스런 영화입니다. 그저 제이슨과 프레디가 한 영화에서 만났다는 것에 대해 위안을 삼아야 할까요? 그래도 이번 리메이크에 비하면 이 영화가 훨씬 원작의 세계에 가까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1편에 등장했던 양이라던가, 웨스틴 힐 정신병원이라던가. 원작의 팬들이라면 반가워할 장면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하지만 <13일의 금요일>을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제이슨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조금 지루함을 느꼈습니다. 물론 <나이트메어>를 싫어하는 분들은 저와 반대의 이유로 지루함을 느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설정은 "우리는 깨어 있을 수도 잠들어 있을 수도 없어"라는 대사와 프레디가 제이슨의 악몽으로 들어가는 장면이었습니다. 물론 <나이트메어>와 <13일의 금요일> 테마를 반씩 섞은 테마곡 또한 말 그대로 죽여줬지요! 

 

사무엘 바이어(Samuel Bayer)가 감독(했다고 하지만, 제작자 마이클 베이의 입김이 더 크게 작용한 게 분명)한 2010년의 <나이트메어(A Nightmare on Elm Street)>는 이벤트 무비와 리메이크 무비의 사이에 있는 작품입니다. <나이트메어>시리즈를 알고 있는 팬들에게는 향수를, 몰랐던 관객들에게는 고전의 투박함을 현재 기술력의 세련함으로 포장해 새로운 영화를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한 영화입니다. 팬심을 제거하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이야기해도, 제게 <나이트메어>는 60% 정도 아쉬운 영화입니다. 영화의 스타 프레디 크루거는 원래 설정대로 아동 학대 성추행 범에 유머가 없는 싸이코패스가 됐습니다. 음향 효과는 멋지지만 스토리는 한숨이 나오고 특수효과는 지루합니다.  

가장 아쉬운 것은 영화의 이야기가 별 개연성 없이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원작에서 아이들이 죽는 이유는 그들 부모의 잘못 때문이었죠(이 무서운 연좌제의 공포라니). 그런데 리메이크는 오직 단 하나의 이유 때문에 그 수많은 아이들을 살해합니다. 리메이크의 프레디 크루거는 원작의 프레디 크루거와는 하등 상관이 없습니다. 오히려 <씬 시티(Sin City)>의 노란 녀석(that yellow bastard)과 흡사합니다. 

이래저래 원작의 팬인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즐길만한 영화였습니다. 어차피 공포 영화는 항상 쓰레기 취급을 받기 마련이니까요. 언제나 그렇듯이 시간이 말해줄 것입니다. 그때까지 악몽은 계속 될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WIN PEAKS>
               시즌 2 
               에피소드 3 (11)
               타이틀 The Man Behind Glass
               각본 Robert Engels
               감독 Lesli Linka Glatter 
               방영일 1990
년 10월 13일 

 

 

   
 

        <시즌 2 지난회 보기>
        9. May the Giant Be with You
        10. Coma

 
   

 

1. 이야기 

해리와 데일은 밤중에 밥이 로넷에게 찾아와 다른 희생자들처럼 손가락에 메시지를 남긴 것을 확인한다. 다나는 해롤드 스미스(Lenny Von Dohlen)를 만난다. 그는 원예가로 로라와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그는 로라의 무덤에 꽃을 놓아달라고 부탁을 한다. 

리랜드 파머가 보안관에게 찾아와 몽타주에 있는 사람을 안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이름은 로버트슨(RoBerTson)이고 펄 레이크의 하얀 집에서 살았다고 한다. 한편 해리에게 신발을 팔러 온 제라드는 밥의 사진을 보고 그가 누군지 알아챈다. 화장실에서 그는 데일이 꿈에서 본 마이크로 변신한다. 

마담 블래키는 오드리를 인질로 삼아 ‘애꾸눈 잭’을 자신이 소유하려 한다. 르노 3형제의 맏형인 장 르노(Michael Parks) 역시 죽은 두 동생들의 복수를 꿈꾼다. 

루시는 지난 3달간 앤디 몰래 만나온 딕 트레메인(Ian Buchanan)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그에게 임신 사실을 알린다. 코마에 빠져있던 네이딘이 깨어나지만, 그녀의 기억은 18살에 멈춰있다. 자코비는 자끄 르노를 죽인 사람이 누군지 기억해낸다. 리랜드 파머가 자끄 르노의 살인 혐의로 체포된다. 

다나의 이상한 행동들로 당황한 제임스는 매디와 가까워지고, 그 모습을 본 다나는 어쩔 줄 몰라한다. 밤에 해롤드의 집으로 찾아간 다나는 해롤드의 책상에서 로라의 일기장을 발견한다.   

  

 

2. 알버트 

시즌 1에서 등장한 이후로 냉소적인 말투를 버리지 않아 해리 보안관에게 주먹다짐까지 당한 알버트는 시즌 2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그 말투를 고치지 않고 있다. 도저히 참지 못한 해리가 알버트와 다시 한 번 싸우려하자, 알버트가 이야기한다. 

“내가 좀 냉소적일 때는 말이지, 사실은 폭력행위 대신 하는 행동들이야. 난 내 방식대로 주먹을 날리는 것이고, 난 이런 것에 나 자신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어. 왜냐하면 난 간디나 다른 위대한 왕들과 같이 비폭력적인 삶을 택했기 때문이지. 난 복수, 일방적인 폭력, 앙갚음 등을 철저하게 반대해. 그런 방식의 토대는 사랑이야. 당신을 사랑하네, 보안관.”  

 

지금까지 하나의 이미지로만 남아있던 알버트라는 인물이 처음으로 그의 속마음을 드러낸 장면이다. 글로 읽으면 냉소의 또 다른 표현 같지만, 이 대사를 이야기하는 알버트의 표정은 사뭇 진지하다. 해리 또한 이 사건 이후로 알버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사람이 처한 상황이란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알버트의 길은 이상하고도 힘든 것이지요." 

 

 

3. 미스터리 

이번 에피소드를 감독한 레슬리 링카 글래터 감독은 시즌 1의 다섯 번째 에피소드를 감독했다. 전 에피소드와 달리 이번 화에서는 인상적인 장면이 그렇게 많지 않다. 아마도 드라마의 이야기를 존중해서 찍었거나(데이빗 린치가 연속으로 감독한 시즌 2의 두 에피소드는 이야기의 진행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몇몇 강렬한 이미지뿐이다), 시즌 1보다 더 여유 없이 시즌 2가 진행된 게 아닐까 생각한다(시즌 1은 7개의 에피소드를 거의 동시에 촬영하고, 편집했지만, 시즌 2는 방영 날짜에 맞춰 개별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장면이 있는데, 몇몇 인물들을 일부러 블라인드 처리를 한 장면들이다. 일련의 이 장면들은 이 등장인물들이 무언가 미스터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 시리즈가 진행할수록, 어떤 인물은 맥거핀이고 어떤 인물은 엄청난 비밀을 가지고 있음이 밝혀진다. 

 

 

4. 꿈에서 현실로 (Psychic Link) 

테레사 뱅크스와 로라 파머를 죽인 살인자 밥은 데일의 꿈과 로라의 어머니 사라의 비전에서만 볼 수 있었던 인물이었다. 그러던 밥이 로라의 사촌 매디에게도 보이기 시작하고, 로라의 아버지 리랜드도 그를 기억하기 시작한다. 코마에서 깨어난 로넷도 밥을 알아보고, 데일의 꿈에서 밥을 안다고 한 외팔이 사내도 밥을 알아보고 기억하기 시작한다. 피해자 가족과 수사관의 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서서히 현실로 들어오는 순간이다.  

 

단순한 신발 판매원인 제라드가 마이크로 변하는 순간 또한 인상적인데, 주사로 어떤 약물을 주입하려다 실패하자, 그는 괴로움에 몸부림을 치다 어느 순간 다른 존재로 변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제라드에서 마이크로. 데일은 거인이 전해준 세 개의 단서 중, 마지막 단서를 알아챈다. “약물이 없으면 그는 가리킨다(Without chemicals he points)." 거인이 얘기한 약물은 아마도 마약임이 분명하다. 

 

 

5. 딕 트레메인 (Dick Tremayne) 

이번 회에서 처음 등장한 딕 트레메인(Ian Buchanan)은 루시의 다른 애인이자 루시가 배고 있는 아이의 아버지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그는 혼 백화점 남성의류매장에서 일하며, 이번 화에서 행동하는 모습으로 봐선 외모에 남다르게 신경을 쓰며, 또 자기 보호 본능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어수룩한 앤디와 능글맞은 딕 중 루시가 누구를 선택할지 궁금하다. 

 

 

6. 장 르노(Jean Renault) 

역시 이번 화에서 처음 등장한 장 르노(Michael Parks)는 르노 삼형제 중 맏형으로 나온다. 이 수상한 삼형제들이 했던 일들은 도박, 강도, 마약 판매 등 온통 지저분한 일들이다. 두 동생 자끄와 베르나르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이유로 나타났지만, 실은 다른 계획을 가지고 있다. 역시 처음 등장하는 블래키 오렐리의 동생 낸시 오렐리(Galyn Gorg)가 장을 도와준다. 장은 시리즈 후반부에 데일에게 <트윈 픽스>의 테마이기도 한, 아주 중요한 말을 한다. 

"당신은 돈을, 난 쿠퍼를. 그럼 모두가 행복해져."

 

장 르노는 마이클 팍스가 맡았는데, 캐나다 출신이라 프랑스 억양이 섞인 매력적인 영어를 구사한다. 마이클 팍스는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황혼에서 새벽까지>와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 빌>에서 텍사스 억양을 구사하는 보안관 역과 <킬 빌2>에서 스페인 억양이 섞인 멕시코인 포주를 맡았다. 참으로 매번 다양한 인종을 연기했는데, 항상 다른 패턴의 연기를 보여주어 경탄을 불러일으킨다. 

  

 

7. 셜리 존슨 

바비의 권유대로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셜리는 리오에 대한 진술을 거부한다. 가만히 듣고 있던 데일이 셜리에게 알겠다며 이야기를 하는데, 그의 이전 태도와는 달리 굉장히 냉소적이고 비꼬는 말을 한다. 

“알겠어요, 셜리. 여기까지 와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당신은 분명히 이 문제를 오랫동안 심사숙고했을 거예요. 언젠가 약간의 행운과 의료 기술의 발달로 리오는 깨어날 겁니다. 예전의 그 리오 말이죠. 강하고, 활동적이고... 충동적인... 당신이 여전히 사랑하는. 아마도 그 때엔 리오는 깨닫게 될 겁니다. 자신이 얼마나 훌륭한 사람과 결혼을 했는지를.” 

데일은 누군가 셜리에게 떨어질 보험금을 노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리오에게 총을 쏜 범인과의 상관관계를 생각한다. 하지만 미해결 사건은 너무 많이 벌어져있고, 혐의가 없는 리오에게까지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  

"보험금을 노리는 냄새가 나요." 

   

8. 삭제장면 

"우리 엄마는 작가였어." 

시즌 1에서 제임스는 다나에게 자신의 부모 이야기를 했다. 음악가인 아버지는 작가인 어머니와 자신을 버리고 도망갔으며, 어머니는 인근 마을에서 술과 섹스에 탐닉하고 있다. 이번 화에서는 제임스의 어머니 콜린 헐리가 등장할 예정이었으나, 아쉽게도 삭제되고 말았다. 특별한 이유 때문이라기보다는 러닝타임 45분을 맞추기 위해 가장 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장면이 없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제임스와 콜린의 대화 중, 로라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꽤 흥미로운 부분이어서 조금 옮겨 적으려 한다. 

콜린: 돛에 너 자신을 꽉 붙들어 매라, 오뒷세우스여! 로터스를 먹고 그녀를 잊어라. 그리고 계속 항해해라. 아가, 네가 빠진 위험은 넌 로라가 천사인지 아니면 네 마음을 갈기갈기 찢기 위해 지옥에서 보내진 하피인지 모른다는 거야. 내 말을 들으렴. 로라는 천사일수도 괴물일수도 있어.
제임스: 로라는 둘 다였어요. 

로터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상상의 식물로 그 열매를 먹으면 이 세상의 괴로움을 잊고 즐거운 꿈을 꾼다고 한다. 하피 역시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여자의 얼굴과 새의 몸을 가진 탐욕스러운 상상속의 괴물이다. 어머니가 작가라 그런지 인용하는 문구와 말하는 톤이 시(詩)에 가깝다. 삭제장면에서라도 볼 수 있었으면 했지만, 워낙 오래된 작품이라 유실되어 지금은 확인할 길이 없어 안타깝다.  

"엄마가 완전히 술에 취했어. 완전히 미친 것 같아." 

  

9. 로라 파머 

콜린의 등장으로 제임스와 매디가 친구 이상으로 가까워지는 계기가 마련되고, 다나가 이 모습을 보게 된다. 제임스와 다나는 매디가 로라의 분장을 했을 때부터 그들의 관계가 불안해짐을 어렴풋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렇기에 다나는 로라의 선글라스를 빌려 쓴 후 로라처럼 행동했지만, 그것은 제임스에게 역효과만을 불러 일으켰다. 제임스는 로라 같은 여자가 아닌 로라를 원했던 것이다. 이 위험한 시체에의 매혹!   

 

지금은 죽어 없는 여자에게의 이끌림과 죽은 여자를 질투하는 관계는 제임스와 다나를 점점 불안하게 만들고, 매들린 역시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로라로 여겨진다. 로라 파머의 부재는 다른 누군가를 로라 파머로 만들어 버린다. 이 사실은 또 다른 로라 파머가 살해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듯하다. 

"사람들이 날 로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난 그녀가 아닌데." 

  

 

10. 다나 헤이워드 

해롤드 스미스의 부탁으로 다나는 로라의 무덤 앞에 해롤드가 준 화분을 놓는다. 그러면서 다나는 자신과 제임스에 관련한 일을 로라에게 이야기한다. 이야기라기보다는 친구 로라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자 하소연이 뒤섞인 넋두리이다. 하지만, 망자는 말이없다.

   “우리 얘기 좀 해. 아마 로라 너도 알거야, 나와 제임스가 사귀는 걸. 하지만 그 일은 네가 죽은 뒤에 벌어진 일이야. 내가 너한테 설명해야할 것 같지만,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아마 넌 우리가 전부터 느꼈던 감정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 넌 어떻게 그런 것에는 그렇게 똑똑할 수 있고, 다른 것에는 그렇게 멍청할 수가 있니?
   난 너 때문에 미칠 것 같아. 너하고 나하고 제임스하고 관련한 일들 때문에. 너 때문이야. 난 제임스를 사랑하는데 엉망이 됐어. 네 사촌 매디가 여기 온 이후로 심상찮은 일이 생기기 시작했고 내 생각엔 제임스와 매디 둘 다 잃을 것 같아.
   난 너처럼 되길 원했어. 네 강함과 용기를 가졌으면 했어. 하지만 네 꼴을 봐. 넌 그것 때문에 죽었잖아, 로라.
   내가 널 많이 사랑했던 것만큼, 우리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네 문제를 해결하는데 보내고 있어. 제임스 문제도 아니고, 내 문제도 아니고, 매디 문제도 아니고, 네 문제 말이야. 넌 죽었는데 네 문제는 아직도 우리 주변에 맴돌고 있어. 사람들이 널 제대로 묻지 않은 건가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야!“   

 

 

11. 기억할만한 지나침   

 

“난쟁이는 찾아오지 않았나?”  

데일이 해리와 알버트에게 거인이 찾아와 세 가지 단서를 전해주었다는 이야기를 하자 알버트가 딴죽을 건다. 물론 시니컬한 농담으로 이야기한 것이지만, 시즌 2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거인과 난쟁이가 함께 앉아있는 모습을 데일이 본다. 농담이 진담으로 실현되고, 진담이 농담으로 변하는 경우는 데이빗 린치의 작품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단골 소재다. 

  

“불장난 하면서 놀아볼래, 꼬마야?” 

리랜드가 데일과 보안관에게 밥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화는 시즌 2 첫 회에서 제임스가 로라에게 들었다고 한 말과 거의 흡사하다. 이것으로 미루어 로라는 면식범에 의해 살해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해롤드 스미스가 사용하는 원예용 톱은 지금도 자주 사용되는 일본제품이다. (20년 전에 우리 집에서도 사용했던 바로 그 제품을 다시 보게 될 줄이야! @.@) 

 

 

12. 덧붙임  

a. 대부분 사실에 기초하여 썼고, 개개의 세부사항은 사실에 부합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사실의 전후부분이 바뀐 경우도 있습니다. 

b. 컨텐츠 중 캡쳐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해당 저작권사에게 있습니다.  

c. Refenences
- 『
Lynch on Lynch, Revised Edition』 크리스 로들리, Faber & Faber
- 『
데이빗 린치의 빨간방』 데이빗 린치, 곽한주 옮김, 그책
- 『TWIN PEAKS #2.002』 스크립트, 4th Revisions
- <
Twin Peaks: Definite Gold Box Edition> Lynch/Frost Productions, CBS DVD, Paramount Home Entertainment
- <
Kill Bill> Miramax, 아인스엠엔엠
-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
- IMDB http://www.imdb.co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WIN PEAKS>
               시즌 2 
               에피소드 2 (10)
               타이틀 Coma
               각본 Harley Peyton 
               감독 David Lynch 
               방영일 1990년 10월 6일 

 

 

1. 이야기 

알버트는 데일에게 자끄 르노가 질식사한 게 아니라, 누군가가 살해한 것이라 보고한다. 그리고 그는 나쁜 소식을 전해준다. 데일의 전 파트너인 윈덤 얼이 정신 병원을 탈출해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이다. 

‘무료 급식 봉사 활동’ 첫날, 다나는 트레먼드 부인에게 음식을 전한다. 부인은 손자와 함께 있었는데, 그들은 어딘가 기이하게 보인다. 트레먼드 부인은 로라에 대해 알려면 옆집에 사는 해롤드 스미스를 만나라고 얘기한다. 

로라를 죽인 범인이 밥임을 확인한 데일은 마을에 전단을 붙인다. 리랜드 파머가 그 전단을 보고 그가 누군지 알아챈다. 

벤자민 혼이 딸 오드리가 실종됐다고 해리 보안관에게 신고한다. 오드리는 ‘애꾸눈 잭’에서 로라가 이곳에서 일한 것, 그리고 아버지 벤자민 혼과 로라의 관계를 알아챈다. 

마가렛(통나무 여인)이 브릭스 소령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라”는 통나무의 말을 전한다. 브릭스 소령은 자신이 수신한 “올빼미는 올빼미처럼 보이지만, 올빼미가 아니다”라고 쓰인 메시지를 쿠퍼에게 전달한다. 그날 밤, 데일은 오드리의 전화를 받지만, 곧 끊어진다. 

 

 

2. 윈덤 얼 (Windom Earle)  

시즌 2 초반에 윈덤 얼(Kenneth Welsh)의 이름이 처음으로 언급된다. 윈덤 얼은 데일의 전 파트너였으나 정신병원에 있는 상태였다. 아직 언급이 되어 있지 않지만 조금만 밝힌다면 데일이 사랑에 빠졌던 여인이 윈덤 얼과 관련이 있다. 어쨌든 윈덤이 정신병원을 탈출했다는 사실과, 알버트가 이곳 트윈 픽스에 온 이유가 로라 파머의 사건 때문이 아니라 윈덤 얼 때문이라는 점은 윈덤 얼에 대한 묘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사실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윈덤은 로라의 사건이 진행되는 중간쯤에 등장했어야 할 인물이다. 하지만, ABC의 지나친 압력으로 전체 이야기가 흐트러지고, 윈덤 얼은 <트윈 픽스>의 아우라가 모두 증발하고 난 후에야 등장한다. 너무 늦은 출현에 아쉬워해야할지 아니면 드라마가 산으로 간 상황에서 뒤늦게나마 등장해 드라마를 이끈 것을 고마워해야할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캐릭터다. 

 

 

3. 트레먼드 부인과 손자 

스크립트에서는 다나를 해롤드 스미스와 연결해주는 역으로 설정됐지만, 데이빗은 이들을 다른 세계(Another Place)와 현실의 인물들을 연결해주는(link) 역할로 표현했다. 실제로 이들의 집안 분위기는 불길하고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점철되어 있다. 아직 정확히 언급되진 않지만, 이들은 실제 인물이 아닌 유령 같은 존재다.  

극장판 <트윈 픽스>에서 이들은 밥과 마이크와 함께 오두막(lodge)에 거주하는 존재로 나온다. 시즌 1에서 “오래된 숲에 악(惡, evil thing)이 존재한다”고 했던 말이 시즌 2에서는 ‘오두막(lodge)’이라는 구체적인 실체로 표현된다. 시즌 1에서 데일의 꿈에서만 출몰했던 이들이, 이제 점점 현실세계로 나오고 있다. 이제 이야기는 숲의 정령들이 개입하기 시작한다.  

 

3. 통조림 옥수수 (크림 콘, garmonbozia) 

다나가 트레몬드 부인에게 음식을 배달했을 때, 부인이 음식을 보고 “통조림 옥수수가 있다”며 나무란다. 스크립트에서는 단순히 ‘싫어하는 음식’으로 표현했으나, 데이빗은 이 장면을 상당히 공들여 찍었다.   


크림 콘에 대한 설명은 극장판 <트윈 픽스>에서 자세히 언급 된다. 영화에서 크림 콘은 가르몬보쟈(garmonbozia)로 불리는데, 영화의 마지막, 로라를 살해하고 오두막에 돌아온 밥을 보고 마이크가 “가르몬보쟈(슬픔과 고통)를 먹고 싶”다는 말을 한다. 이들에게 있어 크림 콘, 즉 가르몬보쟈는 고통과 슬픔 그 자체다.  

물론 이런 것은 드라마의 내러티브와 별 상관이 없다. 하지만, 평범하게 보이는 일상이 어쩌면 다른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것일지도 모른다. <트윈 픽스>는 ‘나’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세상을 비틀어 보여준다. 

 

 

4. 홈 엔터테인먼트 (Home Entertainment)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가장 뜨악한 장면은 제임스, 다나, 매디가 다나의 집에서 함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일 것이다. 실제로 이 장면은 다른 사건이 벌어지지 않고, 제임스가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면, 다나와 매디가 코러스를 넣어주는 장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노래를 부르는 중간 중간, 제임스와 다나, 제임스와 매디의 시선 교환을 알아챌 수 있다. 자신도 모르게 사랑의 ‘무드’에 빠지는 순간을 데이빗은 다소 뜨악하지만 매우 로맨틱하게 그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씬은 홈 엔터테인먼트의 방법을 보여준다. 데이빗이 생각하기에 이제 90년대는 거대 자본이 아닌, 집에서 스스로 음반을 만들고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 21세기 들어 데이빗의 작업이 거의 수공업적인 홈 엔터테인먼트 방식으로 변화한 것을 보면, 이 씬은 의미심장해 보인다. 

 

 

5. 매디의 비전 

원래는 저번 회에서 보여줬어야 할 매디의 비전이 이번 회에서야 보인다. 저번 회에서는 형체를 알 수 없는 불길함을 느꼈다면, 이번 회에서는 ‘밥’이라는 확실한 실체로 나타난다. 갑작스레 등장하는 밥의 모습은 굉장한 공포를 불러일으키는데, 다른 장소가 아닌 익숙한 집에서 갑작스레 나타난다는 점이 그렇다. 

 

 

  

6. 로라 파머와 벤자민 혼 

오드리는 ‘애꾸눈 잭’에 온 에모리에게 로라에 대한 사실과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사실을 알아낸다. 에모리에 따르면, 로라 파머는 로넷 풀라스키와 함께 ‘애꾸눈 잭’에서 일한 적이 있다. 하지만 로라가 마약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해 일주일 만에 쫓겨났다. ‘애꾸는 잭’의 소유주는 벤자민 혼이고 벤자민은 이곳에 처음 오는 여자들과 항상 잠자리를 가진다. 그러니 아마 벤자민과 로라는 관계를 가졌을 것이다.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과 질투로 충격을 받은 오드리에게 에모리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로라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항상 가졌어. 바로 너처럼.” 딸 같은 여자아이와 잠자리를 갖는 근친상간적 이미지는 <트윈 픽스>에서 중요한 이미지가 된다.  

 

 

7. 셜리 존슨과 바비 브릭스 

리오 존슨이 총에 맞아 의식을 잃은 상태가 되자, 바비는 셜리를 설득해 리오를 감옥에 보내지 말고 집에서 돌보자고 한다. 이유는 돈 때문이다. 리오의 보험으로 그가 감옥에 가지 않으면 한 달에 5,000달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셜리는 리오를 진정으로 사랑했지만, 결국엔 그에게 이용만 당했다. 그녀는 그런 남편 대신 바비를 사랑하지만, 바비 또한 그녀를 이용하려고만 한다. 셜리는 어째서 이런 놈들만 걸리는 것일까? 안타깝고 안타까운 일이다. 결국 그녀가 감내해야할 인생이지만. 

 

 

8. 행복 

(남편의 보험금을 담보로) 새 삶을 살게 해주겠다는 바비의 말에 셜리는 대답한다. “난 그저 편안함을 느끼길 원해.” 그녀는 행복한 삶을 원하지 않고 편안함을 원한다. 행복과 편안함의 차이는 김수현 작가가 <내 남자의 여자>에서 지수(배종옥)의 말을 통해 정리한 바 있다.  

“행복이라는 감정은 순간 지나가는 감정이잖아. 편안한건 알맞은 온도의 목욕물에 들어앉아 있는 것처럼 느긋하고 기분 좋은 거고. 그래서 나는 행복보다는 편안한 감정이 좋아. 행복이라는 단어는 뭔가 불안해. 금방 사라질 수 있고 금방 불행으로 바뀔 수도 있고.” 

그리고 좀 엉뚱하긴 하지만, 홍상수 감독의 영화 <하하하>에서도 ‘행복’이란 단어는 찾기 힘들다. 문경(김상경)이 성옥(문소리)과 섹스를 하고, 자신의 짝이라 느끼는 순간, 그는 이렇게 얘기한다. 

“나랑 같이 (캐나다로) 가요. 거기서 내가 매일 재미있게 해줄게요.” 

문경은 행복하게 해준다는 말 대신 재미있게 해주겠다고 한다. <하하하>에서 인물들은 행복을 원하지 않는다. 중식(유준상)과 연주(예지원)가 느끼는 마지막 순간의 행복 또한, 순간적이다. 상황은 해결되지 않았고, 그들은 또 답답한 삶을 살 것이다. 영원한 행복보다는 편안하고 재미있는 ‘순간’이 더 감정적으로 와 닿는다. 

인생이 불행했던 사람들은 행복을 믿지 않는다. 셜리 역시 행복을 믿지 않는다. 영원한 행복은 어렸을 적 읽은 동화와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찾을 수 있지 현실에서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9. 데일의 꿈 

통나무 여인의 말을 듣고 브릭스 소령은 데일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의 업무는 자세히 밝히지는 않지만, 우주에서 전파를 수신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데일이 총을 맞았을 때 브릭스 소령이 수신한 메시지에는 “올빼미는 올빼미처럼 보이지만, 올빼미가 아니다”“쿠퍼”의 이름이 쓰여 있다. 

메시지를 받은 데일은, 밥과 올빼미, 로라가 사라진 순간 등의 이미지가 한데 섞이는 괴이한 꿈을 꾼다. 이 꿈은 메시지일 수도 있고, 데일의 무의식을 자극하는 원초적인 악몽으로 볼 수도 있다. 데일의 꿈은 불길한 기운을 내포한다. 

 

 

10. 기억할만한 지나침 

트레먼드 부인의 손자로 나오는 배우는 오스틴 잭 린치(Austin Jack Lynch)로 데이빗 린치의 아들이다.  

 

트레먼드 부인의 병원 음식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다. 시즌 2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데이빗은 병원 음식에 대한 유머러스한 코멘트를 남긴 바 있다. 

"간호사, 진심으로 얘기하는데, 주방에 뭐라고 말 좀 해."

"병 때문이 아니라 병원 음식 때문에 먼저 죽을지도 모르겠어."

  

 

행크의 과거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드라마에서는 행크가 ‘북하우스 보이’ 출신이었다는 것만 밝히지만, 스크립트에서는 조금 더 자세히 진술한다. 행크와 해리 그리고 빅 에드가 서로 친구 사이였으며, 행크가 친구의 애인(노마)를 가로챈 사실 때문에 자경단원에서 쫓겨났다.   

 

리오 존슨의 모습은 <광란의 사랑>의 룰라(로라 던)의 수술 장면이 떠오른다. 

 

앤디가 루시에게 화냈던 이유가 밝혀진다. 앤디는 아이를 가질 확률이 희박하다고 하는데, 루시는 어떻게 임신할 수 있었을까? 루시의 다른 애인은 다음 회에 출현하고 이들의 관계는 기이한 삼각관계를 이룬다.  

 

 

꿈이 아닌 사실임을 알려주기 위한 장치로 쓰인 ‘반지’는 극장판 <트윈 픽스>에서 중요하게 사용된다. 

 

 

11. 덧붙임  

a. 대부분 사실에 기초하여 썼고, 개개의 세부사항은 사실에 부합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사실의 전후부분이 바뀐 경우도 있습니다. 

b. 컨텐츠 중 캡쳐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해당 저작권사에게 있습니다.  

c. Refenences
- 『
Lynch on Lynch, Revised Edition』 크리스 로들리, Faber & Faber
- 『
데이빗 린치의 빨간방』 데이빗 린치, 곽한주 옮김, 그책
- 『TWIN PEAKS #2.002』 스크립트, 4th Revisions
- <
Twin Peaks: Definite Gold Box Edition> Lynch/Frost Productions, CBS DVD, Paramount Home Entertainment
- <
David Lynch The Lime Green Set> Absurda
- <
Twin Peaks: Fire walk with me> Lynch/Frost Productions, CIBY2000, New Line Cinema
-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
- IMDB http://www.imdb.com/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굿바이 2010-05-13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같은 영화를 봤는데, 저는 쫌 많이 심란해서 뭐라 이야기도 잘 못했거든요. 그나저나, <하하하>에 그런 대사가 나오는군요. 재미있게 해주겠다는... 그거 위험한 발언인데 말입니다.

Tomek 2010-05-14 14:33   좋아요 0 | URL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하하하>의 그 대사는 정말로 좋아서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