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N PEAKS>
               시즌 2 
               에피소드 3 (11)
               타이틀 The Man Behind Glass
               각본 Robert Engels
               감독 Lesli Linka Glatter 
               방영일 1990
년 10월 13일 

 

 

   
 

        <시즌 2 지난회 보기>
        9. May the Giant Be with You
        10. Coma

 
   

 

1. 이야기 

해리와 데일은 밤중에 밥이 로넷에게 찾아와 다른 희생자들처럼 손가락에 메시지를 남긴 것을 확인한다. 다나는 해롤드 스미스(Lenny Von Dohlen)를 만난다. 그는 원예가로 로라와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그는 로라의 무덤에 꽃을 놓아달라고 부탁을 한다. 

리랜드 파머가 보안관에게 찾아와 몽타주에 있는 사람을 안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이름은 로버트슨(RoBerTson)이고 펄 레이크의 하얀 집에서 살았다고 한다. 한편 해리에게 신발을 팔러 온 제라드는 밥의 사진을 보고 그가 누군지 알아챈다. 화장실에서 그는 데일이 꿈에서 본 마이크로 변신한다. 

마담 블래키는 오드리를 인질로 삼아 ‘애꾸눈 잭’을 자신이 소유하려 한다. 르노 3형제의 맏형인 장 르노(Michael Parks) 역시 죽은 두 동생들의 복수를 꿈꾼다. 

루시는 지난 3달간 앤디 몰래 만나온 딕 트레메인(Ian Buchanan)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그에게 임신 사실을 알린다. 코마에 빠져있던 네이딘이 깨어나지만, 그녀의 기억은 18살에 멈춰있다. 자코비는 자끄 르노를 죽인 사람이 누군지 기억해낸다. 리랜드 파머가 자끄 르노의 살인 혐의로 체포된다. 

다나의 이상한 행동들로 당황한 제임스는 매디와 가까워지고, 그 모습을 본 다나는 어쩔 줄 몰라한다. 밤에 해롤드의 집으로 찾아간 다나는 해롤드의 책상에서 로라의 일기장을 발견한다.   

  

 

2. 알버트 

시즌 1에서 등장한 이후로 냉소적인 말투를 버리지 않아 해리 보안관에게 주먹다짐까지 당한 알버트는 시즌 2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그 말투를 고치지 않고 있다. 도저히 참지 못한 해리가 알버트와 다시 한 번 싸우려하자, 알버트가 이야기한다. 

“내가 좀 냉소적일 때는 말이지, 사실은 폭력행위 대신 하는 행동들이야. 난 내 방식대로 주먹을 날리는 것이고, 난 이런 것에 나 자신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어. 왜냐하면 난 간디나 다른 위대한 왕들과 같이 비폭력적인 삶을 택했기 때문이지. 난 복수, 일방적인 폭력, 앙갚음 등을 철저하게 반대해. 그런 방식의 토대는 사랑이야. 당신을 사랑하네, 보안관.”  

 

지금까지 하나의 이미지로만 남아있던 알버트라는 인물이 처음으로 그의 속마음을 드러낸 장면이다. 글로 읽으면 냉소의 또 다른 표현 같지만, 이 대사를 이야기하는 알버트의 표정은 사뭇 진지하다. 해리 또한 이 사건 이후로 알버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사람이 처한 상황이란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알버트의 길은 이상하고도 힘든 것이지요." 

 

 

3. 미스터리 

이번 에피소드를 감독한 레슬리 링카 글래터 감독은 시즌 1의 다섯 번째 에피소드를 감독했다. 전 에피소드와 달리 이번 화에서는 인상적인 장면이 그렇게 많지 않다. 아마도 드라마의 이야기를 존중해서 찍었거나(데이빗 린치가 연속으로 감독한 시즌 2의 두 에피소드는 이야기의 진행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몇몇 강렬한 이미지뿐이다), 시즌 1보다 더 여유 없이 시즌 2가 진행된 게 아닐까 생각한다(시즌 1은 7개의 에피소드를 거의 동시에 촬영하고, 편집했지만, 시즌 2는 방영 날짜에 맞춰 개별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장면이 있는데, 몇몇 인물들을 일부러 블라인드 처리를 한 장면들이다. 일련의 이 장면들은 이 등장인물들이 무언가 미스터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 시리즈가 진행할수록, 어떤 인물은 맥거핀이고 어떤 인물은 엄청난 비밀을 가지고 있음이 밝혀진다. 

 

 

4. 꿈에서 현실로 (Psychic Link) 

테레사 뱅크스와 로라 파머를 죽인 살인자 밥은 데일의 꿈과 로라의 어머니 사라의 비전에서만 볼 수 있었던 인물이었다. 그러던 밥이 로라의 사촌 매디에게도 보이기 시작하고, 로라의 아버지 리랜드도 그를 기억하기 시작한다. 코마에서 깨어난 로넷도 밥을 알아보고, 데일의 꿈에서 밥을 안다고 한 외팔이 사내도 밥을 알아보고 기억하기 시작한다. 피해자 가족과 수사관의 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서서히 현실로 들어오는 순간이다.  

 

단순한 신발 판매원인 제라드가 마이크로 변하는 순간 또한 인상적인데, 주사로 어떤 약물을 주입하려다 실패하자, 그는 괴로움에 몸부림을 치다 어느 순간 다른 존재로 변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제라드에서 마이크로. 데일은 거인이 전해준 세 개의 단서 중, 마지막 단서를 알아챈다. “약물이 없으면 그는 가리킨다(Without chemicals he points)." 거인이 얘기한 약물은 아마도 마약임이 분명하다. 

 

 

5. 딕 트레메인 (Dick Tremayne) 

이번 회에서 처음 등장한 딕 트레메인(Ian Buchanan)은 루시의 다른 애인이자 루시가 배고 있는 아이의 아버지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그는 혼 백화점 남성의류매장에서 일하며, 이번 화에서 행동하는 모습으로 봐선 외모에 남다르게 신경을 쓰며, 또 자기 보호 본능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어수룩한 앤디와 능글맞은 딕 중 루시가 누구를 선택할지 궁금하다. 

 

 

6. 장 르노(Jean Renault) 

역시 이번 화에서 처음 등장한 장 르노(Michael Parks)는 르노 삼형제 중 맏형으로 나온다. 이 수상한 삼형제들이 했던 일들은 도박, 강도, 마약 판매 등 온통 지저분한 일들이다. 두 동생 자끄와 베르나르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이유로 나타났지만, 실은 다른 계획을 가지고 있다. 역시 처음 등장하는 블래키 오렐리의 동생 낸시 오렐리(Galyn Gorg)가 장을 도와준다. 장은 시리즈 후반부에 데일에게 <트윈 픽스>의 테마이기도 한, 아주 중요한 말을 한다. 

"당신은 돈을, 난 쿠퍼를. 그럼 모두가 행복해져."

 

장 르노는 마이클 팍스가 맡았는데, 캐나다 출신이라 프랑스 억양이 섞인 매력적인 영어를 구사한다. 마이클 팍스는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황혼에서 새벽까지>와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 빌>에서 텍사스 억양을 구사하는 보안관 역과 <킬 빌2>에서 스페인 억양이 섞인 멕시코인 포주를 맡았다. 참으로 매번 다양한 인종을 연기했는데, 항상 다른 패턴의 연기를 보여주어 경탄을 불러일으킨다. 

  

 

7. 셜리 존슨 

바비의 권유대로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셜리는 리오에 대한 진술을 거부한다. 가만히 듣고 있던 데일이 셜리에게 알겠다며 이야기를 하는데, 그의 이전 태도와는 달리 굉장히 냉소적이고 비꼬는 말을 한다. 

“알겠어요, 셜리. 여기까지 와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당신은 분명히 이 문제를 오랫동안 심사숙고했을 거예요. 언젠가 약간의 행운과 의료 기술의 발달로 리오는 깨어날 겁니다. 예전의 그 리오 말이죠. 강하고, 활동적이고... 충동적인... 당신이 여전히 사랑하는. 아마도 그 때엔 리오는 깨닫게 될 겁니다. 자신이 얼마나 훌륭한 사람과 결혼을 했는지를.” 

데일은 누군가 셜리에게 떨어질 보험금을 노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리오에게 총을 쏜 범인과의 상관관계를 생각한다. 하지만 미해결 사건은 너무 많이 벌어져있고, 혐의가 없는 리오에게까지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  

"보험금을 노리는 냄새가 나요." 

   

8. 삭제장면 

"우리 엄마는 작가였어." 

시즌 1에서 제임스는 다나에게 자신의 부모 이야기를 했다. 음악가인 아버지는 작가인 어머니와 자신을 버리고 도망갔으며, 어머니는 인근 마을에서 술과 섹스에 탐닉하고 있다. 이번 화에서는 제임스의 어머니 콜린 헐리가 등장할 예정이었으나, 아쉽게도 삭제되고 말았다. 특별한 이유 때문이라기보다는 러닝타임 45분을 맞추기 위해 가장 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장면이 없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제임스와 콜린의 대화 중, 로라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꽤 흥미로운 부분이어서 조금 옮겨 적으려 한다. 

콜린: 돛에 너 자신을 꽉 붙들어 매라, 오뒷세우스여! 로터스를 먹고 그녀를 잊어라. 그리고 계속 항해해라. 아가, 네가 빠진 위험은 넌 로라가 천사인지 아니면 네 마음을 갈기갈기 찢기 위해 지옥에서 보내진 하피인지 모른다는 거야. 내 말을 들으렴. 로라는 천사일수도 괴물일수도 있어.
제임스: 로라는 둘 다였어요. 

로터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상상의 식물로 그 열매를 먹으면 이 세상의 괴로움을 잊고 즐거운 꿈을 꾼다고 한다. 하피 역시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여자의 얼굴과 새의 몸을 가진 탐욕스러운 상상속의 괴물이다. 어머니가 작가라 그런지 인용하는 문구와 말하는 톤이 시(詩)에 가깝다. 삭제장면에서라도 볼 수 있었으면 했지만, 워낙 오래된 작품이라 유실되어 지금은 확인할 길이 없어 안타깝다.  

"엄마가 완전히 술에 취했어. 완전히 미친 것 같아." 

  

9. 로라 파머 

콜린의 등장으로 제임스와 매디가 친구 이상으로 가까워지는 계기가 마련되고, 다나가 이 모습을 보게 된다. 제임스와 다나는 매디가 로라의 분장을 했을 때부터 그들의 관계가 불안해짐을 어렴풋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렇기에 다나는 로라의 선글라스를 빌려 쓴 후 로라처럼 행동했지만, 그것은 제임스에게 역효과만을 불러 일으켰다. 제임스는 로라 같은 여자가 아닌 로라를 원했던 것이다. 이 위험한 시체에의 매혹!   

 

지금은 죽어 없는 여자에게의 이끌림과 죽은 여자를 질투하는 관계는 제임스와 다나를 점점 불안하게 만들고, 매들린 역시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로라로 여겨진다. 로라 파머의 부재는 다른 누군가를 로라 파머로 만들어 버린다. 이 사실은 또 다른 로라 파머가 살해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듯하다. 

"사람들이 날 로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난 그녀가 아닌데." 

  

 

10. 다나 헤이워드 

해롤드 스미스의 부탁으로 다나는 로라의 무덤 앞에 해롤드가 준 화분을 놓는다. 그러면서 다나는 자신과 제임스에 관련한 일을 로라에게 이야기한다. 이야기라기보다는 친구 로라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자 하소연이 뒤섞인 넋두리이다. 하지만, 망자는 말이없다.

   “우리 얘기 좀 해. 아마 로라 너도 알거야, 나와 제임스가 사귀는 걸. 하지만 그 일은 네가 죽은 뒤에 벌어진 일이야. 내가 너한테 설명해야할 것 같지만,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아마 넌 우리가 전부터 느꼈던 감정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 넌 어떻게 그런 것에는 그렇게 똑똑할 수 있고, 다른 것에는 그렇게 멍청할 수가 있니?
   난 너 때문에 미칠 것 같아. 너하고 나하고 제임스하고 관련한 일들 때문에. 너 때문이야. 난 제임스를 사랑하는데 엉망이 됐어. 네 사촌 매디가 여기 온 이후로 심상찮은 일이 생기기 시작했고 내 생각엔 제임스와 매디 둘 다 잃을 것 같아.
   난 너처럼 되길 원했어. 네 강함과 용기를 가졌으면 했어. 하지만 네 꼴을 봐. 넌 그것 때문에 죽었잖아, 로라.
   내가 널 많이 사랑했던 것만큼, 우리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네 문제를 해결하는데 보내고 있어. 제임스 문제도 아니고, 내 문제도 아니고, 매디 문제도 아니고, 네 문제 말이야. 넌 죽었는데 네 문제는 아직도 우리 주변에 맴돌고 있어. 사람들이 널 제대로 묻지 않은 건가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야!“   

 

 

11. 기억할만한 지나침   

 

“난쟁이는 찾아오지 않았나?”  

데일이 해리와 알버트에게 거인이 찾아와 세 가지 단서를 전해주었다는 이야기를 하자 알버트가 딴죽을 건다. 물론 시니컬한 농담으로 이야기한 것이지만, 시즌 2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거인과 난쟁이가 함께 앉아있는 모습을 데일이 본다. 농담이 진담으로 실현되고, 진담이 농담으로 변하는 경우는 데이빗 린치의 작품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단골 소재다. 

  

“불장난 하면서 놀아볼래, 꼬마야?” 

리랜드가 데일과 보안관에게 밥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화는 시즌 2 첫 회에서 제임스가 로라에게 들었다고 한 말과 거의 흡사하다. 이것으로 미루어 로라는 면식범에 의해 살해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해롤드 스미스가 사용하는 원예용 톱은 지금도 자주 사용되는 일본제품이다. (20년 전에 우리 집에서도 사용했던 바로 그 제품을 다시 보게 될 줄이야! @.@) 

 

 

12. 덧붙임  

a. 대부분 사실에 기초하여 썼고, 개개의 세부사항은 사실에 부합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사실의 전후부분이 바뀐 경우도 있습니다. 

b. 컨텐츠 중 캡쳐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해당 저작권사에게 있습니다.  

c. Refenences
- 『
Lynch on Lynch, Revised Edition』 크리스 로들리, Faber & Faber
- 『
데이빗 린치의 빨간방』 데이빗 린치, 곽한주 옮김, 그책
- 『TWIN PEAKS #2.002』 스크립트, 4th Revisions
- <
Twin Peaks: Definite Gold Box Edition> Lynch/Frost Productions, CBS DVD, Paramount Home Entertainment
- <
Kill Bill> Miramax, 아인스엠엔엠
-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
- IMDB http://www.imd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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