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N PEAKS〉
        시즌 2 
        에피소드 13 (21)
        타이틀 Chckmate
        각본 Harley Peyton
        감독 Todd Holland
        방영일 1991
년 1월 19일 
 

 

 

1. 이야기  

DEA 요원 드니스 브라이슨과 데일 쿠퍼는 어니 나일스를 이용해 마약 거래 현장을 급습, 데일의 혐의를 벗기려 하지만 실패하고, 데일은 장 르노에게 인질로 잡힌다.  

앤디와 딕은 꼬마 니키의 비밀을 독자적으로 캐기 시작한다. 벤자민 혼은 점점 남북전쟁 놀이에 빠져들어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른다. 제임스 헐리는 에블린 마쉬의 치명적인 매력에 빠져들고, 급기야 살인을 저지를 결심을 한다.  

빅 에드 헐리와 노마 제닝스는 그들의 사랑을 견디지 못해 결국 선을 넘고 만다. 행크 제닝스가 그 광경을 목격하고 빅 에드에게 주먹다짐을 하지만, 네이딘 헐리가 행크를 묵사발로 만든다.  

바비 브릭스는 벤자민 혼에게 얻은 직업을 핑계로 셜리를 떠난다. 그날 밤, 정전이 일어나고 리오 존슨이 깨어난다. 그리고 같은 시간, 데일의 전 파트너 윈덤 얼이 보안관 사무실에 끔찍한 메시지를 남긴다.  

 

 

 

2. 위선과 허위의 장치  

장 르노는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데일 쿠퍼라는 인물에 집착을 했었다. 처음엔 그저 구실일 뿐이라 생각했으나, 그의 한결같은 집착은 ‘도대체 왜?’라는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데일이 장의 인질로 잡히고 서로 대면하고 나서야 우리는 드디어 그 이유를 듣게 된다. 전체 시리즈를 통틀어 <트윈 픽스>를 관통하는 중요한 주제다.  

쿠퍼: 내 죽음이 그렇게 의미가 있나?
르노: 내 동생들이 죽었어. 충분히 그럴 이유가 있지.
쿠퍼: 난 베르나르를 딱 한 번 봤어. 자끄의 경우 역시, 난 그를 체포했을 뿐, 그 이상은 아무것도 없어.
르노: 하지만, 다 당신 탓이야, 쿠퍼 요원 나리.
쿠퍼: 왜 그렇게 생각하지?
르노: 당신이 여기 오기 전까지, 트윈 픽스는 평범한 곳이었어. 내 동생들은 트럭 운전사들과 10대 아이들에게 마약을 팔고, 애꾸는 잭은 호기심 많은 관광객들과 사업가들을 맞이했지. 조용한 사람들은 조용한 삶을 살았어. 그런데 한 예쁜 여자아이가 죽었지. 그리고 당신이 이곳에 왔어. 모든 게 바뀌기 시작했지. 내 동생 베르나르는 총에 맞고 숲 어딘가에 묻혀있어. 슬픔에 빠진 아버지는 베게로 살아남은 내 동생을 질식사시켰지. 방화, 유괴. 계속되는 죽음과 파괴. 갑작스럽게. 이곳의 조용한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조용한 삶을 살지 않아. 사람들의 평범한 꿈이 악몽이 되어 버렸거든. 그러니까 너만 죽어주면, 아마 모든 게 끝날 거야. 네가 여기 올 때 악몽을 몰고 왔을 테니까.   

 

데일은 이곳 트윈 픽스에 와서 대도시에선 느낄 수 없었던, 지금은 잊힌 미국적인 가치(품위, 명예, 존엄성 등)를 느꼈다. 하지만 이곳은 특별한 곳이 아니었다. 겉보기엔 평화로운 마을이었지만, 마을 사람들은 가식과 허위, 위선으로 마을의 평화로움을 지키고 있었고 그것이 곧 질서가 되었다. 마을의 이런 기형적인 질서에 기생해 지내던 장은 이 질서의 무너짐에 가장 먼저 민감하게 반응했고, 이 모든 원인을 데일 쿠퍼에게 돌리고 있다. 그는 마을의 시스템과 상관 없는 인물이 중심에 자리잡게 되면, 그 질서는 무너지기에 충분한 것을 알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우리는 트윈 픽스의 가식과 위선을 모두 들추어내길 바라는가, 아니면 여기서 그만 덮어버리길 원하는가. 조금은 다르지만, 김훈 작가도 이와 비슷한 주제로 글을 쓴 적이 있다. 조금 길지만 전문을 옮긴다.  

 

   본래 조악한 것일수록 당당한 외양을 드러내게 마련이다. 내가 사는 이 무인지경의 산골마을에서도 밤이면 강 건너 러브호텔의 불빛은 찬란하다. 러브호텔들은 그 조악한 건축양식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네덜란드풍의 풍차나 이슬람 양식의 돔 지붕, 디즈니랜드풍의 뾰족지붕과 어렸을 때 읽은 동화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마술의 성이 국토의 구석구석에 창궐하였다.  

   이제 러브호텔에는 도농(都農)의 격차가 없다. 본래 욕망은 평등한 것이다. 전에 살던 서울의 외곽 신도시에도 러브호텔은 창궐했다. 러브호텔 사이사이에 교회가 수없이 들어섰다. 큰 사찰도 세워졌다. 러브호텔은 지붕의 외곽선에 네온사인을 둘렀다. 교회의 십자가도 네온사인이었고 사찰의 용마루 곡선도 네온사인이었다. 밤마다 그 거리는 성(聖)과 속(俗)이 뒤엉켜 번쩍거리며 욕망의 분화구와도 같은 세속도시의 장관을 이루었다.  

   그 신도시는 러브호텔을 추방해야 한다는 주민들과 허가를 내준 행정기관 사이에 싸움이 끊일 날이 없었다. 분노한 기독교인들은 ‘종말이 가까워왔다. 회개하라’는 현수막이 걸린 트럭을 저녁 무렵의 러브호텔 앞에 세워놓고 죄 많은 세상을 통탄했다.  

   그 신도시 주민들은 자꾸만 번져가는 러브호텔에 대한 도덕적 분노로 끓어올랐다. 연일 시위가 벌어졌다. 시장과 교육감은 속수무책으로 쩔쩔맸다. 시장은 시위대 앞에 나와서 "러브는 규제대상이 아니다. 행정력으로는 러브를 막을 수 없다"라고 절규했다. 좀 희화적이기는 하지만 시장의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행정력뿐 아니라 군사력이나 경찰력을 동원해도 러브를 막을 수는 없다. 종교나 교육의 힘도 러브 앞에서는 무력해 보인다. “종말이 가까워졌다”고 겁주어서 될 일도 아니다. 욕망에는 종말이 없고, 욕망에는 회개가 없다.  

   시장의 그 절규는 틀린 말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큰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사람이란 뻔한 일을 대놓고 뻔하게 말해주면 약올라하게 마련이다. 그러자 행정력을 동원해서 러브호텔 주차장의 비닐커튼을 걷어내라는 분노의 함성이 일었다.  

   이것은 될 일이 아니다. 호텔 주차장 입구에서 자동차 번호판을 가려주는 이 비닐커튼은 그 신도시의 평화를 지켜주는 완충장치다. 이 커튼을 걷어내면 가정은 거덜 나고 불화는 증폭된다. 비닐커튼은 물론 위선과 허위의 장치다. 세상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은 진실이 아니라 위선일 때가 많다.  

   현행법에는 학교 울타리로부터 150미터 안에는 숙박업소를 허가해주지 않도록 되어 있다. 아이들이 150미터 안에서만 돌아다니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산지사방으로 다니면서 논다. 그러니 이 150미터 안에 무슨 유효한 도덕적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지도 않다. 그러나 이나마 부질없는 장치라도 있어야 세상은 덜 민망하고 덜 쑥스러울 것이다. 그러니 비닐커튼이 부도덕하고 150미터 규정이 도덕적인 것도 아니다. 다 똑같은 것이다. 세속도시에는 그 두 개가 다 필요하다.  

   아마도 선(善)이 악(惡)을 몰아내는 방식으로 세속도시의 러브를 몰아낼 수는 없을 것이다. 러브호텔들이 그 내부에서 세련된 익명성을 완성하듯이 그 건물 외양에도 그 같은 은밀성을 도입해서 점잖은 위선의 포즈를 갖는 일이 필요하다. 러브로 장사를 하려면 제발 좀 눈에 띄지 않게 하라는 말이다. 나는 이것이 비닐커튼 시비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러브호텔을 애용하는 남녀들은 되도록 학교 근처 호텔에는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 불륜을 하더라도 이만한 시민의식을 갖추지 못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오해 없기 바란다. 나는 지금 러브를 권장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권장하지 않더라도 러브는 더욱 번창할 것이다.

데일은 시리즈가 끝날 때까지 그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한다. 그리고 그 결과 트윈 픽스는 (말 그대로) 지옥이 된다. 이것은 시리즈 마지막 회에서 다룰 것이다.  

 

 

 

3. 러브  

<트윈 픽스>의 절반은 로라 파머(와 그를 죽인 범인)에 관한 이야기였고, 나머지 절반은 마을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로라 파머의 살인 사건이 (표면적으로) 해결된 이후, <트윈 픽스>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욱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중 이번 회에서는 그동안 벌렸던 사랑 이야기가 봇물 터지듯 흘러나온다. 흥미로운 것은 이번 회에서 언급하는 사랑은 모두 불륜이라는 점이다.  

 

  

3-1. 노마 제닝스 & 빅 에드 헐리  

에드: 먼저 얘기해.
노마: 알았어. 내가 잠들 때, 가장 마지막으로 생각하는 건 너야. 내가 잠에서 깨어날 때, 가장 먼저 내 맘에 떠오르는 것도 바로 너고. 우리가 사는 세상이 점점 줄어들어서 결국에는 우리가 서로 떨어져 지낼 것이라는 것을 난 알고 있어. 하지만 그런 것 따위는 괘념치 않아. 우린 서로 사랑하고 있잖아, 에드. 그리고 우린 견뎌낼 거라 생각해. 그게 무엇이든 간에.   

그동안 그토록 지키고 있던 선이 한 번에 무너진 것은 에드의 부인 네이딘의 기억상실과도 관련이 있다. 에드는 네이딘이 상처받을 것을 두려워 노마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하지만, 네이딘이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이 때, 그의 죄의식은 옅어졌으며, 노마에게 그간 가두어놓았던 감정을 발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에드는 노마의 남편 행크를 잊고 있었다.  

"오, 에드. 우리가 사랑 때문에 하는 짓 좀 보라지." 

 

 

3-2. 네이딘 헐리 & 마이크 넬슨  

네이딘: 마이크 넬슨, 넌 내가 알고 있는 가장 멋진 남자야! 난 널 진짜로 좋아할 수 있어, 네가 나랑 데이트만 한다면!   

네이딘은 10대의 규정지을 수 없는 생동감과 충동감으로 마이크에게 직접 행동으로 사랑을 고백한다. 그녀를 괴물 취급하며 피하기만 하던 마이크도 조금씩 심경의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3-3. 제임스 헐리 & 에블린 마쉬  

제임스: 왜 남편이 때리는 대로 맞는 거죠?
에블린: 남편이 곧 떠날 거야. 난 네 도움이 필요해. 도와줄 거지?   


에블린은 자신의 매력을 한껏 이용해 순진한(로라의 말에 따르면 멍청한) 제임스를 농락한다. 그녀는 남편에 대한 구체적인 말을 하지 않는 대신, 계속 남편에 대한 암시를 준다. 게다가 에블린의 오빠 말콤도 계속 제임스를 자극한다. 결국 제임스는 이들에게 넘어가지만, 그들이 예상치 못한 점이 있었다. 에블린이 제임스를 정말로 사랑하기 시작한 것이다. 뭐 닳고 닳은 뻔한 이야기지만.  

 

 

3-4. 바비 브릭스 & 셜리 존슨  

바비: 넌 지금 벤 혼이 가장 신뢰하는 직원을 보고 있는 거야. “절호의 기회”라는 말이 너한테 무슨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이건 나한테 정말 큰 기회라고. 그리고 이건 리오 존슨을 거품 목욕 시키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이야.
셜리: 그럼 나는? 난 뭐 할 일이 없는 것 같아?
바비: 내 생각엔 그런 것 같은데.   

바비는 보험금을 타려는 자신의 욕심 때문에 온갖 감언이설로 셜리를 꼬드겨 그 끔찍한 리오 존슨을 감옥 대신 집에서 간호하게 됐다. 그러나 생각보다 너무나 적은 보험금에 실망한 바비는 셜리를 떼어 놓고 자신만의 길을 떠난다. 남편 리오나 애인 바비나 다 그나물에 그밥인 놈들만 만난 셜리는 기막힐 따름이다.  

  

3-5. 조시 패커드 & 해리 S. 트루먼  

트루먼: 당장 우리 집으로 옮겨요. 어서.
조시: 여기가 제가 머물 곳이에요.
트루먼: 모든 것을 내게 다 이야기한 후에도? 캐서린과 함께 있는 곳이 집이라고?
조시: 다른 선택이 없어요.
트루먼: 내가 당신을 보호하게 해줘요.
조시: 아직도 이해 못하겠어요? 난 여기가 안전해요. 그런 만큼 당신도 안전해지고요.
트루먼: 난 당신을 원해요. 좋건 나쁘건 내겐 상관없어요.   

조시가 굳이 온갖 모욕을 감수하며 캐서린의 집에 머무는 것은 트루먼 보안관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에게 닥친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고 있다. 그래서 트루먼과 멀리 떨어지고, 캐서린과 같이 있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 나쁜 상황을 겪더라도 최소한 혼자만 당하지 않으려는 생각으로. 하지만, 캐서린은 이미 겹겹의 안전 막을 쳐놓은 상태다. 조시는 캐서린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다.  

 

 

3-6. 캐서린 마르텔 & 벤자민 혼  

캐서린: 사실이야. 난 여기 비웃으러 왔어. 당신은 날 속였어. 당신은 날 죽이려고도 했지. 그리고 난, 이와 같은 훌륭한 이유로 인해, 당신을 아주 깊숙이 묻어버리려 했지. 먼 훗날 미래의 아이들이 땅을 파서 당신의 유골을 전시하기 위해서. 그 밑엔 이렇게 쓰여 있겠지. "비열한 미국인 쥐새끼: 먹이를 주지 마시오. 믿지 마시오."
벤: 내 생각에도, 난 전혀 믿음이 가지 못한 놈이야.
캐서린: 집어치워. 하지만,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내게 준 그 모욕에도 불구하고, 난 이렇게 여기에 왔어. 당신을 원하기 때문에.
벤: 농담이 지나치군.
캐서린: 난 당신을 원해, 벤. 그런 사실이 무섭긴 하지만, 벗어날 수 없음을 알아. 당신은... 내 몸을 깨어나게 하니까.   

모든 것을 다 가진 캐서린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벤자민을 능욕함과 동시에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왔다. 정말 무서운 여자다.  

 

 

 

4. 기억할만한 지나침  

브릭스 소령과 관련 있는 공군의 ‘블루 북 프로젝트’는 UFO와 관련이 있는 것이지만, 트윈 픽스에서는 ‘하얀 오두막’과 관련이 있다. 트윈 픽스 인디언들의 전설에서 시작한 하얀 오두막은 정부가 개입된 거대한 사건으로 보인다. 비밀을 숨기는 자와 비밀을 풀려는 자의 이야기. 은 바로 여기서 시작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드니스 브라이슨이 처음으로(!) 남장을 했다. 데이빗 듀코브니의 팬들은 이제야 감격의 눈물을 흘릴 듯 하다.   

 

윈덤 얼이 움직였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과격한 방법을 사용해서. 시체의 신원은 외부 사람이다. 윈덤 얼이 앞으로 살해하는 사람은 모두 외지인들이다.  

 

 

 

5. 덧붙임  

a. 대부분 사실에 기초하여 썼고, 개개의 세부사항은 사실에 부합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사실의 전후부분이 바뀐 경우도 있습니다.  

b. 콘텐츠 중 캡처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해당 저작권사에게 있습니다.  

c. References
- 『Lynch on Lynch, Revised Edition』 크리스 로들리, Faber & Faber
- 『데이빗 린치의 빨간방』 데이빗 린치, 곽한주 옮김, 그책
-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김훈, 생각의 나무
- 『TWIN PEAKS #2.013』 스크립트, 7th Revisions
- 〈Twin Peaks: Definite Gold Box Edition〉 Lynch/Frost Productions, CBS DVD, Paramount Home Entertainment
-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
- IMDB http://www.imd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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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7월 4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은 소재로만 봤을 때, 그다지 참신한 영화는 아닙니다. 꿈과 현실, 기억과 망상이란 이야기는 이미 영화사 100년간 숱하게 써먹은 이야기 중 하나니까요. 그리고 이런 형이상학적 이야기를 장쾌한 액션에 풀은 영화는 워쇼스키 형제의 <매트릭스>에서 한 번 겪었습니다. <인셉션>은 21세기의 <매트릭스>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지금 이 영화를 가지고 굉장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으니까요. 어쨌든, 그저 일방적으로 자기 이야기만 떠들어대는 할리우드 영화가 관객들을 스스로 생각하고 토론하게 만든다는 점은 놀라운 현상임이 확실합니다.  

<인셉션>이 놀라운 점은, 영화의 문법을 무의식과 꿈의 세계에 접목시켰다는 점입니다.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동료인 아리아드네(엘렌 페이지)와 의뢰 대상인 로버트 피셔(킬리언 머피)에게 꿈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들어보면 명확해집니다. "지금 앉아있는 이 카페에 어떻게 왔죠? 과정이 생각나나요? 꿈이란 게 그렇죠. 항상 중간부터 생각이 나지, 명확하게 생각이 나지 않아요." 영화는 감독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매체입니다. 상영시간이 20시간이건, 1분이건, 컷이 일만 컷이건, 단 한 컷이건 간에, 감독이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만 골라 붙인 것입니다. 우리가 현실에서 경험하는 절대적인 시간이 영화에서는 편집이라는 유용한 방법으로 잘라 붙여지는 것이죠. 이런 영화만의 문법을 놀란 감독은 무의식과 꿈의 세계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사용했습니다. 즉, 이 영화는 그 자체로 코브의 꿈일 수도 있고, 놀란 감독 자신의 꿈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이 영화로 놀란 감독이 우리에게 '인셉션'을 한 것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엔딩 크레디트가 거의 다 끝나갈 때 갑자기 들리는 에디뜨 피아프의 노랫소리에 흠칫 놀란 것은 저뿐만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인셉션>은 꿈의 미로를 빠져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놀란 감독은 친절하게도 꿈에 각각의 단계를 구분하여 설명해줍니다. 각 단계로 진입할수록 빠져나오는 방법은 쉽지 않으며, 자칫 림보에 빠져 영원히 무의식의 세계에 빠져들 수도 있습니다. 영화에서 꿈을 설계한 아리아드네는 미로를 만들었지만, 코브를 데리고 나오는 역할도 합니다(미노타우로스 왕궁에서 테세우스를 구출한 아리아드네의 실타래!). 이 영화는 꿈을 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꿈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더 중요해보입니다. 놀란 감독은 이야기를 비틀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과정을 충실히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들이 발생하는 것이지요.  

꿈의 미로를 탐사하는 영화는 데이빗 린치 감독의 <멀홀랜드 드라이브>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어디서부터가 꿈인지 현실인지, 그리고 누가 꾸는 꿈인지 도통 알 수 없게 찍었습니다. 게다가 영화의 앞부분과 뒷부분에 영화의 내러티브와는 별 상관없는 장면을 넣었습니다. 문제는 이 상관없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이 장면들로 인해서 이 영화는 베티 엘름스(나오미 왓츠)의 꿈일 수도, 다이엔 셀윈(또다시 나오미 왓츠!)의 꿈일 수도 있으며, 또는 리타 해이워드(로라 해링)의 혹은 카밀라 로즈(또다시 로라 해링!)의 꿈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이들 둘 혹은 넷이 꾼 꿈을 한데 뒤섞은 것일 수도 있지요. 놀라운 점은 영화를 보는 이가 아무리 애를 쓰고 영화를 풀어도 정확히 갈라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 영화는 내러티브를 의도적으로 꼬아놓아, 영화를 이해하려는 순간부터 길을 잃게 만들어 버립니다. 꿈속의 미로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 이 끔찍한 악몽! 어쩌면 꿈이란 기억해내고 이해하려하며 해석하려는 순간부터 길을 잃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인간의 꿈에 들어가는 이야기 중 가장 매력적인 이야기는 곤 사토시 감독의 <파프리카>입니다. 정신의학 연구소에서 개발한 'DC미니'는 사람의 꿈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기계입니다. 하지만 아직 불안정한 관계로 상용화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소의 치바 아츠코 박사는 '파프리카'란 이름으로 몰래 이 기계를 이용해 의뢰인들의 정신 치료를 하고 있지요. 그러던 어느 날 개발 중인 DC미니 3개가 사라지고, 연구원들이 하나 둘씩 공격을 받기 시작합니다. 누군가가 DC미니를 이용해 꿈속으로 들어가 정신적으로 가둬놓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사건은 갈수록 오리무중이고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현실이 꿈과 뒤섞이는 일이 발생합니다.

치바 아츠코는 꿈을 통해 인간 무의식에 잠재해 있는 트라우마를 치료합니다. 인간 무의식에 깊숙이 박혀있는 트라우마의 원인을 알기 위해 꿈속에 들어가 종횡무진 하는 파프리카의 모습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우리의 꿈이 논리가 없고 이리저리 헤매는 것처럼, 파프리카가 탐사하는 꿈 역시 정신없습니다. 영화로 치자면, 매 컷마다 장르가 바뀌는 것과 흡사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꿈이 일상과 관계가 있듯이, 그 계통 없는 꿈도 하나의 흐름을 꿸 수 있습니다. 그렇게 꿈을 통한 치료는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계기가 됩니다.

<인셉션>에서 거대 재벌 사이토(와타나베 켄)는 자신의 경쟁사인 회사를 해체하기 위해 코브에게 인셉션을 부탁합니다. 상속자인 로버트 피셔의 마음에 "아버지의 회사를 쪼개라"는 생각을 심는 것이죠. 피셔의 아버지가 로버트에게 어떤 마음을 가졌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그들 부자관계는 냉랭했을 것입니다. 아버지가 죽기 전에 자신에게 했던 말은 "실망했다"는 말 뿐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로버트는 자신의 무의식에서 아버지의 유언을 듣습니다. "(나처럼 되지 못해서 실망한 게 아니라) 네가 나를 닮으려고 하는 것에 실망했다." 분명 로버트가 자신의 무의식에서 본 것은 코브가 심은 것일 겁니다. 코브는 자신의 안위를 위해 사이토의 의뢰를 성공시켜야했으니까요. 하지만, 결과야 어찌 됐든, 이 장면은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로버트 피셔는 자신의 깊은 무의식 안에서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인셉션>의 결말이 어쨌든 간에, 로버트 피셔에게는 분명 해피엔딩일 것입니다.  

하지만 로버트 피셔의 경우가 과연 긍정적인 결과인지는 조금 의심스럽습니다. <파프리카>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인간의 무의식의 의식을 넘어설 때입니다. 세상 사람들의 꿈을 지배하게 되고 꿈이 현실이 되면서, 사람들은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세상은 단번에 지옥이 됩니다. 꿈에서 인간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처럼, 인간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것은 인간을 자기 마음대로 움직인다는 것이죠. 피셔는 자신의 의지대로 생각하고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코브가 심어놓은 것에 반응하고 움직였죠. 만약 "나 같은 건 죽어도 싸"라는 문장을 심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인간의 무의식을 조종한다는 것은 정말로 무서운 일입니다. <파프리카>는 그 지옥도를 확실히 보여줍니다.  

 

<인셉션>에는 꿈의 단계가 있습니다. 꿈속에서 죽으면 바로 현실로 돌아오지만(잠에서 깨어나지만), 만약 약물로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다면, 그 꿈은 림보로 진입하게 된다고 합니다. 인간 무의식의 가장 밑바닥이죠. 이 무의식의 세계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으면, 현실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죠. 코브의 아내 맬(마리안 꼬띠아르)도 그래서 자살했습니다.  

이토 준지는 단편 「기나긴 꿈(長夢)」에서 이 문제를 그렸습니다. 무코다 데츠로는 2개월 전 뇌 정신과 병동에 입원했습니다. 이유는 그가 꾸는 꿈의 기간이 너무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꿈의 내용이라도 즐거우면 좋을 텐데, 불행히도 그가 꾸는 꿈은 악몽입니다. 그의 꿈은 현실을 압도할 정도로 생생하고, 고독하고, 추잡하며, 두렵습니다. 일례로 그는 전쟁에서 적을 피해 10년간 정글에 숨어 있는 꿈을 꿨습니다. 대학 입시로 9년간 밤을 새며 공부를 하는 꿈을 꾸고, 화장실을 8년간이나 찾아다니는 꿈을 꿉니다. 듣는 입장에서는 웃기는 일이지만, 본인에게는 정작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이렇게 꿈을 꾸는 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길어지면서, 그는 마치 인간이 긴 시간에 걸쳐 진화를 한 것처럼, 겉모습이 변해가며, 현실을 꿈으로 생각하고, 꿈을 현실로 여기기 시작합니다. 그를 진찰하는 의사는 생각합니다. 만약, 이 환자가 영원한 꿈을 꾸게 된다면, 이 사람의 육체는 어떻게 될까?  

이토 준지는 질문합니다. "인간이 꿈속에서 영원을 살게 된다면, 인간은 꿈을 선택할까 아니면 현실을 선택할까?" 놀란 감독은 이 질문을 조금 바꾸었습니다. "당신이라면, 행복한 꿈속에서 살 것인가 아니면 비참한 현실에서 살 것인가?" 마침내 그토록 꿈에서 그리던 아이들과 해후한 코브는 이 상황이 꿈인지 아닌지 확인하기도 전에 아이들에게 달려갑니다. 그리고 카메라는 코브의 토템(팽이)이 돌아가는 것을 보여줍니다. 팽이가 계속 돌면 꿈이고, 쓰러지면 현실인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영화는 넘어질 듯 넘어질 듯 돌고 있는 팽이를 보여주다 갑자기 끝납니다. 놀란 감독은 우리에게 대답을 미뤘습니다. 어떤 대답을 하건, 영화를 본 우리는 꿈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가야 합니다. <인셉션>은 놀란 감독이, 꿈꾸는 우리를 깨게 만드는 '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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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07-27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캡쳐 이벤트>를 합니다.
참여해 주세요~ ^^

Tomek 2010-07-27 09:06   좋아요 0 | URL
저도 참여해도 되나요?
와~ 고맙습니다. :D
 

올 10월에 개봉할 예정인 데이빗 핀처 감독의 <소셜 네트워크(The Social Network)>는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제 극장에서 예고편을 보고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라디오헤드의 「creep」과 이렇게 잘 어울리는 소재가 있을까요? 그레고리안 성가처럼 들리는 외톨이들의 노래가 이렇게 처절하게 심금을 울리게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원작을 영상화한 <상실의 시대(ノルウェイの森)>를 기대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게다가 감독도 (개인적으로)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는 트란 안 홍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 역시 예고편을 보고 무너져버렸습니다. 아무리 영화가 엉망이라 하더라도, 비틀즈의 「Norwegian Wood」가 스크린에 흘러나오면, 전 굴복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두 편의 영화가 어떻게 나올지 정말 기대됩니다. 제발 예고편이 전부인 영화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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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0-07-24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실의 시대는 저도 기대가 가질 않는군요.
소설을 하도 재미없게 봐서 그런지...
음악에 누가되지는 않을런지 의심해 보십시오.ㅋ
소셜네트워크는 좀 기대가 되네요.^^

Tomek 2010-07-26 06:33   좋아요 0 | URL
아무리 미덥지 않은 감독의 작품이더라도 일단은 나오기 전까지는 기대하는 주의라... :D
실망보다는 기대가 나은 것 같아서요. 혹여 나중에 실망하더라도. :)

마늘빵 2010-07-25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실의 시대가 영화로 나오는지는 몰랐는데. 소셜 네트워크 이거 예고편 보고 저도 꼭 봐야지 했습니다. 시기도 잘 맞춰 나온듯. 트윗 열풍 불 때 나와서는.

Tomek 2010-07-26 06:34   좋아요 0 | URL
예고편 음악이 정말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
이 영화로 페이스북과 트윗터는 주가를 또 한 번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D
 

1. 에드 기인(Edward Theodore "Ed" Gein)  

미국 위스콘신 주, 플레인필드. 위스콘신 주에 사는 사람들조차 이런 마을이 있다는 것을 모를 정도로 플레인필드는 멀리 떨어진 고립된 곳이었으며, 인구도 600명에서 700명을 넘지 않는 작은 마을이었다. 메카시즘의 광풍과 청교도적인 엄격함이 미국 사회를 짓누르고 있던 1950년대, 이 알려지지 않은 작은 마을에서 미국을 발칵 뒤집을 무시무시한 사건이 발생할 줄은 그 누구도 몰랐다.   

 

1957년 겨울, 마을 주민 프랭크 워든은 사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집에 가는 길에 그는 어머니 베니스 워든이 운영하는 철물점에 들렀는데, 가게는 텅 비어 있었고 바닥에는 핏자국이 있었다. 도둑맞은 것은 없었으며, 금고의 돈도 그대로 있었다. 프랭크는 경찰에 신고를 하고, 용의자로 에드 기인을 지목했다. 가게 장부위에, 에드 기인의 영수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에드 기인의 집은 플레인필드에서도 멀리 떨어진 곳이었다. 그는 어머니와 단 둘이서 오랫동안 함께 살았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그는 거의 바깥출입을 하지 않았으며, 가끔 외출할 때는 마을 허드렛일을 도와주는, 평범하고 소탈한 사람이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무슨 일이 있겠느냐며 심드렁한 마음으로 기인을 찾아갔다. 그들이 찾아갔을 때 기인은 집에 없었고, 경찰들은 기인을 찾으러 집주변을 돌아다녔다. 바로 그 때, 한 경찰이 비명을 질러댔다. 집과 인접한 야외 부엌에서 베니스 워든으로 추정되는 시체가 거꾸로 매달린 것을 발견한 것이다. 시체는 마치 사냥한 사슴을 정리하듯, 머리가 없고 배안의 내장도 모조리 정리된 상태였다.  

지원을 받고 도착한 병력이 기인의 집에서 발견한 것은, 사람 가죽으로 만든 의자, 피부로 만든 전등 갓, 여성의 입술로 장식한 차양, 여성의 상반신 가죽으로 만든 조끼 등이었으며, 벽에는 여성의 얼굴 가죽 9개가 걸려있었다. 경찰은 그가 인육을 먹은 흔적도 발견했다.  

조사 결과, 기인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무덤을 파서 시체를 도굴했다고 한다. 그는 도굴한 시체로 실용적인 도구를 만들었으며, 밤마다 시체에서 잘라낸 가죽조끼를 입고 여성의 얼굴 가죽을 뒤집어쓰고 어머니처럼 행동했다고 진술했는데, 그 이유는 어머니에 대한 증오와 사랑 때문이었다. 기인의 어머니 어거스타 제인은 지독한 광신자였는데, 그녀는 기인이 어렸을 때부터 성에 대한 혐오를 심어주었다. 이 세상은 모두 사악하며 여자들은 음탕하고 모든 성관계는 악마의 꾐이니, 바깥세상 특히 여자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는 것을 부정했다. 성에 대한 왜곡된 상상과 욕망은 그를 한없이 괴롭게 만들었다. 어거스타는 기인을 학대하기도 했지만, 한없이 사랑하기도 했으며, 심약했던 기인은 그런 어머니에 대해 매우 모순된 감정을 지니고 자랐다. 기인에게 어머니는 신 같은 숭배의 대상이자 끔찍한 증오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기인은 철저하게 외톨이가 되었으며, 종국에는 어머니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무덤을 파서 죽은 어머니를 유린함과 동시에, 죽은 어머니의 시체에 기대어 살아온 것이다.  

 

 

2. 할리우드 (Hollywood) 

에드 기인의 사건은 미국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줬는데, 특히 소설과 영화 쪽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할리우드는 에드 기인을 모티프로 한 영화를 꾸준히 제작했으며, 그 중 몇 편은 영화사적으로도 중요한 작품이 되었다.  

 

2-1. <싸이코(Psycho)>   

    

로버트 블로크의 소설 『싸이코』는 명백히 에드 기인에 관한 이야기이다. 소설에서 어머니의 명에만 따르는 노먼 베이츠는 40세에 안경을 낀 소심한 남자로 묘사됐다. 그는 베이츠 모텔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의 사무실에는 박제된 동물들이 있다. 그는 모텔에서 조금 떨어진 저택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직장에서 돈을 훔친 마리온이 베이츠 모텔에 투숙하면서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싸이코>는 소설과는 조금 다른 방법을 택했다. 우선 노먼 베이츠 역을 연약해 보이는 소년의 이미지를 지닌 안소니 퍼킨스에게 맡겼다. 어머니에게 집착하며 어머니에게 지배당하는 노먼 베이츠의 모습은 에드 기인의 삶을 떠올리게 한다. <싸이코>는 슬래셔 무비의 시초로 여겨지고 있으며(전율적인 샤워 살인 장면!), 히치콕 감독의 능수능란한 연출과 영화의 마지막 반전은 5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충격적이다.   



 

 

2-2. <텍사스 살인마(The Texas Chain Saw Massacre )>   

에드 기인의 사건은 1974년 토브 후퍼 감독의 <텍사스 살인마>에서 다시 한 번 다뤄진다. 어느 한적한 여름, 한 무리의 친구들이 여행을 하는 중 한 히치하이커를 태워준다. 그는 이상한 행동을 해서, 여행을 하는 친구들을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빠뜨리게 한다. 히치하이커를 쫓아내고, 연료를 넣으러 주유소에 도착하지만, 주인에게 연료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연료가 올 때까지 기다리지만, 일행은 한 명씩 사라진다. 알고 보니 히치하이커와 주유소 주인은 서로 가족 관계였으며, 사라진 친구들은 이들 가족들의 일용할 식사가 되고, 이 지옥 같은 광경을 주인공은 속절없이 지켜봐야만 한다.   

 

토브 후퍼 감독이 그린 이상한 가족 이야기는 에드 기인의 사건에서 차용했다. 이들이 사는 텍사스의 고립된 저택, 인육 식사, 거의 박제된 거나 다름없는 할아버지, 희생자의 얼굴 가죽을 뒤집어쓴 도살자 등의 모티프는 모두 에드 기인의 이야기이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에드 기인의 이야기를 정신분석학적 접근과 속임수 없는 영화적 문법을 위해 끌어왔다면, 토브 후퍼 감독은 에드 기인의 이야기를 통해 절망과 무력감을 그려낸다. 이 무시무시한 살육의 공간은, 한 번 들어오면 절대 벗어날 수 없으며, 그 안에서의 공포는 순전히 이 시간을 견뎌내야하는 자들의 몫으로 남겨둔다. 베트남전으로 얼룩진 1970년대는 세상의 종말이었으며, 희망과 구원은 없었다. 토브 후퍼 감독은 에드 기인의 이야기에서 지옥을 봤고, 1970년대를 읽어냈다. 영화의 마지막, 허공을 가르는 전기톱 소리와 미쳐버린 여자의 히스테리컬한 웃음은 공포를 넘어 절망을 느끼게 한다. 이게 바로 세상의 끝이라는 것처럼.   

 

이 영화는 그 후 쓰레기 같은 속편을 계속 선보이다가 마이클 베이의 제작으로 2003년 리메이크 됐다. 재미있는 것은 리메이크 작에서 처음으로 레더 페이스의 맨 얼굴이 공개되는데, 그의 얼굴은 가스통 루르가 『오페라의 유령』에서 묘사한 유령(에릭)과 흡사하다. 이 장면으로 리메이크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은 원작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이 영화는 2006년에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 0(The Texas Chainsaw Massacre: The Beginning)>이라는 프리퀼 속편을 내놓았는데, 이 영화는 원작의 영향을 받은 롭 좀비 감독의 <살인마 가족(House of 1000 Corpses)>을 답습한 기이한 영화다.  



 

 

2-3. 캐리(Carrie)  

    

스티븐 킹을 유명 작가로 만든, 그리고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이 영화로 제작해 커다란 인상을 남긴 <캐리>는 에드 기인이라기보다는 그의 어머니 어거스타 제인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캐리(씨시 스페이식)는 어머니 마가레트 화이트(파이퍼 로리)와 단 둘이 산다. 마가레트는 기독교 이단의 광신자로 마을 주민들이 의도적으로 기피한다. 캐리는 학교에 다니긴 하지만, 그녀의 어머니에 대한 간섭으로 거의 고립된 생활을 한다. 그러다 캐리가 처음으로 초경을 하자, 어머니는 모든 성적인 행위는 죄악이라며 딸을 더욱 다잡는다. 캐리를 괴롭히는 아이들과, 캐리를 사람들과 어울리게 하려는 수(에이미 어빙)의 노력이 기이하게 조합되어 캐리는 그날 밤 잊지 못할 수모를 당하고, 이성을 잃은 캐리는 자신의 능력(!)으로 파티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학살한다.  

전적으로 에드 기인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스티븐 킹은 캐리와 마가레트의 관계를 에드 기인과 어거스타의 관계에서 차용했다. 캐리에게 있어 어머니는 자신을 학대하는 악마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한없이 사랑해주는 엄마이기도 하다. 그리고 성에 대한 욕구와 죄악은 그녀를 잔혹한 살인자(라기 보다는 심판자)로 만들었다.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은 캐리를 구경거리로 만들지 않았다. 그녀는 캐리의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 마지막에 터뜨려버렸다. 때문에 우리는 아무 잘못도 없는 파티장의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죽는 것에 대해 그다지 불쾌감을 느끼지 않는다. 이 영화는 살인의 잘잘못을 따지는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는 그녀가 왜 그렇게 되었는가를 따라가는 영화다. 어쩌면 캐리에게 수와 같은 친구가 더 있었더라면, 그날의 참사는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에드 기인에게도 이런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었더라면, 그는 그렇게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2-4. 양들의 침묵 (The Silence of the Lambs)   

    

많은 사람들이 스타알링과 한니발 렉터의 이야기로만 기억하고 있는 조나단 드미 감독의 <양들의 침묵>은 연쇄살인범 버팔로 빌에 관한 이야기이다(하지만, 한니발 렉터를 연기한 안소니 홉킨스가 워낙 인상적이어서, 그는 고작 영화에 17분을 출연하고 아카데미에서 남우주연상을 받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는 여자들을 납치해 죽인 후, 피부를 벗기는 연쇄살인범이다.  

버팔로 빌은 성전환수술을 받고 싶지만, 병원에서 거부당한다. 그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여자가 되려고 한다. 그는 여자들의 피부를 벗겨 옷을 만들어 입는다. 에드 기인도 시체들의 가죽으로 옷과 가면을 만들어 밤마다 입었다. 여성과의 성교를 금지 당했으나, 그 욕망만은 어찌할 수 없어서 이상한 형태로 구현되었다. 에드 기인의 그런 끔찍한 방법은 자신만의 욕구 해소의 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버팔로 빌 역시 그런 인물로 영화에 묘사된다.   

 

조나단 드미 감독은 버팔로 빌을 그저 괴물로 그렸다. 그는 여자가 되고 싶은 위험한 변태로 그려졌으며, 약간은 전형적인 동성애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이 영화가 개봉했을 때, 동성애자들에게 수많은 지탄을 받았다. 매끈한 상업 영화를 기획했던 조나단 드미 감독으로서는 당황스러운 반응이었으나, 그는 자신의 편협한 시각을 반성하고, 그 다음해 <필라델피아>를 만들어 속죄했다. 1990년대에 에드 기인의 이야기는 성정체성과 한 대상에 대한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토론을 이끌어냈다.  

  

 

3. 왜 에드 기인인가?   

미국에는 수많은 연쇄살인범들이 있다. 에드 기인의 살인은 애교쯤으로 느껴질 정도의 무시무시하고 끔찍한 목록들. 그런데 왜 유독 에드 기인에 대한 이야기는 공포와 구역질을 넘어 계속 재생산 되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에드 기인의 불쌍한 성장과정과 심약한 성격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대부분의 연쇄살인범들은 인성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괴물들이다. 테드 번디와 존 웨인 게이시, 찰스 맨슨, 제프리 다머, 유영철을 우리는 결코 동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에드 기인의 삶은 그렇지 않다. 그의 심약한 성격과 시체에 대한 과격한 행동은 인간의 이성으로는 재단할 수 없는 어떤 무의식의 심연을 건드리는 느낌이 든다. 우리는 그를 통해서 무엇을 보려 했던 것일까? 이들 세 편의 영화가 그 해답을 찾는 열쇠가 될 수 있을까?  

 

 

4. 그리고 후일담  

1957년 11월 체포된 후 에드 기인은 일련의 정신 감정을 받았다. 의사들은 그가 정신적으로 재판에 서기엔 부적합해 위스콘신의 주립 중앙 병원에 넣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10년 후 병원 당국은 기인이 끔찍한 범죄에 대한 재판에 설 수 있다고 발표했고 그의 사건이 재개 되었다. 그는 정신 이상으로 인한 버니스 워든의 살인에 유죄를 받았으며 영원히 정신 병원에 수감되었다. 에드 기인은 병원 생활에 잘 적응했다. 간호사들은 그가 신사적이고 예의바르며 내성적인 모범 환자라 했다. 그는 병원에서 목수, 석수, 병원의 보조원 등의 일을 했으며, 세계 여행을 위해 저금을 했다고 한다.  

1974년, 에드 기인은 정상임을 주장했으나 거부당했다. 그는 주립 정신 병원에서 여생을 보냈으며, 1984년 7월 28일 그곳에서 호흡기 장애로 죽었다. 그의 시신은 플레인필드 공동묘지, 그의 어머니 옆에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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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상으로는 아직 공산 치하의 폴란드. 이야기는 바르샤바의 한 아파트에서 벌어집니다. 우체국에서 일하는 한 소년은 친구 어머니와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친구는 1년 전에 외국으로 떠났으며, 어머니는 아들 친구를 아들처럼 대하고 살갑게 지냅니다.  

소년에게는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그는 밤마다 망원경으로 건너편에 사는 한 여인을 훔쳐봅니다. 그녀는 화가이고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는 것 같습니다. 소년이 볼 때마다 남자가 바뀌어 있으니까요. 소년은 그녀에게 전화를 걸기도 하지만, 한 마디 말도 하지 못합니다. 자신의 행동에 관한 사과 정도를 전할 뿐이지요. 소년은 우체국에서 일을 하고, 외국어를 공부하며 지냅니다. 그녀를 조금이라도 개인적으로 보고 싶어, 그녀의 우편함에 위조된 연금 통지서를 넣고 그녀를 만납니다. 그녀의 아파트에 우유가 배달되지 않는 것을 알고 우유배달을 자청합니다. 소년의 생활은 그녀의 생활에 맞추어 있습니다. 어느 날 밤, 그녀는 애인과 다투고 집에 들어옵니다. 소년은 그녀를 바라봅니다. 되는 일도 없고, 외로움에 흐느끼는 그녀를 소년은 안타깝게 바라봅니다.   

 

어느 날, 소년의 실수로 그녀는 우체국에서 모욕을 당합니다. 소년은 그녀를 쫓아가 "당신이 어제 운 것을 알아요."라고 말을 합니다. 소년은 자신이 그녀를 오랫동안 훔쳐봤다고 고백합니다. 황당한 그녀는 욕을 하고 돌아섭니다.   

 

다음날 아침, 우유 배달을 하는 소년에게 그녀가 다가가 이야기합니다. "나한테 뭘 원해?" "아무것도요. 당신을 사랑해요." "키스하고 싶어? 아니면, 나랑 잘래?" "우리 아이스크림이나 먹을래요?"  

소년은 꿈에도 그리던 그녀와 데이트를 합니다. 소년은 고백합니다. "친구가 떠나면서 망원경을 주고 당신을 알려줬어요. 처음엔 호기심으로 봤지만, 이제는 아니에요. 전 당신을 정말로 사랑해요." "사랑? 그런 건 없어. 섹스만 있을 뿐이지. 너와 내가 손을 맞잡고 있는, 육체에서 비롯되는 이 순간, 이 느낌만이 있을 뿐이지, 그 따위 감정은 없어." 

그녀는 소년을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갑니다. 그리고 성적으로 미숙한 소년을 농락합니다. 당황한 소년은 본의 아니게 사정을 하고 당황합니다. 그런 소년에게 그녀는 이야기합니다. "이게 사랑이야. 이제 화장실에 가서 닦아 버리렴." 소년은 수치심과 상실감에 뛰쳐나가고 집에서 자신의 손목을 긋습니다.   

 

떠난 소년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여인은, 어쩌면 자신이 너무나 심하게 군 게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소년이 그녀를 바라본 것은, 처음엔 관음의 목적이었으나, 지금은 그녀를 원하는 그 어떤 남자들보다 자신을 잘 알고,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을 그녀는 어렴풋이 느꼈습니다. 갑작스런 앰블런스 소리에 불길해진 그녀는 소년의 집에 찾아가 보지만, 어머니는 쌀쌀맞게 대할 뿐입니다.  

그녀는 소년의 방에서 망원경을 보고 그곳에서 자신을 바라보던 소년의 쓸쓸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감정이 사랑이었음을 느낍니다. 이제 그녀는 소년이 돌아올 때까지 소년의 방을 망원경으로 바라봅니다. 소년이 돌아오면, 반가운 마음으로, 나도 널 사랑한다는 말을 전해주기 위해서.   

 

여인의 이름은 마그다(Magda), 그리고 그녀가 기다리는 소년의 이름은 토멕(Tomek)입니다.  

 

 

 

* 덧붙임:   

    

1. 크쥐시토프 키에슬롭스키 감독의 <십계(Dekalog)>는 10부작 연작 드라마입니다. 그 중 5번째 계명과 6번째 계명은 따로 편집해서 극영화로도 개봉되었습니다. <살인에 관한 짧은 필름>과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이 바로 그렇습니다.   

 

2. 변호사인 크쥐시토프 피에시에비츠와 영화감독 크쥐시토프 키에슬로브스키는 종교적 계율이자 사회적 약속인 십계에 관한 10개의 이야기를 찍었습니다. 각 편은 각 계명의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꼭 그 계명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십계가 율법이자 윤리이듯이, 키에슬롭스키 감독은 이 드라마를 각각의 에피소드가 아닌 하나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길 원한 것 같습니다.  

 

3. <십계: 6번째 계명, 어느 사랑에 관한 이야기>와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은 같은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결말이 서로 다릅니다. 제가 본문에 쓴 내용은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이고, <십계: 6번째 계명, 어느 사랑에 관한 이야기>에는 후일담이 더 들어있습니다. 나머지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우체국에 찾아간 마그다는 팔목을 붕대로 감싼 토멕을 발견합니다. 그녀는 그가 일하는 창구로 다가가지만,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합니다. 그녀의 표정은 반가움과 안도감이 실려 있습니다. 잠깐 망설이던 토멕이 그녀를 향해 이야기합니다. "이젠 당신을 더 이상 훔쳐보지 않아요."  그리고 올라오는 타이틀. "십계, 6번째 계명: 간음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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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0-07-22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렇군요. 저도 저 10계 봤는데.
거기에 나오는 토멕이었군요. 이름까지는 기억 못하고...
분명 영화 주안공 이름일거라는 건 짐작은 했지만.
근데 토멕님 영화 공부나 아님 이쪽에 일하세요?
아는 스터디 그룹 있으면 소개 좀 시켜주세요.
토멕님 막 귀찮게 해드려야징~ㅋㅋ

Tomek 2010-07-23 07:19   좋아요 0 | URL
전 영화하고 아무 관련이 없어서 아는 게 없습니다... ㅠㅠ

저야말로 소개시켜주세요. 알고 싶은 게 많은데 혼자만 하려니 너무 부족한 것 같아요. :)

루체오페르 2010-07-22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멕님 안녕하세요! 트랙백이 걸렸기에 반가워 와서 글 잘 봤습니다. 몰랐던 분야에 대해서도 알게됬고 참여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토멕 이란 닉네임이 독특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의미가 있었군요. 이 영화와 극중인물인 토멕이 많은 감명을 주었나 봅니다.

결말이 궁금했는데 6계명이 올라오고 여주의 표정을 보니 뭔가...안타깝네요. 새드엔딩인듯^^; 어느 사랑에 관한 이야기...잘 봤습니다.

Tomek 2010-07-23 07:22   좋아요 0 | URL
루체오페르 님 반갑습니다. :) 글 읽고 빨리 참여하고 싶었는데 좀 늦어졌어요.:)

결말은 두 개가 있는데 TV판은 새드 엔딩이고, 극장판은 해피 앤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TV판 결말이 더 나은 것 같아요. 더 슬프고...

극장판 결말은 이렇습니다.


루체오페르 2010-07-23 22:42   좋아요 0 | URL
오 요즘도 흔치않은 멀티엔딩~
감사히 잘 봤씁니다.^^

iamtext 2011-09-01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줌마라 그런가, 전 드라마를 몹시 좋아합니다. 트윈픽스, 십계... 부천에서 킹덤을 다보고 나오는 순간에는, 내 인생에서 이제 더이상의 오락은 존재하지 않을 것같다라는 불길한 예감을 느꼈더랬죠. 십계, 정말 흥미진진하죠. 드라마에 다시 빠져볼랍니다.

Tomek 2011-09-01 15:53   좋아요 0 | URL
킹덤! 저도 한 번 더 보고 싶어요. 9~12부작이 영원히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아직도 슬플 뿐입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