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손으로 쓴 일기로만 게시하는 불친절함을 행하련다. 오늘 쓴 일기를 쓴지 얼마 안되어서 다시 타자로 치는 것은 아무래도 내키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오늘 일기의 소재가 된 책 <아까운 책 2013>을 통해 좋은 서평 덕분에 읽고 싶어진 책의 목록을 첨부하고자 한다. 참고로, 내가 이 책에 출현한 책들 중 읽은 책은 장동석이 추천한 지그문트 바우만의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과 삼인 김종진 편집자가 추천한 <조선인민군 우편함 4640호> 두 권밖에 없다. 좋은 책을 많이 알게된 시간임에는 틀림없다.

 

알라딘 인문 분야 MD 금정연이 추천한 찰스 부코스키의 글을 통해 그의 모든 작품이 궁금해졌다. <우체국>과 <여자들>의 경우 사실 표지가 내가 좋아할 만한 것이 아니라 조금 꺼려지긴 하지만 추천해주신 글을 보고 그의 청년, 장년, 노년의 시절을 소설화한 세 작품 <팩토텀>, <우체국>, <여자들>이 모두 궁금해졌다.

 

 

 

 

 

 

 

 

문학평론가 조영일은 마스모토 세이초의 <잠복>을 추천했는데 이 책은 순문학으로서의 가치도 인정받은 마쓰모토 세이초 소설의 정수만 모은 소설집이라고 한다. 조영일은 자신이 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을 출간하기 위해 애썼던 과정과 마쓰모토 세이초에 대한 전반적인 점을 설명해주는 한편 이 소설집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해주어 더욱 흥미가 생겼다. 다만, 내 경우에는 북스피어에서 출간했다는, 미아베 미유키가 편집했다는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을 먼저 읽어보고 싶어졌다.

 

 

 

 

 

 

 

 

뒤이어 저널리스트 강인규가 추천한 <남자의 종말>은 정말 남자들이 읽어봤으면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다. 그는 여성의 부상이 '남성의 몰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하며, 새로운 남성의 탄생 그것도 행복한 남성의 탄생을 가져올 것이라 기대하며 이 책을 추천했다. 아들을 키우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수많은 남자들과 더불어 살아가야하는 여성으로서 이 책이 궁금했고, 어서 읽어 주변 남자들에게 권해주고 싶어졌다.

 

 

 

 

 

 

 

사실 정여울 평론가의 책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그녀의 글이 책을 읽고 싶게끔 만드는 힘은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추천하는 사람의 이름을 눈여겨 보지 않고 글을 먼저 읽었는데 읽고 싶어진다 싶었더니 그녀의 추천이었다. 사춘기 반항아처럼 그렇다고 안읽고 싶어지는 건 아니니 그녀의 추천을 고맙게 수용하기로 했다. 정여울이 추천한 책은 장 뤽 낭시의 <신, 정의, 사랑, 아름다움>인데 이 책이 가장 읽고 싶어진 이유는 이 책이 강의록 모음이라는 것이 가장 크다. 정여울의 말처럼 '위대한 철학자의 멋진 강의를 몰래 청강하는 은밀한 기쁨'을 느끼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그런데 문장에 수식이 참 많군! 정여울의 문장이 내 스타일은 아닌 것은 분명한 듯 하다.^^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이 추천한 책 <화풀이 본능>은 현대인들이 읽으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읽고 싶어졌다. 우리가 보복도 복수도 아닌 화풀이를 하는 원인을 파악하면 그러한 행동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하지현의 말에 공감되었다. 정신과 전문의라는 직업이 이 책을 추천하는 데에 좀더 힘을 보탠 것 같다.

 

 

 

 

 

 

 

 

중국 전문가로 보이는 황희경 교수가 추천한 <손자>에 관한 책 <전쟁은 속임수다>도 읽고 싶어졌다. 나름 유학 전문가인 황희경이 이 책의 저자인 리링의 전문성에 대해 치켜세워주며 그가 20년간 강의한 내용인 이 책을 <손자>에 관한 최고의 책이라 단언하는 것을 보면 이 책이 정말 대단한 책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또 반면 과연 그럴 것인가 의문이 들기도 한다. 다만, 리링이라는 저자가 얼마 전에 글항아리에서 논어 해설서 <집 잃은 개>를 출간한 저자라는 점을 보면 뭔가 특별한 점이 있을 것 같은 기대가 생긴다.

 

 

 

 

 

 

 

 

사실 내가 편독을 하는 편이라 문학, 인문학 쪽 추천 도서들에 더 관심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 경제 등의 내가 즐겨 읽지 않는 분야의 책 중에서도 읽고 싶어진 책들이 적지 않았다. 그 첫번째가 바로 음악평론가 차우진이 추천한 <과학으로 풀어 보는 음악의 비밀>이다. 이 책의 저자 존 파웰은 특이하게 작곡으로 석사를, 물리학으로 박사를 전공한 사람이다. 서로 무관해 보이는 두 분야의 전문가라는 말인데 그 두 가지 분야를 하나의 책으로 엮었다니 특별한 책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차우진에 의하면 저자는 균형감 있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특히 책을 번역한 장호연 역시 훌륭한 비평가라고 한다.

 

 

 

 

 

 

 

정말 통쾌한 글은 사실 인권 운동가 오창익의 서평이었다. 미국과 한국의 대통령들을 속 시원히 까주는 시원시원한 글을 읽다보면 도대체 레이건이 얼마나 팔아먹은 건가 싶은 마음에 <세계를 팔아 버린 남자>가 정말 궁금해진다. 그의 말처럼 '자질 없는 대통령은 어쩌면 국민의 책임'일 것이므로 짬짬히 국민으로서의 내공을 쌓아보자. 대통령이 될 사람들이 당최 국민을 호구 보듯 보고 이미지 메이킹만 하고 뒤로 나라를 팔아먹지 못하게 말이다. 서평 참 속 시원하다. 책의 단점까지도 살짝 언급해주는 센스도 맘에 든다.

 

 

 

 

 

 

 

 

올해 중국 문화대혁명 시대에 대한 중국 소설을 몇 편 읽었다. 사실 우리 나라 근현대사도 잘 모르는 판국에 중국 근현대사를 잘 알 턱이 없는 나로서는 소설을 읽고나서 갈증을 느꼈다. 도대체 모택동이 뭐? 이런 마음 말이다. 진보신당 부대표인 장석준은 <모택동 시대와 포스트 모택동 시대>라는 책을 통해 국내 언론 보도의 표피적 이해 수준은 넘게 될 것이라 자신했다. 나같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 같다. 다만 상하권 합쳐 1000쪽이 넘는 분량은 살짝 버겁게 느껴지긴 하다만, 그 정도 분량은 되어야 중국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뇌과학에 관한 책이 범람한다는 과학 저술가 이명현의 지적에 공감했다. 뇌과학 도서의 영역은 어린이책에서부터 죽음에 대한 책까지 셀 수 없이 많아 이젠 전혀 새롭지도 않고, 귀가 기울여지지도 않는다. 그래서 사실 뇌과학 책인 <뇌과학, 경계를 넘다>를 추천하는 서평을 가볍게 읽고 있었는데  그는 단순히 이 책의 내용이나 그 느낌만을 쓴 것이 아니라 이 책이 가지는 가치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설명해주었다. 또한 글 말미에 '뇌 과학 잉여의 시대에 균형 잡힌 진리를 추구하려고 한다면 다른 어느 책보다도 이 책을 읽는 것으로부터 그 여정을 시작했으면 한다.'는 강력한 추천의 메시지는 이 책을 위시리스트에 오르게 하였다. 숨은 진주 같은 책이라니 믿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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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4-02-11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육아모드 해제" 재밌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게혜윰 2014-02-11 16:51   좋아요 0 | URL
한참 전이네요. 요샌 육아모드 올인 중입니다 ㅠㅠ
 

개인적으로 파주 다산교 넘어 넓은 잔디밭에 그늘막치고 뒹굴뒹굴하는 것을 좋아한다. 봄, 가을엔 그래도 가서 한참을 머물 수 있어 간혹 가곤 하는데 여름과 겨울은 가는 시간 대비 돗자리 하나 깔기도 힘들어 가기가 어렵다. 간식을 싸서 먹고, 다리를 건너 북아울렛도 가고 김영사 행복한 마을도 나들이 하고 다시 건너와서 산 책들을 읽고, 또 아이와 놀기도 하다가 까멜레옹도 가고 그러는 별다를 것 없는 시간 보내기다. 근데 그 시간이 참 좋다는 게 나도 이상하다. 파주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

 

올 여름 비가 참 많이 왔는데 비가 그칠 즈음 문자가 왔다. 비룡소에서 패밀리세일을 한다고. 그 핑계로 이번에 가족들과 함께 다녀왔다. 책을 한참 아이와 고르고 결재를 하는데 직원분이 잘 샀다고 칭찬해주셨다 하하하! 그동안 책을 헛 읽지는 않은 모양이다! 민음사의 어린이 출판사이지만 청소년 소설로 분류된 김려령의 <가시고백>이라던가, <곰브리치 세계사>를 획득한 것은 정말 기분이 좋았다. 우주를 좋아하는 아들이 고른 책들 중에 존 버닝햄의 그림책도 있어 좋았는데 아이는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 듯 했다. 대신 이지유 작가님의 <안녕! 여긴 천문대야>와 지식그림책 <지구가 빙글빙글>은 매일 한 번 이상은 꼭꼭 읽는다. 일전에 페이퍼에 남겼듯 전래동화도 좋아한다.

 

 

 

 

 

 

 

 

 

 

 

 

 

 

 

 

 

그곳을 나와선 옆의 탄탄스토리에서 두루 전시하고 마술공연도 관람했다. 계획없이 진행된 시간들이 주는 기쁨이 정말 좋다. 나비 전시는 기대 이상으로 아름다웠다. 이쯤되면 나비를 꽃이라 불러야 할 경지이다.

 

 

 

 

 마술쇼를 마치곤 다산교를 건너 북아울렛에서 엄마의 불교 서적 3권과 일곱 명의 작가가 '비'에 관한 단편을 모은 단편집 <일곱 색깔로 내리는 비>를 샀다. 아, 나도 언젠가 '비'에 관한 시를 썼던 적이 있었지 하하! 이 단편집엔 장은진 작가의 <티슈, 지붕, 그리고 하얀 구두 신은 고양이>를 비롯하여 김숨, 김미월, 한유주, 황정은, 김이설, 윤이형의 젊은 여성 작가들만의 단편이 실려 왠지 더 촉촉해지는 느낌이 기대된다. 그나저나 우리 엄마는 불교 서적만 너무 편독한다. 절에 가신다고 하시는거 아냐???

 

김영사 행복한 마을에 들러 마법 천자문 덕분에 한자에 관심이 많아진 아들을 위해 <초등한자사전>을 사고, 이후 일정인 '항공우주박물관'에 가기 위해 체험학습책을 샀다. 그리고 오늘 갈 계획은 없는데 아이가 다시 가고 싶어하는 '철도박물관'체험북도! 근데 거긴 거리 대비 볼 게 너무 없어서 ㅠㅠ 과학관 가는 길에 같이 들러야겠다.

  참고로 항공우주박물관의 경우 홈페이지도 그렇고 책에도 그렇고 주소가 잘못 기재되어 고생을 좀 했다. 출발전에 항공우주박물관에 전화로 정확한 주소를 알고 가는 것이 좋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지나는 길에 들르면 괜찮을 것 같다.

http://www.aerospacemuseum.or.kr/page/web/aeromuseum/index.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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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07-31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나비 전시에 가 보고 싶네요.^^
너무 이쁩니다~!!
좋은 저녁 되세요~*^^*

그렇게혜윰 2013-07-31 20:38   좋아요 0 | URL
탄탄스토리 3층 전시실인데 요즘은 나비전시더라구요. 유료인곳들보다 더 예뻤어요^^
 

 

 

 

책을 읽다 말고 또 혼자 상상놀이하며 상상 속의 누군가와 대화하느라 중얼거렸다. 참 이건 고쳐지지도 않지. 여유있다는 증거라며 막 합리화를 꾸역꾸역.

 

읽고 싶던 책을 읽다말고 오늘 날짜를 확인한 후 급하게 읽어야 하는 책을 집어든다. 다행히 술술 읽히는 자기계발서이다. 에세이인가?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 류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데 그래도 밑줄을 몇몇 치는 것을 보면 나쁜 책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책들이 베스트셀러 우위를 차지하는 건 썩 맘에 안든다. 사실 내가 하는 상상의 대화들만 체계적으로 엮어도 자기계발서 한 권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드니 이런 류의 책이 그 자신(작가) 외에 다른 사람의 삶에 매력있게 다가온다는 것이 쉽게 납득은 되지 않는다. 자기계발의 온전한 독자는 저자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렇게 나를 계발했거든, 너도 해 봐."

라고 말하면 독자들은

"난 당신이 아니니 계발이 아니라 개발이 되겠군요."

라며 자신을 다그치고 개발 역군으로 모드 변환하게 하는 책이니 실상 저자의 의도를 맞춰줄 독자는 저자 뿐이지 않겠는가.

 

암튼 읽어야 할 책은 읽어야겠지만 그리고 그 안에서도 조금은 공감을 할 테고 또 그만큼은 거부를 할 테지만 그럭저럭 나는 잘 살고 있는 편이므로 당신의 충고는 오늘까지만 기억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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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오로지 나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이 의견 또한 시시각각 변하겠지만 그래도 오래 유지되고 있는 편이다. 자기계발서를 전혀 읽지 않는다고는 하지 못한다. 독서모임이라던가 필요에 의해서 읽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 나쁘다고 말할 권리가 내겐 없다. 책을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저 나는 그런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이다. 베스트셀러에 대하여는 여전히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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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박쥐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3
빙보 지음, 박경숙 옮김, 조우영 그림 / 보림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늑대 박쥐'라는 상상의 동물, 공룡이 멸종되기 직전 불쑥 나타났다가 휴면기로 6천 5백만년을 견디고 종족의 부활을 위해 지혜로운 동물을 기다리는, 도구를 사용하지는 못하지만 자연 상태로서의 지능은 인간보다 우월한 고등 동물. 바로 그 동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들이 공룡을 좋아했던 잠시 엄마인 나 역시 공룡이 살았던 지구에 대해 관심을 갖곤 했다. 뇌는 작고 몸집만 큰 하등 동물인 공룡이 소행성의 충돌로 멸종되었다고 할 때, 그 즈음 발생된 고등 동물 늑대박쥐는 왜 다른 살 길을 찾지 못한 채 그 오랜 시간 휴면기를 거쳐 현재의 남극에서 발견되기로 한 것일까. 작가는 왜 '늑대 박쥐'를 상상해 낸 것일까, 그 '늑대 박쥐'는 왜 인간에게 발견되었는가, 하는 질문이 책을 다 읽은 후에 들었다.

 

언어가 말과 글이 아닌 텔레파시일 수 있다는 생각, 이 공간과 저 공간은 눈에 보이는 것 뿐만 아니라 생각하기에 따라 좁혀질 수도 있고 넓혀질 수도 있다는 공간왜곡능력, 에너지가 남아있는 한 병이 들지도 않고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찾아내는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늑대박쥐라는 엄청난 상상의 동물을 만들어낸 것은 인간의 오만함을 꾸짖기 위한 것은 아니었을까? 진화론상에서 가장 끝에 있는 가장 진화된 동물인 인간을 비웃는 듯한 고등적 두뇌를 지닌 늑대박쥐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인간을 겸손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것을 단순히 인간 업적으로만 만들고자 하는 과학자들의 모습과 명령에 따르기만 하는 군인들의 모습은 늑대박쥐에 비하면 얼마나 하등한 행동들을 하는지 새삼 부끄럽다. 역시 인간의 미래는 아이들밖에 없는 건가?

 

리리의 신비한 능력과 린다의 순수한 영혼은 늑대박쥐를 늑대박쥐로 이해하지만 어른들은 낯설고 강력한 대상인 늑대박쥐를 적으로 규정한다. 말은 허울 좋게 연구 대상이라고 하지만 결국은 자신들을 위협할 대상으로밖에 보지 않는 것이다. 모순 덩어리 어른들-특히 이 동화에서는 남자어른들이 주로 그러하다-에 비해 아이들은 순수하고 용감하다. 잘못한 것이 없으니 지나친 두려움을 갖지 않는 것이다. 어른 인간이라는 종족은 아이 인간이라는 종족과는 아마, 다른 종족인 모양이다.

 

책을 읽고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늑대박쥐라는 신비로운 상상의 동물에 환호할까? 그들을 해치려는 어른들을 원망할까? 먼훗날 과학자가 되어 남극에 가서 새로운 늑대박쥐와 교신할 날을 꿈꾸게 될까? 어느 것이라도 다 좋다. 이 모든 것을 다 느끼면 좋겠다. 그런데 의문이 하나 있다. 아이들은 작가가  치과 의사 린딩에게 설정한 어설픈 유머와 냄비로 남편 선교수의 머리를 때리는 허화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중국식 유머는 정말 생뚱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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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이 되어 옛이야기책을 조금씩 읽어주고 있다. 전집을 안 사는 특성 상 흥미로워 보이는 옛이야기책을 몇 권 사서 읽어주는데 아이가 예상보다 더 좋아한다. 주변에서는 아이 책 목록을 공유하자고 조르기도 하지만 아이마다 좋아하는 게 다른데 어떻게 권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에둘러 응하지 않는다.

 

이번에 비룡소 패밀리세일에서도 아이가 좋아하는 '우주'에 관한 책 몇 권과 괜찮아 보이는 옛이야기책을 골라왔다. 물론 내가 읽고 싶은 책들도. 그리하여 우리 집에는 아주 많은 '우주'관련 책들이 더 많아졌고, 옛이야기책은 그나마 다섯 권은 넘은 것 같다. 옛이야기책 초보라고나 할까? 나의 책탐으로 보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은 한다만은 애 책에는 그렇게 탐심이 없다 ㅎㅎㅎ 이기적인 엄마!

 

아주 적은 수의 옛이야기책이지만 아이가 정말 다 좋아한다.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엄마가 신경 써서 골라 준 책을 아이가 정말 좋아해서 아침마다 또 읽어달라고 하는 그 기쁨! 그것을 누리고 있는 요즘이다.

 

1. 보림 출판사의 <까치와 호랑이>시리즈 중 네 권 가지고 있다.

 

 

 

 

 

 

 

- 이 시리즈는 엄마들과 평단의 좋은 평가를 두루 받고 있고 글과 그림을 함께하는 좋은 그림 작가들이 함께 만들어가서 일단 작품성이 높다. <이야기주머니이야기>의 경우에는 행복한아침독서에서 발간하는 <책둥이>에서 추천해줘서 구매했는데 역시 아이가 좋아했고, <도깨비 방망이>의 경우 뒤집어서 읽을 수 있는 구성이 좋은데다가 내가 '금나와라 뚝딱!'을 노래처럼 읽어주니 그 부분을 참 좋아했다. <토끼의 재판>은 홍성찬 그림작가님의 최근 작업이라 존경의 의미로 내가 그냥 구입했다. 별로 읽어주질 못했다. <호랑이 잡은 피리>는 이야기 자체가 참 재밌다.

 

2. 비룡소 전래동화 시리즈 중  네 권 구입했다.

 

 

 

 

 

 

솔직히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다. 보림 출판사의 책과 가장 다른 점은 전문그림작가가 아니라 소설가 혹은 동화작가와 그림작가가 공동 작업한 작품이 많다는 점이다. 그래서 글밥이 많은 대신 맛깔난다는 점이 장점이고 엄마 목이 아프다는 점은 단점이다^^ 그리고 그림이 굉장히 귀엽고 익살맞다. <토끼와 자라>는 몇 년 전에 춘천국립박물관에서 그림책 전시를 했는데 그때 보고 홀딱 반했다. 블링블링하다. <혹부리 영감>은 노래와 이야기가 어우러져 읽어줄 때 흥겹지만 사실 내가 민요나 전래동요를 잘 몰라 작곡의 경지에 이르러 읽어주게 된다.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박삭>은 온가족이 사랑하는 책이 되었다. 마구마구 소문내고 싶은 책이다. 그림이 정말 익살 맞다. <연오랑 세오녀>는 아직 읽어주기 전이다.

 

 

 

 

3. 마지막으로 시공주니어의 <팥죽할멈과 호랑이>가 있다.

 

 여러 출판사의 판본이 있지만 백희나 작가의 그림이 참 좋아 선택했다.

 교과서 수록도 이 책으로 되어 있다는 점도 선택에 영향을 주었다. 이 이야기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도 무척 좋아한다.

 

 

 

사실 그동안 보림의 <까치와 호랑이>가 옛이야기책의 으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뜻밖에 비룡소의 <전래동화>를 만나게 되었다. 둘 다 차별성 있게 좋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어린이가 읽기에는 전문그림작가의 그림책인 보림의 책들이 더 좋은 것 같고, 어른이 읽어주기에는 입말이 살아있는 비룡소 전래동화가 더 좋은 것 같다. 선택은 엄마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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