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 중국 최초의 아동문학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13
예성타오 지음, 한운진 옮김 / 보림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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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몇 달 전 창비에서 나온 한국근대동화 한 권을 읽은 적이 있다. 방정환, 박태원 등이 쓴 1900년대 초반의 동화들이었는데 요즘의 동화와는 속도감도 다를 뿐더러 시대흐름에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껴지는 점은 '맑다'는 것이었다. 중국 최초의 아동문학이라는  수식이 붙은 예성타오의 [허수아비] 역시 느껴지는 것이 같았다. '맑다'는 것, 그리고 여러 작가의 동화를 모은 책이 아니라 중국 동화작가의 시작인 예성타오의 여러 작품을 만나게 되어 작가의 개성을 느끼게 되는데 그 개성이 무척 강하다. 사회에 대한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내어 동화책임에도 불구하고 밑줄을 긋고 옮겨적게 되는 구절이 많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어려운가 하면 그런 것은 아니다. 도리어 요즘의 아이들은 어른의 말씀을 제대로 들어볼 기회조차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 시대의 어른들을 대신하여 작가의 말을 듣는 기회도 될 것 같고, 또 동화책을 읽는 즐거움에 인문학적 소양을 쌓는 경험도 함께 갖게 되리라는 기대를 하게하는 책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책을 읽으면서 동시대의 사람인 버트런드 러셀의 [런던 통신 1921-1935]를 읽고 있었는데 그 책의 시작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현대 세계에는 여가라고는 거의 없다....그 결과 영리한 사람은 많아졌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줄어들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건 여전하다. [허수아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1900년대 초반의 중국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는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모두들 제 잘난 맛에 사는 사람들이 전에 비해 늘어났던 것만은 분명한 듯 하다. 그래서 남을 깔보고 이용하려 드는 사회적 분위기가 생겼던 모양이다. 그것에 대한 작가의 비판의 소리가 작품 구석구석에서 드러난다.

 

<바보>라는 작품은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게 된 작품인데, 모두가 바보라고 말하는 바보는 알고 보면 귀한 가치를 몸에 지닌 사람이지 얕볼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 드러난다. 바보라는 말이 귀에 거슬리지도 않고 그의 행동이 우둔해보이지도 않는다. 그를 바보라고 손가락질하는 우리들만이 눈에 거슬릴 뿐이다.  <진귀한 씨앗>에서 그 씨앗을 얻은 보통 사람들은 그 값어치만 계산할 뿐 제대로 키우지 못하고 농부만이 진귀한 꽃을 피울 수 있듯이 바보의 가치를 알아채는 것은 왕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 나라의 백성은 희망이 있구나, 싶은 것은 대한민국을 살고 있는 어른들만이 아는 이야기ㅠㅠ

 

<우주여행가>에서 알 수 있듯 당시의 중국은 빈부의 격차가 심했던 모양이다. 물론 지금보다야 더 심했겠는가만은. 가난하기에 더 적게 먹고 더 조금 가져야 하는 현실은 낯선 여행가에겐 불합리해 보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부자>에서는 모두가 부자가 되었기에 아무도 거친 일을 하려 하지 않아 모두가 굶주리게 된다는 결론을 내어 우리에게 "부자가 되면 행복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렇지 않다는 것은 제대로 이해한 사람이라면 모두가 아는 법, 그럼 어떻게 해야 행복할까? <위험에 빠진 잉어>에서 서로의 눈물로 위기를 극복하는 잉어들이 한 생각을 엿보면 된다. '저주스러운 이 세상에서 자신들의 눈물로 서로를 구할 수 있다고! 그렇다면 이 세상에 아주 희망이 없는 건 아니잖아!'이쯤 되니 이 책의 작품 배열 순서에 감탄하게 된다. 하나의 작품이 물고온 생각이 뒷 작품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당시의 동화는 우리나라나 중국이나 대체로 좀 직접적이거나 우화적이거나 교훈적인 경향이 있다. 그것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다만 개인적으로는 예성타오의 동화들이 어떤 기법 상의 세련됨은 요즘 동화에 미치지 못할 지도 모르겠지만 독자로서 그의 동화가 무척 의미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사실 중국의 동화들은 포송령의 [요재지이]의 느낌이 강하게 나서 정서적으로 공감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허수아비]에 실린 동화의 경우 중국의 특성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에 사는 세계인으로서의 공감이 더 잘 이루어져서 중국 아동문학의 시작 같지 않고 중심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읽어도 이야기거리가 많아질 작품 같아 4학년 이상의 아이들이 어른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고 감히 권해본다. 특히 <절름발이 거지> 이야기를 읽고나면 마음 한 켠 생겨나는 뭉클함이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생겨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표제작으로 삼았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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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럴 (그림책 1권 + 동요 CD 1장) - 보들북 스페셜 보들북
삼성출판사 편집부 엮음 / 삼성출판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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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CD만으로도 가격을 충분히한다. 구성도 좋다. 다만 제본이 형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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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순진해 산타가 알라딘에 택배 맡긴 줄 안다ㅋㅋ 자기가 착해도 너무 착해서 선물을 또 줬단다(^-^)v

암튼 아들은 캐롤 열창♬ 나는 오랜만에 산 CD와 함께 메리 크리스마스(^o^)/

세 가지 모두 넘 좋아서 내 돈 주고 샀는데 선물받은 느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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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에 민음사에서 책과 공연을 패키지로 구매하여 연극을 먼저 보고 나서 드디어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을 읽게 되었다. 사실 겁을 많이 먹었더랬는데 단테의 시는 무엇보다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지옥의 여러 고리에서 단테와 베르길리우스가 만나게 되는 수많은 죄인들은 실존 인물이었던 바 그 인물들을 알고 싶다는 욕망을 누르기가 어려웠다.

 

 

책을 반쯤 읽다 덮고 도서관에 가서 해설을 해주는 책들을 골랐다. 그중 한 권이 내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빌려서 함께 두고 읽었는데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왼쪽이 해설이고 오른쪽이 [신곡]이다. 보다시피 왼쪽의 책은 운문의 일부를 발췌하고 대부분은 저자의 해석이다. 그러다보니 귀스타브 도레의 그림 역시 일부만 수록되어 있다. 민음사의 [신곡]은 그림 자체가 다른 화가의 작품이다. 윌리엄 블레이크의 작품인데 귀스타브 도레에 비해 주제를 직접적으로 드러낸다고 할까? 저 신을 엿먹이는 손동작을 보다시피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귀스타브 도레의 그림이 더 좋다만...^^;;

 

[신곡]을 읽으며 가장 어려웠던 것은 도대체 어느 고리가 어디에서 시작되고 각 고리 아래에는 구렁이 있는데 그 용어가 가끔은 섞여 사용되어 헷갈렸다. 그저 [신곡]을 이해하기 보다는 그저 재미로 읽는다면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도 있지만(뒤에 옮긴이 주가있어 대략적인 인물에 대한 설명도 참고할 수 있기에 자체만으로도 재미있게 읽을 수는 있다.) 해설책의 인용구 번역과 비교해서 보면 단테가 신경썼던 각운이나 중의에 대한 번역이 좀 미흡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본문 옆에 일단 적어는 두었다만 내가 원문을 어차피 못 읽으니 별 소용은 없을 것이다.

 

 

 

 

 

지옥편을 다 읽고 정리하는 차원에서 고리, 구렁 등의 구분을 다시 한 번 살펴보다가 7고리와 8고리의 경계를 놓쳤다. 그리고 해설책에서는 '원'으로 민음사판에서는 '고리'로 용어가 다르고 다른 책에서는 '옥'이나 '환'으로도 한다하니 이건 뭐....전문가들끼리 좀 합의를 해서 용어 통일을 좀 해 주면 고맙겠다. 어쨌든 헤매다가 가톨릭출판사에서 출간된 신곡의 목차가 명료하여 목차를 참고했다. 내 생각엔 그 판으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두 권으로 구성된 것도 색다른 점이다.

 

 

 

 

 

 

 

 

 

 

 

일단 지옥편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이미 다른 판본을 가진 사람들은 참고해도 좋겠다.

지옥편地獄篇
제1곡 신곡 총서總序 / 38
제2곡 지옥의 서序 / 52
제3곡 지옥의 문 - 환외環外의 옥 / 65
제4곡 제1환 - 림보 / 78
제5곡 제2환 / 94
제6곡 제3환 / 107
제7곡 제4환, 제5환 / 118
제8곡 제5환 - 2 / 130
제9곡 디스의 문 밖, 제6환 / 141
제10곡 제6환 - 2 / 153
제11곡 제6환 - 3 / 166
제12곡 제7환 - 제1원 / 177
제13곡 제7환 - 제2원 / 190
제14곡 제7환 - 제3원 / 203
제15곡 제7환 - 제3원 / 217
제16곡 제7환 - 제3원 / 229
제17곡 제7환 - 제3원 / 241
제18곡 제8환 - 제1낭, 제2낭 / 253
제19곡 제8환 - 제3낭 / 266
제20곡 제8환 - 제4낭 / 279
제21곡 제8환 - 제5낭 / 292
제22곡 제8환 - 제5낭 / 304
제23곡 제8환 - 제6낭 / 317
제24곡 제8환 - 제7낭 / 330
제25곡 제8환 - 제7낭 / 343
제26곡 제8환 - 제8낭 / 356
제27곡 제8환 - 제8낭 / 370
제28곡 제8환 - 제9낭 / 383
제29곡 제8환 - 제10낭 / 396
제30곡 제8환 - 제10낭 / 408
제31곡 제8환과 제9환의 사이 / 421
제32곡 제9환 - 제1원, 제2원 / 434
제33곡 제9환 - 제2원, 제3원 / 447
제34곡 제9환 - 제4원 / 461

 

 일단 지옥편을 한 번 더 읽을 참이다. 그리고 연옥편을 읽어야하는데 아쉽게도 해설책을 쓴 윌리스 파울리는 지옥편만 강의한 모양이다 ㅠㅠ 연옥편은 그저 개인적으로 해석해보련다.

 

 

 

 

 

 

 

 

 

이 글을 쓰고 며칠 후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난 책이 너무 갖고 싶다. 더불어 그의 다른 책도 우왕~~~!! 읽어보니 [단테]를 이해하기에 정말 도움이 될 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우왕~~ 너무 늦게 알았어 ㅠㅠ 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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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4-12-27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엔 <단테신곡강의> 이마미치 도모노부 책이 있어요;;; 아직 읽진 않았구요. 평이 좋았고 반값하던 시절에 산 책이죠, 아마... ^^

그렇게혜윰 2014-12-27 10:14   좋아요 0 | URL
그책 빌리러 갔다가 슬쩍보고는 어려워보여 저 책을. . . 반값하던 시절이라. . . 그런 때가 있었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