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소디 인 베를린
구효서 지음 / 뿔(웅진)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단편 소설을 읽을 때 어느 정도는 예상을 했었지만 작가의 공력이 이다지도 대단할 줄은 솔직히 알지 못했다. 하나코의 이야기를 읽을 때와 힌터마이어의 이야기를 읽을 때 그리고 김상호의 이야기를 읽을 때 마다마다 감탄했다. 독일과 일본, 그리고 한국의 이야기. 현재와 18세기 그리고 그 사이 1960년대, 홀로코스트 시기. 시공을 초월한 생의 이야기가 소설 속에 그득했다. 독자로서 그 시공을 오가며 생을 느끼는 순간은 정말 저릿했다.

 

겐타로의 죽음을 통해 겐타로의 삶을 거꾸로 짚어가면서 하나코가 알게 된 힌터마이어의 삶, 그 두 사람의 삶의 평행 이론을 짐작하며 읽어나가지만 시공간이 교차되며 진행되는 소설의 구성 방식은 그런 짐작마저도 제대로 따져 할 여유를 두지 않고 흥미진진하게 빠져들게 한다. 힌터마이어의 삶인가 싶으면 겐타로의 삶이고, 아이블링거의 삶인가 싶으면 키르호프의 삶이며, 레아의 삶인가 하면 하나코의 삶인 것이 개인 대 개인의 평행이론이 아니라 덩어리로서의 평행이론이라는 것을 느낄 즈음 소설은 끝이 난다. 물론 사람에 따라 이미 어떤 관계를 예측해내는 능력이 발휘될 수도 있을 것이다. 소설은 추리의 형식도 띠니까 말이다. 하지만 나로 말하자면 이 소설이 뿜어내는 에너지와 속도에 철저히 졌다. 그저 소설이 진행되는 대로 맡길 뿐 생각 따위는 책을 다 읽은 후의 몫이되고 말았다. 그러자면, 바로 지금 생각이라는 것을 시작했다는 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 시작이 썩 쉽지는 않다. 느낌이 매우 강한데 내가 무엇을 느꼈는지 스스로에게 설명하지를 못하겠다.

 

오르간 풀무꾼인 슈바르츠발트의 키르케는 음악가 아이블링거에 의해 요한 힌터마이어가 되었다. 그에게 아이블링거는 은인이었다.그런 그가 아이블링거를 떠났다? 하나코를 사랑한 겐타로는 자신이 조선인의 후손임을 밝혔고 둘에게 그건 별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어느 날 하나코를 소리없이 떠났다. 그런 겐타로가 유서로 자신이 닿고자 했던 곳이 하나코였음을 남긴 채 영원히 떠나버렸다? 힌터마이어는 왜 아이블링거를 떠났고 겐타로는 왜 하나코와 세상을 떠났어야 했는가, 그 궁금증은 책을 읽는 내내 나와 함께 했고 그 답을 알아가는 과정은 후련함 보다는 슬픔이 느껴졌다. 랩소디,였다. 베를린의 랩소디였고, 코리아의 랩소디였다. 어쩐지 아리랑이 떠올랐다. 음악을 잘 알지 못하는 나조차도 책을 읽으면서 귓가에 어떤 웅장하면서도 애틋한 음악을 듣고 있는 듯 했다. 책에 나오는 음악적 용어는 커녕 랩소디라는 말의 뜻조차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마치 어떤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했다. 그런 점에서도 소설은 대단했다. 한 단편([바소 콘티누오], 현대문학 2011, 2월호)에서 작가가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것을 보았을 때에 막연한 짐작을 했지만 음악 자체가 구효서라는 소설가 스스로에게 녹아들어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레아가 있었다. 중요한 때엔 꼭 그녀가 있었다. 아이블링거와 힌터마이어의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그녀가 있었다. 겐타로에게 하나코가 닿고자 하는 '곳'이었든 힌터마이어에게도 레아는 닿고자 하는 '곳'이었을 것이다. 출신을 잃어버린 힌터마이어와 출신이 상기된 겐타로에게 레아와 하나코는 출신과는 무관하게 자신들이 닿을 수 있었던 유일한 안식처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생각은 뭔가 짠하다. 결국 생이라는 것은 자신이 닿을 '곳'하나만 있어도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18세기 조선계로 추측되는 오르간 풀무꾼 출신의 음악가 요한 힌터마이어에게도 그러하고, 20세기 재일조선인으로서 북한에 다녀왔다는 이유로 17년간 감옥에 갇혀야했던 겐타로에게도 그러하며, 현재 우리들 개개인에게도 그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시공을 초월한 이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가 된다. 어차피 생이란 쉽게 바뀌지 않으니까, 시공을 구별하지도 않으니까 말이다.

 

생각을 정리하고 나니 새삼 소설의 구성이 참 좋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아이블링거와 힌터마이어의 시대/ 김상호와 하나코의 일본시절/ 김상호의 독일 시절/ 하나코와 이근호의 현재가 교차적으로 서술되는 그리고 음악이 흐르는 웅장한 이야기이다. 하나의 이야기가 궁금할 즈음 다른 시공간의 인물의 이야기로 변한다 그 변주가 규칙적인 듯 즉흥적이다. 작가의 이 책 자체가 하나의 랩소디같다. '랩소디 인 구효서' 쯤으로 정리해볼까? 구효서 작가의 에너지에 매번 반하게 된다. 중견 작가이기에 탄탄하고 깊은 내공은 기대했지만 각각의 작품에서 새로운 면을 보게 되어 독자로서 즐겁다. 지금 읽고 있는 책([라디오 라디오])의 느낌이 완전히 다른 색깔이기에 중견 작가이면서도 앞으로의 작품이 기대되는 내게는 내공있는 젊은 작가로 위치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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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손으로 쓴 일기로만 게시하는 불친절함을 행하련다. 오늘 쓴 일기를 쓴지 얼마 안되어서 다시 타자로 치는 것은 아무래도 내키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오늘 일기의 소재가 된 책 <아까운 책 2013>을 통해 좋은 서평 덕분에 읽고 싶어진 책의 목록을 첨부하고자 한다. 참고로, 내가 이 책에 출현한 책들 중 읽은 책은 장동석이 추천한 지그문트 바우만의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과 삼인 김종진 편집자가 추천한 <조선인민군 우편함 4640호> 두 권밖에 없다. 좋은 책을 많이 알게된 시간임에는 틀림없다.

 

알라딘 인문 분야 MD 금정연이 추천한 찰스 부코스키의 글을 통해 그의 모든 작품이 궁금해졌다. <우체국>과 <여자들>의 경우 사실 표지가 내가 좋아할 만한 것이 아니라 조금 꺼려지긴 하지만 추천해주신 글을 보고 그의 청년, 장년, 노년의 시절을 소설화한 세 작품 <팩토텀>, <우체국>, <여자들>이 모두 궁금해졌다.

 

 

 

 

 

 

 

 

문학평론가 조영일은 마스모토 세이초의 <잠복>을 추천했는데 이 책은 순문학으로서의 가치도 인정받은 마쓰모토 세이초 소설의 정수만 모은 소설집이라고 한다. 조영일은 자신이 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을 출간하기 위해 애썼던 과정과 마쓰모토 세이초에 대한 전반적인 점을 설명해주는 한편 이 소설집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해주어 더욱 흥미가 생겼다. 다만, 내 경우에는 북스피어에서 출간했다는, 미아베 미유키가 편집했다는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을 먼저 읽어보고 싶어졌다.

 

 

 

 

 

 

 

 

뒤이어 저널리스트 강인규가 추천한 <남자의 종말>은 정말 남자들이 읽어봤으면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다. 그는 여성의 부상이 '남성의 몰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하며, 새로운 남성의 탄생 그것도 행복한 남성의 탄생을 가져올 것이라 기대하며 이 책을 추천했다. 아들을 키우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수많은 남자들과 더불어 살아가야하는 여성으로서 이 책이 궁금했고, 어서 읽어 주변 남자들에게 권해주고 싶어졌다.

 

 

 

 

 

 

 

사실 정여울 평론가의 책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그녀의 글이 책을 읽고 싶게끔 만드는 힘은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추천하는 사람의 이름을 눈여겨 보지 않고 글을 먼저 읽었는데 읽고 싶어진다 싶었더니 그녀의 추천이었다. 사춘기 반항아처럼 그렇다고 안읽고 싶어지는 건 아니니 그녀의 추천을 고맙게 수용하기로 했다. 정여울이 추천한 책은 장 뤽 낭시의 <신, 정의, 사랑, 아름다움>인데 이 책이 가장 읽고 싶어진 이유는 이 책이 강의록 모음이라는 것이 가장 크다. 정여울의 말처럼 '위대한 철학자의 멋진 강의를 몰래 청강하는 은밀한 기쁨'을 느끼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그런데 문장에 수식이 참 많군! 정여울의 문장이 내 스타일은 아닌 것은 분명한 듯 하다.^^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이 추천한 책 <화풀이 본능>은 현대인들이 읽으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읽고 싶어졌다. 우리가 보복도 복수도 아닌 화풀이를 하는 원인을 파악하면 그러한 행동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하지현의 말에 공감되었다. 정신과 전문의라는 직업이 이 책을 추천하는 데에 좀더 힘을 보탠 것 같다.

 

 

 

 

 

 

 

 

중국 전문가로 보이는 황희경 교수가 추천한 <손자>에 관한 책 <전쟁은 속임수다>도 읽고 싶어졌다. 나름 유학 전문가인 황희경이 이 책의 저자인 리링의 전문성에 대해 치켜세워주며 그가 20년간 강의한 내용인 이 책을 <손자>에 관한 최고의 책이라 단언하는 것을 보면 이 책이 정말 대단한 책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또 반면 과연 그럴 것인가 의문이 들기도 한다. 다만, 리링이라는 저자가 얼마 전에 글항아리에서 논어 해설서 <집 잃은 개>를 출간한 저자라는 점을 보면 뭔가 특별한 점이 있을 것 같은 기대가 생긴다.

 

 

 

 

 

 

 

 

사실 내가 편독을 하는 편이라 문학, 인문학 쪽 추천 도서들에 더 관심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 경제 등의 내가 즐겨 읽지 않는 분야의 책 중에서도 읽고 싶어진 책들이 적지 않았다. 그 첫번째가 바로 음악평론가 차우진이 추천한 <과학으로 풀어 보는 음악의 비밀>이다. 이 책의 저자 존 파웰은 특이하게 작곡으로 석사를, 물리학으로 박사를 전공한 사람이다. 서로 무관해 보이는 두 분야의 전문가라는 말인데 그 두 가지 분야를 하나의 책으로 엮었다니 특별한 책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차우진에 의하면 저자는 균형감 있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특히 책을 번역한 장호연 역시 훌륭한 비평가라고 한다.

 

 

 

 

 

 

 

정말 통쾌한 글은 사실 인권 운동가 오창익의 서평이었다. 미국과 한국의 대통령들을 속 시원히 까주는 시원시원한 글을 읽다보면 도대체 레이건이 얼마나 팔아먹은 건가 싶은 마음에 <세계를 팔아 버린 남자>가 정말 궁금해진다. 그의 말처럼 '자질 없는 대통령은 어쩌면 국민의 책임'일 것이므로 짬짬히 국민으로서의 내공을 쌓아보자. 대통령이 될 사람들이 당최 국민을 호구 보듯 보고 이미지 메이킹만 하고 뒤로 나라를 팔아먹지 못하게 말이다. 서평 참 속 시원하다. 책의 단점까지도 살짝 언급해주는 센스도 맘에 든다.

 

 

 

 

 

 

 

 

올해 중국 문화대혁명 시대에 대한 중국 소설을 몇 편 읽었다. 사실 우리 나라 근현대사도 잘 모르는 판국에 중국 근현대사를 잘 알 턱이 없는 나로서는 소설을 읽고나서 갈증을 느꼈다. 도대체 모택동이 뭐? 이런 마음 말이다. 진보신당 부대표인 장석준은 <모택동 시대와 포스트 모택동 시대>라는 책을 통해 국내 언론 보도의 표피적 이해 수준은 넘게 될 것이라 자신했다. 나같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 같다. 다만 상하권 합쳐 1000쪽이 넘는 분량은 살짝 버겁게 느껴지긴 하다만, 그 정도 분량은 되어야 중국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뇌과학에 관한 책이 범람한다는 과학 저술가 이명현의 지적에 공감했다. 뇌과학 도서의 영역은 어린이책에서부터 죽음에 대한 책까지 셀 수 없이 많아 이젠 전혀 새롭지도 않고, 귀가 기울여지지도 않는다. 그래서 사실 뇌과학 책인 <뇌과학, 경계를 넘다>를 추천하는 서평을 가볍게 읽고 있었는데  그는 단순히 이 책의 내용이나 그 느낌만을 쓴 것이 아니라 이 책이 가지는 가치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설명해주었다. 또한 글 말미에 '뇌 과학 잉여의 시대에 균형 잡힌 진리를 추구하려고 한다면 다른 어느 책보다도 이 책을 읽는 것으로부터 그 여정을 시작했으면 한다.'는 강력한 추천의 메시지는 이 책을 위시리스트에 오르게 하였다. 숨은 진주 같은 책이라니 믿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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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4-02-11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육아모드 해제" 재밌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게혜윰 2014-02-11 16:51   좋아요 0 | URL
한참 전이네요. 요샌 육아모드 올인 중입니다 ㅠㅠ
 

개인적으로 파주 다산교 넘어 넓은 잔디밭에 그늘막치고 뒹굴뒹굴하는 것을 좋아한다. 봄, 가을엔 그래도 가서 한참을 머물 수 있어 간혹 가곤 하는데 여름과 겨울은 가는 시간 대비 돗자리 하나 깔기도 힘들어 가기가 어렵다. 간식을 싸서 먹고, 다리를 건너 북아울렛도 가고 김영사 행복한 마을도 나들이 하고 다시 건너와서 산 책들을 읽고, 또 아이와 놀기도 하다가 까멜레옹도 가고 그러는 별다를 것 없는 시간 보내기다. 근데 그 시간이 참 좋다는 게 나도 이상하다. 파주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

 

올 여름 비가 참 많이 왔는데 비가 그칠 즈음 문자가 왔다. 비룡소에서 패밀리세일을 한다고. 그 핑계로 이번에 가족들과 함께 다녀왔다. 책을 한참 아이와 고르고 결재를 하는데 직원분이 잘 샀다고 칭찬해주셨다 하하하! 그동안 책을 헛 읽지는 않은 모양이다! 민음사의 어린이 출판사이지만 청소년 소설로 분류된 김려령의 <가시고백>이라던가, <곰브리치 세계사>를 획득한 것은 정말 기분이 좋았다. 우주를 좋아하는 아들이 고른 책들 중에 존 버닝햄의 그림책도 있어 좋았는데 아이는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 듯 했다. 대신 이지유 작가님의 <안녕! 여긴 천문대야>와 지식그림책 <지구가 빙글빙글>은 매일 한 번 이상은 꼭꼭 읽는다. 일전에 페이퍼에 남겼듯 전래동화도 좋아한다.

 

 

 

 

 

 

 

 

 

 

 

 

 

 

 

 

 

그곳을 나와선 옆의 탄탄스토리에서 두루 전시하고 마술공연도 관람했다. 계획없이 진행된 시간들이 주는 기쁨이 정말 좋다. 나비 전시는 기대 이상으로 아름다웠다. 이쯤되면 나비를 꽃이라 불러야 할 경지이다.

 

 

 

 

 마술쇼를 마치곤 다산교를 건너 북아울렛에서 엄마의 불교 서적 3권과 일곱 명의 작가가 '비'에 관한 단편을 모은 단편집 <일곱 색깔로 내리는 비>를 샀다. 아, 나도 언젠가 '비'에 관한 시를 썼던 적이 있었지 하하! 이 단편집엔 장은진 작가의 <티슈, 지붕, 그리고 하얀 구두 신은 고양이>를 비롯하여 김숨, 김미월, 한유주, 황정은, 김이설, 윤이형의 젊은 여성 작가들만의 단편이 실려 왠지 더 촉촉해지는 느낌이 기대된다. 그나저나 우리 엄마는 불교 서적만 너무 편독한다. 절에 가신다고 하시는거 아냐???

 

김영사 행복한 마을에 들러 마법 천자문 덕분에 한자에 관심이 많아진 아들을 위해 <초등한자사전>을 사고, 이후 일정인 '항공우주박물관'에 가기 위해 체험학습책을 샀다. 그리고 오늘 갈 계획은 없는데 아이가 다시 가고 싶어하는 '철도박물관'체험북도! 근데 거긴 거리 대비 볼 게 너무 없어서 ㅠㅠ 과학관 가는 길에 같이 들러야겠다.

  참고로 항공우주박물관의 경우 홈페이지도 그렇고 책에도 그렇고 주소가 잘못 기재되어 고생을 좀 했다. 출발전에 항공우주박물관에 전화로 정확한 주소를 알고 가는 것이 좋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지나는 길에 들르면 괜찮을 것 같다.

http://www.aerospacemuseum.or.kr/page/web/aeromuseum/index.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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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07-31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나비 전시에 가 보고 싶네요.^^
너무 이쁩니다~!!
좋은 저녁 되세요~*^^*

그렇게혜윰 2013-07-31 20:38   좋아요 0 | URL
탄탄스토리 3층 전시실인데 요즘은 나비전시더라구요. 유료인곳들보다 더 예뻤어요^^
 

 

 

 

책을 읽다 말고 또 혼자 상상놀이하며 상상 속의 누군가와 대화하느라 중얼거렸다. 참 이건 고쳐지지도 않지. 여유있다는 증거라며 막 합리화를 꾸역꾸역.

 

읽고 싶던 책을 읽다말고 오늘 날짜를 확인한 후 급하게 읽어야 하는 책을 집어든다. 다행히 술술 읽히는 자기계발서이다. 에세이인가?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 류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데 그래도 밑줄을 몇몇 치는 것을 보면 나쁜 책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책들이 베스트셀러 우위를 차지하는 건 썩 맘에 안든다. 사실 내가 하는 상상의 대화들만 체계적으로 엮어도 자기계발서 한 권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드니 이런 류의 책이 그 자신(작가) 외에 다른 사람의 삶에 매력있게 다가온다는 것이 쉽게 납득은 되지 않는다. 자기계발의 온전한 독자는 저자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렇게 나를 계발했거든, 너도 해 봐."

라고 말하면 독자들은

"난 당신이 아니니 계발이 아니라 개발이 되겠군요."

라며 자신을 다그치고 개발 역군으로 모드 변환하게 하는 책이니 실상 저자의 의도를 맞춰줄 독자는 저자 뿐이지 않겠는가.

 

암튼 읽어야 할 책은 읽어야겠지만 그리고 그 안에서도 조금은 공감을 할 테고 또 그만큼은 거부를 할 테지만 그럭저럭 나는 잘 살고 있는 편이므로 당신의 충고는 오늘까지만 기억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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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오로지 나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이 의견 또한 시시각각 변하겠지만 그래도 오래 유지되고 있는 편이다. 자기계발서를 전혀 읽지 않는다고는 하지 못한다. 독서모임이라던가 필요에 의해서 읽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 나쁘다고 말할 권리가 내겐 없다. 책을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저 나는 그런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이다. 베스트셀러에 대하여는 여전히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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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박쥐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3
빙보 지음, 박경숙 옮김, 조우영 그림 / 보림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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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 박쥐'라는 상상의 동물, 공룡이 멸종되기 직전 불쑥 나타났다가 휴면기로 6천 5백만년을 견디고 종족의 부활을 위해 지혜로운 동물을 기다리는, 도구를 사용하지는 못하지만 자연 상태로서의 지능은 인간보다 우월한 고등 동물. 바로 그 동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들이 공룡을 좋아했던 잠시 엄마인 나 역시 공룡이 살았던 지구에 대해 관심을 갖곤 했다. 뇌는 작고 몸집만 큰 하등 동물인 공룡이 소행성의 충돌로 멸종되었다고 할 때, 그 즈음 발생된 고등 동물 늑대박쥐는 왜 다른 살 길을 찾지 못한 채 그 오랜 시간 휴면기를 거쳐 현재의 남극에서 발견되기로 한 것일까. 작가는 왜 '늑대 박쥐'를 상상해 낸 것일까, 그 '늑대 박쥐'는 왜 인간에게 발견되었는가, 하는 질문이 책을 다 읽은 후에 들었다.

 

언어가 말과 글이 아닌 텔레파시일 수 있다는 생각, 이 공간과 저 공간은 눈에 보이는 것 뿐만 아니라 생각하기에 따라 좁혀질 수도 있고 넓혀질 수도 있다는 공간왜곡능력, 에너지가 남아있는 한 병이 들지도 않고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찾아내는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늑대박쥐라는 엄청난 상상의 동물을 만들어낸 것은 인간의 오만함을 꾸짖기 위한 것은 아니었을까? 진화론상에서 가장 끝에 있는 가장 진화된 동물인 인간을 비웃는 듯한 고등적 두뇌를 지닌 늑대박쥐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인간을 겸손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것을 단순히 인간 업적으로만 만들고자 하는 과학자들의 모습과 명령에 따르기만 하는 군인들의 모습은 늑대박쥐에 비하면 얼마나 하등한 행동들을 하는지 새삼 부끄럽다. 역시 인간의 미래는 아이들밖에 없는 건가?

 

리리의 신비한 능력과 린다의 순수한 영혼은 늑대박쥐를 늑대박쥐로 이해하지만 어른들은 낯설고 강력한 대상인 늑대박쥐를 적으로 규정한다. 말은 허울 좋게 연구 대상이라고 하지만 결국은 자신들을 위협할 대상으로밖에 보지 않는 것이다. 모순 덩어리 어른들-특히 이 동화에서는 남자어른들이 주로 그러하다-에 비해 아이들은 순수하고 용감하다. 잘못한 것이 없으니 지나친 두려움을 갖지 않는 것이다. 어른 인간이라는 종족은 아이 인간이라는 종족과는 아마, 다른 종족인 모양이다.

 

책을 읽고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늑대박쥐라는 신비로운 상상의 동물에 환호할까? 그들을 해치려는 어른들을 원망할까? 먼훗날 과학자가 되어 남극에 가서 새로운 늑대박쥐와 교신할 날을 꿈꾸게 될까? 어느 것이라도 다 좋다. 이 모든 것을 다 느끼면 좋겠다. 그런데 의문이 하나 있다. 아이들은 작가가  치과 의사 린딩에게 설정한 어설픈 유머와 냄비로 남편 선교수의 머리를 때리는 허화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중국식 유머는 정말 생뚱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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