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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훈의 나는 왜 쓰는가
한창훈 지음 / 교유서가 / 2015년 4월
평점 :
사실 나는 한창훈 작가를 잘 알지 못한다. 좋아하기는 커녕 그의 책을 읽은 것도 최근이다. 20년이 넘게 소설을 쓰신 분인데 죄송하지만 그렇다는 말이다. 지난 번 소설을 읽었을 때에도 나와는 서걱거리는 느낌을 받았는데 주변분들 중에 열성팬들이 많아 사실 의아하고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이라는 호기심도 동했다.
외형을 먼저 슬쩍 탐색하자면, 이 책은 제목보다도 표지 디자인이 눈에 더 들어온다. 표지가 참 좋다. 작가님 따님인 한단하 씨가 직접 그렸다고 하는데 그 의미는 더 아름답다. 솔직히 띠지의 문구는 썩 맘에 들지 않는다.
살아본 적 없는 섬마을의 삶이 살아있다. 그래서 때로는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그 마을에 살았던 것만도 같다. 약간의 구라 같기도 하고 뻥 같기도 하지만 엄청난 글빨의 소유자임은 분명한 듯 어느 부분에선 사람을 홀린다. 남의 이야기를 할 때에는 변사 같다고도 느꼈다. 아주 인기가 많고 재주 많은 변사 말이다.

이런 류의 묘사가 끊이지 않는다. 그래서 어느 순간엔 그 묘사의 맛에 빠져들게 된다. 중독성이 있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사람 마음을 차분하게 사색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구나... 내 아직 한창훈 소설의 매력은 확실히 느끼지 못하였으나 이번 산문집으로 인해 한창훈은 이런 사람이구나....하는 사람에 대한 매력은 어느 정도 느끼게 되었다. 꼼꼼히 읽지 못했던 지난 소설들을 한 번 다시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