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대로라면 <근래에 읽은 책>이라고 되어야 하지만 근래엔 읽은 책이 없다. 그래서 <2월에 읽은 책>이라고 제목을 썼지만 그마저도 딸랑 한 권이다. 꼼수를 발휘해 새로 산 동화책을 한 권 더 끼워넣는다.

 

  나에게 박범신의 소설은 '속도감'이었다. <촐라체>와 <은교>를 읽으며 한 번 읽으면 독서에 가속도가 붙어 뇌에 아드레날린이 마구 분비되는 듯한 느낌이랄까? 그것을 기대한다면 이 소설을 읽기가 지루할 것이다. 매우 두꺼운 장편 시를 한 편 읽은 듯한 느낌도 나지만 그렇다고 지루할 정도로 속도감이 없지는 않다. 그저 앞선 두 작품에 비한다면 그렇다는 점이다. 묘했다. 전혀 알지 못했던 두 여자와 한 남자의 짧은 동거 생활, 그리고 그 남자의 죽음으로 더 끈끈하게 연결된 그들의 고리는 공감이 되지 않으면서도 공감이 되었다. 소소라는 곳에 이끌리지만 두렵기도 하다.

 

이 책을 월초에 읽고선 월말에서야 다른 책을 한 권 집어 들었다. 그 사이 집어든 책도 있었는데 이러저러한 이유로 몇 장 읽지 못했다. 이젠 피로감도 줄어들고 안정기가 되어 그런가 책에 눈이 조금씩 간다. 3월엔 좀더 읽을 것도 같다. 지난 겨울을 보내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겐 책이 짐으로밖에 안보일 수 있겠다'라는 점이다. 이렇게 나와 다른 누군가를 이해해가는 과정도 나쁘진 않다.

 

아들이 <책 먹는 여우>를 사자마자 그 자라에서 다 읽고선 깔깔깔 웃어댔었다. 일곱살이 읽기엔 글밥도 많았었는데 작가의 기발한 생각은 어린 아이에게도 통했던 모양이다. 그리고선 고양까지 가서 뮤지컬을 보기도 했던 터라 후속작이 나왔을때 망설임없이 구입했다. 그런데 생각보단 혹하질 않는다. 두 책을 연달아 읽었으면 좋았겠다 싶었다.

 

사실 <책 먹는 여우>는 상상력이 넘치고 재미있는 반면, <책 먹는 여우와 이야기 도둑>은 그보단 좀더 진지한 내용이다. 책을 읽고 쓴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이제 막 여덟살이 된 아이에겐 깔깔깔이 더 좋은 모양이다. 아직 책을 읽지 않은 이라면 두 책을 한번에 읽을 것을 추천한다.

 

정말 이게 다인가,, 눈알을 굴려봐도 이게 다다. 2월의 독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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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3-04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먹는 여우가 그렇게 재미있습니까? 저도 검색해봐야 겠어요. 조카 사줘야지. 히히.

그렇게혜윰 2015-03-04 10:14   좋아요 0 | URL
두개 같이 사주세요. 이야기는 연장선이지만 하나는 재미를 하나는 의미를 주니까요^^

2015-03-04 1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3-04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