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고부터 나는 '자기만의'에 굶주려 있다. 그 증상의 첫번째로 버지니아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모으고 있으며, 책 제목에 '자기만의'가 들어가면 너무 소중하게 여겨진다. 레오리오니의 '자기만의 색깔'은 우리말로는 '제 각기 자기 색깔'이나 '저마다 제 색깔'로 번역되어 있지만 먼저 만나본 것이 원서 그림책인지라 나는 그 제목보다는 '자기만의 색깔'이라고 부르는 것을 더 좋아한다.

 

 

 

 

 

 

 

 

 

 

늘 가던 카페가 아니라 좀더 가까운 다른 카페로 가보았다. 훨씬 사람이 적고 의자가 편안했지만 화장실이 바깥에 있고 전에 가던 곳과는 달리 혼자 오는 손님보다는 여럿이 둘씩 오는 손님이 많았다. 사전을 펼쳐놓고 포스트잇에 끼적이는 것을 보아서일까 어찌됐건 내 근방에는 사람이 없었다. 나오는 길에 보니 볕이 좋은 자리가 있던데 다음엔 그곳에 앉아봐야겠다.

 

 

 

 

오늘도 역시 두 권의 그림책을 가져갔다. 한 권은 위에서 언급한 레오리오니의 'A color of his own'이고 다른 한 권은 하이드룬 보딘의 'In the beetle land'인데 책장을 펴고는 좀 머쓱한 것이 글자가 너무 적어서 굳이 내가 이렇게 롱맨 사전을 펴놓고 읽을 필요까지는 없었기에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 그렇다고 또 막 원활한 것은 아니니 의미 없지는 않다. 덕분에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두 챕터나 읽을 수 있었으니까,,,, 그나저나 찰리는 언제 골든 티켓을 찾는담?? 다음 장이 'Miracle'이니 다음 번엔 찾겠다 싶다.

 

<A color of his own>

지난 주말 국립서울과학관에 들렀다. 체험 중에 카멜레온 색깔 바꾸는 곳이 있었는데 그것을 보니 딱 이 책이 떠올랐다. 언제나 주변환경에 의해 색이 변하기에 자기만의 색깔이 없다고 생각하는 카멜레온 한 마리. 한 군데에 머물면 영원히 하나의 색을 가질 거라 기대하곤 나뭇잎 위에서 평생을 보낼 생각을 하지만 미처 나뭇잎은 계절에 따라 색을 달리 한다는 것을 몰랐던 터이다. 그러다 또다른 카멜레온을 만나 함께 있으면서 늘 서로가 비슷한 색깔을 유지하며 '자기들만의 색깔'을 갖기로한 그들의 모습이 예뻐보인다. 어쩔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대로 두고 생각을 바꾼 모습이 괜히 대견해보인다. 나보단 어리겠지 뭐^^

 

"Won't we ever have a color

 of our own?" he asked.

 

 

"I'm afraid not," said the other chameleon

who was older and wiser.

"But," he added,

"Why don't we stay together?

 

 

We will still change color

wherever we go,

but you and I

will always be alike."

 

 

 

heather

- 보랏빛 꽃이 피는 허브의 일종, 학명은 칼루나.

 

 

 

polka dot  물방울 무늬

 

 

 

<In the beetle land>

 

 

 처음 그림책을 영어로 읽어봐야겠다 싶었을 때 단행본으로 하나씩 사려니 가격부담도 되고 너무 방대해서 구입했던 세트이다. 글밥이 긴 것도 있고 이 책처럼 아주 간략한 것도 있다. 좀 아이러니하다면 작가 이름으로 봤을 땐 독일 그림책 같은데 이걸 한글도 아닌 영문으로 읽어다는 점^^

 

 

작가가 국내에 잘 알려지지는 않았고 현재 유통되는 그림책은 없지만 절판된 책을 보니 아무래도 동물 그중에서도 딱정벌레를 사랑하는 작가인가 보다. 네오키드 픽처북은 맨 뒷장에 글밥만 번역한 페이지를 할애하는데 책에서는 딱정벌레 대신 풍뎅이라고 번역했지만 난 딱정벌레가 좋아서 그냥 딱정벌레라고 하련다. 어쨌든,

 

딱정벌레 나라에는 다양한 모양의 딱정벌레들이 산다. 먼곳에서 손 흔드는 발이 큰 딱정벌레, 고깔 모양의 모자를 쓴 딱정벌레, 손모양의 나뭇잎을 먹는 딱정벌레, 머리에 냄비를 쓴 딱정벌레, 왕처럼 보이는 딱정벌레, 인디언 딱정벌레, 밤에만 볼 수 있는 딱정벌레, 구스테 아줌마와 하인츠 아저씨 딱정벌레 등등. 모양과 이름을 표현하는 문장들가 선명한 색감이 특징인 책이다. 딱정벌레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계속 읽어달라고 하지 않을까?

 

 

 

 

 

muck 거름

 

crawl 기어가다

 

 

문득 사전을 쳐다보니 참 깨끗하다. 1997년에 산 사전인가 본데 내가 그만큼 깨끗하게 본 것인지, 안 본 것인지....근래 10년은 안 본것이 확실하다만. 그래도 롱맨영영한사전은 나 죽을 때까지 쓸란다. 맘에 들어! 가격은 약 1.5배 상승하였고 디자인도 바뀌었지만 너도 좋을거야!!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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