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 프롬 - 개정판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74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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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표지가 예뻐서 이끌린 책인데 책 정보를 찾다 깜짝 놀랐다. 문예출판사에서는 온라인 서점에서 제공되는 표지를 바꿀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껍질(?)을 벗기면 이리도 예쁜 것을!

 

'저 마을 어딘가에 이선과 지나가 사는 집이 있고, 그 집에서 매티와 이선이 사랑을 하게 되었단 말이지... 그들이 썰매를 타던 그곳도 그 나무도 바로 저기에 있단 말이지....' 혼자 표지를 들여다보게 된다.

 

소설은 사랑 이야기이다. 극단적으로 단순하게 이야기하자면 아내의 사촌과 사랑에 빠진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이렇게만 이야기하니 마치 통속적인 이야기가 거침없이 진행될 것 같지만 그들은 겨우 입맞춤을 한 사이이고 헤어지기 직전에서야 사랑을 확인한 사이이다. 길지 않은 소설이지만 짧게 쓰자면 더 짧아질 수도 있을 이 이야기가 나직나직하게 길어진 것은 이디스 워튼의 힘이다. 우리에겐 영화 덕분에 [순수의 시대]가 더 잘 알려졌지만 그조차도 사놓기만 하고 읽지 못한 나는 그녀의 문장이 섬세한지 알지 못한 채 읽었지만 읽으면서 이들의 사랑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 이선과 매티의 입장에서도 서 보고, 지나의 입장에서도 서 봤지만 나를 어디에 세워야 할지 몰랐던 것은 이디스 워튼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며 어느 한 사람을 절대적으로 지지하지 않고 각자의 입장을 다 느끼게끔 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바로 그 힘 때문에 이디스 워튼이 아직까지 사랑을 받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하지만 아직 [이선 프롬] 한 편만 읽은 나로서는 그녀의 개성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지는 않았다. 그녀 이후의 여성 작가들에게서 느꼈던 느낌과 유사한데 아마 그녀들이 이디스 워튼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소설을 몇 편 더 읽어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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