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노무현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울컥해지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그 중 하나인데, 내가 대단히 정치 참여적이거나 그러한 이유로 그런 것은 아니다. 다만, 미안해서 그렇다. 인간적으로 너무 미안한 감정이 내겐 있다. 더 이해해주지 못해서, 더 사랑해주지 못해서, 더 편들어주지 못해서,더, 더, 더...그런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이 내겐 여전히 남아있다. 4년이 지났다. 마지막 얼마를 제외하곤 난 그의 웃는 얼굴만 떠오른다. 다른 대통령들의 팍팍한 표정과는 달리 그는 잘 웃는 대통령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대통령 이야기도 세상에 웹툰으로 출간되었다. 이런 대통령, 있느냐 말이다. 왜 난 그리 무심하였을까...

 

 

 

 

 

 

 알라딘가 각권 11,700원

 

 

살아계실 때 이렇게 대놓고 사랑해줄 것을 그것을 그리 못했다. 이렇게 사람들이 여전히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이 어느 정도는 말해주는 것 같아 내가 만든 것도 아니면서 그냥 고맙다.

4권 정보 페이지에 가면 북트레일러를 볼 수 있는데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라는 말이 가진 큰 힘을 너무 늦게 이해해드려 죄송하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7995138

 

 

 

<노공이산> 뿐만 아니라 관련된 책이 적지 않게 출간되고 있는데 그 중 제목만으로 눈시울이 붉어지는  노무현 대통령 평전인 <바람이 불면 당신인 줄 알겠습니다.>도 그러하다. 좀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난 노무현이라는 대통령도 좋지만 내가 정치에 이나마 관심을 갖게 된 것이 그의 사후이기에 그의 정치 업적에 대해선 사실 잘 모른다. 그저 난 그분이 그분으로서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이런 감상적 제목이 더 끌리는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4주년을 기념하여 노무현재단인 사람사는세상 홈페이지에 올라온 노대통령의 생전 사진이 유난히 더 아련하다.

 

 

 

사진 출처 : 사람사는 세상

http://www.knowhow.or.kr/rmhworld/bbs/view.php?pri_no=999503625&tn=t1&wdate=&gno=0&stype=0&search_word=&page=3

 

이런 사람 한 사람을 이 시대에 알고 산다는 것도 좋은 일인데 그분이 대통령이었다는 것은 또 특별한 일이다. 그런데 그 대통령을 어떻게 대했는가에 대해서도 스스로에게 책임을 물어본다. 매일 생각하지 못하고 산다. 한 번 생각할 때 남들만큼이라도 깊이 생각하지도 못하며 산다. 그래도 문득 문득 이름 석자 들을 때마다 그립다. 그저 안부를 묻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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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우리 집은 초등학교 운동장을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학교에서 들리는 음악 소리는 물론 거의 모든 소리가 다 들린다. 5월에는 음악이 끊이지를 않고 있는데, 5월 첫 주에는 '어린이날 노래'가 매일 아침 들렸고, 둘째 주에는 '어머님 은헤', 그리고 이번 주에는 '스승의 은혜'노래가 매일이다. 그럼 다음 주에는? 정태춘 박은옥의 '5.18'을 틀어줄 것인가? 아마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을 확률이 훨씬 높다... 정작 아이들에게 5.18은 너무도 먼 날이 되어버렸다. 점점.

그런데 어린이책 그것도 아주 어린 아이들이 봐도 좋을 정도로 글밥이 적고 읽기 쉬운 일기 형식이며, 그림이 수려한 그림책이 보림에서 출간되었다.  <오늘은 5월 18일>이라는 분명한 제목으로.

 

 

 

 이 책의 아이는 총싸움 놀이를 좋아한다. 그런데 그날, 누나가 투쟁을 위해 집을 나가고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모습을 본 아이는 불쑥 아끼던 총을 다 버린다. 총싸움은 놀이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체험으로서 알게 된 것일까. 직접적으로 혁명이니 투쟁이니 하는 말이 나오지 않아도 어른은 어른으로서 눈시울이 붉어지고 아이는 아이로서 궁금함이 생긴다. 오늘은 5월 18일, 우리는 무슨 날을 보내고 있을 것인가.

 

- 알라딘가 9,720원

 

 

 

 

 

 

<가정의 달>이라는 이름 하에 나 역시 아이와 함께 만화영화를 보고, 엄마를 모시고 '전국 노래 자랑'이라는 온가족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한 편 보고, 남편과 함께 '고령화 가족'이라는 영화도 한 편 보았다. <가정의 달>이라는 이름 하에 온 가족 둘러앉아 웃고 우는 볼 거리가 참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5월, 꼭 그런 날만은 아니라는 사실. <가정의 달>이라는 이름을 덮어씌우고 너무 많은 사람들을 소외시키고 있다는 생각을 오늘, 5월에 해 본다.

 

5월엔 정체성의 혼란이 찾아옵니다

근로자도 아니고

어린이도 아니고

어버이도 아니고

스승도 아닌데다

성년을 맞이하지도 않은 나는,

과연 누구입니까

나는 나의 어떤 면을 축하해줄 수 있습니까

 

ㅡ오은, 「1년」중(『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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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13-05-14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하다. 이 페이지엔 오은시인 시집을 링크하지 않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