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이 책을 읽은 직후부터 이 책은 나를 묶어 놓았다. 지금도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꽂아두고 생각날 적마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본다.

  철학서이고, 낙관적이 아닌 내용인데 난 이 책을 읽으면 위로가 된다. 최소한 스펙쌓기에 치중하지 않는다는 자기 위안 때문인지, 아니면 지금 우리의 모습 그 안에 내가 살고 있다는 평범함에 대한 확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그가 지금 우리 사회를 '피로 사회'라고 규정지어주는 순간부터 맘이 편하다.

  특히 맘이 바쁠 때 이 책이 많이 떠오른다. 지금 읽고 있는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이라는책도 비슷한 느낌으로 좋은데, 개인적으로는 얇으면서 단단한 <피로 사회>가 더 좋았다. 말을 돌리지 않은 돌직구를 한 방 크게 먹었다.

 

 

<문학>

 

<노인과 바다>는 좀 묘한 느낌이었다. 얇은 두께에 비해 천천히 읽혔다. 빨리 읽으려고 하면 충분히 빨리 읽을 수 있었지만, 왠지 이 책은 천천히 읽어야 할 것 같았다.

  처음에 같이 준 영문판을 한 20페이지 읽었다. 애초의 다짐은 좀 무모했지만 의미있었다. 헤밍웨이의 뚝뚝 끊어치는 문체는 아주 조금이겠지만 느낄 수 있었다. 한국어 번역본은 그에 비하면 좀 부드러웠다.

  뮤지컬로 만들어진 작품도 꽤나 공들여 만들어진 작품이었고 보는 내내 원작의 느낌이 살아있어 기분이 좋았다. 

 

 

 

<어린이책>

  

  검은 색 만으로 이렇게 다채로울 수가. 색이 단순하기에 그림을 더 집중하여 보게 되는 경향이 있었다. 생태계 순환에 대한 내용이지만 삶과 죽음의 이야기도 함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죽는 것은 잡혀 먹혔기 때문이 아니라, '늙었기'때문이라는 점을 반복해서 이야기해 주는 점이 아이들에게 죽음을 자연의 일부로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해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러스트를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펜 하나로 묘사되는 그 넓이와 깊이에 감탄할 것이라 믿는다. 아무 것도 모르는 나이지만 정말 멋진 그림라는 생각이 들었다.

 

 

100권 넘게 책을 읽고 80여편이 넘게 리뷰를 썼기에 지금도 다른 책들을 더 추천 목록에 넣어야 하나 고민이 되지만, 과감히 이 세 편만으로 압축하기로 한다. 그 중 제일은 <피로 사회>였다. 내게 2012년 <피로 사회>를 만난 것은 하나의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다. 아니, 기억은 곧 사라질 것이므로 다만 기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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